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즈
루이스 진 지음 / 북랩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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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즈 (2018년 초판)

저자 - 루이스 진

출판사 - 북랩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68p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희대의 괴작 탄생



작가 이름만 보고 영미권 작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중인 한국 능력자였다는...-_- 어쨌던...

'공상과학소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문구와 햄버거 모양의 표지에 끌려 집어든 작품이다. 우주과학, 물리학,

인식론을 버무려 어떻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 낼까?...어떤 세계를 그려낼까?....일단 기묘하고 신박한 작가

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해 냈다는것에는 동의할 수 있을것 같다. 이건..마치...작가의 자유로운 영혼이 의식의 

흐름에 내맡겨진 손가락에 신들린듯 쳐낸 타이핑으로 창조된 텍스트들이 제멋대로 날개를 달아 저 먼 우주 안드로

메다로 브라질 쌈바 리듬에 몸을 맡긴채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흥에겨워 유영하다 느닷없이 "프리덤!!!"을 외치는

느낌이랄까...



쌍둥이 행성 키레네와 지구가 충돌할 날이 반년밖에 남지 않은 어느날...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햄버거 모양의 

돌맹이 번즈는 행성유지위원회가 보낸 지식의 구슬과 초대장을 흡수하고 지구의 대표로 불려간다. 키레네 행성의

대표 키렌과 지구의 대표 번즈가 각자의 행성을 살리기 위해 우주의 배심원을 설득시켜야 하는 우주 생명체들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성공적으로 변론을 마친 키렌과 달리 우리의 돌맹이 번즈는 느닷없이 지구의 소년 진이 

자신에게 건네줬던 소년의 공책을 읽어주고....동화 + 우주과학 + 물리학이 어지럽게 뒤섞인 중2병의 공책 내용은

모두를 경악시키는 동시에 아무도 소년의 글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과연 위기의 빠진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것인가.....



플롯 자체는 여타 SF에서 많이 다뤄졌던...'아시모프'의 단편(에서 봤던것 같기도 하고)이나 '하인라인'의 소년 SF

[우주복 있음, 출장가능]에서도 다뤄졌던 플롯이다. 요는 이 위기의 상황에서 외계인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위기를 

벗어나느냐가 작품의 전체적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요소인데, 이 작품은 그나마 얌전?했던 초반부를 지나 중후반부 

진의 공책이 공개되는 순간 진정한 컬트로 거듭나면서 작품을 읽는 나까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괴이함을 선보인다. 뭐랄까...파괴신이 머리를 조아리고 영접할 정도로 형식파괴, 장르파괴, 맥락파괴, 인과관계파괴와 더불어 컬트

교도들이 환호할 정도로 파격적이고 충격적이다. 그리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울고 갈정도로 소설과 현실을 어지러이 넘나들며 전지전능한 작가의 개입을 통한 메타픽션의 결말까지...그래...어찌보면 진정 SF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뤄낸 괴작이 맞는것도 같다....



작가의 이름을 딴듯한 작중 인물 진의 공책의 내용(외계인들에게 지구의 변론으로 까발려지는)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인듯 한데, 질풍노도의 시기 불치병 중2병의 가장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그대로 재현한듯한 내용은 작가의

해석집이 필요할 정도로 난해하다. 착한괴물, 나쁜괴물이 나오는 동화에 물리학을 접목하고, 김춘수의 시 [꽃]과

우주론이 하이브리드 컨버젼스 되며 이어지는 선문답들...이런 파격의 시도들에 아쉬운점은 공감이 결여되있다는 

점이다. 뼈대를 구성하는 기본 플롯은 익숙할지 모르지만 그외의 모든 부분은 실험적이고 낯설다. 형식파괴의 자유를 

추구 할지언정 좀더 매끄럽게 다듬고 정제되어야 하는것이 좋지 않을까...단편 소설의 스토리에 무리하게 분량을 늘린것 같은 느낌이다. 장황한 배경 설명과 진의 노트 내용을 과감히 처내버리고 간결하고 새로운 시도의 단편으로 내놓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기존의 정형적인 틀을 과감히 깨버린 도전적 실험성을 위시한 새로운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이제 남은건 작품을 읽는 이들이 이 파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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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당 사건수첩
정재한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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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당사건수첩 (2018년 초판)_가재본

