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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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마스터 (2019년 초판)

저자 - 카린 지에벨

역자 - 이승재

출판사 - 밝은세상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20p





범인과의 목숨건 심리게임

진정한 게임의 주인은 누구인가?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몰랐던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할때 가장 효과적으로 그 작가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바로 단편집을 읽어 보는 것이다. 장편과는 달리 제한된 페이지 내에서 역동하는 서사와 치밀한 복선 그리고 뒷통수 치는 반전이 한 세트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이 '카린 지에벨'의 중편집 [게임 마스터]는 전에는 미처 몰랐던 작가의 역량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독방], [유의미한 살인]등으로 국내 추리소설계에 문을 두드린 작가에 대해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웬진 몰라도 먼저 손이 가는 작품은 없었다. 그런데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2개의 단편을 엮어낸 [게임 마스터]는 각 백페이지 내외의 부담없는 분량과 살인자와의 숨막히는 심리게임이라는 소재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마음속 이유없던 경계심을 무너뜨려 버린 계기가 되었다.  



1. 죽음 뒤에

살아생전 열렬한 팬이었다는 오뱅은 죽기직전 유언장에 아름다운 영화배우 모르간에게 전원주택 한채를 상속하며 편지 한통을 남긴다. 편지의 내용은 모르간과 같은 연기자를 꿈꿨지만 불행한 교통사고로 장애가 남았고, 더불어 투병생활중 불치병에 걸린 상태에서 모르간이 출연한 영화를 보며 위로 받았다는것. 그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전원주택을 상속하고 그 안에 모르간을 위한 작은 선물을 마련했으니 꼭 방문해 달라는 것이다. 만나본적도 없는 팬에게 받은 선물이 놀랍기도 하고, 어째서인지 두려운 감정이 드는 모르간은 남편과 함께 상속받은 전원 주택을 찾아간다. 하지만 기대했던 주택의 외관은 낡음을 넘어서 폐허나 다름없는 모습이었고, 이에 실망한 남편은 거실 테이블위에서 살아있을 당시 주인이었던 오뱅이 남긴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찾아내는데......

- 열성팬이 사모하던 여배우에게 남긴 진짜 선물의 정체는?....그리고 드러나는 비밀과 퍼즐 조각들이 완성되었을때 또한번의 반전이 휘몰아 친다....117페이지 안에서 엎치락 뒤치락 악의의 반전이 칼춤을 춘다. 목숨이 얼마남지 않은 시한부 환자의 뒤틀린 욕망과 집요할 정도로 계획적인 악의. 그리고 범인 없는 완전범죄. 죽음 뒤에서 시작된 죽음의 게임판에서 게임을 지배한 자는 누구인가?...



2. 사랑스러운 공포

남편을 묶어놓고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강간하며 희열을 느끼는 변태적 연쇄살인마가 6년간의 정신병원 치료도중 탈옥해 버린다. 그를 집요하게 추적해 검거했던 반장 얀은 그의 탈출 소식에 곧바로 뒤를 쫓기 시작하고, 이 미치광이 살인마는 도주중이던 차를 버리고 특수학교 아이들의 여름 캠프에 잠입한다. 앞이 보이지 않은 아이,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 다운 증후군을 가진 아이등등 16명의 아이들과 매력적인 인솔교사 등등 스무명의 사람들이 이 미치광이 연쇄살인마 앞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살의를 숨기고 정상인채 행세하는 살인범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하지만 살인범의 마음속에는 이미 변태성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 해맑은 아이들과 교사들은 이 미치광이 살인범의 마수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 버스기사와 레크레이션 강사 이 둘중 살인범은 누구인가? 살인범과 형사반장 얀의 대결의 승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살육 게임이 시작된다. 첫번째 포인트는 캠프에 잠입한 살인범의 정체에 대해 두 남자를 두고 게임을 벌인다. 어딘지 아이들을 다루는데 어색한 레크레이션 강사 뤽과 원래 운전사 대신 버스를 몰게된 질. 그리고 정체를 밝히지 않은채 마수를 드러내는 살인범의 심리를 통해 조여드는 긴장감을 느끼게 만든다. 두번째 포인트는 후반부 살인범과 반장 얀의 대치이다. 인질로 잡고 있는 아이들 10명 대신 무장해재 후 살인범에게 걸어들어오는 얀. 그리고 얀을 포박한 뒤 그가 보는 앞에서 인솔교사 소니아를 겁탈하려는 살인범...그리고 누구도 예상못한 결말이 펼쳐진다. -_-



