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문신한 소녀
조던 하퍼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죽음을문신한소녀 : 온 세상이 널 쫓고 있어! (2019년 초판)

저자 - 조던 하퍼

역자 - 박산호

출판사 - RHK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50p



더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



이곳이나 

거리에 있는 모든 전사들에게

우리 일족의 반역자

내 동생을 죽인 놈의 사냥을 허락한다

그놈의 이름은 네이트 맥클루스키다

놈은 곧 출소할 것이다

그 칼잡이 척살을 허락한다

놈에겐 폴리라는 딸이 있다

에비스라는 여자도 있다

그들이 폰타나에 있다

그 여자의 처단을 허락한다

그들의 씨도 처단하라

그들은 필히 칼로 죽여

땅에 그 피를 흘려야 한다

협조를 거부하는 자도 처단하라

임무를 완수하는 자는 정식 조직원으로 승격한다

임무를 완수하는 자는 독점 운영을 허가한다


by 미치광이 크레이그 회장...


인생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낸 아버지가 있다.

그런 아버지와의 기억이 거의 없는 평범한 중학생 소녀도 있다.

그리고 여느 날들과 다름없는 어느날...

소녀는 기억속에 잊혀져 있던 아버지와 마주한다.



에드거상 선정 "최고의 데뷔 소설"에 빛나는 강렬한 범죄 스릴러가 출간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드 [멘탈리스트]와 [고담]의 작가 '조던 하퍼'의 첫 소설 데뷔작으로 그동안 범죄미드를 제작한 노하우를 전부다 쏟아 부은듯 냉정하고 비정한 갱들의 세계속에 떨어진 평범한 소녀가 지옥같은 상황에 서서히 익숙해지며 변화하는 모습을 긴장감 넘치는 필치와 영상을 보는듯한 시각적 묘사를 통해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출소를 일주일 남긴 네이트는 순간의 충동을 참지 못하고 미국 전역을 주름잡는 마약거물 크레이그의 동생을 죽여버린다. 이어서 동생의 죽음을 분개한 크레이그는 그의 조직 아리안 스틸의 조직원들에게 네이트와 그의 딸, 전처에게 처형명령을 내린다. 출소하자마자 급히 전처의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전처 에비스는 요단강을 건너고...마음이 급해진 네이트는 딸 폴리를 살리기 위해 딸이 다니는 중학교 앞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십수년 만에 아버지와 딸이 만나고...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체 납치되듯 네이트의 길고 긴 도주길에 함께 하게된 폴리...평범했던 한 소녀가 하루 아침에 악명높은 갱단의 처형대상이 된 것이다....


과연 이 부녀....무사히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바로 전에 읽은 [로그 메일]에서는 킬러에게 쫓기는 킬러의 고군분투 도주기가 펼쳐졌었는데...연이어 읽은 이 작품에서는 낯선 부녀의 고군분투 도주기가 펼쳐진다. 네이트를 처단하고 조직의 감투를 얻으려는 어깨에 파란문신을 한 미치광이 갱들과 전처를 살해하고 딸을 납치한것으로 오인하여 네이트를 체포하려는 경찰들을 피해 언제나 곰인형을 친구로 안고 다니는 순수한 딸을 지켜내야 하는 네이트의 압박감은 그를 서서히 옥죄어 온다. 비록 딸이 성장하는 모습은 얼마 보지 못했지만...세상에 단 하나남은 혈육을 지켜내야 하는 아버지로서의 사명감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그의 강철같이 견고한 부성이 두 딸래미의 아빠로서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이런 처형명령이 내려지게 만든 원인도 네이트이긴 하지만서도...-_-;;;)



