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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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2018년 2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RHK(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84p


최종병기 그녀


'지켜보고 있다!!!'를 연상시키는 타오르는 듯한 여성의 눈동자가 위에서 아래로 나를 주시하는 듯이 째려보는
표지로 새로이 리커버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아름다운 흉기]이다. 강철같이 강인하고 타란툴라 처럼 독기를
품은 여성이 복수를 위해 스포츠 스타 4인을 이잡듯이 뒤져내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복수혈전 내지 추격자류의
작품인데, 스키를 타고 설산을 여기저기 돌며 추격자를 따돌리는 체이싱을 다뤘던 [눈보라 체이스]의 아기자기함
과는 달리 이 작품은 미스터리하면서도 압도적 강함과 카리스마를 가진 인간병기 여성을 앞세워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자신과 관련된 서류를 제거하기 위해 스포츠의학박사 센도의 집에 몰래 찾아간 다쿠마, 유스케, 쇼코, 준지는
센도에게 발각되고, 실랑이 끝에 우발적으로 센도는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된다. 4인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르고 도주하고, 이튿날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은 불탄 집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 경찰이 우연히 불탄 집
옆에 있는 체육관의 잠긴 문을 열게되고, 천장의 밧줄에 거미처럼 웅크려 있던 무언가의 공격을 받고 그자리에서
즉사한다. 뒤늦게 체육관에서 사망한 경찰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사망한 경찰이 갖고 있던 권총이 없어진것을
알게 되는데......



센도 박사의 복수를 위해 물불 안가리고 도쿄를 활보하는 키 190미터의 장신 미녀에 대한 정보는 작품에서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스포츠의학을 연구하던 센도박사는 운동 선수들의 도핑을 연구하던 박사라는것, 그런 박사
가 캐나다에서 강철 여성을 어릴적부터 관리하며 궁극의 스포츠 스타로 만들기 위해 제조된 여성이라는것 정도?...
바꿔 말하면 일본어도 모르는 타국의 소녀를 어릴적 부터 부작용 넘치는 약물을 주입시키며 감금한채 터미네이터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결국 센도 박사의 실험에서 비롯된 또다른 피해자이지만...그녀에겐 센도박사의 죽음에 대한
복수의 의지 밖에 없으니...그 이유는 작품의 마지막에서나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정도로 공개된다.



어쨌던...일본말도 몰라 지도를 몇시간이나 끙끙대며 찾아 같은 한자 그림을 찾는 과정이나 강인한 체력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 롤러스케이트, 구보를 통해 수십키로 미터를 단시간 내에 주파하는 다소 문명과는
동떨어진 설정이나 헐벗은 몸으로 등장해 주변의 옷을 훔치고, 만났던 사람들의 옷으로 바꿔 입는 등의 설정, 그녀
에게 뭣도 모르고 접근했다가 묵사발이 되서 처참히 죽어나가는 일반인들을 보자니 [터미네티어3]의 막강한 여성형
병기 T-X를 모델로 한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 있다. [아름다운 흉기]라기보다는 아름다운 병기가 더 어울리는
듯....



시시각각 수사망을 좁혀오는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맨몸으로 목표한 4인을 찾아가는 타란툴라의 집념과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4인이 겪는 공포와 서스펜스...그리고 그 목숨을 위협받는 4명 끼리도 연합과
배신이 난무하는 혼란과 혼돈의 도가니탕...단순한 추격전에서 이런 생각치 못한 반전의 묘미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 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머...페이지 터너의 제왕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공식이 성립된 작가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스피디한 전개와 단순한
구성으로 막힘 없이 페이지가 단숨에 넘어가게 만든다. 스포츠 경기속 도핑이라는 다소 생소한 부분을 소재로 호기
심을 자극하고,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생체 실험부터 이어지는 신체 개조의 역사도 흥미로웠다. 감정 없는 로봇
같던 타란툴라의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감정까지 엔터테인먼트 소설로서 궁극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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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즈
루이스 진 지음 / 북랩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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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즈 (2018년 초판)

저자 - 루이스 진

출판사 - 북랩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68p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희대의 괴작 탄생



작가 이름만 보고 영미권 작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중인 한국 능력자였다는...-_- 어쨌던...

