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팝콘북
이부키 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컴퍼니 (2018년 초판)

저자 - 이부키 유키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75p



제 2의 인생을 향해...비상



솔직히 정장을 입고 높이 뛰어오르는 표지의 그림이나 "47세 총무과장, 오늘부터 발레단으로 출근합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 평범하면서도 회사와 일상에 찌들은 중년 샐러리맨이 자의던 타의던 발레단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와 흘러내린 땀방울이 결실이 되는 결말의 감동어린 공연이 어우러진 드라마일거라고 예상하면서 작품을 펴들었었다. 그외 있잖은가...일본 작품들의 주특기로 [쉘 위 댄스]처럼 일상의 작은 도전을 통해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창출해내는 그런 감성의 작품들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주인공 47세의 총무과장 아오야기는 정말로 하루아침에 발레단으로 출근하게 되지만....발레단에서 발레를 하는건 아니다. -_- 회사가 후원하는 발레단에서 공연 예정인 백조의 호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라는 특명을 받고 발레단의 행정 및 운영을 관리하는 일원으로 출근하게 되는것...어찌됐던..발레에 전혀 문외한이던 아오야기의 공연 성공을 위한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회사에 청춘을 바치고 나니 이제 중년의 나이, 상사의 부름에 승진소식이라 가슴뛰어 가보니 창조혁신부서라는 허울뿐인 구조조정 부서로의 발령에 가슴이 시리다.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니 회사가 후원하는 발레단의 창립기념일 기념 발레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다시 요직의 부서로 발령내주겠다는것. 고민없이 발레단으로 출근할것을 고하고 집으로 가니 이번엔 며칠전부터 연락이 끊긴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고 딸과 함께 가출해버린다. 밖에서는 구조조정, 안에서는 이혼....진퇴양난의 상황에 충격을 받고 자살까지 생각해보지만...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발레단에서 예민하기 그지없는 일본 최고의 발레스타 다카노와 부딪혀가면서 점차 발레라는 무용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데....



솔직히 발레는 본적도 없고 관심도 없으며 가진자들의 고급 취미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하여 발레단을 주제로 하는 이 작품에 어떤 감흥이 일게 될까 반신반의 했었는데, 초유명 발레단이 아닌 대부분의 발레단의 경우 발레를 하기 위해 단원들은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공연의 티켓 판매를 할당받아 이리저리 뛰며 티켓팅을 위해 노력하더라...(일본만의 상황인지 국내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나이나 경력의 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꿈을 먹고 살며 무대에 오르려는 의지의 무용수들을 보면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세기의 무용수 다카노를 통해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초일류 프로페셔널 무용수의 세계를 살짝이나마 엿볼수도 있었고, 의상, 간식부터 공연 티켓팅까지 운영 전반의 문제를 해쳐나가는 아오야기의 노력 또한 작품의 재미에 한몫을 더해준다. 



구조조정 부서로 좌천, 하룻밤에 이혼남이 되버린 47세 중년남 아오야기.


담당하던 육상 선수가 은퇴하면서 역시 구조조정 부서로 좌천되버린 23살 스포츠 트레이너 유이.


세기의 무용수이지만 두번의 큰 부상과 나이가 들며 잦은 부상으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은퇴를 고민중인 일류 댄서 다카노.


연습때는 최고의 백조인데, 막상 무대에서는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실력발휘를 못하고 은퇴를 고민하는 미모의 백조 미나미.



솔직히 아오야기가 처한 상황이 나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아찔하다...원인이야 어쨌던 믿었던 가족의 배신과 몸담던 회사의 실직위기는 한 인생을 만신창이로 만들기에 충분한 큰 사건이다. 등장하는 각 인물은 모두 각자의 고민을 가득 안고 냉혹한 세상풍파를 오로지 열정 하나로 헤쳐나가려 한다.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어지러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물들을 보며 세삼 지금의 내가 처한 상황과 비교해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생의 위기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고 당당히 인생의 제 2막을 시작하려는 인물들을 보며 많은 힘과 용기를 갖게하는 작품이었다. 굳이 발레소설로 규정하지 않아도 좋은...발레의 ㅂ자도 모르는 사람들도 누구나 읽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물론 읽다보면 발레라는 무용의 매력에도 자연스레 빠져들게 된다.) 그들이 내딛는 새로운 세계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루얼티
스콧 버그스트롬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루얼티 (2018년 초판)

