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하우스 - 너에게 말하기
김정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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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하우스 : 너에게 말하기 (2018년 초판)_심리치료 소설

저자 - 김정규

출판사 - RHK (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6000원

페이지 - 388p


 


치유와 구원의 힐링 하우스


 

심리치료 소설?...장르부터 생소한 작품에 호기심이 인다. 그동안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사례자와 상담하며 치료 과정을 담은 약간은 딱딱한 형식의 심리치료 수기들은 봤었는데, 이렇게 소설형식의 심리학 작품은 처음 접하는것 같다. 각기 다른 성격의 8명의 등장인물과 함께 심리치료사 영민이 함께 셰어하우스인 뉴런하우스에서 각자의 고민과 상처를 집단 상담을 통해 아픔을 위로하고 공감함으로서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소설이라는 이야기로 접하게 되니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각 캐릭터의 심리를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게 하는 장점으로 작용한것 같다. 게슈탈트 심리학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다는 작가의 이력을 보고 난생 처음 들어보는 '게슈탈트 심리학'에 대해 검색해 봤는데...


 

게슈탈트 심리학은 전체로서의 형태, 모양이라는 의미를 지닌 독일어 ‘게슈탈트(Gestalt)’를 사용해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며 인간은 어떤 대상을 개별적 부분의 조합이 아닌 전체로 인식하는 존재라고 주장하는 심리학파이다. 1900년대 초 독일에서 발전한 심리학 사조로서 마음을 구성요소로 분석하려는 구성주의 심리학자들과 인간을 환경적 반응에 대한 수동적인 반응자로 보았던 행동주의 심리 학자들을 반박했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인간이 어떻게 지각된 내용을 하나의 전체로 통합하고 분리된 자극들을 의미 있는 유형으로 통합하는지 연구하며 학습, 기억, 문제해결 등의 지적 활동에서 지각중심적인 해석을 강조했으며, 인지 심리학 발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출처 : 게슈탈트 심리학 [Gestalt psychology]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대체 이게 뭔소리냐..-_-;;;; 아마 이런 식으로 쓰여진 책이었다면 당장 집어 던졌을거다...다행스럽게도 굳이 '게슈탈트 심리학'의 용어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전혀 지장없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개인의 여러 사례들과 다양한 심리치료 방법으로 문외한도 공감할 수 있도록 쓰여있다. 작품속 인물들의 꽁꽁 싸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뉴런하우스 구성원들과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일련의 과정은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도 함께 무장해제 시키면서 치유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었다.



독일에서 심리학 박사로 체류중인 65세의 영민은 하루 하루 점점 더 깊어지는 고향의 향수에 힘겨워 한다. 그런중 한국에서 뉴런하우스라는 기묘한 제안을 접하고 1년간 한국에 체류할것을 결심한다. 한 기업가의 프로젝트성 셰어하우스인 뉴런하우스는 지원자를 받아 선발된 8명의 일반인 거주자와 심리치료사 영민이 1년간 함께 거주하며 매주 2회의 그룹상담 치료를 받는것을 원칙으로 한다. 저렴한 입주비용과 그룹상담 치료에 성실히 출석하면 10만원의 지원비가 나온다는 말에 지원자는 넘치고, 그렇게 엄선된 거주자와 영민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첫 모임에서 침묵만을 지키던 8명의 멤버들은 점차 회차가 지날수록 고민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상담에 흥미를 느끼고 마음을 열게 된다. 어느새 가족처럼 친해진 구성원들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고....