이 작품의 재미 포인트는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로 앞서 말한 네이트의 부성이다. 단지 혈육을 살리기위해 도망만 치던 네이트는 짧지만 함께하는 시간동안 딸 폴리에게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질 각오로 도망자 생활을 끝낼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불같은 성미에 인생의 대부분을 범죄와 강도질로 빵에서 보낸 무뚝뚝하고 거친 네이트가 딸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이 작품의 첫번째 재미요소이다. 두번째 요소는 딸 폴리의 변화인데, 평범하고 가녀린 중딩이었던 소녀가 낯선 아빠로부터 생존기술(네이트가 가르칠게 범죄기술 밖에 없었기에...갱단 계보, 강도질, 격투술, 사격 등등등)을 스파르타로 배우며 점차 믿음직스럽고 강인한 아빠에게 마음을 열어가는...-_-;; 이후 특유의 케미스트리를 뿜으며 부녀강도단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엿한 범죄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하는것이 두번째 재미요소이다. 



백지상태의 소녀가 범죄라는 검은색 물감으로 물들어가는 위태로운 모습이 언제나 아이는 해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리면서 일종의 금기를 넘어서는 쾌감과 죄의식이 공존하는 야릇한 감정을 선사한다. 분명 아이가 저러면 안된다고 걱정하면서도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범죄기술들을 쑥쑥 흡수하여 갱들에게 시원하게 한방 먹이는 폴리를 보며 박수치고 좋아하고 있는...-_-;;; 그렇게 물불안가리고 내일없이 사는것처럼 충동적이면서도 아빠 네이트는 끔찍하게 아끼고 걱정하는 모습이 예측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끝없이 조여오는 죽음의 위협...이어지는 절체절명의 순간들...갱들을 향한 부녀의 회심의 반격...클리셰적이지만 가슴을 울리는 결말...짧지만 강렬했던 네이트와 폴리가 함께 보낸 시간들....죽음을 넘어서는 용기와 사랑이 미쳐돌아가는 세상에서 오롯이 빛을 발한다. 다소 폭력적이고 잔혹한 상황이 오히려 부녀의 사랑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것도 같다.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작품을 읽는내내 [로건]이 떠올랐다면 대충 분위기를 알 수 있을런지...등장인물들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짧은 챕터들의 전환을 통해 미드의 장면전환을 떠올리게 만들고, 빠른 속도감과 깊은 몰입감을 촉발시키는 작품이었다. 이정도면 "최고의 대뷔 소설"이라는 수식어에 기꺼이 동의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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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메일
제프리 하우스홀드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로그메일 (2019년 초판)

저자 - 제프리 하우스홀드

역자 - 이나경

출판사 - 아르테(ART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55p



총구 끝에 매달린 사나이



피투성이가 되어 총구 끝에 메달린 사나이...단순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한 강렬한 표지...이보다 더 이작품에 대해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표지가 있을까? 연기파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직접 제작과 주연을 발표해 화제가 된 명작 클래식 서스펜스 작품이 국내 출간되었다. 악명높은 독제자를 암살하려던 남자...하지만 암살은 실패하고, 암살자였던 남자는 도망자가 되버린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와 암살자간의 숨막히는 심리게임...투박하지만 날것의 강렬한 서스펜스가 펼쳐진다.



