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의 재구성 - 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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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재구성 : 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2019년 초판)
저자 - 도진기
출판사 - 비채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55p


현직변호사 도진기의 킹리적 갓심으로 바라본 재판 되짚기!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으로 팬을 자처하고 있고 얼마전 [합리적 의심] 출간 팬미팅에도 다녀온 '도진기'작가님의 신작 논픽션이 출간되었다. 부장판사를 지내고 변호사로 활동중인 법조인이기에 써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논픽션!...[판결의 재구성]이다. 이 책은 작가가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된 후 2017년 7월부터 2018년 8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한 [판결의 재구성]의 원고를 단행본으로 손봐서 내놓은 책이다.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역대급 사건들과 매스컴과 사회적 민심으로선 도저히 납득 할 수 없었던 판결, 혹은 사회 문화적으로 열띤 논쟁이 오갔던 첨예한 사안들까지 재판을 통해 논란이 된 사회적 이슈들을 현직 재판관으로서는 말할 수 없었던 비판의 각을 법복을 벗어 던지고 자유의 몸으로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작품이다.


작품은 총 3장으로 구성되 있으며 1장은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던...그리고 민심과는 반대되는 판결로 더욱 논란이 되었던 범죄 사건들로 눈길을 사로잡고, 2장에서는 조영남 대작 사건, 마교수의 [즐거운 사라] 음란성 논란 등과 같은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뜨거웠던 이슈들을 소개한다. 남은 3장에서는 재판부에서 범인을 무죄방면 할 정도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숨겨진 이유가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픽션과 논픽션이란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 전작 [합리적 의심]과 궤를 같이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꿔말해 논픽션판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이다. 다만 재판정에서 죄인의 판결을 결정할때 판단의 근거로 사용되는 합리적 의심이 아닌, 재판 결과에 대한 작가의 객관적인 합리적 의심이 담겨있다고 말할 수 있다. 소설 [합리적 의심]의 소재로 사용되었던 PART 1의 [낙지 살인사건]을 비롯하여 [김성재 살인사건], [캄보디아 아내 보험 살인의혹 사건] 등등 정황상 너무나 유죄가 확실해 보이는 사건들의 재판결과가 합리적 의심을 통해 무죄로 판결된 숨은 저의와 시간이 지나 객관적으로 되짚어본 작가의 추론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설명된다.


"사법부의 결정은 따라야 한다. 이건 우리 사회의 질서이다. 하지만 판결 안의 추론 과정마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늘 옳다는 보장이 없고, 얼마든지 헤집어 볼 수 있다. 유전무죄 비판과 진영 논리들 때문에 오히려 면책되었던 판결의 '내부'를 짚어보려는 것이다. 그래야 판결이 졸지 않고, 외곬 논리는 도태된다."  _7P


작가의 이 한마디가 이 책이 쓰여진 이유에 대한 변이 되지 않는가 싶다. 사실 우리같은 개미들이야 아무리 첨예한 논란이 되는 역대급 사건이더라도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걸로 끝이다. 민심과 정반대되는 판결일지라도 그저 판사와 사법부와 나라에 욕설을 날릴 뿐이지 그 판결이 어떤 검증을 통해, 어떤 이유로 도출되었는지엔 관심도 없을 뿐더러 확인해볼 길도 요원하다. 어려운 법률용어와 지리한 재판의 과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이 작품은 굉장히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친절하기까지하다. 간결한 판결문을 작성했던 법관일 당시 버릇의 연장선일까...군더더기 없는 심플하고 논리적인 글은 눈에 쏙쏙 박히면서 단번에 모든 것을 이해시킨다.    


[Part 1]
사람이 죽었다. 살인사건이다. 용의자가 선상에 오르고 부검과 수사를 거쳐 유력 용의자가 체포되어 피고인으로 재판에 오른다. 모든 증거들과 정황들이 피고인이 살인자라고 지목하는 상황....그런데 재판부는 무죄를 선언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바로 합리적 의심 때문이다. 사망자의 사망시간이 정확치 않아 피고인이 회사에 출근한 이후 한 시간여의 시간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침입하여 살인했을지도 모른다?...혹은 사망 바로 전날 독극물을 구매한 것이 확인되었고 다음날 새벽 그 독극물을 28차례 주사하여 피해자가 사망했는데, 마지막까지 있던 피고인이 구매한 독극물의 양이 한 사람을 죽이기엔 모자란 양이었기 때문에 독극물에 의한 사망이 아닐수도 있다?...혹은 평소 이빨이 썩어 치아가 아파 재대로 씹지도 못하던 피해자가 만취상태에서 낙지를 통째로 삼키다 질식해서 사망당했고, 피해자의 막대한 보험금은 사망 당시 함께 있던 피고인이 수취했는데, 정말로 자다 말고 일어나 낙지가 너무나 먹고 싶어 자르지도 않은 낙지를 통째로 삼켰을 수도 있다?.....-_-;;;;;


