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6
조나단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사냥꾼들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06

저자 - 조나단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47p



한국형 포스트 아포칼립스



국내 작가의 SF작품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그래비티북스의 그래비티 픽션 시리즈가 어느덧 여섯번째 작품을 내놨고 운좋게 서평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매 시리즈마다 다른 SF 하위장르 작품을 내놓던 이 시리즈에서 이번 여섯번째 작품의 장르는 대재난 이후 폐허가 된 세상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도 세계멸망의 원인에 따라 더 하위로 분류를 할 수 있는데, 핵전쟁에 의한 멸망은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좀비로 세계가 초토화된 경우 좀비 아포칼립스, 외계인의 침공으로 멸망을 맞을땐 에일리언 아포칼립스로 나뉜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세계멸망의 원인은 뭐냐?....바로 돌연변이다. 그럼 뮤턴트 아포칼립스라고 해야 하나?...기괴하고 흉폭한 돌연변이로 뒤덮인 대한민국...우리에게 익숙한 그곳이 죽음과 절망이 넘치는 디스토피아로 뒤바뀐다....



가까운 미래...대한민국...언제부턴가 인류는 이유도 모른체 태어나는 돌연변이로 인하여 세상은 돌쟁이들로 뒤덮힌다. 돌 아기정도의 지능에 흉측한 외모와 흉폭한 성격으로 일반 사람들을 뜯어 먹는 인간이라고 부르기 힘든 기괴한 생명체들....운좋게 돌쟁이가 아닌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대부분 낮은 지능의 삭동이가 나오니 사람들은 폐쇄적인 종족 사회를 형성하고 종족의 대를 이어줄 정상아기를 낳을 수 있는 '진짜배기'의 건강한 여성을 찾는일에 혈안이 된다. 18살의 초보 사냥꾼 둥이는 광화문에 제일 큰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권씨 일족의 우두머리 권씨 영감의 잃어버린 '진짜배기'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둥이 외에도 칼을 잘 다루는 무사, 군대 경력이 있는 특무상사, 징박힌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는 칠수와 만수 형제가 함께 실종된 딸을 찾는 미션에 함께 하게되고...그들은 성공보수 금 한냥과 함께 미모를 겸비한 '진짜배기' 딸과의 허니문을 꿈꾸며 돌쟁이에게 납치되었던 서쪽으로 길을 떠나는데.....



헬게이트가 열린듯 폐허가되버린 대한민국...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인간을 산채로 뜯어먹는 좀비같은 돌쟁이 무리들...인간의 노예로 전락한 지능낮은 삭동이들...괴물들의 아이를 잉태시키기 위해 여성들을 납치하는 돌쟁이들과 일족의 대를 이을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집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감금하는 인간들....뭐...이곳이야 말로 여성들의 생지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보통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기본인데, 어떤 메커니즘으로 남자는 상관없이 진짜배기 여성만이 정상아기를 출산하는건지 모르겠고..(그나마도 진짜배기가 정상아이를 출산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결말까지도 돌연변이의 출산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이 없어 답답하기도 했다. 일단 배경 설정만 보자면,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나는 전설이다]를 일부 믹스한듯한 느낌의 설정이라고 생각됐다. 어차피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기존의 작품들의 클리셰를 벗어나기 힘든 장르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어쨌던, 이런 암울한 세상에서 의뢰인의 의뢰를 받아 먹고사는 사냥꾼들이 주역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권씨 영감의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광화문에서 인천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겪으면서 이런 저런 위험과 고난을 넘기는 다섯 명의 사냥꾼들은 처음과는 달리 생사의 고락을 나누며 끈끈한 유대를 형성하고 진정한 동료로서 함께 하게된다. 제 1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상황에 따라 새로운 퀘스트들을 컴플리트 하며 레벨을 성장시켜 나가는 SF RPG를 보는 기분이랄까...차츰 차츰 햇병아리 사냥꾼에서 수라장을 겪으며 동료들의 도움으로 서서히 성장해 나가는 둥이를 지켜보는 것이 이 작품이 주는 재미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괴물들과 치고 박으며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해야하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초토화된 세계를 묵시록적으로 그려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은 어디서 본듯한 설정이 익숙하게 느껴질지언정 웬만한 기본 재미는 뽑아내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개때처럼 몰려들어 여자를 납치하고 남자들의 살점을 물어뜯는 돌쟁이 가득한 아비규환의 세계인 이 작품 역시 대재난물로서 기본 이상의 흥미는 유발하는 작품이었다. 다만, 이런 설정들에 비해 아쉬운점은 마냥 착하기만 한 평면적인 캐릭터들도 아쉽지만 그보다 진짜 문제는 리얼한 액션의 부제이다. ㅠ_ㅠ 다섯 명의 사냥꾼들...몰려드는 돌쟁이들...그런데 액션의 부제라니...대체 이게 뭔말인가 싶겠지만, 절체절명의 급박한 상황에서 벌이는 전투중 피부에 와닿는 장면을 찾아볼 수 가 없다..-_-;;; 


"나는 비로서 무사의 솜씨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어김없이 한칼에 한 놈씩 쓰러뜨렸다. 빠르고 강했다. 덕분에 나도 추스를 수 있었고, 어쩌면 마마를 구하는게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서 특무상사가 빌려준 소총으로 놈들을 찌르고 베며 달렸다. 그러나 무겁고 손에 익지도 않아서, 대검은 빼 허리춤에 찔러 넣고 개머리판을 몽둥이처럼 휘둘렀다. 그것도 힘에 부치자 던져버리고, 대검으로 놈들을 상처 내며 달렸다."


전투씬의 한장면인데 단순히 행동에 대한 묘사에 그쳐 역동적이고 리얼함을 기대했던 내겐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보통의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광기어린 열망...돌연변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낳은 아기를 헤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심정...미쳐돌아가는 세상에서도 정의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둥이와 사냥꾼들의 모습을 보면서 종족의 번식이라는 우리에게 새겨진 생물학적 본능과 후천적으로 학습된 사회성이 충돌했을때 벌어지는 일들을 작가의 사고실험을 통해 엿본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적 전투묘사의 부제가 아쉽긴 하지만 그밖의 장르적 볼거리를 제공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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