한국인의 오랜 정서상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드러내는건 매우 어려운 일인것 같다. 자칫 민폐로 보일지도 모르고 남에게 죽는 소릴 한다는게 나약함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영화에서 숱하게 봐온 장면인 둥그렇게 앉아서 자신의 생각과 심경을 남들 앞에서 설명하는 장면을 자주 보는데(특히 마약이나 음주 중독자들의 치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나처럼 내성적 이고 소심한 사람들은 그런게 상당히 어렵다. -_-;; 그렇게 자신의 상처, 고민을 숨긴채 꽁꽁 속으로 고민만 하다보니 결국 상처는 곪아 터지는 것이겠지..한국의 자살률이나 공황장애등의 마음의 질병 발생률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건 그때문이리라...하여 작품에서도 집단 상담시간 전후의 대기 시간에는 잡담을 늘어놓고 왁자지껄 하지만 막상 상담 시간이 도래하면 모두 합죽이가 되는 상황이 내심 공감이 되었다. 그런 어색하고 감정의 소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영민의 소통 방법은 꽤나 특이하게 다가왔다. 그때 그때 상황의 느낌과 감정을 모두에게 말하게 하면서 감정의 발산을 통해 폭발 직전의 프레셔를 낮추고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내보임으로서 타인의 공감을 끌어내 위로받는 방법은 효율적이면서도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인것 같다. 뭐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것이 가장 기본적 첫걸음 아니겠는가....그와 함께 EBS의 갈등 해소 프로그램인 [달라졌어요]에서 빈번이 나오던 상대방이 되어 반대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할극이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법등 여타 실제 심리치료에 쓰이는 방법들이 각자의 사연과 함께 녹아들어 내내 흥미와 집중을 유발한다.



 "각각의 신경 세포인 뉴런들이 서로를 이어주는 시냅스를 메게로 하나의 긴 대롱처럼 연결되어 함께 숨 쉬고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것이 느껴진다. 한 개의 뉴런에서 생겨난 파동은 시냅스에서 불꽃을 일으켜 다음 뉴런으로 전달된다. 마치 봉화불이 마을과 마을을 건너 연속적으로 이어가듯이 한 뉴런에서 일어난 파동은 다른 뉴런에서도 정확한 공명을 일으킨다. 껍질과 벽이 허물어지며 세포와 세포들은 서로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어 함께 숨쉬고 교감한다."

팍팍한 인생이란 삶속에서 서로가 함께 숨쉬고 교감하는 뉴런 하우스는 어찌보면 상처 투성이로 지쳐버린 현대인들이 가장 바라는 쉼터 같은 이상적인 공간이 아닌가 싶다. 매일 웃음꽃이 피고 사랑을 나누는 뉴런하우스 같은 세상을 꿈꾸게 만드는 치유와 구원의 힐링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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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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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수없는상갓집의저주살 (2018년 초판)
저자 - 박해로
출판사 - 네오픽션
정가 - 13000원
페이지 - 482p


무속신앙을 새롭게 재해석한 오컬트 SF 공포



제목부터 작년 뜨겁게 영화계를 달궜던 '나홍진'감독의 공포영화 [곡성]이 떠올랐다. '살을 쏜다'면서 미친듯이 닭목을 비틀고 피를 뿌려대던 악귀와 귀청을 찢는듯한 꽹가리, 징소리와 함께 온몸을 비틀던 소녀...이 작품의 중심 소재 역시 살을 쏘아 누군가를 해한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바꿔말해 저주의 의식을 통해 사람을 해하고, 그로 인하여 인생이 뒤틀려버린 한 남자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 남자에서, 한가족으로 그리고 한 나라로...그렇게 전지구적으로 확장되는 스케일은 기존 토속 신앙을 소재로한 일련의 공포작품들과는 별개로 새로운 시각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듯한 파격을 보여준다.



때는 1990년대...국민학교 담임인 조윤식은 갑자기 나타난 친부를 살해한 계모의 등장에 몹시 불쾌해진다. 무기징역을 받고 감옥에서 죽을줄 알았던 계모가 모범수로 풀려났다는것...계모가 감옥에 간사이 어엿한 선생으로 부임하여 미모의 동료 선생인 이영희와 연애를 하며 결혼할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계모가 나타나 학교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등 온갖 패악질을 일삼는 것이다. 실의에 빠진 윤식에게 영희는 솔깃한 제안을 해오고. 용한 적산법사라는 무당에게 찾아가 그가 시키는대로 하면 원하는대로 계모의 생명을 앗아갈수 있다는것...반신반의 하면서도 적산법사를 찾아간 윤식은 그에게서 네개의 부적과, 풀뿌리, 아이의 손가락 등을 받아온다. 때마침 동료 선생의 조부모 상을 치를일이 생기고, 상가집에서 윤식은 주술과 함께 받아온 부적과 아기 손가락을 몰래 태운다. 그렇게 첫번째 의식을 성공하자 이내 윤식의 주변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로 사망자가 속출하는데......


