마지막 탐정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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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탐정 (2017년 초판)

저자 - 로버트 크레이스

역자 - 윤철희

출판사 - 오픈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56p




압도적 서스펜스, 이번엔 유괴사건이다.



[LA 레퀴엠]으로 다죽다 살아난 엘비스 콜과 조 파이크 콤비가 다시 뭉쳤다. 전작에서 불과 몇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커다란 사건에 휘말려 버린 콤비는 또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특유의 팀워크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명탐정에게 사랑은 불필요한 사치란듯이 전작에서 콜로 인해 죽음의 위기에 

휘말렸던 엘비스 콜의 연인 루시와 그녀의 열살내기 아들 벤은 이번 작품에서도 또 사건의 중심에 휘쓸려

버리고....결과적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콜과 루시의 관계는 끝끝내 파국을 맞게 된다. 



연쇄살인범과의 한판(LA 레퀴엠)으로 총상을 입었던 조 파이크는 부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 되지도 않은

시점...일주일간의 출장을 떠난 루시는 벤을 콜의 집에 맡겨 놓는다. 루시의 출장기간 동안 별탈없이 

지내던 벤과 콜은 드디어 루시가 돌아오는 마지막날이 되고, 휴대용 게임을 하던 벤은 루시와 콜이 통화를 

하는 사이 잠시 집밖으로 나가 게임을 계속한다. 출장지에서 돌아오는 루시는 2시간 뒤 콜의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고 통화를 종료한다. 벤과 함께 저녁 준비를 하려고 벤을 찾아보았으나 벤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집 밖 비탈과 이웃집을 모두 뒤져봤으나 벤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루시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찾으려는 찰나 콜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루시와 콜은 괴한에게 벤이 유괴 당한것을

알게 된다. 이에 유괴사건 전담 조사반, 조 파이크, 루시의 전남편 리처드가 데려온 개인 보안업체까지

모두 혈안이 되어 벤을 찾아나서는데....



엘비스 콜 시리즈 아홉번째 작품인 [마지막 탐정]은 전작 [LA 레퀴엠]에서 한 여성의 실종사건으로 시작해 

경악의 연쇄살인마를 잡게되는 일련의 과정을 처절하리만치 강렬한 하드보일드로 그려냈는데 이번 작품은 

분위기를 확 바꿔 처음부터 10세 소년의 유괴사건을 중심으로 그들의 가족, 지인, 경찰등의 각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의 여러 인간군상을 그리며 시간이 지날수록 소년의 생존율이 떨어지는 유괴사건답게 시시각각

시간단위로 챕터를 나눠 상황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그와 함께 엘비스 콜의 비극적인 월남전에서 겪은 

과거사를 액자 식으로 기술하여 실없이 농담따먹기만 하던 콜의 진지했던 예전 모습을 엿볼 수도 있었다. 

이번 빌런은 암살기술을 습득한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으로 그들의 프로페셔널하면서 인간이길 포기한 흉폭함 

VS 어떻게든 벤을 구하기 위해 수일을 뜬눈으로 지새며 티끌이라도 단서를 찾기위해 현장을 이잡듯 뒤지는 

콜의 절실함이 대비를 이루며 긴장감을 고조 시킨다. 전작보다 액션적 요소는 덜할지 모르겠지만 유괴당한 

부모의 입장이나 아이를 살리기 위한 절실함에 감정이입 되서인지 긴박감이나 서스펜스는 전작을 뛰어넘는것

같았다. 다만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일까 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이크의 활약이 덜해서 강철

같은 몸뚱아리로 무지막지하게 밀어 붙이는 마초 액션을 기대했던 내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전작의 분노유발자 캐릭터 크란츠처럼 이번 작품에서는 루시의 전남편 리처드가 바턴을 터치받아 그 역할

을 톡톡히 아니...분노유발을 한단계 초월하니 이 발암 캐릭터를 보는 맛도 쏠쏠하고, 섹스에 눈이 먼 감식반 

말라껭이 존 첸도 그 성격 그대로 등장해 반가움을 더 한다. 앞서 말했지만 이 유괴사건을 계기로 루시와 

콜의 사이는 파국을 맞는다. 하지만...새로운 매력적인 꼴초 여형사가 새롭게 등장하니 다음 시리즈에서 

이둘의 관계가 어떤 진전을 보일지 그걸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것 같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두 콤비의