끊임없이 독자에게 게임을 신청하는 작가의 노련한 진행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읽고 나면 익숙한 설정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건 다 읽고 나서 드는 감정이지 읽는 동안은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은것 같다. 또한 막힘없이 읽히는 가독성도 게임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요소인것 같다.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에 최적의 스릴러라 생각하면서 이정도 극한으로 치닫는 심리묘사와 필력이라면 이젠 작가의 장편을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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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구역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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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구역 (2019년 초판)

저자 - 콜슨 화이트헤드

역자 - 김승욱

출판사 - 은행나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75p



어느날 갑자기...세상이 끝났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로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앤드루카네기 메달, 아서클라크 상을 수상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작가가 그리는 종말 이후의 세계는 어떨까?...갑작스러운 대재난, 폐허가 되버린 세계, 그리고 그 폐허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군상들....그리고....좀비....소설, 영화등으로 무수히 재생산 되고 있는 좀비아포칼립스도 이 작가가 쓴다면 다른 색을 띌 수 있을까?...호기심 가득담고 책을 펴들었다. 



다른 좀비아포칼립스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설정 자체는 굉장히 심플하다. 원인모를 역병이 창궐하고 역병에 감염된 사람은 급작스러운 경련과 함께 흉포화되고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든 물어뜯는 미치광이가 된다. 그리고 물어뜯긴 사람은 살아있는 먹이를 찾아 도시를 해메이고...도시는...문명은 한순간에 종말을 맞이한다. 



사회라는 바운더리안에서 평범한...그보다 조금 아래 영역에서 살아가던 마크 스피츠는 아주 우연히 그리고 아주 운좋게 좀비 무리들의 머리를 깨부수며 생존하여 좀비들을 막기위해 장벽을 세우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제1구역. 맨하탄 섬에 흘러들어온다. 그곳에서 게리, 케이틀린과 함께 건물 안이나 닫힌 차안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잔존 좀비들을 처리하는 수색대 대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금요일...그날도 역시 팀원들과 좀비를 찾아 건물을 뒤지는 마크 스피츠. 그는 무사히 하루를 버텨낼 수 있을까......



페이지를 열자마자 수색대 팀원들과 아가리를 벌리고 대원을에게 달겨드는 해골(좀비)들의 급박한 혈전이 펼쳐진다. 역병이 돌기전 누군가의 이웃, 누군가의 선생님이었을 좀비들의 척추를 끊고, 머리를 깨부수면서 한순간도 방심하지 못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크 스피츠는 생각한다. 자신이 죽이고 있는 좀비가 역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금요일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지를 말이다. -_-;;;



금,토,일 단 3일동안 마크 스피츠가 겪게 되는 일들이 그려지는데, 짧다면 짧은 시간속의 사건들을 어떻게 담아낼지 궁금했는데, 작가는 마크 스피츠가 겪는 사건들 사이에 그가 경험했던 과거의 회상과 단상들을 빈틈없이 매워놓는다.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기에 다른 작품에도 이런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과거, 망상, 상상이 온통 뒤죽박죽 섞여있어 작품을 읽는 본인까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대학살의 밤이 연상되는 최후의 밤 이후 좀비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끊임없이 불안감과 공황상태에 시달리게 되는 PASD(종말 후 스트레스 장애)를 통해 신의 가호로 역병을 피해 생존하지만 이들 역시 생존경쟁의 최후의 승자는 아니고 결국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조금 더 생명을 연장한 피식자임을 떠올리게 하면서 냉혹한 무한 경쟁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스트레스 때문에 Panic Disorder(공황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떠올린다. 이처럼 단순한 자극만을 추구하는 흥미위주의 엔터테인먼트적 좀비아포칼립스가 아닌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정해진 룰에 맞춰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생활을 살아가는 이시대의 현대인이라 불리는 좀비들을 풍자하는 메타포적 의미의 좀비를 그리는 작품이라 작가가 묘사하고 있는 좀비들과 마크 스피츠의 과거가 의미하는 함의를 분석하면서 읽게 만드는 조금은 어렵고 복잡한 작품이었다. 그런의미에서 살떨리는 긴장감 보다는 함축적의미를 찾아가는 문학적 장르소설이었달까...