"네 번이었어. 혼백이 머무는 장소에서 영험함이 깃든 신물을 태우고 주문을 외우면 원하는 사람의 수명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제사 말이야. 네 번을 다 마치면 소원이 이뤄진댔어!"



그저 영희와 결혼하기 위해, 새엄마를 없애기 위해 날린 '살'은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윤식의 주변인들을 급살 시킨다. 일단...여기까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저주를 날리다 되려 자신이 해를 입게 되는 전형적인 심령 공포물인데, 작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냅다 뜀박질 하여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윤식의 아버지인 조목사가 살해당하게 됐던 계모와의 과거 에피소드를  끄집어 내어 기독교의 엑소시즘 같은 영미권 악령의 제마의식 분위기를 풍기더니 다시금 냅다 뜀박질 하여 이번엔 사이비 종교에 빠져버린 맹목적인 신도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무속신앙, 신내림, 푸닥거리, 악령, 수호귀신, 엑소시즘, 사이비종교, 무당, 빙의, 영매, 급살, FBI(응?), 나사(NASA,응??!), 안기부(응????), 인류의 위협(WHAT???!!!)....뭐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단어들을 이렇게 방대한 스케일로 이렇게 마지막장까지 긴장감있게 이끌어 나갔다는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한편의 작품에 여러 영화와 작품들이 떠오른다. 앞서 말했듯이 [곡성]을 비롯해 조목사와 계모의 이야기는 [엑소시스트], 귀신이 거울을 통해 드나드는 장면은 [장산범]이 연상된다..이른바 살..저주의 행위에 등장하는 신물인 아기의 잘린 손가락은 일본 괴담인 [코토리바코]가 떠올랐다. ('코토리바코'라는 저주를 내리기 위한 작은 나무상자에 대한 이야기. 에도시대 자신의 아이들 솎아내는 '마비키'라는 실제 행위를 토대로 죽인 아이들의 검지, 내장의 피등을 상자에 담아 봉인하면 강한 저주를 내릴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괴담이다. 역시나 지역에 따라 상자의 이름이나 제작 방법이 약간씩 차이가 난다.) 작가 후기에는 할미무당이 아기를 유괴하여 독 속에 가두고 파랑색, 빨강색, 노란색 물을 차례로 먹여 죽인 뒤 손가락을 싹뚝 자르고 '아가야 날 따라 가자'라는 일화에서 작품속 살을 내리는 장면을 따왔다고 하니...한국이나 일본이나 저주의 도구나 저주를 내리기 위한 방법은 상당히 비슷한것도 같다. (아기의 신체의 일부와 독속에 가두고 죽이는 행위 등등...) 그와 함께 작품에서는 귀신들린 맷돼지, 거대한 검은개 등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동물의 등장과 함께 기괴하게 사고를 당해 죽는 사람들을 보면 오컬트 공포 영화의 대명사 [오멘]이 떠오르기도 했다. (작가 후기에 [오멘]을 좋아한다고 언급하니 어느정도 영감을 받은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대망의 충격적 결말을 내포하는 반전에서는 그 유명한 신체강탈 영화 [인베이젼]이 떠오른다. 결론적으로 무속 신앙을 소재로한 공포로 출발하지만, 스릴러, 추리, 오컬트, SF를 아우르는 기과한 변종을 탄생시켜낸 것이다.



솔직히 이렇게 여러 장르를 짬뽕 시키면 분명 어딘가 어색하고 날려놓은 떡밥들을 회수 못하고 용두사미의 흐지부지한 결말을 내놓기 마련인데, 후반부까지 몸서리 쳐질 정도로 공포감을 유지하면서 다소 허무맹랑해 보일지도 모르는 결말까지 납득시켜 버리는 작가의 필력에 놀랐다. 정말로 진심 재미있게 덜덜 떨면서 읽은 작품이다. 웬만한 공포 소설은 눈하나 깜짝 않하고 읽는데, 역시나 바다건너 외국의 악령보다는 우리에게 가장 근접한...온갖 도령과 무당집들이 즐비한 만큼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함 속의 공포가 공포심을 배가 시키는것 같다. 진심 무섭고도 기발하다! 오컬트 공포 마니아라면 꼭 일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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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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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2018년)_티저북
저자 - 오타 아이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엘릭시르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241p



