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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메일
제프리 하우스홀드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로그메일 (2019년 초판)
저자 - 제프리 하우스홀드
역자 - 이나경
출판사 - 아르테(ARTE)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55p
총구 끝에 매달린 사나이
피투성이가 되어 총구 끝에 메달린 사나이...단순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한 강렬한 표지...이보다 더 이작품에 대해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표지가 있을까? 연기파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직접 제작과 주연을 발표해 화제가 된 명작 클래식 서스펜스 작품이 국내 출간되었다. 악명높은 독제자를 암살하려던 남자...하지만 암살은 실패하고, 암살자였던 남자는 도망자가 되버린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와 암살자간의 숨막히는 심리게임...투박하지만 날것의 강렬한 서스펜스가 펼쳐진다.
500미터 조준경으로 목표물을 제거하려던 나의 계획은 무참히 실패하고, 열 손가락의 손톱이 전부 뽑히고, 집요한 폭행에 한쪽 눈은 보이지 않는다. 더이상 뽑아낼 정보가 없다고 판단했을까...그들은 나를 절벽바위 끝에서 오로지 손가락의 힘으로 매달리게 했다. 자연스러운 추락사로 보이게 하려는 것이리라...안간힘을 쓰던 나는 결국 절벽에서 떨어졌고...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지독한 늪지에서 눈을 뜬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지만 다행히 부러진 곳은 없었고, 나의 시체를 확인하려는 추적대를 피하기 위해 얼마동안은 높은 나무위에 올라가 몸을 숨기고, 진흙 구덩이에 처박혀 숨을 죽인다...하지만 사냥개들과 추적자들은 턱끝까지 나를 쫓아오고...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선 생존의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시작부터 여타 스릴러의 공식을 깨버리는 상당히 독특한 전개방식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다지 킬러 스릴러의 내공은 없지만서도 이렇게 시작부터 암살의 실패와 함께 도망자로서 생존을 위한 도주기가 작품 끝까지 이어지는 작품이 있었던가?...'해리슨 포드'의 [도망자]...는 '해리슨 포드'가 누명을 쓴거니 억울하기라도 하지...그나마 독제자 암살도 실패한체 온갖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체로 이렇게 극한의 생존을 위한 개고생을 하다니...-_-;;; 더군다나 주인공이 쓴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엔 독제자가 누구인지, 암살 동기는 무엇인지, 나의 정체는 누구인지...전혀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그냥 들입다 밀어붙인다. 머...독제자 암살 동기야 작품이 끝나기 직전에 공개되긴 하지만, 어찌됐던 이런 일련의 스토리를 배제한체 극한의 추격이 전개되다보니 오히려 이런저런 잡생각 할 것 없이 그 상황 자체에 빠져들게 만드는 몰입의 요소로 작용한다.
작품이 쓰여진 1939년이 나치 독일이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키려던 바로 그 시기이니 아무래도 국적불명, 신원미상의 독제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히틀러라 생각된다. 스토리를 조금만 더 이야기 하자면 (독일)로 의심되는 그 나라에서 구사일생 가까스로 탈출한 주인공은 자신의 조국 영국으로 복귀하지만 이미 영국에는 주인공을 잡으려는 (독일)로 의심되는 그 나라의 비밀경찰들이 두눈에 불을 켜고 주인공을 찾고있고, 뒤쫓으며, 미행하며, 감시한다. 결국 비밀경찰과 맞닥뜨린 주인공은 평범한 영국시민으로 보이는 (비밀경찰)을 살해하고...ㅠ_ㅠ 졸지에 (독일)로 의심되는 그 나라의 비밀경찰들 혹은 암살자 혹은 용병들과 더불어 자국의 경찰들에게까지 쫓기는 신세가 되버린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현대의 하이테크 첩보 암살물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도구나 기술없이 맨손으로 각개격파하는 투혼의 리얼 서스펜스가 이 작품의 매력인것 같다. 다시말해 작품의 주인공은 비록 돈은 차고 넘칠지 모르겠으나 후반부 살해 동기를 보면 알겠지만 프로페셔널 킬러는 아니기에...어설픈 그가 겪는 눈물의 개고생담은 나의 마음을 후벼파는 동시에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머...다분히 인간적이란 이야기다. 좁디 좁은 개구멍 동굴속에서 분뇨와 함께 보내는 수 십일...질척한 진흙밭에 얼굴을 처박고 숨죽이며 밤을 지새고...지붕 처마가 무너져 여물통에 빠지질 않나....하나하나 열거하다 보면 끝도 없이 나오는 주인공의 절박하고 처절한 상황은 정말로 언제 발사될지 모르는 총구에 매달려 목숨을 부지하는 절체절명의 남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과연 이 남자....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첫 장 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줄기차게 도망쳐대는 극적 긴장감과 강렬한 서스펜스를 안기는 불도저식 추적 스릴러였다. 영화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고생문은 이미 예약되었다는 것...어떻게 뽑힐지 기대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