저자 - 정재한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367p


 

좌충우돌 연남동 박수무당 납시오~



바로 전에 무속신앙을 소재로 무당이 등장하는 살떨리고 피튀기는 공포소설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살]을 읽었는데, 이번엔 똑같은 무당을 소재로 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상반된 가벼운 느낌의 코믹 추리극이 출간되었다. 2:8 가르마의 잘 빗어넘긴 머리에 명품 발렌시아가 구두와 기백만원 상당의 명품 수트를 빼입은...일반적인 무당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핸섬가이 한준은 연남동 미남당의 박수무당이다. 남다른 신통력과 신기로 고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 용하다는 소문이 돌고 다소 비싼 복채에도 연일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신통방통한 미남당에는 비밀이 있었으니....박수무당 한준은 점에 ㅈ자도 모른다는 것이다!!!.....-_-;;;


 

박수무당 한준, 한준의 동생이자 신딸 혜준, 한준의 신아들 수철. 이렇게 3명이 미남당을 이끌어 가는 주역들이다.

그들에겐 남들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으니, 박수무당으로 사람들의 길흉을 점치는 한준은 전직 프로파일러였고, 혜준은

FBI에 까지 입사했을 정도로 천재 해커이며, 수철은 강한 인상과 괴력으로 흥신소 정보원으로 고객들의 정보를 한준에게 넘긴다. 한마디로 미남당은 사기꾼 집합소인 것인데...사람들을 사기쳐 등쳐먹을지언정 아직 일말의 양심은 있기에 고객들의 고민을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뒷조사를 통해 속시원히 해결해 준다. 하루는 부잣집 사모님의 집에서 귀신이 출몰 한다는 고민을 접수하고, 한준과 수철은 직접 집을 찾아가 귀신사건을 해결한다. 그와중에 귀신과는 관계없이 집 근처 하수구에서 시신이 발견되고 전신이 불에탄 상태에 흰색 애나멜 구두를 신은채 발견된 시신으로 인해 미남당 일당은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사실 소재가 점집이라는 신선함은 있지만 비슷한 류의 발빠른 정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골탕 먹이는 식의 범죄물은 소설이나 영화등(얼마전 개봉했던 [꾼]의 사기술이나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조차 치밀한 설계등등)을 통해 많이 다뤄졌었던 터라 익숙한 설정이었던것 같다. 귀신출몰사건과 고등학생 왕따 사건 등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을 고가의 복채를 받고 해결하는 유쾌하면서도 살짝 감동적인 에피소드 들과 사이사이 정치권과 제계 거물이 연관된 검은 커넥션에 얽히는 굵직한 중심 사건이 고루 전개되는 강약의 조절이 좋았다.



순시리를 연상하게 하는 제계와 정계를 뒤흔드는 임고모라는 강력한 라이벌 무당의 등장과 고위층 원정도박에 연애인 지망생들을 동원하여 성접대를 맡기는 식의 현실에서 벌어졌던 비리사건들을 소재로 사용하니 이 작품이 코믹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보이는 동시에 공권력이 아닌 일개 사기꾼들이 이 뿌리깊은 부조리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에 일종의 대리만족까지 느끼게 한다. 머...작품이야 재계의 권력자를 좌지우지 하는 무당이지만 현실은 일개 아줌마가 나라 전체를 좌지우지 했으니...현실이 더 요지경 같은 블랙코미디인건 어쩔 수 없으랴...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가볍고 유쾌한 에피들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던 작품이었다. 다만 부담없이 읽히는 만큼 자칫 평이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전직 프로파일러였던 한준이 무당일을 하게된 개기는 작품 내내 밝혀지지 않으니, 한준의 과거를 다루는 비기너 격인 속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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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리커버 양장본)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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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아래서기다릴게 (2018년 2쇄)
저자 - 아야세 마루
역자 - 이연재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20p



