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아파트 월화수목공포일 3 - 학교 괴담 날마다 오싹 만화 시리즈
진선 지음, 김경아 그림 / 서울문화사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신비아파트월화수목공포일 3 : 학교 괴담 편 (2019년 초판)_날마다 오싹 만화 시리즈

글 - 진선

그림 - 김경아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0500원

페이지 - 158p



아동용 신비아파트는 잊어라!

매일매일 공포일...독기품고 돌아온 신비아파트가 다시 돌아왔다!



7살 딸래미의 광적인 시청 덕분에 나도 팬이된 토종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코믹스판 세번째 시리즈가 발간되었다. 시리즈 2편에서도 말한바 있지만 이 [월화수목공포일]시리즈는 아동용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신비아파트]이면서도 꼬마도깨비 신비가 아예 나오지 않는 특이한 스핀오프인데, 신비를 제외한 애니의 주조연들은 코믹스에도 그대로 나와 반가움을 더해주는 시리즈이다. 애니메이션은 유아에서 아동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이 대상이라 무서운 귀신이 등장하지만 거기엔 이러저라한 피치못한 사연이 있더라~~식의 [전설의 고향]식 이야기인 반면 이 코믹스 시리즈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학교되담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만화이기 때문에 기구한 사연보다는 뜻모를 악의로 가득찬 악귀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하여 애니보다는 좀 더 무섭다는 말인데, 무려 30여년전 초등학교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인 국민학교 시대에 떠돌던 구수~한 학교괴담들도 소재로 나와 오랜만에 만나는 괴담들이 반가운 마음도 드는데(작가의 연식이 된건지?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자료조사를 한건지?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 학교괴담은 발전없이 제자리 걸음인건지 모르겠다만...) 지금의 꼬멩이들에겐 이 연식있는 학교 괴담들이 어떻게 비춰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매일매일이 공포일 답게 월화수목금토일 각각의 7가지 괴담이 실린 이번 작품엔 어떤 무서운 귀신과 소름끼치는 괴담이 담겨 있을까?...흐흐흐~ 중년이 되어서도 두근반 세근반 가슴이 뛰고 설레이는 마음~ 그래...괴담은 회춘인거야!... 핫핫핫~ (뭔소리냐...-_-;;) 



월. 귀신 보는 아이

귀신을 보는 강림이가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자 분한 마음에 농담삼아 귀신이 보인다고 반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아이...그렇게 재미를 붙인 소년은 거듭하여 귀신이 보인다는 거짓말을 즐기고...그러던 소년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 소싯적 내가 학교다닐때도 비슷한 괴담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귀신이야기를 들려줄때 이야기속 귀신이 찾아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를 노려본다는 이야기가 어렴풋 기억났다. 귀신으로 거짓말을 하면 못써요!~



화. 책 읽는 동상

해가지면 초등학교에 세워진 동상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학교전설이 내려오고, 겁쟁이로 몰린 소년은 자신의 용기를 과시하기 위해 해가진 학교에 세워진 책읽는 소녀상 앞에서 셀카를 찍겠다는 담력테스트를 약속하는데....

- 이 학교괴담이야 말로 정말로 연식이 오래된 괴담이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엔 밤12시가 되면 유관순 동상이 피눈물을 흘리고 땋아내린 머리카락은 뱀이된다는 괴담이 퍼졌었다는...ㅎㅎㅎ



수. 2등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친구와 그 친구 때문에 2등에 머무는 친구, 그리고 구하리는 함께 소풍을 떠나리고 약속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놀던 셋은 기념삼아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고, 현상된 사진엔 1등의 친구 발목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연기가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몇일뒤...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진 1등 친구....

- 초등학교에서도 무한경쟁이 당연시된 지금...1등과 2등 사이에 걷어낼 수 없는 깊은 원망과 골....씁쓸한 현실이 반영된 괴담이다. 



목. 산속의 우물

학교엔 산속 우물을 내려다 봤을때 자신의 얼굴이 비치지 않으면 일주일뒤 실종된다는 소문이 돌고, 자신의 용기를 의심받던 소년은 한밤중 우물에 다녀오기로 하는데....

