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스톤 애뮬릿 1 - 스톤키퍼 마법의 스톤 애뮬릿 1
카즈 키부이시 지음, 박중서 옮김 / 사파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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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스톤애뮬릿 1 : 스톤 키퍼 (2018년 초판)
저자 - 카즈 키부이시
역자 - 박중서
출판사 - 사파리
정가 - 14000원
페이지 - 192p



마법의 스톤과 함께 환상의 세계로



첫째 딸아이가 이제 한글을 뜨문 뜨문 읽기 시작하면서 아동용 동화나 아동용 그래픽 노블쪽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초등학교에 가고 몇년만 있으면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을테니 미리 미리 내가 먼저 아동용 작품들을 읽어보고 아이가 읽을 책을 구비해 놓는거다. 내가 어릴때도 그랬지만 책덕후가 아닌이상 전집으로된
위인전이나 동화들은 재미도 없을 뿐더러 수십권씩 주루룩 꽂혀있는 모습만 봐도 숨이 막히게 만드니...차라리 책과 친해지게 만들려면 그래픽 노블쪽을 보여주는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나의 레이더에 걸린 작품이 이 그래픽 노블이다. 8~12세 대상의 그래픽 노블인데, 



★ USA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
★ ALA 청소년 최우수 도서로 선정 ★
★ 칠드런스초이스 도서상 최종 후보작 ★
★ 윌 아이스너 도서상 후보작 ★
★ 헐리우드 영화화 확정 ★



머...이런 타이틀이 수두룩 붙고도 거지같이 재미없는 작품들도 많지만 일단 이 작품은 다양한 수상경력이 납득될 정도로 '재미'진다. 판타지로서의 흥미요소를 때려박은 작품이라 꿈과 환상의 어드벤처를 보여주며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고양시키게 만드는...그냥 재미있다. 보면 안다. -_-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고 엄마와 남동생 네이빈과 함께 사는 에이미는 엄마의 제안으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 외조부의 버려진 저택으로 이사온다. 집안 청소를 하던중 우연히 외증조할아버지의 방에서 신비한 목걸이를 발견한 에이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목걸이를 목에 건다. 그날밤...지하실에서 정체불명의
소음이 들려오고 소음을 확인하려던 엄마가 낙지괴물에게 집어삼킨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 에이미와 네이빈은 괴물이 도망간 차원의 문을 넘어가고....이제껏 살고 있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게 되는데....



설정 자체는 익숙한데, 미국계 일본작가인 '카즈 키부이시'의 역동적인 구도와 생동감 넘치는 컷으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단순한 작화가 오히려 아이들이 보기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크리쳐로 가득찬 신비한 세계에서 엄마를 구하려는 에이미의 고군분투...스톤 키퍼로서 무한한 힘의 원천 스톤의 힘을 얻게된 에이미는 넘사벽 능력을 얻은만큼 그에따른 세계를 지켜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게된다. 계속되는 위기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에이미의 고뇌와 강력한 힘에 압도 당하지 않으려는 의지 등등 빠른 전개속에서도 소녀의 어지러운 심리를 잘 녹여냈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덩달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이다. 원작은 8권까지 출간됐는데 이게 완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_-;;; 국내에는 1,2권이 동시 출간되었다. 나중엔 우주에도 가고 막 그런거 같은데...세계관이 얼마나 확장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단순한 그림과 적은 글밥으로 초딩 저학년이 보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인듯...ㅎㅎ 잘 놔뒀다가 딸래미 보여줘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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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 - 역대급 살인 미스터리, 리지 보든 연대기
에드윈 H. 포터 지음, 정탄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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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 : 역대급 살인 미스터리, 리지 보든 연대기 (2019년 초판)

저자 - 에드원 H. 포터

역자 - 정탄

출판사 - 교유서가

정가 - 16000원

페이지 - 347p



살인보다도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 더 골때린 사건



1892년 8월 4일 오후 12시경....

보든가의 가장 앤드류 보든이 1층 소파에서 날카로운 도끼로 보이는 

무기에 의해 수십회 머리를 난도질 당한체 시체로 발견된다. 

처음 시체를 발견한 사람은 앤드류 보든의 막내딸 32살 리지 보든...