벚꽃엔딩


긴긴 겨울이 지나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전국은 벚꽃축제 열풍이다. 그런 시기에 발맞춰 벚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 재출간되었다.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던 이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고향의 꽃들과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나도 직장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한지 10년이 다되가는것 같다. 물론 자가용으로 한시간 남짓 달리면 갈 수 있는 그리 멀지 않은 곳임에도 따로 시간을 내서 찾아갈 기회는 많지 않은것 같다. 때때로 친구들과 뛰어놀던 골목...배드민턴 치던 뒷산의 약수터...멱감던 개울가...(아쉽게도 꽃과 관련된 추억은 없는듯...-_-;;)가 떠오를때가 있다. 물론 지금은 대규모 개발로 인하여 기억속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지만 그래도 고향은 떠나온 이를 반갑게 맞아주고 편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곳인것 같다. 이 작품은 일본의 북부 토호쿠 지방 신칸센 노선중 도쿄, 우츠노미야, 후쿠시마, 센다이, 하나마키 지역을 다시 찾은 이들의 다섯 이야기가 실려있다.


1. 목향장미 무늬 원피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살던 할머니는 우연히 만난 멋진 신사에게 반하고, 몇 년간의 전화 데이트 끝에 새신부가 된다. 
그러나 몇 년간의 행복한 생활을 뒤로하고 멋진 신사였던 남편은 교토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가족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묻힌곳 우츠노미야에 홀로 산다. 몇 달에 한번 무거운 식료품 구매를 돕기 위해 손자 토모야가 찾아오고 할머니의 목향장미 무늬 원피스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 매번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는 할머니의 연심...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사랑은 그렇게 한 사람의 기억속에서 영원히 계속된다.


2. 탱자 향기가 풍기다
후쿠시마의 시댁에 결혼전 인사차 남자친구 유키토와 함께 찾아간 리츠코는 원전사고 이후 불모지였던 폐허를 다시 일구고 방사능의 공포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남친의 부모님을 만나는 것에 걱정이 가득하다. 역에서 내리자 보이는 방사능 모니터링 포스트를 보자 더욱 긴장되는 리츠코...드디어 남친의 부모님을 만나고.....첫 식사는 초밥정식......초밥...회...생선?!!!
- 얼마전 후쿠시마 원전 이후의 디스토피아를 그렸던 [헌등사] 이후로 같은 원전 사고 이후를 그리는 작품이지만 두 작품의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이 단편속 후쿠시마는 어찌됐던 사람이 살아가는 곳, 누군가의 고향이기에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수치 전광판 처럼 공기속 방사능 수치를 알리는 전광판과 개인용 방사능 측정기를 갖고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음식과 식수를 최대한 멀리하며 생활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실...현지인도 후쿠시마 산 가공품이나 식재료를 피하는 마당에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가공품은 그럼 어디에서 소비되는 것인가?...-_-;;;; 


3. 유채꽃의 집
어머니의 법사를 위해 센다이에 찾아온 아들은 법사 준비를 할동안 누이의 조카 모모카와 함께 호빵맨 전시관과 신당을 찾아가 시간을 보낸다. 고향임에도 호빵맨 전시관을 처음 찾아 어른도 어릴적 봤던 만화의 향수를 느끼고, 신당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짝사랑했던 동창을 만나 즐거웠던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법사가 무사히 끝나고 돌아가는길 어머니가 죽고 며느리가 자신의 취향으로 심은 유채꽃나무의 꽃잎을 받아와 맥주와 함께 먹으니 알싸한 꽃 향기가 입속에 가득찬다.
나도 고딩시절 나좋다고 고백한 처자가 몇 있었는데..ㅋ 언젠가 생각지도 않은곳에서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4. 백목련 질 때
초딩 저학년 치사토는 친척의 결혼식 때문에 부모님과 신칸센을 타고 하나마키로 향한다. 몇 일전 친구를 교통사고로 잃고 죽음이라는 개념이나 감정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나이에 혼란 스러워 하던 치사토는 백목련이 핀 할머니의 집에서 신비한 누군가를 만나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 다섯 가지 이야기중 유일하게 판타지 단편이다. 대를 이어오는 오래된 집에서 만난 '무우'는 분명 치사토를 지켜보는
조상인 수호령일듯....단편속 묘사된 하나마키에 위치한 '미야자와 겐지'의 박물관은 언젠가 나도 일본에 가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5. 벚꽃 아래서 기다릴께
신칸센에서 도시락을 판매하는 승무원인 사쿠라는 동생 슈지와 함께 어릴적 부모님의 불화에 따른 잦은 싸움과 이혼 때문에 새로운 가정을 만든다는것, 누군가를 사랑하는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승무원 생활 속에서 손님들에겐 꽃놀이 스팟을 설명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꽃놀이를 가보지 못해 아쉬워 하며 벚꽃 스노볼을 구매하는 사쿠라는 동생 슈지와 함께 깊은 밤 도쿄타워를 보며 언젠간 행복한 모습으로 함께 벚꽃 아래서 꽃놀이를 하자고 약속한다.
- 치열한 직장생활...유년 시절의 트라우마...팍팍한 현실...하지만 젊다는건 아직 시간이 있다는것. 지금의 벚꽃은 졌을지 모르지만.. 내년엔 또 만개하지 않겠는가...