소마 + 야리미즈 + 슈지 = '오타 아이' 월드



[잊혀진 소년]으로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날카로운 시선과 간결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던 작가 '오타 아이'의 장편 데뷔작이 국내 출간되었다. 아직 출간작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이렇게 그의 작품들이 속속 출간 되는것을 보면 소설가로 등단하기 이전에 이미 인기 드라마 각본가로 탄탄한 실력을 쌓아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작가의 데뷔작이자 상,하권 도합 천백여페이지라는 방대한 볼륨의 작품을 운좋게도 티저북으로(맛뵈기로 나마)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18세인 막노동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슈지는 얼마전 클럽에서 만나 자신의 메일 주소를 따간 여성에게서 데이트 하자는
메일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장소인 공원으로 나간다. 평일 오후의 한적한 공원에는 여대생, 중년의 아줌마, 노년의 할머니, 몸집 좋은 아저씨가 각자의 볼일을 보며 자리하고 있었다. 슈지역시 그들 사이에서 데이트 상대인 아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명이 터져나오고...고개를 돌려보니 검정색 헬멧에 검정 에나멜 슈트를 입은 건장한 남성이 사시미칼로 무차별 사람들을 찌르는 것이 아닌가....차례로 함께 있던 네명의 사람들을 쑤시던 검은 남성은 이내 슈지에게 다가오고...격렬한 몸싸움 끝에 옆구리에 자상을 입었지만 슈지만이 운좋게 살아 남는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병원을 빠져나오던 슈지에게 무테 안경을 쓴 사람이 헐레벌떡 찾아오고...그에게 의문의 말을 남긴채 사라진다.

"앞으로 열흘. 열흘만 살아남으면 안전해. 살아남아 네가 마지막 한 명이야."

단순한 묻지마 살인으로 알고 있던 슈지는 의문의 남성이 남긴 이 한마디에 알 수 없는 의혹을 느끼는데.....


강렬한 도입부의 묻지마 살인...그리고 피해자 다섯명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슈지....그리고 의문의 남성이 남긴 수수께끼의 말....의문의 살인사건을 독고다이로 수사하는 경찰서 내 왕따 소마 형사, 그리고 흥신소 조사원 야리미즈....-_-;;; 응???? 이말 언젠가 쓴것 같은데...불현듯 느껴지는 데자뷰....기시감.......
그렇다!! 이 작품은 [잊혀진 소년]의 주역들인 소마 형사, 흥신소의 야리미즈와 슈지가 처음 만나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른바 '오타 아이'월드의 첫번째 이야기인 것이다. [잊혀진 소년]에서 과묵하고 사연있을것 같던 청년 슈지와 야리미즈의 기묘한 동거의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 다룰줄이야....판권이 각기 다른 출판사에 팔려 그렇지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 됐다면 분명, 소마-야리미즈의 시리즈물로 홍보 했을텐데 차마 그렇게는 못한것 같고..그래서 같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읽은 탓에 반가움은 더욱 컸던것 같다.ㅎㅎ


유일한 생존자이지만 시시각각 살인마의 위협을 받는 슈지와 슈지를 보호하면서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마,야리미즈 콤비와는 별개로 서서히 밝혀지는 거대 권력자의 음모와 제약회사 그룹의 숨겨진 비밀, VIP간의 더러운 커넥션...등등 이번 작품도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토대로 충격적인 진실을 숨겨 놓고 있는것 같아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다. 한창 신명나게 읽다가 어느새 내게 허용된 241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티저북이었다는걸 깨달았다...더이상의 이야기는 본작을 통해서...ㅠ_ㅠ.흑..아무런 관계가 없을것 같았던 5인의 피해자들의 숨겨진 연결고리가 무엇인지...아직 남은 팔백오십여 페이지에는 어떤 경천동지할 이야기가 펼쳐질지....어떤 뒷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이 숨겨져 있을지...나는 궁금하다!!!


덧 - 아무래도 소마 형사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인 만큼 [범죄자]를 먼저 읽고 [잊혀진 소년]을 읽는게 올바른 순서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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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관내분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 로그 + 라디오 장례식 + 독립의 오단계
김초엽 외 지음 / 허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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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한국과학문학상수상작품집 (2018년 초판)
저자 - 김초엽, 김혜진, 오정연, 이루카
출판사 - 허블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92p

 

올해도 나왔다!!!