'공상과학소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문구와 햄버거 모양의 표지에 끌려 집어든 작품이다. 우주과학, 물리학,

인식론을 버무려 어떻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 낼까?...어떤 세계를 그려낼까?....일단 기묘하고 신박한 작가

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해 냈다는것에는 동의할 수 있을것 같다. 이건..마치...작가의 자유로운 영혼이 의식의 

흐름에 내맡겨진 손가락에 신들린듯 쳐낸 타이핑으로 창조된 텍스트들이 제멋대로 날개를 달아 저 먼 우주 안드로

메다로 브라질 쌈바 리듬에 몸을 맡긴채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흥에겨워 유영하다 느닷없이 "프리덤!!!"을 외치는

느낌이랄까...



쌍둥이 행성 키레네와 지구가 충돌할 날이 반년밖에 남지 않은 어느날...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햄버거 모양의 

돌맹이 번즈는 행성유지위원회가 보낸 지식의 구슬과 초대장을 흡수하고 지구의 대표로 불려간다. 키레네 행성의

대표 키렌과 지구의 대표 번즈가 각자의 행성을 살리기 위해 우주의 배심원을 설득시켜야 하는 우주 생명체들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성공적으로 변론을 마친 키렌과 달리 우리의 돌맹이 번즈는 느닷없이 지구의 소년 진이 

자신에게 건네줬던 소년의 공책을 읽어주고....동화 + 우주과학 + 물리학이 어지럽게 뒤섞인 중2병의 공책 내용은

모두를 경악시키는 동시에 아무도 소년의 글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과연 위기의 빠진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것인가.....



플롯 자체는 여타 SF에서 많이 다뤄졌던...'아시모프'의 단편(에서 봤던것 같기도 하고)이나 '하인라인'의 소년 SF

[우주복 있음, 출장가능]에서도 다뤄졌던 플롯이다. 요는 이 위기의 상황에서 외계인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위기를 

벗어나느냐가 작품의 전체적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요소인데, 이 작품은 그나마 얌전?했던 초반부를 지나 중후반부 

진의 공책이 공개되는 순간 진정한 컬트로 거듭나면서 작품을 읽는 나까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괴이함을 선보인다. 뭐랄까...파괴신이 머리를 조아리고 영접할 정도로 형식파괴, 장르파괴, 맥락파괴, 인과관계파괴와 더불어 컬트

교도들이 환호할 정도로 파격적이고 충격적이다. 그리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울고 갈정도로 소설과 현실을 어지러이 넘나들며 전지전능한 작가의 개입을 통한 메타픽션의 결말까지...그래...어찌보면 진정 SF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뤄낸 괴작이 맞는것도 같다....



작가의 이름을 딴듯한 작중 인물 진의 공책의 내용(외계인들에게 지구의 변론으로 까발려지는)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인듯 한데, 질풍노도의 시기 불치병 중2병의 가장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그대로 재현한듯한 내용은 작가의

해석집이 필요할 정도로 난해하다. 착한괴물, 나쁜괴물이 나오는 동화에 물리학을 접목하고, 김춘수의 시 [꽃]과

우주론이 하이브리드 컨버젼스 되며 이어지는 선문답들...이런 파격의 시도들에 아쉬운점은 공감이 결여되있다는 

점이다. 뼈대를 구성하는 기본 플롯은 익숙할지 모르지만 그외의 모든 부분은 실험적이고 낯설다. 형식파괴의 자유를 

추구 할지언정 좀더 매끄럽게 다듬고 정제되어야 하는것이 좋지 않을까...단편 소설의 스토리에 무리하게 분량을 늘린것 같은 느낌이다. 장황한 배경 설명과 진의 노트 내용을 과감히 처내버리고 간결하고 새로운 시도의 단편으로 내놓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기존의 정형적인 틀을 과감히 깨버린 도전적 실험성을 위시한 새로운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이제 남은건 작품을 읽는 이들이 이 파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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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당 사건수첩
정재한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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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당사건수첩 (2018년 초판)_가재본

저자 - 정재한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367p


 

좌충우돌 연남동 박수무당 납시오~



바로 전에 무속신앙을 소재로 무당이 등장하는 살떨리고 피튀기는 공포소설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살]을 읽었는데, 이번엔 똑같은 무당을 소재로 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상반된 가벼운 느낌의 코믹 추리극이 출간되었다. 2:8 가르마의 잘 빗어넘긴 머리에 명품 발렌시아가 구두와 기백만원 상당의 명품 수트를 빼입은...일반적인 무당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핸섬가이 한준은 연남동 미남당의 박수무당이다. 남다른 신통력과 신기로 고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 용하다는 소문이 돌고 다소 비싼 복채에도 연일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신통방통한 미남당에는 비밀이 있었으니....박수무당 한준은 점에 ㅈ자도 모른다는 것이다!!!.....-_-;;;


 

박수무당 한준, 한준의 동생이자 신딸 혜준, 한준의 신아들 수철. 이렇게 3명이 미남당을 이끌어 가는 주역들이다.