머..잔잔한 이야기들이다. 굳이 억지로 감동을 끌어내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읽다보면 벚꽃이, 유채꽃이, 백목련이 봄향기를 가득 머금고 향기를 뿜어내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이끄는 대로 그리다 보면 어느새 내 기억속 고향에 대한 편안하고 아련한 기억이 자연스레 겹쳐지며 좋은 느낌으로 남게 되는 작품이었다. 나야 타향에서 살고 있지만 내 딸들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고향이 되는 셈이니...

 


오늘 경험한 벚꽃의 향기는 시간이 흐른 뒤 딸들의 기억속에 어떻게 남게 될까....나중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좀더 많은 추억을 함께 쌓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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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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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링 심리죄 (2018년 초판)

저자 - 레이미

역자 - 박소정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7p




이것이 대륙의 스릴러다!!!



'찬호께이'를 필두로 중화권 미스터리 작품들이 하나 둘 국내에 선보이는 가운데, 대륙의 대박 미스터리작품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중국 공안부 직속 대학에서 범죄심리학등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인기 미스터리 작가인 '레이미'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다섯편의 시리즈물을 출간하였고 누적 판매부수 130만부라는 판매량과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는등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소위 핫한 작가라고 한다. 프로파일러 대학원생인 주인공과 싸이코 연쇄살인마간의 치열한 두뇌싸움과 연이어 발생하는 잔혹한 연쇄살인이 작품 전반을 채우고 있는데, 익숙하다면 익숙한 구도 이지만 오백여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를 채워가는 방식은 여타 미스터리와는 또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일단 영미권과는 달리 비슷한 정서의 생활권이 배경이라 인물들의 사연에 좀 더 공감하게 되고,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엽기 연쇄살인자들의 살인방법을 모방하여 살인을 저지르고 다음 살인을 예고하는 작은 단서들을 남김으로서 독자들도 주인공과 함께 다음에 벌어진 살인에 대하여 어느 미친 살인마를 모방할지, 어떻게 살인을 저지를지에 대해 함께 추리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대학시절 친구들을 연쇄살인범에게 잃은 아픈 기억을 갖고 J대 범죄학부 대학원생으로 재학중인 팡무는 평범한 생활을 거부하고 최소한의 인관관계만을 맺고 살아간다. 하지만 뛰어난 법의학 지식과 전문가 뺨치는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의 요청으로 사건을 돕곤 하는데, J시 경찰인 타이웨이의 요청으로 목부터 배까지 절개되어 사망한 연쇄살인 사건의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J대의 일약 스타로 떠오르게 된다. 친구들의 과도한 관심에 부담을 느낀 팡무는 더욱 움츠러들고 J대 재학생의 사망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ANOTHER CASE. 목부터 배까지 식칼로 갈라져 피와 내장이 쏟아져 내린 시체가 연쇄적으로 발생, 시체 주변엔 피해자의 혈액을 음용한 흔적이 남아있다.