활약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되니...범죄 스릴러의 가장 다재다능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수긍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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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대륙
미지 레이먼드 지음, 이선혜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나의마지막대륙 (2017년 초판)

저자 - 미지 레이먼드

역자 - 이선혜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23p




미지의 대륙 사랑의 종착점



사시사철 살을 애는듯한 추위와 빙하로 뒤덮인 극한의 오지...그 누구도 살아갈 수 없을 저주받은 대지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그런 극지에도 생명은 활기차게 꿈틀대고 사랑 역시 활활 타오른다. 펭귄 모양의 실루엣에 거대한

빙하와 거대 유람선이 그려진 심플한 표지...그리고 첫장부터 유람선 오스트랄리스호가 역대급 사상자를 낸 남극

선박 사고라고 언급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몇장의 프롤로그 이후로 오스트랄리스호가 난파되기 전 적게는 20년

전부터 짧게는 난파 몇시간 전의 이야기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펭귄이 좋아서 남극펭귄프로젝트 APP에 참여하여

해마다 남극에서 펭귄의 생태와 남극의 관광객과 팽귄 생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박물학자 뎁, 유명한 증권

애널리스트에서 불운한 사고로 딸을 잃고 아내와 이혼한 뒤 새로운 인생을 위해 남극에 일자리를 구하러 온 캘러.

서로 다른듯 하지만 비슷한 내면을 가진 두 남녀의 첫 만남부터 사랑에 빠지고 사랑의 결실을 맺기까지 그들의

남극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러브스토리인가?...둘의 사랑이야기 만큼 많은 

페이지가 다양한 남극 팽귄들의 습성과 인간들로 인해 훼손되는 남극의 자연에 대해, 자연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이 작품은 생태환경소설인가?...후반부 오스트랄리스호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면서

칠백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상자를 내며 침몰하는 숨막히는 순간을 그리는 이 작품은 재난소설인가?...-_-;;;

작품을 읽는 사람에 따라 작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내 느낌으로는 인간관계에 지치고 어딘가에

상실된 마음을 안고 사는 상처받은 두 남녀가 극한의 남극에서 서로를 보듬고 치유 받는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보였다. 물론 인간의 어리석은 만용으로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고 그로인하여 죽어간 인간보다 더 많은 남극의

동물들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그리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생태환경보호 재난소설적 측면도 강조 하지만 말이다.



집을 나간 아버지로 인해 화목하던 가족은 금이가고 그렇게 마음 한곳에 허전함을 채우지 못하고 성인이 된 뎁은

대학에서 교수를 도와 조류 생태 관찰 작업에 참여하고 생태관찰 작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는것을 깨닫는다.

아르헨티나의 마젤란 팽귄섬을 거쳐 남극의 박물학자로 APP에 참여하게된 뎁은 팽귄의 생태를 관찰 조사하면서

APP 활동에 금전적 지원을 하는 남극 관광사업의 관광선박에 함께 승선하여 관광객들의 남극 안내를 맡는다.

관광선박에서 짧은 계절을 보내고 오리건의 집으로 돌아와 겨울을 나고 다시 남극으로 향하는 로테이션중에

우연히 몇년전 남극기지에서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남성 캘러를 관광선박에서 만나게 되고...박물학자로

돌아온 캘러와 함께 다시 뜨거운 사랑에 빠지는데....



남극에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있다는걸 이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되었고, 그 관광객으로 인해 남극의 생태계가 

무참히 파괴된다는것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팽귄을 죽이는 인간이 팽귄 생태보호금을 지원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 아닌가...-_-;;; 아늑한 집과 본업을 두고 해마다 남극으로 가서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이 또한 아이러니하다....하지만...지루하게 반복되는 생활과

무한경쟁에서 도태되면 바로 패배자로 낙인 찍히는 냉혹한 사회에서 티끌 한점없이 때묻지 않은 백색의 나라...

