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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전집 (양장 스페셜 에디션)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피터래빗전집 (2018년 초판)
저자 - 베아트릭스 포터
역자 - 윤후남
출판사 - 현대지성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12p
작고 귀여운 토끼 피터 래빗을 만나다
얼마전 극장 개봉한 애니메이션 [피터 래빗]을 필두로 저작권이 만료된 피터 래빗 시리즈를 모두 모아 현대지성과 민음사에서 전집으로 새롭게 출간하였다. 아무래도 극장판 특수를 노리고 나온것 같은데, 무려 양장 스페셜 에디션으로 작가의 23편의 출간작과 미출간작을 총망라 하고 올컬러 삽화를 첨가한 사백여페이지의 볼륨으로 출간된 이 책을 보자마자 바로 두 딸래미들에게 읽어주면 아주 딱일거란 생각과 동시에 내 개인의 수집욕을 자극하여 구하게 되었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작고 귀여운 토끼 피터 래빗의 명랑한 에피소드로 가득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피터 래빗 뿐만 아니라 다람쥐, 야옹이, 쥐돌이, 개구리, 인형 등등등 여러 동물들이 각각의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는 빅토리아 시대인 1800년대 태어나 당시 시대의 기조였던 현모양처의 시류에 따라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그저 집안에서 가정교육과 바느질, 미술 따위의 최소한의 교육만을 받고 자랐다고 한다. 항상 바깥의 자유를 갈망하던 작가는 집안에서 키우던 애완동물과 자신이 가꾸던 정원을 통해 '피터 래빗'을 생각해 냈고, 동화와 함께 뛰어난 미술실력으로 직접 삽화를 그려 동화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많은 인기를 누르는 동화작가로 거듭나게 된다. 1902년 부터 눈이 침침해져 삽화를 그리기 힘들어지는 노년까지 그녀는 수많은 동화와 미완성 작품을 남겼고 세기가 바뀐 지금까지 그녀의 동화는 지역, 성별, 연령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머...이번에 개봉한 에니메이션이 전세계에 개봉될 정도이니 동화의 인기는 말해 뭣하랴만은...정작 나는 이나이 먹도록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 동화라는 반전 아닌 반전..-_-;;;;
각 동화의 첫 페이지에 창작배경을 설명해 주니 동화에 대한 이해가 더 쉽게 된다. 억압된 환경에서 자유를 갈망했던 작가였기에 피터 래빗과 더불어 피터 래빗의 사촌 밴저민 버니, 플롭시 아기 토끼들 이야기나 여러 아이들이 나오는 동화는 동물 부모들이 항상 밖을 조심하라고 걱정 가득 충고하지만 우리의 천방지축 애기들은 귓등으로도 안듣고 모험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채워진다. 물론 사나운 맥그레거 아저씨에게 잡혀 죽을 뻔한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동물 친구들의 기지로 무사히 위기를 넘기는 익사이팅 하고 쫄깃한 이야기들...ㅎㅎ 또한 아이들에게 읽히는 고전 동화가 사실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냉혹한 세계를 다루고 있음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데, 여기 소개되는 피터 래빗 시리즈 또한 나름 냉혹한 세상의 법칙을 담고 있는듯 하다. 한가지만 소개해 보자면...
[진저와 피클 이야기] 1909년작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수고양이 진저와 개 피클의 가게는 항상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진저와 피클은 너무나 가난했죠...-_-;;;
이유는 가게를 드나드는 손님들이 전부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현금이 없어 물건을 들여 놓지 못하게 되자 진저는 외상장부를 정리하고 밀린 빚을 받으려 하죠.
하지만 밀린 빚 받기도 여의치 않자 결국 가게를 폐업합니다...
진저는 토끼 사육장에서 얹혀 살며 잡일을 하고, 피클은 사냥터지기로 일합니다.
하지만 둘 다 마음만은 편하다네요...
그들 가게가 없어지자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마을에 남은 유일한 가게인 타비타 트윗칫은 즉시 물건 값을 모두 반 페니씩 올렸지요. 여전히 외상은 거절하고 말예요....
마음착한 진저와 피클은 결국 가게가 망하고 잡부로 몸은 힘들지만 마음편히 살고, 이 착한 마음을 이용해 먹던 이웃 동물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물건값을 일제히 올려버린 가게에서 더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게 된다. 결국 배불리는건 약삭빠른 타비타 트윗칫인가...-_- 이 얼마나 냉혹한 시장경제 논리에 입각한 경제 동화란말인가...ㅎㅎ 뭐..어쨌던...동화속 등장하는 동물들은 작가가 실제로 키웠던 애완동물이거나 살던 마을의 이웃들을 모델로 하였다고 하니 그녀의 동화에 그녀의 일생이 담겨 있다해도 과언은 아닌듯 하다. 내용이 어떻든 그녀의 아트에 가까운 아름다운 삽화를 보고 있자니 모든 이야기가 아름다운 동화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ㅋ
쨌든...아직 한글을 못읽는 딸래미도 삽화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페이지를 넘기니 지금은 자기전에 조금씩 읽어주고 나중에 한글 때면 읽으라고 줘야 겠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명작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명작으로 살아 숨쉰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토껭이...아이에겐 당연하고 어른에게도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최고의 선물세트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