- 이 작품 역시 익숙하고 비슷한 괴담의 변주인듯...



금. 학교 전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온 소녀는 도서관이 텅텅 비어있는것을 보고 이상한 기분에 휩싸인데, 그런데 저 구석에서 말을 걸어오는 또다른 소녀. 그녀는 학교에 전해져 오는 7가지 전설을 소녀에게 이야기하는데....

- 공동묘지를 밀어버리고 학교를 지었다는 전설을 시작으로 그녀가 이야기 하는 6가지 전설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그리고 정체불명의 소녀가 이야기하는 마지막 7번째 전설은?!!!!



토. 공포의 정전

자율학습 때문에 학교에 남아있던 아이들은 갑작스런 정전에 당황한다. 그리고 스피커를 들려오는 정전 안내방송...그런데 방송속 목소리는 얼마전 죽은 교장의 목소리가 아닌가! 당황한 아이들을 밖으로 인솔하는 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 '아직도 내가 니 엄마로 보이니?!!!'의 학교버젼인가?



일. 아귀

학교에 나올때마다 말라가는 소녀를 이상하게 여긴 구하리는 소녀에게 이유를 묻는다. 소녀는 밤마다 찾아와 가위에 눌리게 만드는 한 귀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최강림은 그 귀신이 제삿밤을 훔쳐먹는 아귀임을 간파하고 소녀에게 아귀를 쫓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데.....

- 요즘엔 제사를 지내는 집도 흔하지 않을 뿐더러 정확한 예를 갖춰 제사를 지내는 집도 흔치 않으리라...제사를 지낼때 쌀밥위에 숟가락을 꽂는 이유를 아는가??....



역시 귀신이야기의 법칙...귀신이 없다고 단정짓는 사람, 과하게 객기를 부리는 사람은 여지없이 귀신에게 홀려버리더라...이번 시리즈가 학교괴담에 관련된 작품들이라 그런진 몰라도 상당히 낯익은 괴담들로 반갑기도 했지만 그만큼 무서움은 덜했다...ㅠ_ㅠ..게다가 전작과는 다른 그림작가로 교체되어 그런지 기분나쁘게 오싹하게 만들던 귀신그림이 말랑해져버려 약간 아쉬웠다...아빠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함께 읽고 아빠의 학창시절 괴담을 곁들여 주면 귀신이야기 꽃을 피우지 않을까 싶은 작품이었다. ㅎ [신비아파트]의 인기에 힘입어 4편도 나오길 바래본다.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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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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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아이 1,2 (2019년 초판)