2017년 출간된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이어 올해도 제2회 작품집이 잊지않고 출간되었다!! 작년 2017년
머니투데이에서 개최됐던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 6편을 묶어 출간된 이번 작품집은 재작년 수상작 3편에 비해 무려 2배나 많은 수상작을 배출하였으니 그만큼 좋은 작품들이 출품 되었다는 반증이리라. 게다가 대상을 수상한 '김초엽'작가가 대상에 이어 가작을 함께 수상하는 2관왕의 기염을 토하였으니...뛰어난 SF신인이 발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화학을 전공한 과학도 라고 하니..언젠간 국산 하드 SF를 보는날도 오지 않을까?..하는 작은 바램도 가져 본다...어찌됐던...1회와 2회의 작품을 비교하는건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1회보다 작품의 수준이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1. 관내분실 - 김초엽 (대상)
얼마 지나지 않은 미래, 망자는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생전의 모습과 기억을 갖고 도서관에 기억되어 서비스 되는 시대이다. 얼마 뒤 엄마가 되는 임산부 지민은 생전 자신을 정신적으로 학대하던 엄마에게 과거의 일들을 묻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다. 엄마를 불러내기 위해 망자 목록을 검색하던 직원은 데이터베이스에 엄마의 인덱스가 사라져 데이터가 삭제 된것은 아니지만 엄마를 불러낼수 없는 관내분실 상태라고 말한다. 오기가 생긴 지민은 엄마의 데이터를 다시 찾기 위해 엄마가 살았던 인생을 예비 엄마의 눈으로 되돌아 보는데....
- 얼마전 읽었던 '이츠키 유' 작가의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가 생각나는 작품이었다. 작품속 망자 미즈시나 하루를 그대로 인공지능과 접목하여 넷상에서 무한히 살아가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그리는 이야기였는데, 그 프로젝트가 완전 성공하여 상업화 되면 딱 [관내분실]의 망자 재현 서비스가 될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에서는 인공지능의 접목으로 넷상의 망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체적으로 성장하지만 [관내분실]속 데이터화된 망자는 성장 없이 생전의 생각이나 말투를 흉내내는 수준에 그치는것이 다른점이랄까.. 산후 우울증 이후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히스테리 속에서 죽기전까지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지민이 자신이 엄마가 되면서 엄마의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디지털 망자 서비스라는 SF적 소재에 접목한 이야기였다. 아무리 시대가 발전하고 기술이 가속화 된다고 해도, 엄마는 엄마 아니겠는가...아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희생하며 사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품이었다. 중심 소재인 망자 재현 서비스도 현재 웹상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사이버 추모 서비스등을 보면 조만간 현실화 되는 날이 올것도 같다.


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가작)
오래된 우주 정거장, 노년에 접어든 한 여성과 엔지니어의 대화로 시작된다. 냉동수면 기술을 연구하던 과학자인 노인은 가족들을 먼저 먼 우주 개척지에 보낸뒤 지구에서 딥프리징 연구를 마무리 지으면 따라 떠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광속 비행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오랜 시간동안 항해해야 하는 장거리 우주여행의 대안은 딥프리징 기술 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랜 연구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을때쯤 우연한 계기로 우주의 웜홀이 발견되고...우주에 산개된 웜홀을 활성화 시켜 장거리 우주여행이 가능해 진다. 덕분에 먼거리를 단시간에 여행하는게 가능해 졌지만 웜홀이 없는 장거리 지역의 우주비행은 고비용, 고위험을 이유로 운행이 없어져 버린다. 결국 가족이 머물고 있는 애매한 거리의 우주 개척지를 찾아갈 방법이 없어져 버린것이다....
-  대상 작가의 또다른 가작 단편이다. 대상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이면서도 뭔가에 대한 그리움이란 공통된 감정을 공유하는 작품 같기도...냉동수면, 웜홀, 워프항해, 우주 엘리베이터 등등 SF덕후라면 반가워 할만한 이야기들이 언급된다. 작가가 SF덕후로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걸 이 단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3.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 김혜진 (가작)
로봇이 간병을 돌보는 시대...지치지 않고, 꾸준히 환자를 간병할 수 있는 로봇 간병인 TRS가 큰 인기를 끈다. 10년이상 식물인간인 엄마를 돌보는 TRS는 함께 돌보는 아들의 정신 건강이 위험수위에 와있다는걸 계산하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로봇 나름의 결심을 하게 된다....
- 가치판단을 통해 사람을 해하는 결정을 내리는 AI로봇?...작품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무턱대고 엄마가 죽어야 아들이 산다는 논점 자체가 납득이 잘 되지 않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결말도 약간 엉성한 느낌...다만 기독교 목사와 로봇간의 대화나, 사건 이후 로봇 회사에서의 흐름은 [레디메이드 보살]이 떠올랐다. 