그녀는 3층에 있던 가정부 매기를 불러 이웃에 의사를 불러 오라고 말하고

매기는 이웃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1층 방으로 온다. 그뒤 앤드류 보든의

아내이자 리지의 의붓엄마 애비 보든의 부제를 이상하게 여긴 이웃은 2층으로 

올라가고...2층 손님방에서 역시 같은 무기로 무참히 머리가 난도질 당한체 

엎드려 죽어있는 애비 보든을 발견한다. 



두 시체의 살해 시간차는 약 2시간 가량...애비 보든이 먼저 살해 당하고 이후 앤드류 보든이 살해된다. 막내 리지와 가정부 매기가 빈번히 집안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살인범이 2시간 이상을 숨어있다 살해를 벌이기에는 숨어있을 곳도 없고, 너무나 우연성이 짙어 외부 살인범의 소행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시선은 최초의 시체를 발견한 리지에게 쏠리고...그녀의 번복되는 진술과 몇가지 행위들로 인하여 부모를 살해한 존속살인범의 유력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잔혹하고 끔찍한 살인사건이자 범인 없이 피해자만 존재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으로 남아있는 리지 보든 사건의 연대기가 출간되었다. 미국 사회를 경악으로 몰아 넣으면서 각종 종교계, 매스컴, 여성계등에 숱한 이슈화 화제를 일으켰던 리지 보든 살인사건에 대해 충실히 자료를 수집한 작가가 실제 사실에 의거하여 사건의 발생 부터 재판결과와 그로인한 사회적 파장과 여론까지 담아낸 진정한 의미의 리지 보든 살인사건의 모든 것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보다 보면 정황증거라는 말을 많이 보게 된다. 사건의 정황상 범인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심증적 증거는 되지만 범인으로 확정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정황증거만으로도 처벌 할 수는 있지만 안타깝게 리지 보든 사건의 경우 범인을 특정할 유력한 증거(살인 무기 같은...)는 발견하지 못했고, 정황증거만으로 범인을 특정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 결국 리지는 재판에서 배심원들의 무죄평결로 풀려나게 된다. -_-;;;



하지만 본인은 작품을 읽으며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리지 보든이 살인자일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하게 되는데...(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가정부와 공범일수도 있겠고...) 살인 동기부터 그녀의 진술과 행동까지 모든것이 그녀가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부자인 은행가 앤드류가 자신의 재산을 의붓엄마에게만 주려 했던 점, 부부가 죽고나면 앤드류의 재산은 남아있는 리지 보든과 언니에게 상속된다는 점등을 통해 살인의 동기가 충족되어진다. 이후 리지가 살인사건 전날 약국에 찾아가 독극물을 구입하려 했던일과 살인이 발생된 시간에 집밖의 창고 다락에 올라갔다고 진술한점(경찰 확인 결과 창고 다락에는 먼지가 쌓여있었고 누구도 다락에 출입한 흔적이 없었다고 함), 살인 발생 이후 리지가 난로에 옷가지를 태우는 것을 언니가 목격한 일(범행시 입었던 피가 튄 옷을 태운것 아닌가...) 등등...파면 팔수록 범인은 리지 보든을 가리킨다. 



그러나 재판 결과는 무죄!...-_-;;; 아무리 살인도구를 찾지 못하고, 리지에게서 어떤한 혈흔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무죄라고라....사실 살인보다도 리지가 무죄를 받게 되는 당시 미국사회에 팽배했던 분위기? 혹은 끔찍한 여성 살인자에 대한 시선? 이 살인보다 더한 컬쳐쇼크로 다가온다. 완전 역대급 코미디가 따로 없달까...사실 지금같다면야 CSI가 출동해서 시약 좀 뿌려주고 혈흔검사와 DNA검사 촤라락 하고 나면 빼도박도 못할 실질증거를 잡아냈을테지만...1800년대의 수사는 어설프기 짝이 없으니...살인현장을 격리시키지 않을 뿐더러 용의자인 리지는 그 집에서 계속 지내게 하니...어찌보면 살인무기를 찾지 못한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던...수 십회의 가격으로 얼굴의 형체가 무너져 버리고 눈알이 터지고 뇌수와 혈흔이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머리를 곤죽을 만들어 버리는 그 분노...어디서 봤는데 이런 원한에 의한 잔혹 범죄는 대부분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의 주변인이 범인이라고 들었었다. 무죄로 풀려났다지만 아무리봐도 유산 상속을 노린 존속살인을 저지르고 평소와 다름없이 냉정하고 차분하게 행동했던 리지가 싸이코패스 범인이라 생각된다. 



