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대륙
미지 레이먼드 지음, 이선혜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나의마지막대륙 (2017년 초판)

저자 - 미지 레이먼드

역자 - 이선혜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23p




미지의 대륙 사랑의 종착점



사시사철 살을 애는듯한 추위와 빙하로 뒤덮인 극한의 오지...그 누구도 살아갈 수 없을 저주받은 대지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그런 극지에도 생명은 활기차게 꿈틀대고 사랑 역시 활활 타오른다. 펭귄 모양의 실루엣에 거대한

빙하와 거대 유람선이 그려진 심플한 표지...그리고 첫장부터 유람선 오스트랄리스호가 역대급 사상자를 낸 남극

선박 사고라고 언급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몇장의 프롤로그 이후로 오스트랄리스호가 난파되기 전 적게는 20년

전부터 짧게는 난파 몇시간 전의 이야기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펭귄이 좋아서 남극펭귄프로젝트 APP에 참여하여

해마다 남극에서 펭귄의 생태와 남극의 관광객과 팽귄 생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박물학자 뎁, 유명한 증권

애널리스트에서 불운한 사고로 딸을 잃고 아내와 이혼한 뒤 새로운 인생을 위해 남극에 일자리를 구하러 온 캘러.

서로 다른듯 하지만 비슷한 내면을 가진 두 남녀의 첫 만남부터 사랑에 빠지고 사랑의 결실을 맺기까지 그들의

남극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러브스토리인가?...둘의 사랑이야기 만큼 많은 

페이지가 다양한 남극 팽귄들의 습성과 인간들로 인해 훼손되는 남극의 자연에 대해, 자연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이 작품은 생태환경소설인가?...후반부 오스트랄리스호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면서

칠백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상자를 내며 침몰하는 숨막히는 순간을 그리는 이 작품은 재난소설인가?...-_-;;;

작품을 읽는 사람에 따라 작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내 느낌으로는 인간관계에 지치고 어딘가에

상실된 마음을 안고 사는 상처받은 두 남녀가 극한의 남극에서 서로를 보듬고 치유 받는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보였다. 물론 인간의 어리석은 만용으로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고 그로인하여 죽어간 인간보다 더 많은 남극의

동물들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그리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생태환경보호 재난소설적 측면도 강조 하지만 말이다.



집을 나간 아버지로 인해 화목하던 가족은 금이가고 그렇게 마음 한곳에 허전함을 채우지 못하고 성인이 된 뎁은

대학에서 교수를 도와 조류 생태 관찰 작업에 참여하고 생태관찰 작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는것을 깨닫는다.

아르헨티나의 마젤란 팽귄섬을 거쳐 남극의 박물학자로 APP에 참여하게된 뎁은 팽귄의 생태를 관찰 조사하면서

APP 활동에 금전적 지원을 하는 남극 관광사업의 관광선박에 함께 승선하여 관광객들의 남극 안내를 맡는다.

관광선박에서 짧은 계절을 보내고 오리건의 집으로 돌아와 겨울을 나고 다시 남극으로 향하는 로테이션중에

우연히 몇년전 남극기지에서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남성 캘러를 관광선박에서 만나게 되고...박물학자로

돌아온 캘러와 함께 다시 뜨거운 사랑에 빠지는데....



남극에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있다는걸 이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되었고, 그 관광객으로 인해 남극의 생태계가 

무참히 파괴된다는것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팽귄을 죽이는 인간이 팽귄 생태보호금을 지원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 아닌가...-_-;;; 아늑한 집과 본업을 두고 해마다 남극으로 가서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이 또한 아이러니하다....하지만...지루하게 반복되는 생활과

무한경쟁에서 도태되면 바로 패배자로 낙인 찍히는 냉혹한 사회에서 티끌 한점없이 때묻지 않은 백색의 나라...

밤에도 해가 지지않고 신비하고 아름다운 오로라가 맞이하는 고요한 세계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것 같기도 

하다. 그곳에 살고 있는 뒤뚱거리는 귀여운 생물체까지...남극은 얼어붙은 낙원이 아닐까?...(하지만 난 추운건

오지게 싫으니...내겐 무간지옥일지도...)



어찌됐던...다들 예상 했겠지만 뜨겁게 사랑하던 두 사람은 오스트랄리스호의 난파라는 재난으로 큰 고난에

빠지게 된다...이렇게 모르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키워가다 차가운 남극 바다에 선박사고로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은 [타이타닉]과 상당히 닮은 느낌을 준다. (작품에서도 오스트랄리스호를 빗대 타이타닉호를

언급하기도 한다..영화처럼 화딱지 나게 만드는 개민폐 캐릭터도 등장한다는..ㅠ_ㅠ) 과연....이 작품에서는 두

남녀의 운명에 어떤 결말을 낼지는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기고...세상의 끝 남극에서 상실된 사람들의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을 감성적으로 그려낸, 고요하고 아름다운 낙원이자 언제든 사람들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지옥의 양면성을 담고있는 남극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는 남극...광활한 극지에서의 험난한 생활과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대자연의 

아름다운 산물들....온세상이 하얀곳....그곳에서 뒤뚱거리는 작은 점들...귀여운 펭귄들과의 만남이 좋았던 

따뜻한 작품이었다. 더이상 숨을 곳이 없는 경계에 몰린 남극의 생물들과 환경오염, 대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깊은 

성찰과 커다란 마음의 울림을 주는 의미있는 작품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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