4. 마지막 로그 - 오정연 (가작)
안드로이드를 이용하여 안락사를 하게되는 미래 시대의 풍속도를 그린다. 일정 기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안락사 도우미인 안드로이드와 함께 생활하면서 의뢰자는 죽던가, 아니면 죽음을 유예 할 수 있는 결정권이 주어지고, 안드로이드는 프로그램에 의해 이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한 남성의 안락사 도우미로 배정된 초기 버전의 안드로이드는.....
- 3번 단편과 마찬가지로 자체적으로 가치 판단을 내리고 마음대로 결정을 내리는 AI를 그린다. 안드로이드가 오동작을 내리게 된 계기에 대한 언급은 빈약했던것 같다. 


5. 라디오 장례식 - 김선호 (가작)
대재난 이후 벙커안에서 홀로 라디오만 듣던 로봇은 라디오가 고장나자 드디어 자기발로 벙커 밖 세계로 발을 내딛는데....
딱 여기까지만 좋았다...이후 노인과 청년의 생존 장면, 노인과 로봇의 장면은 익히 알고 있는 대재난 장르로서 그닥 신선할것 없는 진부한 이야기였다.
 

6. 독립의 오단계 - 이루카 (가작)
불의의 사고로 신체를 잃고 뇌의 일부만 남은 아들에게 로봇의 몸과 인공지능 뇌를 연결하여 확장 시켜 생명을 연장 시키는 수술을 받게 한다. 그렇게 아들은 되살아 나지만, 아들의 인격과 인공지능의 인격이 함께 공존하게 된다. 자신을 살린 엄마의 학대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들은 인공지능의 인격에게 자신의 인격을 죽여달라고 명하고, 인공지능 인격은 아들의 인격을 말살한다. 이에 분노한 엄마는 안드로이드를 살해 혐의로 법정에 세우는데.....
독특한 소재에 법정 논쟁이 접목되어 좋았던 작품이다. 인간의 몸이 아닌 독립된 인격을 가진 인공지능을 인간이라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하나의 몸에 두가지 인격이 대화하고 하나의 인격을 말살하는 장면은 인상깊게 다가왔다.  
 


이번 작품집엔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던것 같다. -_- 문학상에 따로 주제를 정해준것 같지는 않고, 그만큼 현재의 대세 이슈는 인공지능과 안드로이드라고 봐야 하는것인가?...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격돌 이후 1년이 지난 2017년에도 인공지능의 열풍은 계속 됐던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SF의 정석적인 이야기를 보여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더욱 빛나 보이는것 같기도 하다. 근간으로 제2회 한국과학상 수상작 장편 대상이 쓰여있는것을 보니 1회와는 다르게 장편도 출간해주나 보다. 어떤 이야기를, 어떤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하면서...올 3회 과학상도 출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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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 - 위기의 남자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5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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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 : 위기의 남자 (2018년 초판)
저자 - 마이클 코넬리
역자 - 한정아
출판사 - RHK(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5800원
페이지 - 444p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그동안 익히 명성'만'들어왔던 '해리 보슈'시리즈를 드디어 영접하였다. 그것도 웬지 시리즈의 꽤 후반부인듯한 15번째
에서야 말이다...-_-;;; 머..영미권 스릴러 보다는 일본 미스터리물을 더 선호 하기도 하고, 15권이나 되는 방대한 시리즈라는 진입장벽(?)도 있어 애써 외면해 왔지만...어찌됐건 '해리 보슈'시리즈의 신간으로 접하게 되었고, 그동안의 망설임이 부질없었음을 깨닫고 말았다...와...빈틈없이 짜임새 있는 구성, 카리스마 매력 터지는 캐릭터 보슈, 사건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흡인력...그동안 읽었던 영미권 스릴러중 가장 으뜸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완전..대 to the 박! 앞서 말해다시피 이번 작품은 15번째 시리즈라서 형사 보슈는 어느덧 정년 퇴직을 앞두고 조금이나마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드롭(정년 연장)신청을 해둔 상태이다. 한해 한해 체력적으로 힘에 붙이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흐려지는것을 느끼고 진짜 퇴직을 고민하는 보슈 형사의 고뇌와 함께 그의 앞에 놓인 사건을 해결하려는 보슈와 파트너 추 형사의 야이기가 전개된다.