이것이 피고인이 100% 범죄자가 아닐수도 있을 가능성...바로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넘기지 못하고 무죄로 판결된 실제 사례들이다. 솔직히 피해자의 가족 혹은 지인들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피를 토해낼 정도로 황망하고 참담한 심정일 것 같다. 파트1에는 실제 사건들의 합리적 의심의 쟁점들을 되짚어 보고 작가가 바라본 당시 경찰 수사나 재판부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따져보면서 사회적 기준과 법적 기준의 괴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Part 2]
[즐거운 사라]의 외설논란으로 실제 감옥생활을 했던 '마광수'교수가 끝내 외로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건 아직도 우리 사회가 폐쇄적이고 독단적이라는걸 입증한 사건이라 생각된다. 1992년 [즐거운 사라] 외설논란과 2019년 모 정부부처의 걸그룹 노출 규제 정책준비를 보면서 27년의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마치 평행이론을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의 의식수준은 분명 진일보 했을진데, 사회의 시선은 일보 후퇴 혹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반면 '조영남' 대작 논란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었음을 깨달았다. 나역시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조영남'을 욕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파트2에서는 사회적 몰이해와 의식수준의 차이로 인해 논란이된 사건들이 소개된다.  


[Part 3]
그렇게 누누히 이야기 하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무엇때문에 고수하고 있는지...99퍼센트 범인이 확실함에도 단 1%의 합리적 의심 때문에 피고인을 눈감고 무죄방면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이 파트3에서 소개된다. 모든 정황들이 피고인을 살인범으로 지목하는데, 피고인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배재한 재판부는 검사측의 손을 들어주고 피고인은 형을 살게된다. 그런데....재판이 끝난 사건의 진짜 진범이 붙잡힌 것이다....-_-;;;;;


참....애매한 문제다...죄지은 사람은 그에 걸맞는 벌을 받고, 죄짓지 않은 사람은 억울한 벌을 받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 판사들이 합리적 의심을 들먹이면서 검증에 검증을 거듭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다만 오로지 합리적 의심을 위시하여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우리 역시 합리적 의심의 눈으로 주시하고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법은 만인앞에 평등하고 심판의 저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재판의 결정권자는 우리와 똑같은 한낱 인간일 뿐이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사건들은 어찌보면 인간이기에 체크하지 못하고 주관에 휘둘려 아쉬운 결과를 낳은 사례집인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것...그래서 진정한 정의를 이룩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고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일단 잡으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만든다. 커다란 논란이 되었던 사건인 만큼 평소 범죄소설에 열광하는 본인 조차도 경악하게 만드는, 본인의 상식 수준을 뛰어넘는 충격적 사건들이 연이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실제사건이 주는 무게감과 현장감은 소설이 주는 스릴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트릭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듯 본능에 따라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피고인들과 킹리적 갓심을 들이밀고 너무나 주관적인 판단으로 빤히 보이는 사실들에 눈돌려 버리는 판결들을 보고 있자니 공분의 마음과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무겁게 깔린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떠나 이시대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고결하고 지엄하신 사법시스템에 (한때 그곳에 몸담았던 한사람으로) 당당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에 응원을 보낸다...논픽션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은 날려버려도 좋을 것이다. 신문을 볼때 시사, 사회면은 통째로 스킵하고 연예면만 보는 본인조차도 꽉 붙들고 몰입하게 만들었으니까. '도진기'기획, '도진기' 각본, '도진기'제작, '도진기' 연출, '도진기'출연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기분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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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식자 류츠신 SF 유니버스 2
류츠신 지음, 김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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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탐식자 (2019년 초판)_류츠신 SF 유니버스 2

저자 - 류츠신

역자 - 김지은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08p



동양의 영어덜트 SF란 이런 것이다



정통하드SF [삼체]로 아시아 최초 '휴고상'을 거머쥔 '류츠신'의 영어덜트 대상 SF 프로젝트가 나도 모르게 가동되고 있었다...-_-;;; 벌써 시리즈 첫번째 작품 [미래세계 구출]에 이어 두번째 작품 [우주 탐식자]가 출간되었으니...소리소문 없이 출간된 것인지, 내가 놓친건지 모르겠다만 어쨌던 [삼체] 1,2권을 본인의 인생 SF로 꼽을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인 만큼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소장해야 겠다고 마음 먹는다. 새롭게 가동되는 '류츠신 SF 유니버스' 시리즈는 작가 자신이 쓴 작품중 청소년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작품을 골라 다듬은 단편 시리즈로서 총 5권이 예정되있고 현재 2권까지 출간되었다. 어차피 개별 작품이니 일단 시리즈 1권은 놓쳤고 최근에 나온 2권부터 잡고 읽어보았다.