저자 - 스콧 버그스트롬

역자 - 송섬별

출판사 - 아르테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96p




신세대 하이틴 뉴에이지 소녀 스파이의 탄생



딸래미가 납치됐다. 분노에 치떠는 부정. 그리고 거침없는 단죄....무려 3편까지 나온 강한 아빠 시리즈 [테이큰]에 이어...이제는 딸래미다!!! 더이상 나약한 짐덩어리 이미지는 이제 그만...사냥 당하던 처지에서 사냥하는 사냥꾼으로 상황 역전! 위기에 처한 아빠는 내가 직접 구한다!! 틴에이지를 위한 새로운 히로인의 탄생을 보는듯한 작품이다. 아버지의 그늘아래 별탈없이 생활하던, 약간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의 평범한 고딩 그웬돌린은 아버지의 실종사건을 계기로 급작스럽게 어른의 세계에... 그것도 국가를 넘나들며 미국정보기관 CIA와 거대 마피아 조직등의 어둠의 세계와 얽혀들며 깊숙히 발을 들여놓게 된다. 



 

[우리 아빠 잡아간 놈들 내가 찾아내서 다 쳐죽일거다!!!]



외교관 아빠 때문에 어릴적부터 여러 나라에서 체류한 경험으로 영어, 러시아, 독어등 5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열일곱살 고딩 그웬돌린은 출장을 떠난 아빠의 소식이 끊긴뒤 CIA로 부터 호출을 받게 된다. 그곳에서 외교관인줄 알았던 아빠는 사실 CIA의 스파이였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혼란에 빠진다. 일주일동안 CIA 정보망을 동원해 아빠를 수색하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결국 CIA는 아빠의 잠적으로 결론짓는다. 아빠의 잠적을 인정할 수 없는 그웬돌린은 아빠가 출장가기전 남긴 낡은 페이퍼백을 통해 숨겨진 암호를 해독하고 발견한 코드에서 아빠의 흔적을 추적할 단서를 얻게 된다. 아빠대신 자신을 돌봐주던 이웃집 할아버지도 은퇴한 스파이였다는걸 알게되고,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그웬돌린을 도울 여성을 소개받고 그녀에게서 늑대를 사냥할 수 있는 잔혹한 어른이 되는법을 배우는데.....



이 작품의 촛점은 마냥 나약하기만 하던 소녀가 이런 저런 사건들을 거치면서 잔혹하고 냉정한 어른이 되가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이다. 한편의 스파이 육성 성장소설이랄까...뭣보다 그녀의 고난의 시간들이 처절하게 다가와 긴장하며 읽게 만드는 재미를 준다. 스파이물의 꽃인 조직내 위장잠입, 번뜩이는 재치로 위기상황을 넘기는 소녀의 순발력, 적의 숨통을 끊는 살인기술과 숨막히는 액션씬, 시간이 지날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진실....기존 스파이물의 재미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의 히로인의 등장은 이야기 자체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지속적으로 떡밥을 날리며 아빠의 정체를 끊임없이 헷갈리게 만드는 이야기 또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였다. 안온한 세상을 등지고 오로지 아빠를 위해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는데 그런 아빠가 망할 악당일지도 모르는 것이다..-_-;;; 아빠가 악당이더라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사면초가에 놓인 소녀의 정신적 공황이 내게도 전염되는 느낌이랄까...군더더기 없이 시원시원한 이야기에 소녀의 처절함이 오래전 [니키타]를 봤을때의 애절한 처절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나저나....머 하나 이렇다하게 밝혀지는거 없이 마지막 페이지의 '끝'이라는 글자를 보고 잠시 멘붕에 빠졌는데...'2권에 계속'도 아니고 '끝'이라니...-_-;;;; 순간 정신적 카오스에 빠졌다만...2부가 이제 미국에서 출간됐단다...이번 [크루얼티]는 그야말로 그웬돌린이 스파이로 첫발을 내딛게 되는 프리퀼 격의 작품이라 볼 수 있을것 같다. 2편의 국내 출간이 빠르게 어루어져야 그나마 내용 까먹기 전에 볼텐데 말이다...ㅠ_ㅠ 어쨌던 헐리우드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니 이 매력적인 캐릭터 그웬돌린을 누가 연기할지도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오미와가나코 (2105년 초판)_E-Book

저자 - 오쿠다 히데오

역자 - 김해용

출판사 - 예담

정가 - 13500원

페이지 - 이북(E-book)


 


일본판 델마와 루이스


 


지속적인 가정폭력은 피해자에겐 살아있는 지옥이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은밀하게 그리고 잔혹하게 진행되는 폭력은 평범한 보통 사람을 말려 죽여버리기에 충분한 극한의 고통을 선사한다. 그 고통을 끝내는 방법은 단 하나.....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

이른바 인간쓰레기 처리를 위한 클리어런스 플랜을 들고 절친인 나오미와 가나코는 남편을 향해...세상을 향해 분연히 일어선다.

