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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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흉기 (2018년 2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RHK(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84p


최종병기 그녀


'지켜보고 있다!!!'를 연상시키는 타오르는 듯한 여성의 눈동자가 위에서 아래로 나를 주시하는 듯이 째려보는
표지로 새로이 리커버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아름다운 흉기]이다. 강철같이 강인하고 타란툴라 처럼 독기를
품은 여성이 복수를 위해 스포츠 스타 4인을 이잡듯이 뒤져내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복수혈전 내지 추격자류의
작품인데, 스키를 타고 설산을 여기저기 돌며 추격자를 따돌리는 체이싱을 다뤘던 [눈보라 체이스]의 아기자기함
과는 달리 이 작품은 미스터리하면서도 압도적 강함과 카리스마를 가진 인간병기 여성을 앞세워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자신과 관련된 서류를 제거하기 위해 스포츠의학박사 센도의 집에 몰래 찾아간 다쿠마, 유스케, 쇼코, 준지는
센도에게 발각되고, 실랑이 끝에 우발적으로 센도는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된다. 4인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르고 도주하고, 이튿날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은 불탄 집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 경찰이 우연히 불탄 집
옆에 있는 체육관의 잠긴 문을 열게되고, 천장의 밧줄에 거미처럼 웅크려 있던 무언가의 공격을 받고 그자리에서
즉사한다. 뒤늦게 체육관에서 사망한 경찰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사망한 경찰이 갖고 있던 권총이 없어진것을
알게 되는데......



센도 박사의 복수를 위해 물불 안가리고 도쿄를 활보하는 키 190미터의 장신 미녀에 대한 정보는 작품에서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스포츠의학을 연구하던 센도박사는 운동 선수들의 도핑을 연구하던 박사라는것, 그런 박사
가 캐나다에서 강철 여성을 어릴적부터 관리하며 궁극의 스포츠 스타로 만들기 위해 제조된 여성이라는것 정도?...
바꿔 말하면 일본어도 모르는 타국의 소녀를 어릴적 부터 부작용 넘치는 약물을 주입시키며 감금한채 터미네이터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결국 센도 박사의 실험에서 비롯된 또다른 피해자이지만...그녀에겐 센도박사의 죽음에 대한
복수의 의지 밖에 없으니...그 이유는 작품의 마지막에서나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정도로 공개된다.



어쨌던...일본말도 몰라 지도를 몇시간이나 끙끙대며 찾아 같은 한자 그림을 찾는 과정이나 강인한 체력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 롤러스케이트, 구보를 통해 수십키로 미터를 단시간 내에 주파하는 다소 문명과는
동떨어진 설정이나 헐벗은 몸으로 등장해 주변의 옷을 훔치고, 만났던 사람들의 옷으로 바꿔 입는 등의 설정, 그녀
에게 뭣도 모르고 접근했다가 묵사발이 되서 처참히 죽어나가는 일반인들을 보자니 [터미네티어3]의 막강한 여성형
병기 T-X를 모델로 한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 있다. [아름다운 흉기]라기보다는 아름다운 병기가 더 어울리는
듯....



시시각각 수사망을 좁혀오는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맨몸으로 목표한 4인을 찾아가는 타란툴라의 집념과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4인이 겪는 공포와 서스펜스...그리고 그 목숨을 위협받는 4명 끼리도 연합과
배신이 난무하는 혼란과 혼돈의 도가니탕...단순한 추격전에서 이런 생각치 못한 반전의 묘미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 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머...페이지 터너의 제왕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공식이 성립된 작가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스피디한 전개와 단순한
구성으로 막힘 없이 페이지가 단숨에 넘어가게 만든다. 스포츠 경기속 도핑이라는 다소 생소한 부분을 소재로 호기
심을 자극하고,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생체 실험부터 이어지는 신체 개조의 역사도 흥미로웠다. 감정 없는 로봇
같던 타란툴라의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감정까지 엔터테인먼트 소설로서 궁극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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