500미터 조준경으로 목표물을 제거하려던 나의 계획은 무참히 실패하고, 열 손가락의 손톱이 전부 뽑히고, 집요한 폭행에 한쪽 눈은 보이지 않는다. 더이상 뽑아낼 정보가 없다고 판단했을까...그들은 나를 절벽바위 끝에서 오로지 손가락의 힘으로 매달리게 했다. 자연스러운 추락사로 보이게 하려는 것이리라...안간힘을 쓰던 나는 결국 절벽에서 떨어졌고...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지독한 늪지에서 눈을 뜬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지만 다행히 부러진 곳은 없었고, 나의 시체를 확인하려는 추적대를 피하기 위해 얼마동안은 높은 나무위에 올라가 몸을 숨기고, 진흙 구덩이에 처박혀 숨을 죽인다...하지만 사냥개들과 추적자들은 턱끝까지 나를 쫓아오고...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선 생존의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시작부터 여타 스릴러의 공식을 깨버리는 상당히 독특한 전개방식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다지 킬러 스릴러의 내공은 없지만서도 이렇게 시작부터 암살의 실패와 함께 도망자로서 생존을 위한 도주기가 작품 끝까지 이어지는 작품이 있었던가?...'해리슨 포드'의 [도망자]...는 '해리슨 포드'가 누명을 쓴거니 억울하기라도 하지...그나마 독제자 암살도 실패한체 온갖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체로 이렇게 극한의 생존을 위한 개고생을 하다니...-_-;;; 더군다나 주인공이 쓴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엔 독제자가 누구인지, 암살 동기는 무엇인지, 나의 정체는 누구인지...전혀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그냥 들입다 밀어붙인다. 머...독제자 암살 동기야 작품이 끝나기 직전에 공개되긴 하지만, 어찌됐던 이런 일련의 스토리를 배제한체 극한의 추격이 전개되다보니 오히려 이런저런 잡생각 할 것 없이 그 상황 자체에 빠져들게 만드는 몰입의 요소로 작용한다. 



작품이 쓰여진 1939년이 나치 독일이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키려던 바로 그 시기이니 아무래도 국적불명, 신원미상의 독제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히틀러라 생각된다. 스토리를 조금만 더 이야기 하자면 (독일)로 의심되는 그 나라에서 구사일생 가까스로 탈출한 주인공은 자신의 조국 영국으로 복귀하지만 이미 영국에는 주인공을 잡으려는 (독일)로 의심되는 그 나라의 비밀경찰들이 두눈에 불을 켜고 주인공을 찾고있고, 뒤쫓으며, 미행하며, 감시한다. 결국 비밀경찰과 맞닥뜨린 주인공은 평범한 영국시민으로 보이는 (비밀경찰)을 살해하고...ㅠ_ㅠ 졸지에 (독일)로 의심되는 그 나라의 비밀경찰들 혹은 암살자 혹은 용병들과 더불어 자국의 경찰들에게까지 쫓기는 신세가 되버린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현대의 하이테크 첩보 암살물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도구나 기술없이 맨손으로 각개격파하는 투혼의 리얼 서스펜스가 이 작품의 매력인것 같다. 다시말해 작품의 주인공은 비록 돈은 차고 넘칠지 모르겠으나 후반부 살해 동기를 보면 알겠지만 프로페셔널 킬러는 아니기에...어설픈 그가 겪는 눈물의 개고생담은 나의 마음을 후벼파는 동시에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머...다분히 인간적이란 이야기다. 좁디 좁은 개구멍 동굴속에서 분뇨와 함께 보내는 수 십일...질척한 진흙밭에 얼굴을 처박고 숨죽이며 밤을 지새고...지붕 처마가 무너져 여물통에 빠지질 않나....하나하나 열거하다 보면 끝도 없이 나오는 주인공의 절박하고 처절한 상황은 정말로 언제 발사될지 모르는 총구에 매달려 목숨을 부지하는 절체절명의 남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과연 이 남자....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첫 장 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줄기차게 도망쳐대는 극적 긴장감과 강렬한 서스펜스를 안기는 불도저식 추적 스릴러였다. 영화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고생문은 이미 예약되었다는 것...어떻게 뽑힐지 기대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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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고양이, 밥(Bob) - 한 남자의 영혼을 바꾸다
제임스 보웬 지음, 안진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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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어깨위고양이Bob : 한 남자의 영혼을 바꾸다 (2018년 2판 3쇄)
저자 - 제임스 보웬
역자 - 안진희
출판사 - 페티앙북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68p