확실히 현대 문명의 종말에 보내는 애도의 묵시록이라는 설명이 딱 들어맞는 작품이었던것 같다. 운좋게 생존한 마크 스피츠가 차가운 물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마음속에 강렬한 장면으로 되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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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한차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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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서울역삼초등학교18기동창모임준비위원회 (2019년 초판)

저자 - 한차현

출판사 - 답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87p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학창시절의 추억



좀비장르소설 [Z :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로 접했던 '한차현'작가의 신작 소식과 함께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대한민국 누구나 초등-중등-고등학교라는 12년의 길나긴 정규교육 로테이션을 돌게된다. 그리고 그 학교라는 틀 속에서 사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친구들과의 협동, 사회성, 우정 등등 예비사회의 장으로 긍정적 요소들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학교폭력, 이지메, 시기, 성적지상주의 등등 사회의 어둡고 부정적 측면도 미리 접하게 되는것 같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이십년은 지난 지금...내 기억속의 학창시절의 추억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이 작품을 읽으며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시절의 기억이 스쳐지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즐거웠던, 좋았던, 나빴던, 끔찍했던...그때 그 시간으로 다시금 되돌아가게 만드는 작품이었달까.....



중딩에서 갓 고딩이 된 한차연은 어느날 갑자기 1년 꿇은 고1 짱 공대현앞으로 불려간다. 잘못한것도 없이 짱 앞에서 바짝 쫄아있는 차연 앞에 싱긋 거리며 친근한체 하는 공대현은 우연히 첫눈에 반한 여고퀸카 남미경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아닌 부탁을 한다. 초딩 학교 퀸카 남미경과는 같은 반인적은 있지만 결코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나...차마 친하지 않다는 말을 꺼내지 못한 차연은 그길로 알겠다는 말로 학교짱 공대현의 소개팅 요청을 수락하고 만다. 여기저기 정보통을 굴린 덕에 남미경이 하교 후 미술학원에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술학원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다 겨우 남미경을 만나는데, 다짜고짜 소개팅 얘기를 꺼낼 수 없었던 차연은 순간 재치를 발휘하여 역삼초등학교 동창회 개최 준비를 도와달라고 급조하고...그렇게 불순한 의도로 제1회 서울 역삼 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가 발족한다.....



작품속 주인공의 이름이 저자 '한차현'에서 두 획을 뺀 '한차연'이란걸 본 순간부터 이 작품이 저자가 직접 경험한 자전적 이야기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순도 100%의 자전소설이며 현실과 100% 무관한 픽션이다' 라며 작품을 소개하는 저자의 말을 보면서 작품속 사건들을 얼마나 가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도 참 순탄치 않은 학교생활을 보냈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ㅎㅎ 공교롭게도 시간적 배경이되는 한차연이 고1이던 1999년도에 나 역시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때라서 Y2K, 밀레니엄, 대정전 위기, SES 등등 작품에서 언급되는 그때의 추억과 시대상을 무척 공감하면서 읽었던것 같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 고딩1학년 한차연이 돈까스 집에서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참모임을 아주 건전하게 치르고 있을때, 본인은 XX고등학교 3학년 5반 반창회를 당시 중고딩에게 술을 파는 술집을 통째로 빌려 퍼마시고 있었다. ㅋ 수능을 앞둔 3학년인데도 반창회 참석인원은 스무명이 훨씬 넘는 대성황을 이뤘고 바로 다음날 등교한 애들 입에서 술냄새를 풍기는걸 이상하게 여긴 담임이 집요한 조사끝에 음주사실이 발각되 몇 일을 땡볕 운동장에 나가 돌멩이를 고르는 징계를 받았었던....(지금이야 흐뭇하게 떠올리지만) 그런 추억이 이 작품 때문에 불현듯 떠올랐다. -_-;;; (그렇다고 본인이 양아치는 아니었음을 밝힌다. 그때 그당시에 우리동네 애들은 다들 그랬다. -_-;;;)



어쨌던....'학교짱 + 동네 제일가는 퀸카 + 찌질하고 소심한 주인공 = 학원물'의 공식대로 무고한 애들을 줘패고 삥뜯는 악랄한 일진과의 짜릿하고 통쾌한 일전과 함께 될듯 말듯 그러나 힘들기만한 첫사랑의 아련함이 뒤섞여 이제는 추억이 되버린 그때 그시절로 소환시킨다. [응답하라 1998]이나 20세기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는듯 거칠고 투박했지만 훈훈하고 따뜻했던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과거시절의 향수만 자극하는건 아니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아..이 영화를 언급하니 정말 나이든것 같다...ㅠ_ㅠ)처럼 권력과 폭력앞에서 투쟁과 외면을 사이에두고 갈등하는 고삐리의 고뇌와 그 갈등을 통해 한발 더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로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키득거리며 책을 읽는 나를 보면서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작품을 보고 나니 괜스레 그때 함께 운동장 바닥에서 돌을 줍던 멤버들과 다시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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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는 여자
민카 켄트 지음, 나현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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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훔쳐보는 여자 (2019년 초판)

저자 - 민카 켄트

역자 - 나현진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23p



지켜보고 있다!!



