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한차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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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서울역삼초등학교18기동창모임준비위원회 (2019년 초판)

저자 - 한차현

출판사 - 답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87p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학창시절의 추억



좀비장르소설 [Z :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로 접했던 '한차현'작가의 신작 소식과 함께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대한민국 누구나 초등-중등-고등학교라는 12년의 길나긴 정규교육 로테이션을 돌게된다. 그리고 그 학교라는 틀 속에서 사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친구들과의 협동, 사회성, 우정 등등 예비사회의 장으로 긍정적 요소들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학교폭력, 이지메, 시기, 성적지상주의 등등 사회의 어둡고 부정적 측면도 미리 접하게 되는것 같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이십년은 지난 지금...내 기억속의 학창시절의 추억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이 작품을 읽으며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시절의 기억이 스쳐지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즐거웠던, 좋았던, 나빴던, 끔찍했던...그때 그 시간으로 다시금 되돌아가게 만드는 작품이었달까.....



중딩에서 갓 고딩이 된 한차연은 어느날 갑자기 1년 꿇은 고1 짱 공대현앞으로 불려간다. 잘못한것도 없이 짱 앞에서 바짝 쫄아있는 차연 앞에 싱긋 거리며 친근한체 하는 공대현은 우연히 첫눈에 반한 여고퀸카 남미경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아닌 부탁을 한다. 초딩 학교 퀸카 남미경과는 같은 반인적은 있지만 결코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나...차마 친하지 않다는 말을 꺼내지 못한 차연은 그길로 알겠다는 말로 학교짱 공대현의 소개팅 요청을 수락하고 만다. 여기저기 정보통을 굴린 덕에 남미경이 하교 후 미술학원에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술학원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다 겨우 남미경을 만나는데, 다짜고짜 소개팅 얘기를 꺼낼 수 없었던 차연은 순간 재치를 발휘하여 역삼초등학교 동창회 개최 준비를 도와달라고 급조하고...그렇게 불순한 의도로 제1회 서울 역삼 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가 발족한다.....



작품속 주인공의 이름이 저자 '한차현'에서 두 획을 뺀 '한차연'이란걸 본 순간부터 이 작품이 저자가 직접 경험한 자전적 이야기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순도 100%의 자전소설이며 현실과 100% 무관한 픽션이다' 라며 작품을 소개하는 저자의 말을 보면서 작품속 사건들을 얼마나 가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도 참 순탄치 않은 학교생활을 보냈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ㅎㅎ 공교롭게도 시간적 배경이되는 한차연이 고1이던 1999년도에 나 역시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때라서 Y2K, 밀레니엄, 대정전 위기, SES 등등 작품에서 언급되는 그때의 추억과 시대상을 무척 공감하면서 읽었던것 같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 고딩1학년 한차연이 돈까스 집에서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참모임을 아주 건전하게 치르고 있을때, 본인은 XX고등학교 3학년 5반 반창회를 당시 중고딩에게 술을 파는 술집을 통째로 빌려 퍼마시고 있었다. ㅋ 수능을 앞둔 3학년인데도 반창회 참석인원은 스무명이 훨씬 넘는 대성황을 이뤘고 바로 다음날 등교한 애들 입에서 술냄새를 풍기는걸 이상하게 여긴 담임이 집요한 조사끝에 음주사실이 발각되 몇 일을 땡볕 운동장에 나가 돌멩이를 고르는 징계를 받았었던....(지금이야 흐뭇하게 떠올리지만) 그런 추억이 이 작품 때문에 불현듯 떠올랐다. -_-;;; (그렇다고 본인이 양아치는 아니었음을 밝힌다. 그때 그당시에 우리동네 애들은 다들 그랬다. -_-;;;)



어쨌던....'학교짱 + 동네 제일가는 퀸카 + 찌질하고 소심한 주인공 = 학원물'의 공식대로 무고한 애들을 줘패고 삥뜯는 악랄한 일진과의 짜릿하고 통쾌한 일전과 함께 될듯 말듯 그러나 힘들기만한 첫사랑의 아련함이 뒤섞여 이제는 추억이 되버린 그때 그시절로 소환시킨다. [응답하라 1998]이나 20세기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는듯 거칠고 투박했지만 훈훈하고 따뜻했던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과거시절의 향수만 자극하는건 아니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아..이 영화를 언급하니 정말 나이든것 같다...ㅠ_ㅠ)처럼 권력과 폭력앞에서 투쟁과 외면을 사이에두고 갈등하는 고삐리의 고뇌와 그 갈등을 통해 한발 더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로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키득거리며 책을 읽는 나를 보면서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작품을 보고 나니 괜스레 그때 함께 운동장 바닥에서 돌을 줍던 멤버들과 다시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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