 


남편의 학대를 묵묵히 감내하는 가나코...그녀의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은 죽음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위의 폭력을 중지시키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처참한 현실 앞에서 눈을 감아 버린다. 백화점 VIP고객부에서 중국 고객 대응 업무를 하는 이른바 능력있는 여성 나오미는 우연히 가나코의 사정을 눈치채고, 유년시절 아버지의 폭행으로 불운한 인생을 살던 어머니의 일을 떠올린다. 그런 연유로 자신의 일처럼 분개하고 지속적인 폭력을 끊어내기 위해 고심하지만 이미 습관화 되버린 폭력 앞에서 가나코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던중 나오미는 업무차 알게된 중국 식품점 사장 아케미의 가게에서 가나코의 남편과 똑 닮은 중국인 직원을 목격하고, 구체적인 가나코 남편 살해플랜을 짜게된다. 모든것이 완벽해 보이는 계획 앞에서 나오미와 가나코의 결행 디데이가 밝아오는데.....



폭력...특히 가정폭력은 다분히 습관적이고 충동적으로 완전히 근절하기가 정말로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한바탕 뒤집어 엎고 이혼 후 다시는 안보는게 최선인데 이혼 후 자신을 찾아와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이혼할 수도 없는 가나코의 모습은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약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작품을 읽는 나조차도 분노가 일면서 망할 남편을 죽여 없애버리는게 세상을 위한 일이라고 느낄 정도니 작품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감정이입과 흡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머...흡인력의 대가 '오쿠다 히데오' 아닌가....좌우간...모든게 완벽한 계획이라고 자화자찬하던 그녀들이지만 머리속의 계산과는 달리 현실에서 돌아가는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점차 조여오는 수사망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두 여성들의 이야기는 마치 일본판 [델마와 루이스]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발디딜곳 없는 절벽 끝까지 내몰린 나오미와 가나코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작품은 두 개의 챕터로 나뒨다. 클리어런스 플랜을 짜고 실행하기까지의 나오미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전반부와 결행 이후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혼란스러운 심리묘사가 일품인 가나코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후반부가 절묘하게 그려진다. 다만 한참 폭풍처럼 휘몰아치다 급작스럽게 열린결말로 끝내버리는 탓에 벙찌게 만드는데 결말을 두고 한참을 고민하던 작가가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말에 어느정도 이해가 가면서도 내심 아쉬운 마음이다...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긴 하지만...정황상 그녀들의 마지막은 불행하게 끝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ㅠ_ㅠ 



남편 살해와 더불어 중국인의 민족적 특성과 연관된 에피소드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너무나 공감되는 에피들이라 읽으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라는...패밀리가 되면 구성원을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지만 그밖의 남에겐 특유의 철면피를 들이밀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 하는 대륙의 습성이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려진다. 특히나 작품속 등장하는 중국인이 내리치는 뒷통수가 작품에서 중요한 반전으로 작용하니 그들에게 할애하는 페이지가 많은것은 그 때문이리라...



두 여성이 벌이는 강렬하고 통쾌한 복수극과 숨막히는 서스펜스...휘몰아치는 속도감으로 극강의 재미를 선사하는 여성 하드보일드 수작이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작품이었고 나약한 여성이 분기탱천 하면 이렇게 강인해 질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 듣도 보도 못한 쁘띠 SF
이선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성감기에걸리지않는법 (2018년 초판)_가제본