재판 결과야 어떻든 실제 사건이 주는 무게감은 여느 픽션과는 다른 묵직함으로 다가온다.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들의 엇갈리는 진술들을 따라가며 미제사건의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독자가 직접 추측해보는 재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물론 1800년대라는 시대가 주는 낡은 느낌은 있지만 미국 사회 전체를 경악에 빠트린 사건이라는 타이틀이 묘하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이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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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24
김유철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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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24 (2019년 초판)

저자 - 김유철

출판사 - 네오피션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30p



19살 소녀의 죽음...그녀가 저수지에 뛰어든 진짜 이유는?....



이 작품은 19살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변호사의 이야기이다...사회의 어두운 면을 가감없이 드러내 통렬한 비판을 가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는 사회파 미스터리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손써야 할지 모르는 고착화된 거대한 시스템에 대해 경고하고 잔혹한 현실앞에서 힘없이 스러져가는 소외된 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기를...그들의 목소리에 사회가 귀기울이기를 바라는...변화를 위해 한발자국 내딛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반 19살의 해나가 부산의 한 저수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해나와 가깝게 지내던 21살 선배 재석으로 지목된다. 이유는 그녀가 죽기 전날 함께 술을 마시고 근처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은직후 저수지에 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동료인 인권변호사 조변호사에게 사건을 부탁받은 김변호사는 조변호사의 간곡한 요청 끝에 사건을 수락하고, 재석의 변호를 맡게 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해나가 자신의 주량 이상의 술을 마신점, 술집에서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가지 않은점, 모텔에서 싱글 침대방 대신 트윈 침대방을 대실한점, 죽은 해나의 질에서 재석의 정액이 발견된점 등 재석의 주취강간 후 도망치던 해나가 저수지에 빠져 죽은것으로 보이는 정황증거가 발견되지만 접견한 재석의 태도를 보면서 직감적으로 재석이 범인이 아님을 느낀 김변호사는 반대로 해나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다. 그러면서 해나에 대해 은폐되어있던 사실에 서서히 다가가게 되고...이어서 사회에 드리워진 거대한 장막과 마주하게 되는데....



작품은 해나의 자살과 재석의 강간으로 인한 죽음을 사이에 두고 김변호사와 검사간의 치열한 법정공방과 함께 실적주의의 사회가 만든 대기업의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인 불법적 행위에 유린당한 한 소녀의 진실을 파헤치는 두종류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고된 회사생활로 힘들어 했었다는 재석의 주장과는 달리 그녀의 주변인 학교와 회사는 온통 해나의 불성실하고 비윤리적 행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서로 상반되고 엇갈리는 진술 속에서 진실과 거짓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추리적 재미가 뛰어난 작품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은 사회면 뉴스나 기사를 통해 한번쯤은 접해봤을....하지만 그냥 흘러넘겼을 법한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 한다.



해나가 고등학교 졸업전 실습을 나갔던 곳은 대기업의 콜센터였다. 해지방어팀에서 근무하던 해나는 우수한 실적으로 회사 표창까지 받는 성실한 직원이었다. 그런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감정노동이란 단어를 콜센터에 대한 기사에서 처음 본 기억이 난다...콜센터 직원들이 일반 직종의 회사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청난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해지방어는 콜센터 부서중에서도 가장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부서이다. 서비스에 불만족을 느끼고, 화가 날대로 난 상태에서 해지 신청을 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부서이니...전화 너머로 쏟아지는 욕설과 불만은 콜직원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다. 배태랑도 힘들어하는 과중한 감정노동 부서에 아직 졸업도 안한 고딩 실습생들을 배치한다?...바로 여기에서 실적주의와 비용절감이라는 대기업의 비정한 논리가 적용된다...