저자 - 야쿠마루 가쿠

역자 - 이정민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5000원 * 2

페이지 - 515p, 495p



신에게 선택받은 아이

신에게 버림받은 아이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역주행 신화를 보여준 베스트셀러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그것도 무려 천 페이지에 달하는 육중한 분량으로 말이다. 죽음과 살인이 존재할 수 밖에없는 미스터리이지만 매작품마다 인간의 본성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주제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교차하는 휴먼 미스터리 작가로서 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작품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기대하며 첫 페이지를 넘겼다....그리고 바로 그날밤을 꼴딱 새며 1권을 읽었고 , 몇 시간의 수면뒤 2권을 독파해버렸다. (물론 전날 서울 카페&베이커리 축제에서 공짜 커피를 들이부은 탓도 있겠지만) 이건 뭐...가독성의 끝판왕이랄까..작품이 날 놔주지 않아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들다니...매일 같이 책을 읽는데도 이정도 분량의 작품을 앉은 자리에서 독파한 경험은 그리 많지 않기에 사람을 빨아들이는 흡인력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책 한 페이지를 읽고 암기하는데 걸리는 시간 20초. 소위 슈퍼기억력을 가진 천재적 지능의 소유자 마치다 히로시에겐 남다른 과거가 있다. 엄마의 애인을 칼로 찌르고 가출하기 전까지 14년간 약물중독 엄마와 애인의 가혹한 폭력속에서 방치되다 시피 살아온 것이다. 의무교육에 들일 돈이 아까워 호적신고까지 거부한 엄마에게 모정은 사치나 다름없었고, 태어나 가출하기 전까지 가족에 의미도...애틋한 사랑도...최소한의 인간관계에 대한 감정조차도 배우지 못한채 세상에 홀로 버려진 마치다는 오로지 자신의 지능에 의지하여 거리의 뒷골목에서 4년을 살아간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연 한 사람이 있으니, 거리에서 만난 또래의 정신지체 장애인 미노루였고, 천진난만하게 자신을 챙기는 미노루의 선함에 이끌려 미노루의 호적을 빌린 마치다는 미노루를 돌보면서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에서 사기시나리오 설계자로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런데 마치다의 천재적 재능을 눈여겨본 조직의 두목 무로이는 자신에 대한 충성의 증명으로 미노루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마치다는 무로이에 대한 충성 대신 친구 미노루를 선택하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고 소년원에 입소하는데......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천재소년...오로지 생존을 위해서만 살아야 했던 그가 바라본 냉혹한 세상은 한 인간의 인격과 감정을 말살해버리기에 충분했다. 14년간 학대와 방치속에서 홀로 버려진 천재적 소년...암흑같던 14년의 시간은 뛰어난 이해력과 높은 지능을 가진 소년에겐 영겁의 지옥과도 같은 끔찍한 시간이었으리라. 그런 소년이 인간의 감정을 차단해버린건 미치지 않고 재정신으로 살기위해 그가 내린 최선의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오직 인간관계로만 풀 수 있듯이 꽁꽁 얼어붙은채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근 소년의 마음을 여는 것은 그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아껴주는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리라. 보기엔 엉성해 보이지만 상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빚은 김이 모락나는 주먹밥처럼 서툴지만 서두르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마치다를 응원해주는 주변사람들의 노력이 마침내 단단이 걸어잠긴 마치다의 마음속 빗장을 열면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리란건 굳이 작품을 다 읽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냉정한 지옥의 사자에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조금씩 변화해가는...츤데레 마치다를 보는 것은 상상이상의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은 두 권에 걸쳐 크게 3개의 페이즈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소년원에 수감된 마치다와 먼저 입소중이던 보이스피싱 동료 이소가와, 나중에 입소한 미노루를 떠올리게 하는 덩치큰 정신지체자 아마미야와의 탈주기가...2장에서는 몇 년후 보호감찰로 풀려난 마치다가 자신을 보살피던 교도관인 나이토의 부탁으로 지인인 마에하라 공장에 거처하며 도쿄대 이공학부의 학생으로 같은과 학생들과 획기적 발명품으로 창업하게되는 이야기가...3장에서는 몇 년후 고공가도를 달리던 회사가 위기에 처하고 이 위기에 흑막이 있음을 눈치챈 마치다는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저 소년원이란 한정된 장소에서 여러가지 일들을 거치면서 새로운 인간으로 갱생할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실로 다양한 배경과 수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종국에는 예기치 못한 어지러웠던 사건들이 하나의 커다란 물줄기로 합쳐지면서 강렬한 결말로 치달아 간다. 그 많은 캐릭터들이 어느하나 허투로 소비되는일 없이 각자의 사연을 갖는다는 것...이야기 전체에 자연스러운 맥락과 개연성이 중첩되는 것... 페이즈가 거듭될수록 급격히 팽창하는 스케일을 납득하게 만드는건 이같은 탄탄하고 세밀한 구성이 기반이 되었기에 가능한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일본을 집어삼킬 거대 신흥조직 신공생회의 수장 무로이의 범죄를 통해 비뚤어진 세상을 평등하게 바로잡자는 가치관이나 부모에게 학대받아 마음을 닫아버리고 독설을 내뱉는 마치다나 무관심한 세상에 버림받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숨긴채 딱딱한 껍질 속에서 사랑과 관심에 대해 소리없는 외침으로 갈구하는 반어적 모습을 본듯하여 못내 씁쓸하게 만든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것 같았던 상처입은 이들이 천천히 변화해가는 모습을 통해 아직 늦지 않았고 충분히 구원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에게 선택받아 세상에 나왔지만 부모의 학대와 세상의 무관심속에 방치된 신의 아이들에게 태어나 살아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희망과 구원의 울림을 전하는 감동 미스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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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스 브라더스
패트릭 드윗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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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스브라더스 (2019년 초판)