인생을 바꿔준 은혜갚은 냥이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하고 그 인연이란 울타리 안에서 인생의 전진과 후퇴를 거듭한다. 나를 한없이 절망에 빠트리는 독과 같은 만남이 있는가 하면 단 한번의 만남만으로도 내안의 절망과 좌절을 이겨낼 용기를 불어넣는 인연도 있으리라. 비단 그런 은혜로운 인연이 사람에 국한되지는 않는것 같다. 마약중독에 빠져 절망의 늪 속에서 허덕이던 집없는 노숙자 '제임스 보웬'이 우연히 만난 떠돌이 야옹이를 통해 새로운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는것을 보면 말이다. 소외되고 지친 한 남자에게 이 고양이는 신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인연이자 상처투성이 자신을 치유해줄 구원의 동반자인 것이다. 실화가 주는 꾸밈없는 감동...인간과 고양이가 들려주는 잔잔한 치유의 에세이...[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다.  


마약중독 치료를 받으며 노숙보호시설에서 홀로 기거하는 밥은 매일 런던의 역근처에서 홀로 버스킹을 하며 지나가는 행인이 던져주는 동전 몇 푼으로 힘겹게 생계를 꾸려나간다. 한때 지독한 마약중독에 빠져 마약을 구하기 위해 도둑질도 서슴치 않았던 실패한 패배자였던 제임스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여기며 성실하게 살기위해 노력하지만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냉대는 여전히 제임스를 힘겹고 외롭게 만든다. 그날도 동전 몇 푼을 손에쥐고 보호시설 건물로 들어가는길에 우연히 현관앞에 앉아있는 고양이 한마리를 발견한다. 신경은 쓰이지만 길거리 동물에게 보내줄 여유조차 없는 제임스는 고양이를 무시하고 들어간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도 그대로 그자리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고 도저히 그냥 둘 수는 없어 먹을것을 조금 챙겨 먹인다. 그러자 제임스를 따르는 고양이는 어느새 제임스의 집까지 따라 들어가고....그렇게 한 남자와 수컷 고양이 밥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발견당시 여기저기 상처를 입고 형편없는 상태였던 야옹이 밥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니 자연스레 제임스와 야옹이 밥 사이에는 신뢰관계가 싹트고 사람에게 상처입은 마음을 밥을 통해 치유받는 제임스와 오갈데 없이 떠돌던 밥이 제임스를 통해 안정된 삶을 살게되는 일종의 영혼의 동반자 같은 관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을 나누는 안정된 집고양이로만 있었다면 이 책은 나오지 않았겠지....-_- 하루라도 길거리 공연을 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있던 제임스는 어쩔 수 없이 야옹이 밥과 함께 공연을 나가고 (책표지 처럼) 제임스의 어깨에 품위있게 앉아 이동하는 기품 + 제임스의 공연중엔 얌전히 기타 가방에 자리잡고 있는 얌전한 모습 + 밝은 갈색의 잘생긴 외모까지 더해져 런던 길거리의 명물이 되버린다. 하루종일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러도 동전 몇 푼이던 수입은 야옹이 밥의 시너지 효과로 수십배를 초과하고, 지나는 사람들은 밥의 음식과 옷등을 챙겨주며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동안 위축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던 제임스 역시 밥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사람들로 인해 밝아지고 무엇보다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변화한다. 머...이정도면 냥이 밥에게 절이라도 해야할 판인듯....


인간을 집사로 여기고 하대하듯 행동하는 고고한 야옹이가 이렇게 제임스를 따를 수 있는건 역시 제임스와 밥의 종을 초월한 교감 때문이리라. 작품내내 야옹이 밥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제임스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기에 냉혹한 세상에 상처입고 기나긴 방황을 했던것이라 생각했다. 버스킹을 하며 길거리 명물로 자리잡는 것으로 제임스와 밥의 고난이 끝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제임스에게 동물학대라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고, 길거리 버스킹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도 있으며, 직접적으로 제임스와 밥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난동꾼도 있다. 그로인하여 혼잡한 길거리로 사라져버린 밥을 애타게 찾는 제임스를...신고 누적으로 더이상 버스킹을 할 수 없어 좌절하고 마는 모습을...동물학대라 비난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에 스크래치가 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세상의 풍파에 가차없이 흔들리는 그를 보게된다. 그럴때마다 다시금 찾아오는 마약의 유혹...하지만 이제는 제임스의 곁에 밥이 있다. 흔들리려 할때마다 제임스를 지탱하고 곁에서 지켜주는 밥이 있는 것이다. 