세상을 살면서 실적이 중요치 안은 직장은 없으리라...누구나 실적에 웃고 실적에 눈물짓는다. 특히 콜센터 처럼 개개인의 실적을 정량화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서열에 따른 비교와 불평등, 압박은 심하리라. 그런데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새내기라면? 첫 직장에 대한 꿈과 희망에 가득찬 19살 학생이라면? 몇 개월의 실습을 잘 버텨내면 정직원으로 채용 할거라고 사탕발림 한다면? 요즘같이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어려운 시기에 학생들은 열과 성을 다해 일 할것이고...기업은 싼값에 고효율을 낼 수 있는거다...ㅠ_ㅠ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의 꿈을 이용하여 노동을 착취하는 기업들의 만행...비단 작품속 콜센터에 국한되는 이야기일까?...아웃소싱에 아웃소싱으로 형편없는 급여와 복지에 불평하나 못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청년들...강남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화력발전소 컨베이벨트 사망사고와 작품속 해나의 죽음은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 하나의 힘으로는 절대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못본척 외면 할 수는 없지 않은가...이 작품 역시 해나와 재석의 재판을 마치고 더 크고 거대한 싸움의 시작을 앞둔 김변호사의 씁쓸하고 두려운 심경을 내비치며 끝을 맺는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울것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희망감을 싹틔우게 한다.  



현재 이슈가 되는 사회적 문제를 떠올리게 하고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는 시기적절한 사회파 미스터리였다. 자칫 고딩 소녀에 대한 감정과잉 혹은 지나친 사회고발적 성향으로 치우치는 우를 범하지 않고 미스터리와 비판의 적절한 밸런스를 끝까지 유지시켜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던것 같다. 분량은 적지만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는 무거운 작품이다. 이 작품이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나 구성의 강약조절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이면서도 한발 떨어져 사건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김변을 보면서 '나카야마 시치리'의 코시바 레이지 변호사를 엿봤달까...앞으로 나올 작가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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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임시정부
정명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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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임시정부 (2019년 초판)
저자 - 정명섭
출판사 - 고즈넉이엔티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95p


3.1절,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작


올해가 1919년 3.1 만세운동과 상해임시정부를 수립한지 딱 100년째 되는 해이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35년간 일제강점기의 치욕스러운 감정이 많이 퇴색되고 옅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가슴속에는 자유를 향한 한민족의 뜨거운 열망이 가슴속 깊은곳에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주독립을 위해 우리의 순국선열들이 자발적으로 저항의 의지를 표명한 3.1운동과 대한민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독립투사들이 뜻을 모아 세운 상해임시정부가 100주년을 맞은 올해 다시한번 나라를 위해 몸바친 수많은 열사들의 희생정신을 되세겨 보는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면서...그들의 열정과 숭고한 정신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역사 소설을 소개한다.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발맞춰 출간된 이 작품은 좀비와 역사 덕후인 '정명섭'작가가 상해임시정부 수립과 관련된 다양하고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사실적 고증에 픽션 한방울을 섞어 만들어낸 대하 역사소설이다. 1919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강화회의에 일본의 압제적 통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의 대표단을 보내고, 경성의 2.8 독립선언, 3.1 만세운동을 주도했으며, 상해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정부를 만드는데 일조한 신한청년당원들의 긴박하고 위험천만한 활동이 펼쳐진다.


상대적으로 일본의 감시가 약한 상해에서 독립의 열망을 불태우던 여운형은 뜻을 함께하는 청년들과 1918년 신한청년당을 조직한다. 운좋게 상해에서 미국 대통령의 특사 찰스 크레인의 민족자결주의에 대한 연설을 듣게된 여운형은 1919년 만국강화회의에 한국의 대표를 보내 한국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하여 파리에 갈 민족대표로 김규식 박사에게 대표직을 부탁한 여운형은 그에게서 강화회의 전 세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거대한 저항운동을 성공해달라고 부탁받는다. 파리에서 대표단이 기거할 막대한 자금과 전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저항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 여운형과 장덕수, 서병호 등등 각 신한청년당원들은 각자의 위험한 비밀임무와 독립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안고 일본 경성, 파리, 블라디보스토크, 만주, 부산등 국경을 넘어 각지로 향하는데.....