저자 - 패트릭 드윗

역자 - 김시현

출판사 - 문학동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66p



희대의 악당 두 형제의 마지막 임무



와일드 빌 히콕....빌리 더 키드...서부시대를 대표하는 총잡이로 지금까지도 그들의 이름이 회자되는건 법보다 총이 앞서던 무법천지의 시대에 수많은 수라장속에서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악착같이 질긴 생명의 끈을 붙들어 잡았기에 지금까지 전설로 남아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 냉혹한 총잡이 찰스와 일라이 시스터스 형제가 악명을 드높이며 그들의 전설에 도전장을 내민다. 손안에 쥔 권총 한정이 바로 법이자 정의이던 야생의 서부개척시대...쌍권총을 손에들고 시대를 풍미한 형제악당의 찌질하면서도 화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1851년...강가 모래속에 파묻혀 있는 사금을 채취하기 위해 하던일을 팽개치고 너도 나도 일확천금의 꿈을 꾸고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그때...청부살인으로 악명을 떨치던 킬러 형제인 찰스와 일라이는 보스에게서 새로운 임무를 받는다. 임무는 사금채취꾼 웜을 죽일것. 웜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저 죽이라면 죽일뿐. 어쨌던 새임무를 받은 형제는 웜의 인상착의 하나만을 듣고 오리건에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로 머나먼 길을 떠난다. 물론 시스터스 형제의 명성 답게 그들이 지나는 곳곳은 시체가 켜켜이 쌓이고 마을은 쑥대밭이 되버리고...형제는 무사히 웜을 찾을 수 있을까?...



사실 웨스턴장르는 소설보다는 영화로 접했었고, 피카레스크 소설도 그리 많이 접해본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에 대해 평해본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봤던 얼마 안되는 영화와 비교 할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일단 [영건] 혹은 [매그니피센트 7] 같이 서부시대 특유의 뽕끼가 단 1도 없던 작품이었다. 정의의 총잡이들과는 달리 희대의 악당들의 이야기라서 인지는 몰라도 시대적 보정이나 향수 따위없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건조하다. 아니..현실적이다 못해 냉소적이랄까...시스터스 형제들의 1차원적 기본욕구에 따라 쏘고, 죽이고, 빼앗고, 뚜드려패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그냥 몸만 커버린 때쟁이 애들에게 살인무기를 쥐어준 꼴을 보는듯 근원적 해맑은 악의를 보는것 같았다. -_-;;; 사고에 앞서 몸이 먼저 반응하는 바보들의 잔혹하고 거침없는 폭력의 향연과 꼬맹이들이 말싸움 하듯 내내 티격태격 티키타카를 펼치는 형제의 싸움에서 비롯되는 원초적이고 냉소적인 유머들....그런면에서 볼때 블랙유머가 가미된 잔혹 누아르였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나 [헤이트풀8]과 무척 닮아 있는것 같다. 2018년 이 작품을 원작으로한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었고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지만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 볼 수 없는 점은 굉장히 아쉬웠다...ㅠ_ㅠ 