지독한 마약의 수렁에서 벗어나 노숙자 재활프로그램인 잡지 [빅이슈]를 성실하게 팔며 '[빅이슈] 고양이 밥'으로 유투브와 SNS의 유명인이 된 제임스와 고양이 밥은 영혼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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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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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어디에도없었던방법으로 (2019년 초판)

저자 - 테라오 겐

역자 - 남미혜

출판사 - 아르테(ARTE, 아르떼)

정가 - 16000원

페이지 - 298p



부딪혀라! 그럼 깨어질 것이다



제목만 보고 여행 에세이인줄 알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성공한 창업가의 자전적 에세이였네...그런데 책의 서두에 쓰인 인생은 방랑과도 같은 것이요, 끝이 없는 여행이라는 글을 읽고 나니 묘하게 설득된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오른 '테라오 겐'의 아직 현재진행형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은가...빚더미속 맨땅에서 시작한 회사를 2017년 기준 연매출 89억엔, 직원수 100명의 건실한 회사로 성장시킨 그야말로 자수성가형 창업가가 걸어온 길을 통해 세상과 맞서 뻔뻔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워본다. 




17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1년간 지중해를 따라 배낭여행을 하고,

18살에 기타를 치고 곡을 써내 록밴드의 리더로서 10년간 뮤지선의 길을 걷고,

28살에 전자제품 디자인 회사 '발뮤다'를 창업하여 맥 노트북 받침대를 손수 제작.

이후 자연풍 선풍기, 토스터기를 제작하여 안정된 회사로 성장시킨다.



확실히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봤을때 평범한 인생의 길을 걸어왔던것은 아니란걸 단박에 깨닫게 된다. 이혼한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받은 보험금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더 넓은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떠난 배낭여행부터 이미 평범함의 길은 벗어난 것이다. -_- (아들의 결심을 허락한 저자의 아버지 역시 개방적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된다만) 찢어지게 가난해서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이후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뼈빠지게 고생한 아버지를 바라보며 이런 결심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모르겠다. 틀에 박힌 인생의 항로를 따라 가던 나로서는 도저히 시도해보지도 못 할 일탈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게 세상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돌아온 소년이 내딛은 발걸음이 록뮤직이라는 것도 뭔가 상식을 벗어나 보였다. 그런데 또 재능은 있었던 건지...생전 처음으로 잡은 기타와 작곡을 인정받아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그렇게 10년간을 뮤지션의 길을 걷는다니...뭐...저자의 말로는 자신의 재능의 한계를 경험하고 때려쳤다지만...그렇게 경쟁이 심하다는 음악계에서 10년동안 음악밥을 먹은것만으로도 수준급 이상의 실력이라는 반증이 아닌가...-_-  



어쨌던...록음악을 때려치고...무직에 결혼을 하고...나이는 28살...인생의 위기라면 위기인 이 시점에서 저자는 또한번 새로운 일탈을 시도한다. 마치 학교를 중퇴하고 배낭여행을 가고, 기타를 사서 록음악을 작곡할때 처럼 말이다. 느닷없이 구상하던 책상 도면을 그리고, 자신이 그린 도면을 제조공장에서 직접 자르고 깎고 조립한다. 물론 모든것이 다 처음 해보는 생소한 작업이지만 자산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성취감에 두번째 창작품 노트북 받침대를 디자인하여 손수 만들고 '발뮤다'라는 회사의 이름을 짓고, 홈페이지를 직접 제작하고, 제품의 포장제를 구입하여 직접 포장하고, 가전제품 매장에 직접 제품을 전시한다. 그렇게 발뮤다의 첫번째 제작품으로 10대의 받침대를 오더받고 10대의 판매에서 이제는 수천 수만대의 제품을 판매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다. 물론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도산의 위기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지만 모든 위기를 직접 맞서며 타개책을 마련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지난날 낯선 외국에서 몸뚱아리 하나로 생존을 이어가던 17살 소년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다. 