밤에도 해가 지지않고 신비하고 아름다운 오로라가 맞이하는 고요한 세계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것 같기도 

하다. 그곳에 살고 있는 뒤뚱거리는 귀여운 생물체까지...남극은 얼어붙은 낙원이 아닐까?...(하지만 난 추운건

오지게 싫으니...내겐 무간지옥일지도...)



어찌됐던...다들 예상 했겠지만 뜨겁게 사랑하던 두 사람은 오스트랄리스호의 난파라는 재난으로 큰 고난에

빠지게 된다...이렇게 모르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키워가다 차가운 남극 바다에 선박사고로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은 [타이타닉]과 상당히 닮은 느낌을 준다. (작품에서도 오스트랄리스호를 빗대 타이타닉호를

언급하기도 한다..영화처럼 화딱지 나게 만드는 개민폐 캐릭터도 등장한다는..ㅠ_ㅠ) 과연....이 작품에서는 두

남녀의 운명에 어떤 결말을 낼지는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기고...세상의 끝 남극에서 상실된 사람들의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을 감성적으로 그려낸, 고요하고 아름다운 낙원이자 언제든 사람들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지옥의 양면성을 담고있는 남극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는 남극...광활한 극지에서의 험난한 생활과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대자연의 

아름다운 산물들....온세상이 하얀곳....그곳에서 뒤뚱거리는 작은 점들...귀여운 펭귄들과의 만남이 좋았던 

따뜻한 작품이었다. 더이상 숨을 곳이 없는 경계에 몰린 남극의 생물들과 환경오염, 대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깊은 

성찰과 커다란 마음의 울림을 주는 의미있는 작품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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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길
존 하트 지음, 권도희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구원의길 (2017년 초판)
저자 - 존 하트
역자 - 권도희
출판사 - 구픽
정가 - 15800원
페이지 - 이북

 


처절한 인생의 끝에 비친 한줄기 구원의 빛

 

에드거 상, 배리 상, 대거 상 수상작가 '존 하트'의 최신작인데 작가의 작품은 커녕 이름도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이북으로 짬날때마다 틈틈이 볼 요량으로 시작했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핸드폰
만 죽도록 붙들게 만든 작품이다. ㄷㄷㄷ 어쩜 이리도 등장인물들을 최악의 극한상황으로 몰아 붙이는지...
읽는 내내 조마조마 심장 쪼들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캐릭터들마다 처절하고 기구한 사연을 가진 독한
사람들인데 그 독한 사람들이 한데 모이니 그야말로 아비규환 지옥 불구덩이가 따로 없다. -_- 초반만 해도
감정과잉의 문체나 캐릭터들에 적응이 힘들었는데 페이지가 넘어 갈수록 작가의 능수능란한 감정의 흐름과
개성으로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에 감정이입 하면서 각잡고 몰입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미모의 엘리자베스 리즈 블랙 형사는 선망하던 선배 형사 에드리안 월이 살인범으로 기소되고 큰 충격에
휩싸인다. 에드리안 월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현장 증거는 명백히 월이 범인이라
지목한다. 월이 투옥되고 13년이 흐른뒤....실종된 소녀를 수색하던중 외딴 건물의 지하실에서 수상한
소리가 난다는 제보를 받고 리즈형사는 홀로 어두컴컴한 지하실로 향하는데.....


[에드리안 월]
한때 엄청난 성과로 모두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던 형사 월은 사랑하던 여인을 잃고 그녀를 죽였다는 누명을
뒤집어 쓴체 교도소장과 교도원들의 폭력과 억압을 꾿꾿이 13년을 버텨낸다...마침내 가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된 에드리안은 입소되기 전 살던집에 가지만 집은 까맣게 불에 타있고, 임신했던 아내는 사라져 아무도 아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곧이어 월이 누명을 썼던 여성의 죽음과 동일한 방법으로 살인사건이 다시 발생
하고...월은 또다시 경찰들의 추적을 받게 되는데....


[채닝]
부유하지만 부모로 부터 억압받고 자유를 갈망하던 18세 소녀 채닝은 마약을 파는 두 형제에게 납치되 인적이
드문 지하실에서 견디기 힘든 강간과 폭력에 노출된다.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닫고 포기하려는 찰나..
권총을 들고 지하실 계단을 내려오는 엘리자베스 형사를 보게 되는데.....