지금이라면 오리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자동차로 7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지만...다죽어가는 말을 타고 보이는 술집마다 들러 독주를 쏟아붓고 숙취로 개고생하는 형제에겐 수일이 걸리는 장대한 여정이다. 그 장대한 여정속 형제가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독거미에게 발을 물려 정신을 못차리는가 하면, 썩은 이빨을 뽑으러간 치과의사를 협박해 마취약을 빼앗아 자신의 뺨에 주사하고 사정없이 싸대기를 날리고, 우연히 만난 붉은 곰과의 사투, 붉은 곰의 가죽을 팔기위해 찾아간 호텔에서 매춘부와 광란의 파티를 벌이던 일, 총잡이들과의 목숨을 건 결투 등등등...단 한순간도 조용할 날 없는 폭풍같은 여정들속 목숨이 걸린 극도의 긴장감과 정제되지 않은 폭력의 미학이 웨스턴만이 갖는 카타르시스로 작용하여 서부의 삭막한 황야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뭐니뭐니해도 이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매력은 뚜렷한 개성의 형제에게 있다. 비열하고 거침없는 형 찰스와 정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동생 일라이의 상반된 캐미가 작품 전반에 걸쳐 독자를 긴장타게 만들기도, 골때리는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기도 한다. 타던 말을 도저히 팔 수 없어 야매 수의사에게 눈알을 뽑고서라도 끝까지 정든말과 함께하는 동생 일라이는 현재에 만족하고 형과 함께 위험한 킬러생활을 접기를 바라지만 형 찰스는 끝없는 탐욕을 부리며 더 많은 부를 위해 배신도 서슴치 않는다. 일라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악당으로서의 형의 모습과, 결말의 형이 처한 상황에서 동생 일라이는 자신이 끝까지 책임지던 병든 말처럼 그저 형을 지켜내기 위해 청부살인이란 고된 여정을 묵묵히 함께 했던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성질 드럽고 거지같은 살인마 형이라도 가족은 가족이랄까...악당의 시선에서 발견하게 되는 인간적 고뇌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런면에서 볼때 가족애 넘치는 휴먼드라마라고 봐야되려나....머...그래봐야 둘 다 천하의 나쁜XX임엔 변함 없지만 말이다...-_-;;; 



그렇게 죽여대며 악착같이 돈을 그러모으지만....그렇게 쉽게 얻은 돈은 또한 쉽게 빠져나가 버린다....탐욕의 결말은 비극이요, 인생은 덧없음을 희대의 형제 악당을 통해 이야기하는 철학적 스타일리시 누아르 작품이랄까...-_- 현대적 감각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로 점철된 매력적인 웨스턴 스릴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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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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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러브 (2019년 초판)
저자 - 시마모토 리오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해냄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57p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학대



아나운서 면접도중 면접장을 뛰쳐나와 그대로 마트에서 식칼을 구매하고
그길로 아버지가 교수로 일하는 미술학교를 찾아가 여자 화장실에서
아버지의 가슴에 식칼을 꽂고 집으로 도망친 22살 미모의 여성...
화장실에 방치되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버지는 사망하고, 집근처 둑을
배회하던 여성은 경찰에 체포된다.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극강 미모 살인사건'으로 회자되며 세간의 관심을 끌고
발빠른 출판사에서는 이 여성의 삶과 살인동기에 대해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임상 심리사인 유키에게 원고를 의뢰한다. 그리고 감옥의 면회실에서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여성과 유키의 첫 대면이 시작되는데.....