그들에겐 남들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으니, 박수무당으로 사람들의 길흉을 점치는 한준은 전직 프로파일러였고, 혜준은

FBI에 까지 입사했을 정도로 천재 해커이며, 수철은 강한 인상과 괴력으로 흥신소 정보원으로 고객들의 정보를 한준에게 넘긴다. 한마디로 미남당은 사기꾼 집합소인 것인데...사람들을 사기쳐 등쳐먹을지언정 아직 일말의 양심은 있기에 고객들의 고민을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뒷조사를 통해 속시원히 해결해 준다. 하루는 부잣집 사모님의 집에서 귀신이 출몰 한다는 고민을 접수하고, 한준과 수철은 직접 집을 찾아가 귀신사건을 해결한다. 그와중에 귀신과는 관계없이 집 근처 하수구에서 시신이 발견되고 전신이 불에탄 상태에 흰색 애나멜 구두를 신은채 발견된 시신으로 인해 미남당 일당은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사실 소재가 점집이라는 신선함은 있지만 비슷한 류의 발빠른 정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골탕 먹이는 식의 범죄물은 소설이나 영화등(얼마전 개봉했던 [꾼]의 사기술이나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조차 치밀한 설계등등)을 통해 많이 다뤄졌었던 터라 익숙한 설정이었던것 같다. 귀신출몰사건과 고등학생 왕따 사건 등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을 고가의 복채를 받고 해결하는 유쾌하면서도 살짝 감동적인 에피소드 들과 사이사이 정치권과 제계 거물이 연관된 검은 커넥션에 얽히는 굵직한 중심 사건이 고루 전개되는 강약의 조절이 좋았다.



순시리를 연상하게 하는 제계와 정계를 뒤흔드는 임고모라는 강력한 라이벌 무당의 등장과 고위층 원정도박에 연애인 지망생들을 동원하여 성접대를 맡기는 식의 현실에서 벌어졌던 비리사건들을 소재로 사용하니 이 작품이 코믹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보이는 동시에 공권력이 아닌 일개 사기꾼들이 이 뿌리깊은 부조리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에 일종의 대리만족까지 느끼게 한다. 머...작품이야 재계의 권력자를 좌지우지 하는 무당이지만 현실은 일개 아줌마가 나라 전체를 좌지우지 했으니...현실이 더 요지경 같은 블랙코미디인건 어쩔 수 없으랴...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가볍고 유쾌한 에피들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던 작품이었다. 다만 부담없이 읽히는 만큼 자칫 평이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전직 프로파일러였던 한준이 무당일을 하게된 개기는 작품 내내 밝혀지지 않으니, 한준의 과거를 다루는 비기너 격인 속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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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리커버 양장본)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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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아래서기다릴게 (2018년 2쇄)
저자 - 아야세 마루
역자 - 이연재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20p



벚꽃엔딩


긴긴 겨울이 지나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전국은 벚꽃축제 열풍이다. 그런 시기에 발맞춰 벚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 재출간되었다.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던 이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고향의 꽃들과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나도 직장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한지 10년이 다되가는것 같다. 물론 자가용으로 한시간 남짓 달리면 갈 수 있는 그리 멀지 않은 곳임에도 따로 시간을 내서 찾아갈 기회는 많지 않은것 같다. 때때로 친구들과 뛰어놀던 골목...배드민턴 치던 뒷산의 약수터...멱감던 개울가...(아쉽게도 꽃과 관련된 추억은 없는듯...-_-;;)가 떠오를때가 있다. 물론 지금은 대규모 개발로 인하여 기억속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지만 그래도 고향은 떠나온 이를 반갑게 맞아주고 편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곳인것 같다. 이 작품은 일본의 북부 토호쿠 지방 신칸센 노선중 도쿄, 우츠노미야, 후쿠시마, 센다이, 하나마키 지역을 다시 찾은 이들의 다섯 이야기가 실려있다.