사실 남의 성공한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건 그것대로 흥미를 동하게 만드는 일이다. 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역경을 헤쳐나가며 끝내는 위기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삶의 철학과 방식을 보며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삶이 나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상대적 박탈감도 느끼게 되고 나와는 다른 비현실의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곤 한다. 저자가 쓴 이 글이 얼마나 리얼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저자의 창업기는 너무나 투박하고 너무나 도전적이라 내내 위태로워 보인다. 도 아니면 모로 보였다는 말이다. -_-; 실로 제목 그대로 어디에도 없던 방법이긴 하다. 나라면 이 리스크를 떠안고 일을 벌일 수 있을까?...다이슨이 연상되는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제품 시장을 노리고 3~40만원을 육박하는 자연풍 선풍기로 지금의 회사를 키워 냈는데, 지속적 성장을 가져가기 위해선 원히트원더가 아닌 새로운 제품들이 꾸준히 대박을 쳐줘야 될것이고, 이를 위해선 또 무수히 많은 위기를 거쳐내야 할 것이다. 다이슨 처럼 승승장구 할것인지, 아니면 한경희 스팀청소기 처럼 원히트원더로 기억속에 잊혀질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고난과 역경의 창업기는 오로지 도전정신과 피땀어린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물이기에 좀더 가슴으로 와닿는다.



어쨌던...넓은 세상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몸으로 체득한 도전정신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은 꽤나 인상깊게 다가온다. 울 딸래미들에게도 어렵더라도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기회를 주고 견문을 넓혀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낭 하나 던져주고 낯선 타지에서 알아서 살아남으라는건 무리겠지만...-_-;;;;   



참고로 국내에도 '발뮤다' 홈페이지가 오픈되었더라...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볼 수 있다.

http://www.balmu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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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앰 필그림 2
테리 헤이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수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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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앰필그림 2 (2018년 초판)
저자 - 테리 헤이스
역자 - 강동혁
출판사 - 문학수첩
정가 - 13000원
페이지 - 629p


인생 최고의 스파이물


18년에 1권을 읽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해를 넘기고 나서야 읽게되었다. 설연휴에 읽으려 마음먹고 있었는데, 연일 음주와 숙취 때문에 밀리고 밀리다 이제서야 드디어 2권을 독파했다.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사라센 사람과 스콧 머독은 다시금 강렬하게 나를 반기며 1권을 읽던 당시의 흥분된 감정을 바로 되살려낸다. 역시....1권에서 느꼈던 대박의 기운은 2권에서 폭발하듯 터지고...용두사미가 아닌 진정 첩보 스릴러의 서스펜스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가히 내 인생의 역대급 명작으로 기억되리라...


* 당연히 스포일수도 있는 1권의 내용이 언급된다. 

사라센 사람의 미국을 멸망시킬 생화학 무기는 완성되고, 미 최고 정보부 수장과 대통령등 단 9명의 사람만이 이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정보부 수장이 떠올린 미 최고의 요원 스콧 머독...신분을 위장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던 그는 다시금 위험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명령을 맡게된다.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대통령의 물음에 스콧 머독이 내뱉은 한마디...그 순간 떠오른 단어..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간 영국인..."필그림"..."필그림 이라고 불러주십시오." 