카스, 페북, 트위터, 인스타....웹에 떠도는 우스갯 소리로 이런 말이 있다.


타인이 올린 사생활을 거리낌 없이 지켜보고 '좋아요'를 남기는 우리들은 SNS를 통해 항상 누군가를 훔쳐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SNS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고 있을 것이다. SNS에서 보여지는 일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진실을 말이다. 한끼 식사를 하더라도 가장 맛있게 보이는 각도로 사진을 찍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과 순간을 연출한다는 것을....어찌보면 우리들은 귀한시간을 들여 거짓된 포장에 영혼없이 '좋아요'를 남발하고 있는건지도....-_-



그런데 여기 인스타에 중독된 이십대 중반 여성 오텀은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사실을 모르는건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건지 몰라도 세 자녀를 둔 단란한 가정 맥멀런 가족의 아내 대프니가 운영하는 인스타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맥멀런 가족을 훔쳐보는 여자.....오텀은 인스타를 보는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아가 직접 맥멀런가의 문을 두드리는데.....



줄거리는 뒷표지에 아주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생략하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엔 약간 스포성이라 생각되니 민감한 분들은 스킵해도 좋을것 같다.



어쨌던, 내가 배아파 낳은 딸이 내 손에 닿을 거리의 이웃집에서 자라고 있다. 당장 이웃집 문을 벌컥 열고 뛰어들어가 딸아이를 끌어안고 싶지만...지금 내 딸아이는 유복한 집안에서 누구보다 사랑받고 행복하게 자라나고 있으니...지금의 변변치 않은 내 처지보다는 이웃집에서 자라는게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리라...하지만....그 행복의 근거가 인스타에 업로드 되는 사진이라면? 당신은 100% 신뢰할 수 있을까?...



오텀이 머리속에서 행복회로를 열심히 돌리고 있는 순간 마냥 행복해 보일것만 같았던 맥멀런가의 실체가 그려진다. 싱그러운 웃음을 가득 담은 살인 미소를 장착했지만 육아와 집안일엔 전혀 관심없고 이십대 초반의 골빈 여자와 위험한 사랑놀음을 벌이는 남편 그레이엄, 통제도 안되고 말도 안통하는 7~3세 사이의 딸 둘과 아들 하나에 하루종일 육아전쟁을 치뤄야 하는 아내 대프니. 부부간의 불륜 전쟁과 아이들과의 육아전쟁....그야말로 현실은 지옥 그 자체인것이나 다름 없다.



여기서 오텀과 대프니 두 여인은 현실을 도피하고자 각자의 비밀스러운 일탈을 시도하고, 이 일탈이 종국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불러일으키는 시발점이 되고만다. 사실 비밀을 간직한 여성이 베비이시터로 들어가 단란한 가족을 풍비박산 내버리는 [요람을 흔드는 손]같은 스릴러로 흘러가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예상을 무참히 깨버리기라도 하듯....반전처럼 보여지는 오텀의 성실함과 훈훈함...-_-;;;; 오텀은 악녀가 아니었던 것이냐?!!..  



크게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함 보다는 완벽하리라 믿었던 최고의 가정이 사실은 여느 가정과 다를바 없는, 아니 평범하고 하기도 민망한 허망한 사상누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너져내리는 오텀의 불안정한 심리와 세 아이의 (그것도 더럽게 말 안듣는) 육아에 완전히 지쳐버리고 자신을 배신한 남편에 진절머리난 날카로운 칼날위에서 흔들리는 대프니의 심정이 너무나 와닿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머...본인도 아침에 회사나가 저녁에 집에 들어오지만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고, 자기 자식을 남에 집에 보내놓고  전전긍긍하는게 어떤 마음인지 조금은 이해되는만큼, 1인칭 서술의 심리 스릴러로서 두 여성에게 충분히 이입되어 그녀들의 행동과 결말에 납득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것 같다. 뭐랄까...그녀들의 삶 자체가 서스펜스고 스릴러였달까...무심한 나도 이정도니 부인들은 더욱 공감할 수 있으리라.