1. 목향장미 무늬 원피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살던 할머니는 우연히 만난 멋진 신사에게 반하고, 몇 년간의 전화 데이트 끝에 새신부가 된다. 
그러나 몇 년간의 행복한 생활을 뒤로하고 멋진 신사였던 남편은 교토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가족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묻힌곳 우츠노미야에 홀로 산다. 몇 달에 한번 무거운 식료품 구매를 돕기 위해 손자 토모야가 찾아오고 할머니의 목향장미 무늬 원피스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 매번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는 할머니의 연심...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사랑은 그렇게 한 사람의 기억속에서 영원히 계속된다.


2. 탱자 향기가 풍기다
후쿠시마의 시댁에 결혼전 인사차 남자친구 유키토와 함께 찾아간 리츠코는 원전사고 이후 불모지였던 폐허를 다시 일구고 방사능의 공포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남친의 부모님을 만나는 것에 걱정이 가득하다. 역에서 내리자 보이는 방사능 모니터링 포스트를 보자 더욱 긴장되는 리츠코...드디어 남친의 부모님을 만나고.....첫 식사는 초밥정식......초밥...회...생선?!!!
- 얼마전 후쿠시마 원전 이후의 디스토피아를 그렸던 [헌등사] 이후로 같은 원전 사고 이후를 그리는 작품이지만 두 작품의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이 단편속 후쿠시마는 어찌됐던 사람이 살아가는 곳, 누군가의 고향이기에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수치 전광판 처럼 공기속 방사능 수치를 알리는 전광판과 개인용 방사능 측정기를 갖고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음식과 식수를 최대한 멀리하며 생활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실...현지인도 후쿠시마 산 가공품이나 식재료를 피하는 마당에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가공품은 그럼 어디에서 소비되는 것인가?...-_-;;;; 


3. 유채꽃의 집
어머니의 법사를 위해 센다이에 찾아온 아들은 법사 준비를 할동안 누이의 조카 모모카와 함께 호빵맨 전시관과 신당을 찾아가 시간을 보낸다. 고향임에도 호빵맨 전시관을 처음 찾아 어른도 어릴적 봤던 만화의 향수를 느끼고, 신당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짝사랑했던 동창을 만나 즐거웠던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법사가 무사히 끝나고 돌아가는길 어머니가 죽고 며느리가 자신의 취향으로 심은 유채꽃나무의 꽃잎을 받아와 맥주와 함께 먹으니 알싸한 꽃 향기가 입속에 가득찬다.
나도 고딩시절 나좋다고 고백한 처자가 몇 있었는데..ㅋ 언젠가 생각지도 않은곳에서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4. 백목련 질 때
초딩 저학년 치사토는 친척의 결혼식 때문에 부모님과 신칸센을 타고 하나마키로 향한다. 몇 일전 친구를 교통사고로 잃고 죽음이라는 개념이나 감정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나이에 혼란 스러워 하던 치사토는 백목련이 핀 할머니의 집에서 신비한 누군가를 만나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 다섯 가지 이야기중 유일하게 판타지 단편이다. 대를 이어오는 오래된 집에서 만난 '무우'는 분명 치사토를 지켜보는
조상인 수호령일듯....단편속 묘사된 하나마키에 위치한 '미야자와 겐지'의 박물관은 언젠가 나도 일본에 가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5. 벚꽃 아래서 기다릴께
신칸센에서 도시락을 판매하는 승무원인 사쿠라는 동생 슈지와 함께 어릴적 부모님의 불화에 따른 잦은 싸움과 이혼 때문에 새로운 가정을 만든다는것, 누군가를 사랑하는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승무원 생활 속에서 손님들에겐 꽃놀이 스팟을 설명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꽃놀이를 가보지 못해 아쉬워 하며 벚꽃 스노볼을 구매하는 사쿠라는 동생 슈지와 함께 깊은 밤 도쿄타워를 보며 언젠간 행복한 모습으로 함께 벚꽃 아래서 꽃놀이를 하자고 약속한다.
- 치열한 직장생활...유년 시절의 트라우마...팍팍한 현실...하지만 젊다는건 아직 시간이 있다는것. 지금의 벚꽃은 졌을지 모르지만.. 내년엔 또 만개하지 않겠는가...



머..잔잔한 이야기들이다. 굳이 억지로 감동을 끌어내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읽다보면 벚꽃이, 유채꽃이, 백목련이 봄향기를 가득 머금고 향기를 뿜어내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이끄는 대로 그리다 보면 어느새 내 기억속 고향에 대한 편안하고 아련한 기억이 자연스레 겹쳐지며 좋은 느낌으로 남게 되는 작품이었다. 나야 타향에서 살고 있지만 내 딸들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고향이 되는 셈이니...