[기드온]
갓난아기때 월이 자신의 엄마를 죽인죄로 감옥에 갇혔다. 엄마가 죽고 난뒤 성실하던 아빠는 술독에 파묻혀
개망나니가 되었고 자신의 인생 또한 시궁창이 되버렸다. 13살의 기드온은 엄마를 죽인 원수이자 가족을 망친
월이 출소했다는 사실을 듣고 술에 취한 아빠 몰래 권총을 훔쳐 월을 처단하기 위해 교도소로 향하는데.....

 


이 외에도 리즈의 아버지 블랙목사, 리즈의 동료형사 배켓, 월의 변호사 등등등등...
한명 한명의 사연만 따로 이야기 해도 웬만한 책한권은 나올 법한데 이 기구한 인간들이 한데 모여 강렬한
사건들로 휘몰아 치니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만도 힘에 붙여 범인의 정체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결말부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에 적잖이 놀랐고 어안이벙벙해 질정도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머..그런맛에
추리소설을 읽는거 아니겠는가..)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하는 리즈와 월은 떠밀려 오는 고난과 역경을 그들만의
믿음으로 이겨내고 극복하려 하지만 신은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굳건한 믿음 자체를 뒤틀어 버린다. 구원의

길이라 믿었던 사람들에게 제대로 통수 날리는 반전의 미학이 담긴 작품...읽고 나면 제목 자체도 이중적 의미

였다는걸 알게 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변태 성욕에 따른 도착적 연쇄살인 사건, 폭행 강간, 숨겨진 보물찾기 등 스릴러를 위한 종합
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이렇게 많은 사건이, 이렇게 많은 사연이,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시작부터 끝까지 삐걱
거리는 부분없이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니 추리소설계의 권위있는 상들을 수상했다는게 절로 이해가 간다.
보통의 작품들은 강약중강약의 적절한 힘의 안배를 보이는데 이 작품은 시종일관 강강강강!!!으로 밀어 붙인다.
똥통같은 나락에서 한번 더 똥통 밑바닥까지 떨어트리는 인생들을 보며 읽는 나도 우울함과 피로감에 침잠되지만
그래서 대단원의 지리는 결말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빤쓰 한장 준비하고 봐야 할것 같은 카타르시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에 잠길것 같다. 살면서 겪게 되는 고난속에 각자가 선택하는 결정과 그에 따른
처절하리만큼 잔인한 결과에 대해, 나비효과 처럼 주변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파멸과 구원 그 엇갈리는
선택의 대가가 이 작품에 모두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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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지키려는고양이 (2018년 초판)
저자 - 나쓰카와 소스케
역자 - 이선희
출판사 - arte
정가 - 14000원
페이지 - 295p

 
얼룩 냐옹이와 함께 떠나는 신비하고 기묘한 책세계 모험


냥덕후와 책덕후 모두를 만족하는 마음 따뜻해지는 힐링계 소설이 출간되었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걸까?"
라는 의문과 함께 책읽기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것이 무엇인지, 책을 읽는 사람들의 다양한 유형과
그로인해 변해가는 책읽기 트랜드, 책읽기의 진정한 의미 등등등 우리가 한번쯤 느껴봤을 법한 독서의 모든
궁금증과 느낌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고심한 작가의 고뇌의 흔적이 담겨있는, 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작품이었다.


고서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단둘이 사는 고등학생 나쓰키 린타로는 무뚝뚝한 성격으로 친한 친구 없이
고서점에 틀어박혀 책만 읽는 소년이다.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신 할아버지로 인해 고서점을 정리하고 고모의
집에 얹혀 살게 된 나쓰키는 폐점 전까지 몇일동안 홀로 할아버지의 고서점을 지키게 된다. 할아버지를 잃은
슬픔 속에서 책을 정리하던 나쓰키 앞에 갑자기 말을 하는 얼룩고양이가 나타나고....다짜고짜 건방진 얼룩
냐옹이는 나쓰키에게 이렇게 말한다.

"갇혀 있는 책을 구해야 해. 나를 좀 도와줘."