다만 반전의 진실이 드러나기도 전에 사건의 정황을 눈치챌 수 있던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녀들의 감정선을 드러내기 위한 조치였겠지만 그 때문에 설명충스러운 부연이 길어지다보니 대강의 트릭이 눈에 보이게 되더라는. 머..한방의 반전보다는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더 돋보이는 작품이긴 하니까...아직까진 대중들에게 핫한 SNS 인스타를 소재로 많은 공감을 불어일으키는 스릴러였던것 같다. 머...욕망을 주체 못하는 어른들이 문제지...애들이 뭔 문제겠는가....작품으로나마 정든 세 아이들의 미래가 눈에 선하여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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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내일 1~2 세트 - 전2권
라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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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일 1권 (2019년 초판)

저자 - 라마

출판사 - RHK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85p



내일 2권 (2109년 초판)

저자 - 라마

출판사 - RHK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36p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어. 다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거지....



네이버에서 초인기리에 연재중인 웹툰 [내일]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물론 웹툰을 보지 않는 내겐 생전 처음 보는 작품이었는데, 기존 비슷한 유수의 작품들과는 다른 차별성이 눈길을 끌었고 냉랭하기만한 도시의 소외된 영혼들을 달래고 위로하는 스토리가 따뜻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참신함에 따스한 감동 그리고 과하지 않은 유머까지....머...이정도면 인기가 없는게 이상할 정도아닌가....



27세 청년백수 최준웅은 이백회에 가깝게 지겹도록 거급되는 취업 낙방 문자에 심신이 피폐해져 있었다. 그날도 1차 불합격 소식에 괴로움을 달래려 과음을 했고, 머리를 식힐겸 대교를 걸어가던 중 다리 위에서 중년 노숙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소한 시비가 붙고 홧김에 노숙자에게 심한 말을 뱉은 준웅은 이내 충격을 받고 다리위에서 뛰어 내리려는 노숙자를 막아 세운다. 그리고 때마침 이들 앞에 나타난 남녀 커플....그렇게 커플에게 시선을 빼앗긴 사이 한강에 뛰어든 노숙자를 따라 엉겁결에 따라 빠져버린 최준웅.....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병원 1인실이었고....서있는 자신 아래 산소마스크를 쓰고 누워있는 자신이 있는것 아닌가?!!!! 깜놀한 준웅 앞에 나타난 다리에서 만난 남녀 커플은 준웅에게 기묘한 제안을 전한다.....


혼수상태에 빠져있을 3년간 저승사자의 보조로 취직하여 자살시도자들을 구해낸다면 깨어난뒤 대기업에 취업시켜 주겠다고.....수습 저승사자 최준웅의 첫 취직은 그렇게 저승주식회사에서 시작되었다....



퓨전저승웹툰 [신과 함께]가 공전의 초대박을 치면서 그 시류에 편승하려는 유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작품 [내일]이 그 인기에 숟가락 하나를 얹으려던 의도였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류로 인식되며 소리없이 사라진 여러 퓨전저승작품들속에서 이 작품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개성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으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망자를 저승으로 안내하는 저승사자를 구원자로 뒤집는 발상의 전환. 자신이 본래 부여받은 명줄을 미처 채우지 못하고 자살로 마감하는 자살자가 늘자 저승은 예상치 못한 망자들로 곤란에 처한다. 이를 타계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자살자를 구원하는 특별반이 구성된 것이다. 하루에도 수명씩....매해 OECD 자살율 초 상위권을 수성처럼 지켜내고 있는 자살의 나라 대한민국을 비틀면서 다가올 내일 보다 차라리 목숨을 끊어 버리는 구원받지 못하는 중생들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 지켜보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케 하는...가볍고 코믹하지만 그안엔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있는 작품이다. 



1권에서는 친했던 친구에게 왕따를 당하는 여고생의 이야기를 통해 왕따를 당하는 피해자가 얼마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학급의 동급생들...심지어 담임조차 문제를 외면하기에 급급하고, 어디에도 손내밀곳 없는 피해자의 극한의 고립감.....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찰나 나타나는 저승사자 일행들....결말이야 예상했던대로 사자들의 일벌백계가 막현던 속을 뚫듯 통쾌하고 호쾌하게 만들어 주지만 한편으론 이런 판타지로 밖에는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의 암담함이 못내 뒷맛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ㅠ_ㅠ



2권에서는 다니던 대학에 낙방하고 하루 하루를 허송세월 하는 재수생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역시나 코믹하게 시작하지만 막판엔 울컥하게 만드는 사연이었는데.....모두가 트집잡고 질책만 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단 한사람만이 토닥여주고 위로해주는것 같은 작품이랄까...그 위로의 한마디가 대중들을 무장해제시키는 요소이겠지....물론 웹툰은 지금도 매주 일요일 업데이트 되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사자들의 구원은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드라마화도 확정되었다고 하니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힐링작품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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