 


오늘 경험한 벚꽃의 향기는 시간이 흐른 뒤 딸들의 기억속에 어떻게 남게 될까....나중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좀더 많은 추억을 함께 쌓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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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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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링 심리죄 (2018년 초판)

저자 - 레이미

역자 - 박소정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7p




이것이 대륙의 스릴러다!!!



'찬호께이'를 필두로 중화권 미스터리 작품들이 하나 둘 국내에 선보이는 가운데, 대륙의 대박 미스터리작품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중국 공안부 직속 대학에서 범죄심리학등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인기 미스터리 작가인 '레이미'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다섯편의 시리즈물을 출간하였고 누적 판매부수 130만부라는 판매량과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는등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소위 핫한 작가라고 한다. 프로파일러 대학원생인 주인공과 싸이코 연쇄살인마간의 치열한 두뇌싸움과 연이어 발생하는 잔혹한 연쇄살인이 작품 전반을 채우고 있는데, 익숙하다면 익숙한 구도 이지만 오백여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를 채워가는 방식은 여타 미스터리와는 또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일단 영미권과는 달리 비슷한 정서의 생활권이 배경이라 인물들의 사연에 좀 더 공감하게 되고,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엽기 연쇄살인자들의 살인방법을 모방하여 살인을 저지르고 다음 살인을 예고하는 작은 단서들을 남김으로서 독자들도 주인공과 함께 다음에 벌어진 살인에 대하여 어느 미친 살인마를 모방할지, 어떻게 살인을 저지를지에 대해 함께 추리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대학시절 친구들을 연쇄살인범에게 잃은 아픈 기억을 갖고 J대 범죄학부 대학원생으로 재학중인 팡무는 평범한 생활을 거부하고 최소한의 인관관계만을 맺고 살아간다. 하지만 뛰어난 법의학 지식과 전문가 뺨치는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의 요청으로 사건을 돕곤 하는데, J시 경찰인 타이웨이의 요청으로 목부터 배까지 절개되어 사망한 연쇄살인 사건의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J대의 일약 스타로 떠오르게 된다. 친구들의 과도한 관심에 부담을 느낀 팡무는 더욱 움츠러들고 J대 재학생의 사망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ANOTHER CASE. 목부터 배까지 식칼로 갈라져 피와 내장이 쏟아져 내린 시체가 연쇄적으로 발생, 시체 주변엔 피해자의 혈액을 음용한 흔적이 남아있다.


CASE 1. J대 재학생, 축구부 골키퍼 남성은 둔부에 충격을 받아 사망한 뒤 J대 운동장 골대에서 발견, 두 손이 뼈째 잘려 각 골대 기둥에 발견 J대 재학생이자 남성의 애인은 자취방에서 목이 졸려 사망한 뒤 토막낸 후 조각들을 다시 짜맞춰 놓은채로 발견, 성폭행 흔적이 있음 여성의 가슴에 주사바늘 발견


CASE 2. J대 여교직원, J대 부속병원 대기실에 의자에 앉은채로 사망, 혈중에 치사량의 헤로인 발견, 여직원의 가방에서는 일본 음란 만화가 발견됨


CASE 3. J대 철학과 교수의 7세 딸이 실종된 뒤 대문앞 대형 상자에 알몸의 상처투성이로 웅크린채 발견, 소위 맞아 죽음, 사망한 뒤 성폭행 흔적 있음 상자안에는 비디오 테이프가 여아의 오른손에는 깨진 도자기가 쥐어져 있었음


CASE 4. J대 강의실 네번째줄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채 의자에 앉아있는 여성의 시체가 발견됨, 양쪽 귀에 CD플레이어와 이어져 비틀즈 음악이 흐르고 있는 이어폰이 꽂혀있었음, 벗겨진 피부는 마네킹에게 입혀져 있었음