작품은 1918년 11월 28일 부터 1920년 봄까지 신한청년당의 행적을 그린다. 각 날짜와 장소에 따라 벌어진 일들이 그려지니 작품이 더욱 리얼하게 다가오는듯 하다.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되지만 사실적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이기에 역사적 왜곡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한청년당....독립운동가 여운형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보다 더한 긴장감과 스릴도 없는것 같다. 실제사건이 주는 리얼함을 넘어서는 긴박하고 급박한 사건의 전개와 독립운동가와 밀정들의 숨막히는 첩보전...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압박감과 잔혹한 고문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행동하는 대한의 젊은이들...정신없이 읽다보면 어느새 배속에서 꿈틀거리는 뜨거운 무언가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 불덩어리 같은 뜨거운 무언가 말이다. 


작품의 주축인 독립운동가 여운형은 네이버에 이름만 쳐도 바로 콧수염을 기른 흑백사진이 나올 정도로 한국 독립에 기여한 위인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본인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한 이름이었다. 3.1운동도....상해임시정부수립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근대사 챕터에서 본 단 몇줄....몇마디의 문장이 전부였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본인의 고딩시절만 해도 수능에 배정된 근대사 챕터는 몇 문제 안되었고, 단순 암기로 1919년 3.1 만세운동, 1919년 상해임시정부 수립이라는 단순 암기에 그쳤던 이 두 사건에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치밀하고 비밀스러운 작전이 동원되었는지는 이 작품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던 사실이었다. 그들이 흘린 피로 일구어낸 땅 위에서 안온하게 살아온 본인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비겁한 변명이라도 하자면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본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수능을 위한 단순 암기과목에서 한때는 선택과목으로까지 전락해버린 한국사에 대한 사회의 낮은 인식도 문제라고 생각된다. 역사는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이번 100주년을 통해,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그날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0주년이라는 기념적인 해에 걸맞는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역사적 의미를 떠나 '정명섭'작가님의 작품중 가장 재미있고(재미있게 읽었다는게 웬지 죄송스럽지만) 스릴감 넘치는 작품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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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6
조나단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사냥꾼들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06

저자 - 조나단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47p



한국형 포스트 아포칼립스



국내 작가의 SF작품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그래비티북스의 그래비티 픽션 시리즈가 어느덧 여섯번째 작품을 내놨고 운좋게 서평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매 시리즈마다 다른 SF 하위장르 작품을 내놓던 이 시리즈에서 이번 여섯번째 작품의 장르는 대재난 이후 폐허가 된 세상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도 세계멸망의 원인에 따라 더 하위로 분류를 할 수 있는데, 핵전쟁에 의한 멸망은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좀비로 세계가 초토화된 경우 좀비 아포칼립스, 외계인의 침공으로 멸망을 맞을땐 에일리언 아포칼립스로 나뉜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세계멸망의 원인은 뭐냐?....바로 돌연변이다. 그럼 뮤턴트 아포칼립스라고 해야 하나?...기괴하고 흉폭한 돌연변이로 뒤덮인 대한민국...우리에게 익숙한 그곳이 죽음과 절망이 넘치는 디스토피아로 뒤바뀐다....



가까운 미래...대한민국...언제부턴가 인류는 이유도 모른체 태어나는 돌연변이로 인하여 세상은 돌쟁이들로 뒤덮힌다. 돌 아기정도의 지능에 흉측한 외모와 흉폭한 성격으로 일반 사람들을 뜯어 먹는 인간이라고 부르기 힘든 기괴한 생명체들....운좋게 돌쟁이가 아닌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대부분 낮은 지능의 삭동이가 나오니 사람들은 폐쇄적인 종족 사회를 형성하고 종족의 대를 이어줄 정상아기를 낳을 수 있는 '진짜배기'의 건강한 여성을 찾는일에 혈안이 된다. 18살의 초보 사냥꾼 둥이는 광화문에 제일 큰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권씨 일족의 우두머리 권씨 영감의 잃어버린 '진짜배기'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둥이 외에도 칼을 잘 다루는 무사, 군대 경력이 있는 특무상사, 징박힌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는 칠수와 만수 형제가 함께 실종된 딸을 찾는 미션에 함께 하게되고...그들은 성공보수 금 한냥과 함께 미모를 겸비한 '진짜배기' 딸과의 허니문을 꿈꾸며 돌쟁이에게 납치되었던 서쪽으로 길을 떠나는데.....