단서라고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잇는 힌두쿠시 산맥에서 걸려온 위성전화 단 두 통....두 통의 전화 발신지는 터키의 보드람....남은 시간은 단 몇 주...공중전화, 발신자는 여성, 자동차 소리와 기묘한 음악이 들리는 곳이라는 것 만으로 역대 최악의 테러리스트를 찾아내야 한다. 드디어 스파이계의 전설로 불리는 필그림의 활약이 시작된다....


9.11 테러 이후 사건의 배후인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연일 공격하고 그로인한 반격으로 알카에다는 탄저균이라는 생화학 테러를 자행한다. 백악관, 국방성등 무작위로 백색가루가 동봉된 소포와 편지를 보내며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는 뉴스가 얼핏 기억 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치명적 생화학 테러무기는 탄저균 보다 더욱 치명적이고 더욱 파괴적이고 강력한 전염성을 갖고있는...실제로 아랍의 테러분자들이 탄저균 이후의 생화학 무기로 관측하고 있는 천연두이다. 이미 지구상에서는 멸종된 병원균이기에 이 바이러스를 조금만 변형시켜 기존 백신에 내성을 갖게 만든다면 호흡기를 통한 빠른 전파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인류의 절반이상은 날아가 버리리라...우리는 이미 사스의 공포를 직접 겪어보지 않았던가....


1권이 테러리스트 사라센 사람이 만드는 생화학 테러무기의 준비에 편중되었다면 2권은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 필그림의 활약이 펼쳐지는 권이다. 2권 도입에서야 다시 스파이 요원으로 몸담게 되면서 필그림의 코드네임이 주어지니...1권은 사백페이지라는 본게임의 서막에 불과한 것인 것이다. -_- 그야말로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 같은 불가능해 보이는 작업을 차근차근 냉정하게 헤쳐나가는 필그림의 모습은 그야말로 스파이물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충족시켜둔다. 1권에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였던 무수한 장면들이 2권에서 사라센 사람을 찾기위한 복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자연스레 전율에 온몸이 떨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1권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파이물은 그다지 접해보지 못한 장르이다.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스파이물이라야 [제이슨 본] 3부작 정도랄까...[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같은 최첨단 하이테크 기술이 적용된 첩보장비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작품들은 볼때는 재미있지만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을 내내 받아왔었지만 그나마 [제이슨 본]은 뭔가 사실적이라고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과 영화는 많은 차이가 난다는건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제이슨 본]도 이 작품에 비하니 아무것도 아니었다는걸 느끼게 된다. (최소한 '본'은 특수훈련을 받은 무자비한 살인기계로 나오지 않는가...필그림은...그런거 없다.-_-;;) 픽션임에도 이 작품을 보고 극단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따라하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 극사실적인 이야기의 배경위에 미치광이 악당 마저도 멋져 보이게 만드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치밀한 복선과 숨막히는 반전의 묘미들. 필그림과 사라센 사람 두 사람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그들이 걸어온 인생을 시간을 들여 보여주는 동시에 전세계의 목숨을 위협하는 멸망의 카운트 다운은 가차없이 시계바늘을 돌리면서 완전범죄로 끝날뻔한 두건의 살인사건을 독자를 위해 내어놓는 여흥까지...개연성, 당위성, 타당성을 모두 만족하는...머...전혀 흠잡을데 없는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미국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통해 시분초까지 나누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흥행 법칙(가령 영화시작 5분내에 대폭발 씬을 집어넣는 식의)에 의해 제작된다고 한다. [매드맥스]등 수많은 흥행영화들의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의 첫데뷔작 역시 그런 흥행의 공식을 적용해 써낸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탄탄하면서도 강렬한 플롯을 선보인다. 완전범죄사건의 여운을 통해 이번 1,2권이 앞으로 나올 필그림 시리즈의 서막이 되기를...조금더 필그림을 볼 수 있기를 강하게 열망한다. 첩보장르 팬이라면...무조건 봐야되는...두번봐야 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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