CASE 1. J대 재학생, 축구부 골키퍼 남성은 둔부에 충격을 받아 사망한 뒤 J대 운동장 골대에서 발견, 두 손이 뼈째 잘려 각 골대 기둥에 발견 J대 재학생이자 남성의 애인은 자취방에서 목이 졸려 사망한 뒤 토막낸 후 조각들을 다시 짜맞춰 놓은채로 발견, 성폭행 흔적이 있음 여성의 가슴에 주사바늘 발견


CASE 2. J대 여교직원, J대 부속병원 대기실에 의자에 앉은채로 사망, 혈중에 치사량의 헤로인 발견, 여직원의 가방에서는 일본 음란 만화가 발견됨


CASE 3. J대 철학과 교수의 7세 딸이 실종된 뒤 대문앞 대형 상자에 알몸의 상처투성이로 웅크린채 발견, 소위 맞아 죽음, 사망한 뒤 성폭행 흔적 있음 상자안에는 비디오 테이프가 여아의 오른손에는 깨진 도자기가 쥐어져 있었음


CASE 4. J대 강의실 네번째줄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채 의자에 앉아있는 여성의 시체가 발견됨, 양쪽 귀에 CD플레이어와 이어져 비틀즈 음악이 흐르고 있는 이어폰이 꽂혀있었음, 벗겨진 피부는 마네킹에게 입혀져 있었음


CASE 5. J대 여성이 요란한 화장과 노란색 가발을 쓴채 J대 수영장에 발목이 배수구에 묶인채 물속에서 서있는 자세로 발견



흡혈 사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5건의 살인 사건은 J대와 관련된 사람이란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고, 살해 방법의 공통된 습관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이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다섯 건의 살인의 목적은 무엇이며 이런 짓을 저지르는 범인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이 다섯 건의 살인에서 희대의 살인마들 '찰리 맨슨', '에드워드 게인', '해럴드 시프먼', '미야자키 쓰토무', '리처드 라미레즈'를 떠올릴 수 있는 엽기연쇄살인 덕후가 과연 있을까?....난 이름만 들어봤던 사람들이라 그들의 범행 방법이나 의미는 전혀 모르고 봤는데, 다섯 건의 케이스중 한건이라도 누구의 사건인지 특정하고 추리 할 수 있다면 작품을 읽는 재미는 배가 될것 같다. 그야말로 아는만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란 말이다. 또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라는 사실성이 주는 현실감과 몰입감은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역시 세상에 미치광이들은 널리고 널린것 같다...) 살해 장소의 작은 단서들을 캐치하여 다음 피해자를 예상하고 범인을 프로파일링 하는 팡무의 놀라운 관찰력과 통찰력은 '셜록'을 연상케 하며 대륙의 셜록으로 빛을 발한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복선들, 여기저기 낚시 바늘을 드리우고 낚이길 기다리는 맥거핀들, 그물처럼 촘촘이 짜인 스토리라인과 완성도. 한순간도 방심 할 수 없는 긴장감을 끝까지 밀어 붙이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자 페이지 터너인 작품이었다. 이것이 대륙의 범죄심리 소설이란 것인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마자 기상천외한 팡무의 프로파일링을 좀 더 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남모를 아픔을 간직하고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외로운 천재...그의 또다른 모험을 담은 심리죄 시리즈의 나머지 작품들도 출간되길 바란다. 



더불어...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싸이코패스 심리테스트가 이 작품에 7문제 실려있다. 한문제는 웹상에서 익히 봤던 문제인데 나머지는 꽤 새로워 보인다. 전부 맞히면 싸이코패스?..-_-;; 난 두개 맞췄다...



[싸이코패스 테스트]

1. 태양에너지 설비 테스트를 하러 남극 관측 기지에 간 적이 있는 엔지니어가 집에서 아내가 해준 고기를 먹었는데, 맛이 이상해서 무슨 고기냐고 묻자 아내는 펭귄 고기라고 답했다. 엔지니어는 잠시 말이 없다가 포크로 자기목을 찔렀다. 왜 그랬을까?