확실히 시선을 잡아당기는 강렬한 도입부였다. 친족살인이라는 강렬한 소재와 함께 자신의 아버지를 찔러 죽일 수 밖에 없었던 대학생의 사연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었고, 그와 함께 [퍼스트 러브]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반어적 느낌이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첫 사랑, 첫 경험 같은 직관적인 의미와 함께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부모님의 사랑 같은 함축적인 의미까지...작품에서 말하고 있는 [퍼스트 러브]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불안발작 속에서 허언증이 의심될정도로 상담 내용은 허황되고 그마저도 손바닥 뒤집듯 180도로 급변하는 칸나의 증언에 칸나의 어머니는 그녀를 옹호하기는 커녕 그녀의 죗값을 따지겠다며 검찰측 증인으로 나서는 상황...어느 누구도 칸나의 말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리사 유키만은 그녀의 거짓된 증언과 공허한 시선 뒤에 감춰져 있는 비극의 진실을 알아챈다. 작품은 임상 심리사인 유키가 재판을 앞두고 감옥에 갖힌 칸나를 상담하면서 그녀의 불안정한 정신상태에 의혹을 느끼고 사건이 발생했던 시점을 되짚어 보면서 그녀의 과거에 있었던 끔찍하고 추악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극도의 불안과 발작등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죄수 칸나의 단편적 증언들을 토대로 심리사로서 그녀의 진실과 거짓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증명하기 위해 그녀 주변의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며 진실을 파헤치는 모습은 일반적인 형사물과는 다른 느낌의 심리 미스터리로서의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한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속을 해메이는 기분....그 안개가 걷히는 순간....경악할 만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솔직히 친족살인이라는 소재에서 끔찍한 진실이 숨겨져 있을거라고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지만...진실은 나의 예상을 저만치 넘어서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이 떨릴 정도로 잔혹했다. 유명 화가인 아버지와 전업주부 엄마 사이에서 부족한것 없이 자라 아나운서를 꿈꾸던 여대생이...모든 꿈과 희망을 던져버리고 식칼을 들게된 사연....ㅠ_ㅠ 이 세상에서 가장 가혹하고 잔인한 학대...한 인간의 인생과 정신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고문. 이 작품을 통해 다시금 가족의 진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정상적인 가족관계일때의 순기능 보다 비정상적인 가족관계에서 파생되는 역기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거짓말쟁이 살인자였던 칸나가 겪은 고통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 수년간 이어져온 그녀의 소리없는 비명과 외침을 외면한 비정한 어른들의 모습에서 나의 그림자를 발견한것 같은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주변의 관심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칸나의 고통을 통해 깨달아야 하다니...



끔찍하게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임상 심리사 유키의 개인적 인생사가 함께 그려지면서 작품의 텐션을 조절해주는데,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방황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통해 구원받는 유키와 그렇지 못한 칸나의 인생이 극명히 대조되면서 칸나의 비극적 상황이 더욱 강조된다. 그녀가 겪었을 고통을 남자인 나로선 100% 느끼진 못하겠지만, 딸 가진 아빠로선 다른 의미로 끔찍하게 다가와 굉장히 읽어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절망속에서 생의 의지를 불태우며 고통을 극복하고 구원을 향해 한발을 내딛는 칸나를 통해 치유의 감정과 그녀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우리 주변 무관심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임을 경고하는 동시에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의 관심을 촉구하는...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미스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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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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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강남 (2019년 초판)

저자 - 주원규

출판사 - 네오픽션

정가 - 13000원

페이지 - 188p



쾌락과 환락의 도시 강남



강남...환한 낮엔 하늘 높은줄 모르고 마천루를 이루는 빌딩숲 사이로 비즈니스맨들이 바삐 일하는 곳....하지만 해가지고 어둠이 내린 강남은 대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대낮처럼 어둠을 환히 밝힌 유흥가의 간판들 아래로 콜걸들을 태운 승합차는 밤이 새는줄 모르고 환락가를 누비고, 길거리엔 온갖 쾌락을 보장하며 성인들을 유혹하는 낯뜨거운 전단들이 거리를 뒤덮는다. 하지만 접대부들도 외모와 나이에 따라 등급이 갈리듯...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못할...고위층 고객들을 위한 엽기적이고 끔찍한 변태성과 쾌락을 장착한 프라이빗 업소도 엄연히 존재할 것이란건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하룻밤에 수천..수억의 돈을 흩뿌리며 마약과 접대부들과 한데 뒤엉킨 쾌락의 섹스파티...이 작품은 한 건의 살인사건을 통해 세상의 정점에 서있는 초고위층들의 숨겨진 비정상적 쾌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들에게 짙게 베인 물질만능주의와 특권적 우월의식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정확히 열 명.

열 명의 남녀가 전라로 누워있다.

서로 뒤엉킨 남녀의 몸은 결코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열 명의 몸 전체가 피투성이다.

속옷 하나 입지 않은 열 개의 몸 위에 선혈이 낭자하다.

수많은 핏방울이 실력 없는 화가가 그린 점묘화처럼 무성의 하고 

산발적으로 흩뿌려져 있다.