저자 - 이선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369p




본격 전원 쁘띠 SF



실로 기묘한 SF가 출간되었다. 우주에서 농사짓고 농작물을 경작하는 내용의 농사 SF는 이미 비운의 불새 출판사에서 

출간 됐었던 '로버트 하인라인'의 [우주의 개척자]를 통해 먼저 접했던 기억이 난다. 거의 SF 농사직설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테라포밍한 가니메데에서 식량 조달을 위해 힘겹게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경작하는 이야기가 눈물겹게 펼쳐진다. 더불어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감자 농사를 짓던 '앤디 위어'의 [마션]에서의 와트니 박사도 떠오르는데, 대부분 인간의 시점에서 우주에서 농사를 짓는 에피를 그리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기존 설정을 한 번 비틀어 외계인의 농작물 경작을 도와주기 위해 지구에서 파견된 농사 스페셜리스트(?)의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소군)이라는 동물과 식물의 기질을 함께 지닌 작물을 경작하여 식량으로 삼는 라비다인은 어느날 부턴가 원인 모를 행성 감기가 유행하고, 행성감기에 걸린 무오나무에서 자라는 (소군)은 재대로 영글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그에따라 라비다 행성은 커다란 식량난에 허덕이게 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고심하던 농업사령관인 띵은 크나큰 결심을 한다. 머나먼 지구에서 보내오는 방송전파를 재킹하여 티비를 시청하던 띵은 무려 10년간이나 방영되며 인기를 누린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 '농사의 전설'의 출연자들을 라비다 행성으로 초빙하여 죽어가는 무오나무를...(소군)들을 되살려 내는 것이다. 라비다 통치국의 승인을 받은 띵은 곧바로 우주선을 타고 '농사의 전설' 대기실을 찾아가 그곳에서 대기중인 프로그램 출연자 8명을 라비다 행성으로 데리고 오는데 성공한다. 이제 라비다 행성의 식량난은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는 순박하고 착하기만한 라비다인들은 농사 스페셜리스트 지구인들에게 크나큰 기대를 걸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데.....


라비다인들은 돌이킬 수 없는 한가지 커다른 실수를 저질렀으니...'농사의 전설'은 지구의 농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원일기'식의 드라마였던 것이다.....-_-;;;;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연기자들은 라비다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죽어가는 무오나무를 살려야 한다!!!!!



핑쿠핑쿠한 상큼한 색상에 귀여운 무오나무와 (소군)들이 가득한 표지....대놓고 쁘띠 SF를 표방하는 이 작품의 타겟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것 같다. 얼마전 한국형 밀리터리 SF [프린테라]로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출판사 캐비넷에서 이번엔 말랑말랑한 소프트 SF를 통해 SF 대중화를 꾀하려는 야욕을 품고 재빠르게 내놓은 이 작품은 역시 예상대로 한없이 가볍고 경쾌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SF를 선보인다. 하드SF가 취향인 나로선 다소 유치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작품 전반에 흐르는 경쾌한 분위기덕에 한바탕 대난장을 보는듯한 유쾌함을 느끼게 하였다. 



사실 외딴 행성의 낯선 외계인들과 인간 사이의 일들을 그리는 작품이지만 외계라는 배경을 빼버리면 뭔가 익숙한 구도가 보인다. 문명세계와 완전히 단절되어 그들만의 독특한 규범과 양식을 발전시킨 아마존 오지의 순박하고 착한 원주민 부족과 탐욕에 찌들어 거짓을 일삼는 문명세계의 오만한 양키들의 퍼스트 컨택트...-_- 각자의 검은 속내를 숨기고 발달된 문명의 힘으로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려 하지만 전혀 차도가 없고...늘어나는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가지만 순박한 원주민은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경외의 눈길로 양키들을 무한 신뢰한다. 그러다 사소한 오해와 불신들로 인하여 상황은 급변하고....전혀 예상치못한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고 결과적으로 '위 아더 월드'를 외치는...머 그런 예쁘고 귀여운 소소한 이야기였다. 그 안에는 출생의 비밀도 녹아있고, 대립각을 세우고 싸움만을 일삼던 이들이 진심을 나누고 화해를 하는 감동어린 에피소드도 녹아있다. 



유치하지만 막힘 없이 쉬이 잘 읽힌다. 어찌보면 그 맛에 보는 작품인것 같기도 하고..-_-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선호하는 사람이 보면 좋은 작품같다. 다만 지구에서 온 연기자들의 과장된 행동들은 코믹한 풍자를 위한 장치였겠지만 모두 골빈 멍충이들로 보일 정도로 과한 설정은 거슬렸고, 좀 어수선한 분위기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대인의 소통의 부재를 코믹하게 꼬집는 부담없는 코믹풍자극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 래빗 전집 (양장 스페셜 에디션)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피터래빗전집 (2018년 초판)
저자 - 베아트릭스 포터
역자 - 윤후남
출판사 - 현대지성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12p