2. 지병이 있는 남자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녔는데 마침내 한 병원에서 병이 완쾌되었다. 하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그는 갑자기 미친듯이 울부짖고 난리를 쳤다. 그러다 몇몇 승객에게 부상을 입혔고, 몸을 부딪쳐 창문을 깨뜨린 뒤 밖으로 뛰어내렸다. 결국 바퀴에 휩쓸려 들어가 온몸이 부서지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3. 어떤 남자가 여자친구와 강가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더니 몇 번을 허우적거리다 그만 가라앉고 말았다. 남자가 황급히 물속으로 뛰어 들었지만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했다. 몇 년후 남자가 그곳을 다시 찾아가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한 노인이 낚시하고 있는게 보였다. 남자는 노인이 낚은 물고기가 깨끗한 걸 보더니 왜 물고기 몸에 수초가 없냐고 물었다. 노인은 이 강에 수초는 이제껏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말없이 강으로 뛰어들어 자살했다. 왜 그랬을까?


4. 어떤 사람이 머리가 모래에 박힌 채 사막에서 죽었다. 그 옆에는 크고 작은 캐리어가 있었다. 죽은 사람 손에는 반쪽짜리 성냥개비가 꼭 쥐어져 있었다. 이 사람은 어떻게 죽은 것일까?


5. 두 자매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여동생이 장례식장에서 잘생긴 청년을 발견하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안타깝게도 그 청년은 장례식이 끝나고 사라졌다. 며칠 후 여동생은 주방에서 칼로 언니를 죽였다. 왜 그랬을까?


6. 서커스단에 난쟁이 두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명은 눈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날 매니저가 서커스단에는 난쟁이가 한명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커스단 일은 두 난쟁이에게 모두 생계유지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눈먼 난쟁이가 자기 방에서 자살했다. 방에는 목제가구와 톱밥이 있었다. 왜 자살했을까?


7. 어떤 사람이 산꼭대기에 살고 있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날 밤, 그 사람이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문을 닫고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근데 십여분이 흐른 뒤에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보았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그날 밤에 반복해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고, 문을 열때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산기슭에서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시신 한구를 발견한다. 이 사람은 어떻게 죽었을까?



5번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던 문제고, 1번과 4번 문제는 맞췄다. -_- 내 싸이코패스 확률은 몇퍼센트일까....정답은 이 책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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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하우스 - 너에게 말하기
김정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뉴런하우스 : 너에게 말하기 (2018년 초판)_심리치료 소설

저자 - 김정규

출판사 - RHK (알에이치코리아)

정가 - 16000원

페이지 - 388p


 


치유와 구원의 힐링 하우스


 

심리치료 소설?...장르부터 생소한 작품에 호기심이 인다. 그동안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사례자와 상담하며 치료 과정을 담은 약간은 딱딱한 형식의 심리치료 수기들은 봤었는데, 이렇게 소설형식의 심리학 작품은 처음 접하는것 같다. 각기 다른 성격의 8명의 등장인물과 함께 심리치료사 영민이 함께 셰어하우스인 뉴런하우스에서 각자의 고민과 상처를 집단 상담을 통해 아픔을 위로하고 공감함으로서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소설이라는 이야기로 접하게 되니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각 캐릭터의 심리를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게 하는 장점으로 작용한것 같다. 게슈탈트 심리학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다는 작가의 이력을 보고 난생 처음 들어보는 '게슈탈트 심리학'에 대해 검색해 봤는데...


 

게슈탈트 심리학은 전체로서의 형태, 모양이라는 의미를 지닌 독일어 ‘게슈탈트(Gestalt)’를 사용해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며 인간은 어떤 대상을 개별적 부분의 조합이 아닌 전체로 인식하는 존재라고 주장하는 심리학파이다. 1900년대 초 독일에서 발전한 심리학 사조로서 마음을 구성요소로 분석하려는 구성주의 심리학자들과 인간을 환경적 반응에 대한 수동적인 반응자로 보았던 행동주의 심리 학자들을 반박했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인간이 어떻게 지각된 내용을 하나의 전체로 통합하고 분리된 자극들을 의미 있는 유형으로 통합하는지 연구하며 학습, 기억, 문제해결 등의 지적 활동에서 지각중심적인 해석을 강조했으며, 인지 심리학 발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출처 : 게슈탈트 심리학 [Gestalt psychology]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대체 이게 뭔소리냐..-_-;;;; 아마 이런 식으로 쓰여진 책이었다면 당장 집어 던졌을거다...다행스럽게도 굳이 '게슈탈트 심리학'의 용어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전혀 지장없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개인의 여러 사례들과 다양한 심리치료 방법으로 문외한도 공감할 수 있도록 쓰여있다. 작품속 인물들의 꽁꽁 싸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뉴런하우스 구성원들과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일련의 과정은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도 함께 무장해제 시키면서 치유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었다.