CASE 5. J대 여성이 요란한 화장과 노란색 가발을 쓴채 J대 수영장에 발목이 배수구에 묶인채 물속에서 서있는 자세로 발견



흡혈 사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5건의 살인 사건은 J대와 관련된 사람이란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고, 살해 방법의 공통된 습관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이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다섯 건의 살인의 목적은 무엇이며 이런 짓을 저지르는 범인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이 다섯 건의 살인에서 희대의 살인마들 '찰리 맨슨', '에드워드 게인', '해럴드 시프먼', '미야자키 쓰토무', '리처드 라미레즈'를 떠올릴 수 있는 엽기연쇄살인 덕후가 과연 있을까?....난 이름만 들어봤던 사람들이라 그들의 범행 방법이나 의미는 전혀 모르고 봤는데, 다섯 건의 케이스중 한건이라도 누구의 사건인지 특정하고 추리 할 수 있다면 작품을 읽는 재미는 배가 될것 같다. 그야말로 아는만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란 말이다. 또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라는 사실성이 주는 현실감과 몰입감은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역시 세상에 미치광이들은 널리고 널린것 같다...) 살해 장소의 작은 단서들을 캐치하여 다음 피해자를 예상하고 범인을 프로파일링 하는 팡무의 놀라운 관찰력과 통찰력은 '셜록'을 연상케 하며 대륙의 셜록으로 빛을 발한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복선들, 여기저기 낚시 바늘을 드리우고 낚이길 기다리는 맥거핀들, 그물처럼 촘촘이 짜인 스토리라인과 완성도. 한순간도 방심 할 수 없는 긴장감을 끝까지 밀어 붙이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자 페이지 터너인 작품이었다. 이것이 대륙의 범죄심리 소설이란 것인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마자 기상천외한 팡무의 프로파일링을 좀 더 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남모를 아픔을 간직하고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외로운 천재...그의 또다른 모험을 담은 심리죄 시리즈의 나머지 작품들도 출간되길 바란다. 



더불어...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싸이코패스 심리테스트가 이 작품에 7문제 실려있다. 한문제는 웹상에서 익히 봤던 문제인데 나머지는 꽤 새로워 보인다. 전부 맞히면 싸이코패스?..-_-;; 난 두개 맞췄다...



[싸이코패스 테스트]

1. 태양에너지 설비 테스트를 하러 남극 관측 기지에 간 적이 있는 엔지니어가 집에서 아내가 해준 고기를 먹었는데, 맛이 이상해서 무슨 고기냐고 묻자 아내는 펭귄 고기라고 답했다. 엔지니어는 잠시 말이 없다가 포크로 자기목을 찔렀다. 왜 그랬을까?


2. 지병이 있는 남자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녔는데 마침내 한 병원에서 병이 완쾌되었다. 하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그는 갑자기 미친듯이 울부짖고 난리를 쳤다. 그러다 몇몇 승객에게 부상을 입혔고, 몸을 부딪쳐 창문을 깨뜨린 뒤 밖으로 뛰어내렸다. 결국 바퀴에 휩쓸려 들어가 온몸이 부서지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3. 어떤 남자가 여자친구와 강가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더니 몇 번을 허우적거리다 그만 가라앉고 말았다. 남자가 황급히 물속으로 뛰어 들었지만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했다. 몇 년후 남자가 그곳을 다시 찾아가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한 노인이 낚시하고 있는게 보였다. 남자는 노인이 낚은 물고기가 깨끗한 걸 보더니 왜 물고기 몸에 수초가 없냐고 물었다. 노인은 이 강에 수초는 이제껏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말없이 강으로 뛰어들어 자살했다. 왜 그랬을까?


4. 어떤 사람이 머리가 모래에 박힌 채 사막에서 죽었다. 그 옆에는 크고 작은 캐리어가 있었다. 죽은 사람 손에는 반쪽짜리 성냥개비가 꼭 쥐어져 있었다. 이 사람은 어떻게 죽은 것일까?


5. 두 자매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여동생이 장례식장에서 잘생긴 청년을 발견하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안타깝게도 그 청년은 장례식이 끝나고 사라졌다. 며칠 후 여동생은 주방에서 칼로 언니를 죽였다. 왜 그랬을까?


6. 서커스단에 난쟁이 두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명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날 매니저가 서커스단에는 난쟁이가 한명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커스단 일은 두 난쟁이에게 모두 생계유지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눈먼 난쟁이가 자기 방에서 자살했다. 방에는 목제가구와 톱밥이 있었다. 왜 자살했을까?


7. 어떤 사람이 산꼭대기에 살고 있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날 밤, 그 사람이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문을 닫고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근데 십여분이 흐른 뒤에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보았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그날 밤에 반복해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고, 문을 열때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산기슭에서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시신 한구를 발견한다. 이 사람은 어떻게 죽었을까?



5번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던 문제고, 1번과 4번 문제는 맞췄다. -_- 내 싸이코패스 확률은 몇퍼센트일까....정답은 이 책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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