작고 귀여운 토끼 피터 래빗을 만나다



얼마전 극장 개봉한 애니메이션 [피터 래빗]을 필두로 저작권이 만료된 피터 래빗 시리즈를 모두 모아 현대지성과 민음사에서 전집으로 새롭게 출간하였다. 아무래도 극장판 특수를 노리고 나온것 같은데, 무려 양장 스페셜 에디션으로 작가의 23편의 출간작과 미출간작을 총망라 하고 올컬러 삽화를 첨가한 사백여페이지의 볼륨으로 출간된 이 책을 보자마자 바로 두 딸래미들에게 읽어주면 아주 딱일거란 생각과 동시에 내 개인의 수집욕을 자극하여 구하게 되었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작고 귀여운 토끼 피터 래빗의 명랑한 에피소드로 가득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피터 래빗 뿐만 아니라 다람쥐, 야옹이, 쥐돌이, 개구리, 인형 등등등 여러 동물들이 각각의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는 빅토리아 시대인 1800년대 태어나 당시 시대의 기조였던 현모양처의 시류에 따라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그저 집안에서 가정교육과 바느질, 미술 따위의 최소한의 교육만을 받고 자랐다고 한다. 항상 바깥의 자유를 갈망하던 작가는 집안에서 키우던 애완동물과 자신이 가꾸던 정원을 통해 '피터 래빗'을 생각해 냈고, 동화와 함께 뛰어난 미술실력으로 직접 삽화를 그려 동화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많은 인기를 누르는 동화작가로 거듭나게 된다. 1902년 부터 눈이 침침해져 삽화를 그리기 힘들어지는 노년까지 그녀는 수많은 동화와 미완성 작품을 남겼고 세기가 바뀐 지금까지 그녀의 동화는 지역, 성별, 연령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머...이번에 개봉한 에니메이션이 전세계에 개봉될 정도이니 동화의 인기는 말해 뭣하랴만은...정작 나는 이나이 먹도록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 동화라는 반전 아닌 반전..-_-;;;;


각 동화의 첫 페이지에 창작배경을 설명해 주니 동화에 대한 이해가 더 쉽게 된다. 억압된 환경에서 자유를 갈망했던 작가였기에 피터 래빗과 더불어 피터 래빗의 사촌 밴저민 버니, 플롭시 아기 토끼들 이야기나 여러 아이들이 나오는 동화는 동물 부모들이 항상 밖을 조심하라고 걱정 가득 충고하지만 우리의 천방지축 애기들은 귓등으로도 안듣고 모험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채워진다. 물론 사나운 맥그레거 아저씨에게 잡혀 죽을 뻔한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동물 친구들의 기지로 무사히 위기를 넘기는 익사이팅 하고 쫄깃한 이야기들...ㅎㅎ 또한 아이들에게 읽히는 고전 동화가 사실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냉혹한 세계를 다루고 있음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데, 여기 소개되는 피터 래빗 시리즈 또한 나름 냉혹한 세상의 법칙을 담고 있는듯 하다. 한가지만 소개해 보자면...



[진저와 피클 이야기] 1909년작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수고양이 진저와 개 피클의 가게는 항상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진저와 피클은 너무나 가난했죠...-_-;;;

이유는 가게를 드나드는 손님들이 전부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현금이 없어 물건을 들여 놓지 못하게 되자 진저는 외상장부를 정리하고 밀린 빚을 받으려 하죠.

하지만 밀린 빚 받기도 여의치 않자 결국 가게를 폐업합니다...

진저는 토끼 사육장에서 얹혀 살며 잡일을 하고, 피클은 사냥터지기로 일합니다.

하지만 둘 다 마음만은 편하다네요... 

그들 가게가 없어지자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마을에 남은 유일한 가게인 타비타 트윗칫은 즉시 물건 값을 모두 반 페니씩 올렸지요. 여전히 외상은 거절하고 말예요....



마음착한 진저와 피클은 결국 가게가 망하고 잡부로 몸은 힘들지만 마음편히 살고, 이 착한 마음을 이용해 먹던 이웃 동물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물건값을 일제히 올려버린 가게에서 더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게 된다. 결국 배불리는건 약삭빠른 타비타 트윗칫인가...-_- 이 얼마나 냉혹한 시장경제 논리에 입각한 경제 동화란말인가...ㅎㅎ 뭐..어쨌던...동화속 등장하는 동물들은 작가가 실제로 키웠던 애완동물이거나 살던 마을의 이웃들을 모델로 하였다고 하니 그녀의 동화에 그녀의 일생이 담겨 있다해도 과언은 아닌듯 하다. 내용이 어떻든 그녀의 아트에 가까운 아름다운 삽화를 보고 있자니 모든 이야기가 아름다운 동화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ㅋ


쨌든...아직 한글을 못읽는 딸래미도 삽화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페이지를 넘기니 지금은 자기전에 조금씩 읽어주고 나중에 한글 때면 읽으라고 줘야 겠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명작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명작으로 살아 숨쉰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토껭이...아이에겐 당연하고 어른에게도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최고의 선물세트가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