나쓰키는 냐옹이를 따라 책을 구하기 위해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릎쓰고 미궁으로 향하는데.....


온갖 절판된 희귀한 문학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오래된 책으로 둘러 쌓인 낡은 책냄세가 나는 고요하고 적막
한 고서점 그리고 말하는 야옹이와 함께 떠나는 기묘한 책의 미궁...일본에는 고서점과 오래된 고서적에 
관해 뭔가 판타지적 로망? 같은게 있는것 같다. 오래된 물건에는 영혼이 생긴다는 일본의 전통적 미신과 연관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작품을 읽으니 '모로호시 다이지로'작가의 [시오리와 시미코]시리즈에 나오는 마법걸린
책들이 가득한 고서점이 떠올랐다. 그 마법걸린 책들로 인해 시오리와 시미코는 온갖 이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이 작품에도 그런 책에 얽힌 신비한 세계를 엿본것 같아 나도 나쓰키와 야옹이와 함께 신나는 모험에
동참 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국내에는 고서점은 냉혹한 시장경제에 의해 도태되고 깔끔하고 정돈된 알라딘 
중고샾 같은 서점이 늘어가는데 가끔은 은은한 분위기가 풍기는 고서점에서 숨겨진 보물같은 레어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지금은 고서점은 커녕 헌책방도 씨가 말라가는 상황이라 아쉬울 따름이다...) 
 

이 작품에서는 4개의 미궁을 여행하며 갇혀있는 책들을 해방하게 되는데, 첫번째 미궁에서는 오로지 독서의 양으로 
지식을 책정하는 다독가를, 두번째 미궁에서는 빨리 빨리 세태에 따라 두꺼운 책을 단번에 읽은것 처럼 만들어
주는 속독법과 요약 줄거리에 대한 책을 집필하는 연구가를, 세번째 미궁에서는 안팔리는 고전문학을 버리고 
오로지 돈이 되는 자극적이고 퇴폐적인 장르물이나 실현불가능한 방법만 늘어놓은 자기개발서를 출간하는 출판사
사장을, 네번째 미궁은 궁극의 끝판왕과 만나 그들과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펼치며 책들을 해방하게 된다. 미궁의 
미션을 해결함과 동시에 비극적 사고로 인해 어둡고 소극적이던 나쓰키도 점차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청년
으로 성장하게되는 성장소설로도 볼 수 있을것 같다.


작품속 미궁들의 책읽기에 대한 비뚤어진 세계관들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얼굴이 뜨거워진다...-_-;;
나는 왜 책을 읽는걸까?...SF소설을 좋아해서 책읽기에 빠져들고 절판된 SF소설들을 하나,둘 모으면서 때로는 
정가의 배이상의 금액을 지불하며 SF소설들로 책장이 빽빽하게 들어차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내킬때마다 
소장중인 책중에서 기분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을 골라보는걸 나만의 사치라 생각하는 과시욕과 허세가 들어찬 나를 
보고 있자니 내 모습 자체가 새로운 다섯번째 미궁의 보스가 아닌가!...ㅠ_ㅠ..한번 읽은 책은 다른 책을 읽을 
시간이 모자라 더이상 거들떠 보지 않고 책장에 전시해 놓고 있는 나의 책읽기는 첫번째 미궁의 다독가와 다를바 
없었고, 고전 문학은 거들떠도 않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장르소설만 보는 난 세번째 미궁의 출판사 사장과 
다를바 없었다. -_-;;; 머...그렇지만 취향은 편향되었을 지언정 책을 사랑하는 마음은 뒤지지 않는다고 나홀로
자위해야 하려나...작품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궁안의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보고 자신과 비교
해보며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책을 읽고 좋아하는 책덕후라면 꼭 읽어봐야할 작품...나의 책읽기는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 사람과 
사람사이, 사람과 책사이 관계에 대한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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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참호전이었다 1914-1918 - 자크 타르디의 대표작,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자크 타르디 지음, 권지현 옮김 / 서해문집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그것은참호전이었다 : 1914-1918 (2017년 초판)
그림 - 자크 타르디
역자 - 권지현
출판사 - 서해문집
정가 - 18500원
페이지 - 176p