강남의 초고층빌딩의 준공을 앞두고 최상위층 펜트하우스에서 발견된 끔찍한 상태의 시체 열 구...사건이 발생함과 동시에 한통의 전화를 받는 변호사 민규는 로펌측으로 부터 살육파티로 변한 열 구의 시체를 말끔히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고위층의 시끄러운 사건 사고를 조용히 그리고 조속히 처리하는 전문 해결사...이른바 설계자로 통하는 특수직업을 가진 민규는 그쪽 계통으로는 완벽한 일처리의 전문 설계자로 통한다. 서둘러 도착한 현장에서 고위급 공무원, 유명 연예인으로 밝혀진 5구의 남성 시체와 접대부와 콜걸로 밝혀진 5구의 여성 시체를 보며 이미 설계의 가닥을 잡은 민규는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에 시체를 처리하고, 재빨리 증거와 목격자를 조작하여 개별 사망사건으로 처리하려 한다. 하지만 2억의 도박빚에 허덕이는 경찰 재명이 사건의 냄새를 맡게되고, 사망자중 한명인 유명 랩퍼 몽키의 사망 소식을 은밀히 연애부 기자에게 흘린다. 다음날...재명의 핸드폰으로 걸려온 전화 한통....그리고 약속된 미팅장소에서 양복을 차려입은 설계자 민규와 마주하는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열 명의 남녀....테이블위에 널부러진 주사기와 마약 앰플들...그리고 오륙십대 공무원들과 이십대 랩퍼가 뒤섞여 펼쳐지는 쾌락의 난교파티...-_-;;; 솔직히 지금 한창 연일 뉴스꼭지를 장식하는 유명 연예인이 거론되는 강남의 고급술집 뉴스가 아니었다면 현실성 없는 작품이라고 치부했을지도 모르겠다. 알음알음 그들만을 위한 환락파티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실제 뉴스로 접하고나니 작품속 이야기가 피부에 와닿는 온도차는 정말로 달랐다. 머랄까...분노의 감정마저 들지 않을 정도로 다른 세상...다른 세계의 일로 느껴지지만...그들의 추악함은 경악의 감정으로 마음속 깊이 파고든달까... 



작품은 자본과 쾌락의 도시 강남의 정점에 선 쾌락자들과 그들을위해 존재하는 돈의 노예들인 포주, 접대부, 설계자, 타락한 경찰등의 거대한 검은 커넥션, 하나의 사업이되어버린 강남의 어두운 현주소를 적라나하게 그려낸다. 최상위 포식자로서 살인마저 서슴치 않고 가족마저 단칼에 잘라버리는 돈의 법칙으로만 움직이는 비정한 권력자, 그들을 위한 소모품으로 실컷 유린당하고 난도질 당하여 죽어도 제대로 수사조차 이루어 지지 않는 최하위 계층이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꿈의 땅 강남을 떠나지 못하는 비루한 존재들...이들의 극명한 대비 속에서 '강남'이 갖는 진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망할 돈의 노예들로 견고하게 쌓은 그들의 제국에 실금조차 내지 못하고 벌레처럼 바스러져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무기력함 때문인지 불쾌하고 무거운 감정이 오래도록 남는 작품이었다. ㅠ_ㅠ 



고위층들의 사건을 뒤치닥거리하는 설계자 민규를 보면서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살인사건을 조작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작품속 설계를 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미심쩍은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이 정말 자살이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_-;; 정말 이 세상이 보이지 않는 설계자에 의해 움직이는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피어나게 만든다. 강렬한 사건과 빠른 호흡에 200페이지 남짓의 이야기는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다소 맥락이 결여된 살인범의 정체나 재명이 본 CCTV에서는 멀쩡히 걸어나가는데, 다음장에서는 찔러죽였다고 언급하는등 후반부 매끄럽지 못한 전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쨌던...높으신 그들을 위해 평생을 개미처럼 죽어라 일해봐야 수십억대의 강남땅은 언감생신 꿈조차 못꾸고, 오늘도 나는 로또를 긁어대며 이루지 못할 일확천금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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