헬게이트가 열린듯 폐허가되버린 대한민국...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인간을 산채로 뜯어먹는 좀비같은 돌쟁이 무리들...인간의 노예로 전락한 지능낮은 삭동이들...괴물들의 아이를 잉태시키기 위해 여성들을 납치하는 돌쟁이들과 일족의 대를 이을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집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감금하는 인간들....뭐...이곳이야 말로 여성들의 생지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보통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기본인데, 어떤 메커니즘으로 남자는 상관없이 진짜배기 여성만이 정상아기를 출산하는건지 모르겠고..(그나마도 진짜배기가 정상아이를 출산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결말까지도 돌연변이의 출산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이 없어 답답하기도 했다. 일단 배경 설정만 보자면,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나는 전설이다]를 일부 믹스한듯한 느낌의 설정이라고 생각됐다. 어차피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기존의 작품들의 클리셰를 벗어나기 힘든 장르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어쨌던, 이런 암울한 세상에서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 먹고사는 사냥꾼들이 주역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권씨 영감의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광화문에서 인천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겪으면서 이런 저런 위험과 고난을 넘기는 다섯 명의 사냥꾼들은 처음과는 달리 생사의 고락을 나누며 끈끈한 유대를 형성하고 진정한 동료로서 함께 하게된다. 제 1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상황에 따라 새로운 퀘스트들을 컴플리트 하며 레벨을 성장시켜 나가는 SF RPG를 보는 기분이랄까...차츰 차츰 햇병아리 사냥꾼에서 수라장을 겪으며 동료들의 도움으로 서서히 성장해 나가는 둥이를 지켜보는 것이 이 작품이 주는 재미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괴물들과 치고 박으며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해야하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초토화된 세계를 묵시록적으로 그려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은 어디서 본듯한 설정이 익숙하게 느껴질지언정 웬만한 기본 재미는 뽑아내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개때처럼 몰려들어 여자를 납치하고 남자들의 살점을 물어뜯는 돌쟁이 가득한 아비규환의 세계인 이 작품 역시 대재난물로서 기본 이상의 흥미는 유발하는 작품이었다. 다만, 이런 설정들에 비해 아쉬운점은 마냥 착하기만 한 평면적인 캐릭터들도 아쉽지만 그보다 진짜 문제는 리얼한 액션의 부제이다. ㅠ_ㅠ 다섯 명의 사냥꾼들...몰려드는 돌쟁이들...그런데 액션의 부제라니...대체 이게 뭔말인가 싶겠지만, 절체절명의 급박한 상황에서 벌이는 전투중 피부에 와닿는 장면을 찾아볼 수 가 없다..-_-;;; 


"나는 비로서 무사의 솜씨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어김없이 한칼에 한 놈씩 쓰러뜨렸다. 빠르고 강했다. 덕분에 나도 추스를 수 있었고, 어쩌면 마마를 구하는게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서 특무상사가 빌려준 소총으로 놈들을 찌르고 베며 달렸다. 그러나 무겁고 손에 익지도 않아서, 대검은 빼 허리춤에 찔러 넣고 개머리판을 몽둥이처럼 휘둘렀다. 그것도 힘에 부치자 던져버리고, 대검으로 놈들을 상처 내며 달렸다."


전투씬의 한장면인데 단순히 행동에 대한 묘사에 그쳐 역동적이고 리얼함을 기대했던 내겐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보통의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광기어린 열망...돌연변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낳은 아기를 헤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심정...미쳐돌아가는 세상에서도 정의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둥이와 사냥꾼들의 모습을 보면서 종족의 번식이라는 우리에게 새겨진 생물학적 본능과 후천적으로 학습된 사회성이 충돌했을때 벌어지는 일들을 작가의 사고실험을 통해 엿본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적 전투묘사의 부제가 아쉽긴 하지만 그밖의 장르적 볼거리를 제공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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