참혹한 전쟁의 역사


2018년 올해는 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의 해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뀌고 100년이면 세대가 바뀐다.
참혹했던 첫번째 세계대전의 비극적 역사 이후 지금은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 과연 세계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는 여전히 강대국의 논리로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며 그럴듯한 논리를 붙여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_-; (누구긴...있는놈들을 위한 것이지...)
있는 놈들의 명령으로 힘없고 약자인 개미들은 소모품 병정으로 처참히 소비될 뿐이다. 이제는 기억
조차 희미해진 1차세계대전 속에서 그렇게 힘없이 바스러진 병사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그래픽노블이 출간되었다. 전쟁을 직접 참여한 프랑스의 전후세대로서 아군, 적군을 떠나 전쟁에의해
소비된 수천 명의 병사들의 참상을 알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결심 끝에 수많은 문헌을 뒤지고 전문가와
상의 끝에 실제 전쟁에서 희생된 병사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35개국이 직간접적으로 전쟁에 참전했고, 1000만명의 사망자를 내고, 부상자 
395만5000명, 사지절단 5만6000명, 안면부상 6만5000명을 냈다고 한다. 이 헤아릴 수 없는 희생자들의
핏덩이를 바탕으로 얻은것은 무엇인가?...참혹하고 비극적인 전쟁의 참상을 통해 전쟁에 대한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100년 전의 전쟁은 평범한 시민들을 징집하여 소총하나 쥐어
주고 전방에 배치하여 아무런 엄폐도 없이 머릿수로 밀어붙여 달겨들어 땅 한뙤기라도 더 차지하는  
인적 물량공세의 전쟁이었다. 그리하여 미로처럼 이어진 참호를 파놓고 상대편의 참호를 탈취하는
참호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척한 진흙 속에서 워커 속은 퉁퉁붓고, 부패한 시체를 갉아
먹는 쥐새끼들이 들끓고 온몸을 뜯는 이, 쉴새없이 날아드는 포탄과 총탄들...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세없이 죽음의 공포와 맞닿은 참호속 병사들은 결국 공포에 굴복하고 독일군의 총탄에 몸을 맡겨 
목숨을 끊는다. 진격에 나섰다가 적의 화포에 다시 참호로 돌아오는 아군을 후퇴는 없다며 발포 명령
을 내리는 무자비한 장교나 조금이라도 전투능력이 떨어지면 군사재판을 열어 전우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시켜 버리는 아군도 믿지 못하는 진정한 공포의 현장...작품속에서 그려지는 일련의 에피소드는
전쟁영화에서 나오는 멋진 전우애나 충성심 따윈 없다.. 진짜 전장은 끝을 알 수 없는 암흑과 비애가
가득찬 저주받은 곳이었다. 병사들은 공포와 절망 속에서 그저 하루 하루 생존하는것이 최대의 목표인 
것이다. 


포화속에서는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없다. 야수가 되던가...아니면 미치던가...이 작품을 보며 어떤
논리로 포장하던간에 절대로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매일
트럼프와 정은이가 망발을 쏟아내며 전쟁 발발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한반도에 살면서 100년전
세계대전의 참상은 좀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독재자와 정신병자 때문에 무고한 아버지가, 우리 형제가,
우리 이웃이 희생될순 없지 않는가....그런 의미에서 현실과 대비하여 많은 것을 시사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만화계의 오스카상 '아이스너상' 2개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독특하고 개성적인 
작화가 빛나는 그래픽 노블 수작이었다.  
  




[역동적인 컷을 잘살려낸 작화이다.]



[퇴각하는 아군에 발포명령을 내리는 미치광이 전쟁광...]



[총살자를 무작위로 선정하는 비논리의 극치...]



[아비규환의 전장터....망할...ㅠ_ㅠ]



[민간인, 노인, 여성, 아이 할것 없이 전쟁에 이용 당하는 총알받이.....

우리동포가 아니니 무차별 사격하라는 명령....적군, 아군 할것 없이 모두 인간이길 포기한것 같다.] 



[우리 아이들에겐....평화로운 세상을 보여주길 간절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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