독일에서 심리학 박사로 체류중인 65세의 영민은 하루 하루 점점 더 깊어지는 고향의 향수에 힘겨워 한다. 그런중 한국에서 뉴런하우스라는 기묘한 제안을 접하고 1년간 한국에 체류할것을 결심한다. 한 기업가의 프로젝트성 셰어하우스인 뉴런하우스는 지원자를 받아 선발된 8명의 일반인 거주자와 심리치료사 영민이 1년간 함께 거주하며 매주 2회의 그룹상담 치료를 받는것을 원칙으로 한다. 저렴한 입주비용과 그룹상담 치료에 성실히 출석하면 10만원의 지원비가 나온다는 말에 지원자는 넘치고, 그렇게 엄선된 거주자와 영민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첫 모임에서 침묵만을 지키던 8명의 멤버들은 점차 회차가 지날수록 고민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상담에 흥미를 느끼고 마음을 열게 된다. 어느새 가족처럼 친해진 구성원들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고....



한국인의 오랜 정서상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드러내는건 매우 어려운 일인것 같다. 자칫 민폐로 보일지도 모르고 남에게 죽는 소릴 한다는게 나약함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영화에서 숱하게 봐온 장면인 둥그렇게 앉아서 자신의 생각과 심경을 남들 앞에서 설명하는 장면을 자주 보는데(특히 마약이나 음주 중독자들의 치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나처럼 내성적 이고 소심한 사람들은 그런게 상당히 어렵다. -_-;; 그렇게 자신의 상처, 고민을 숨긴채 꽁꽁 속으로 고민만 하다보니 결국 상처는 곪아 터지는 것이겠지..한국의 자살률이나 공황장애등의 마음의 질병 발생률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건 그때문이리라...하여 작품에서도 집단 상담시간 전후의 대기 시간에는 잡담을 늘어놓고 왁자지껄 하지만 막상 상담 시간이 도래하면 모두 합죽이가 되는 상황이 내심 공감이 되었다. 그런 어색하고 감정의 소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영민의 소통 방법은 꽤나 특이하게 다가왔다. 그때 그때 상황의 느낌과 감정을 모두에게 말하게 하면서 감정의 발산을 통해 폭발 직전의 프레셔를 낮추고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내보임으로서 타인의 공감을 끌어내 위로받는 방법은 효율적이면서도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인것 같다. 뭐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것이 가장 기본적 첫걸음 아니겠는가....그와 함께 EBS의 갈등 해소 프로그램인 [달라졌어요]에서 빈번이 나오던 상대방이 되어 반대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할극이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법등 여타 실제 심리치료에 쓰이는 방법들이 각자의 사연과 함께 녹아들어 내내 흥미와 집중을 유발한다.



 "각각의 신경 세포인 뉴런들이 서로를 이어주는 시냅스를 메게로 하나의 긴 대롱처럼 연결되어 함께 숨 쉬고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것이 느껴진다. 한 개의 뉴런에서 생겨난 파동은 시냅스에서 불꽃을 일으켜 다음 뉴런으로 전달된다. 마치 봉화불이 마을과 마을을 건너 연속적으로 이어가듯이 한 뉴런에서 일어난 파동은 다른 뉴런에서도 정확한 공명을 일으킨다. 껍질과 벽이 허물어지며 세포와 세포들은 서로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어 함께 숨쉬고 교감한다."

팍팍한 인생이란 삶속에서 서로가 함께 숨쉬고 교감하는 뉴런 하우스는 어찌보면 상처 투성이로 지쳐버린 현대인들이 가장 바라는 쉼터 같은 이상적인 공간이 아닌가 싶다. 매일 웃음꽃이 피고 사랑을 나누는 뉴런하우스 같은 세상을 꿈꾸게 만드는 치유와 구원의 힐링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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