잊혀진 미해결 사건을 재수사하여 범인을 잡는 콜드 케이스 수사대에 근무중인 보슈는 1989년 발생한 소녀 릴리 프라이스의 미해결 사망사건을 맡게 된다. 당시 그녀의 사인은 교살로 인한 사망었는데 그녀의 귓가에 혈흔이 발견되었고 경찰은 혈흔을 보관해오다 22년뒤 현대의 과학수사로 DNA를 조회하였고, 일치하는 혈액을 발견한다. 성범죄 혐의로 복역 후 출소하여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펠런으로 밝혀진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릴리 프라이스가 사망한 시점인 1989년엔 펠런의 나이가 겨우 8세였다는것....보슈와 추는 일단 펠런을 만나기 위해 심리치료소로 향하는데....


한편 경찰국과 적대적인 관계인 시의원 어빙의 아들이 샤토마몽트 호텔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다. 어빙은 시의원이라는 특권을 사용하여 보슈에게 사고 조사를 맡기게 하고, 보슈는 단순한 사건 조사가 아닌 복잡한 권력관계가 얽힌 사건임을 짐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망 사건의 조사를 맡게 된다. 단순한 투신자살로 보이던 사건에서 시체에 이상한 상처를 발견한 보슈는 살인사건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수사를 시작하는데.....



무려 두가지 사건을 동시에 해결하면서, 연해도 하고, 어린 딸과의 관계 맺기에, 경찰과 시의원 간의 어지럽게 얽힌 알력다툼에, 유년시절 범죄행위로 인생을 망쳐버린 한 남자의 비운의 삶을 조명하며 범죄의 발생에 환경적 요인과 태생적 요인과의 상관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 희대의 연쇄살인마와의 대결과, 퇴직과 사명을 갖고 경찰생활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보슈 개인의 고뇌까지 다루고 있는..헉헉헉....이 모든것이 이 한편에 담겨 있다...이건 뭐....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물고 숨돌릴 틈 없이 몰아치니 마지막장을 덮기 전까진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랄까...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니 완벽한 작품이 아니겠는가...



물론...초반엔 분명 날고 뛰는 보슈 형사의 역동적이로 하드보일드한 모습이 그려졌을거다. (아마도 그랬겠지?...) 하지만 이번 15편은 역동적 액션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진정 빛을 발하는건 산전수전 다겪은 배타랑 형사로서의 보슈의 관록이다. 다른 이들은 모두 지나치는 단서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집어 낼 수 있던건 그의 오랜 경찰생활속 몸속에 녹아든 경험이라는 자산 때문인것이다. 이렇게 미궁에 빠져들것 같던 사건에 시원하게 해결의 물꼬를 틀어내는 보슈의 활약은 지켜보는 나로 하여금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었다. (물론..보슈의 판잔이 전부 들어맞았던건 아니지만 -_-;;) 어쨌던 근육질의 우락부락 마초 형사물과는 또 다른 매력을 충분히 주는 작품이었다. 퇴직을 고민하던 보슈가 다시금 의지를 다잡는 장면에서는 뭔가 감동까지 느끼게 하더라는...



이렇게 한 캐릭터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열 아홉번째 시리즈까지 이어지는건 그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는것이다. 나 또한 그 이유를 충분히 느꼈던 작품이기도하고... 아무래도...시리즈 1편부터 각잡고 도전해봐야 겠다....



덧 - 해리 보슈 시리즈는 현재 국내 15편이 출간되었고, 시리즈로는 전체 19편이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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