1. 탐식제국의 침공

지구로 돌진하는 타이어 모양의 거대 우주선. 이 거대 우주선의 정체는 가운데 비워진 공간에 행성을 끼우고 행성의 자원을 약탈하는 우주 탐식자이다. 지구의 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우주 탐식자와의 조우에 앞서 우주 탐식자에서 보낸 사절이 먼저 지구에 도착한다. 소형 우주선에서 나온 거대 공룡의 모습을 한 탐식자는 인류에게 멸망에 앞서 마지막으로 달로 피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다만 지구의 위성인 달 궤도를 인류가 자력으로 밖으로 보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인류는 존속하기 위해 달에 기지를 짓고 핵폭탄을 장착하여 궤도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2. 시 구름

지구와 탐식제국의 조우 후 긴 시간이 지난다.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탐식제국의 식량으로 사육당하는 신세인데 우주의 신이 태양계에 찾아와 탐식자에게 사육되고 있는 인간인 '인의'를 지목하여 만나길 원한다. 사육조에서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치던 '인의'와 우주의 예술을 추구하는 신이 만나면서 중국 한시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한시에 매료된 신은 '인의'의 클론으로 다시 태어나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가 창조한 지구공동에서 고행을 하게 되는데....



3. 미세기원

태양의 폭발을 염려한 인류는 광속 우주선 방주를 타고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새로운 항성찾기에 실패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는 광속비행으로 인해 수천세기 후 다시 지구로 귀환한다. 다시 찾은 지구는 이미 태양의 플레어 폭발로 시꺼멓게 타버린 모습이었고, 생존자는 절망에 빠진다. 그런데 지구로 부터 의문의 영상이 우주선 방주로 전송되는데....



사실 첫번째 단편 [탐식제국의 침공] 초반만 읽었을땐 지구를 침공하는 외계문명과 인류의 사투를 그리는 통쾌한 스페이스오페라가 펼쳐질줄 알았다. 그런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탐식자와 저항자의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이어지는 [시 구름]에서는 마블의 세레스트리얼급의 신과 인간이 양자역학을 이용하여 시의 본질을 이해하고 세계의 이치를 깨달아 가는 지극히 철학적인 진리추구의 SF로 반전된다. 영어덜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미쪽 영어덜트 SF작품과는 상당히 다른...동양의 철학이 어우러진 다소 깊이있는 독특한 색깔을 띄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게 중국SF의 특징인지 아니면 '류츠신'작가만의 고유의 색깔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세계의 이야기임에도 동양의 설화나 고전을 보는듯한 클래식 오리엔틱한 느낌은 다소 난해하면서도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세번째 단편 [미세기원]은 '리처드 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와 영화 [다운사이징] 같은 소형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작품은 단순한 소형화에서 끝나지 않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세화된 세계를 창조하여 최소한의 자원, 최소한의 공간으로 번영하는 인류의 미래를 그려내기도 한다. 불과 3편의 단편이지만 외계문명과의 충돌, 우주의 진리추구, 미세 인류의 생존이라는 다양한 SF적 소재를 통해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그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낸다. 더불어 세 가지 단편 모두 실제 과학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SF로 쓰여졌으니 사고실험을 통한 지적유희는 하드SF로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 아니겠는가...권말에 실린 중국의 이론물리학자 '리먀오'의 과학 해설은 작품을 한층 더 하드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름칠을 해준다. 



물론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과욕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껏 익숙한 SF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표한다. '휴고상'수상에 이어 단편원작 [유랑지구]의 영화화 대성공도 그렇고 중국뿐만아니라 아시아를 이끌어가는 걸출한 SF작가인 것만은 분명한듯 하다. 같은 작가니 당연하겠지만 이 단편들 속에서 작게나마 [삼체]를 엿볼 수 있어 몇 년째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삼체 3부]의 갈증을 조금은 풀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다...ㅠ_ㅠ [삼체 3부]도 출간해주기를...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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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미혼출산
가키야 미우 지음, 권경하 옮김 / 늘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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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미혼출산 (2019년 초판)

저자 - 가키야 미우

역자 - 권경하

출판사 - 늘봄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90p



40세 미혼녀의 고군분투 출산기



39살, 여행사 아시아 상품개발을 담당하는 17년차 배테랑 과장 유코는 업무차 간 캄보디아에서 함께간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 28살의 미즈노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술기운, 분위기에 취해 원나잇을 보낸다. 그리고 얼마뒤...시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던 유코는 임신테스트진단 키트에 소변을 묻히고...몇 분뒤 선명하게 떠오르는 붉은 두줄...하룻밤의 정사로 임신해 버린 것이다...미즈노가 이미 회사내 미녀 사원과 사귀고 있던 사실을 아는 유코는 미즈노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만약 캄보디아 일로 임신한다면 어떨것 같냐고 묻고, 미즈노는 이내 정색하며 어떻해서든 낙태시킬 것이며 그런 사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남자의 심경을 이해할것 같다는 무책임한 폭탄발언을 한다. 출산과 낙태...아빠없는 아이라는 불안감과 미혼 임신으로 인한 세상의 시선이 두렵지만...지금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 일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그녀의 마음을 출산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모든 것이 막막하고 불안하기만 한데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회사에는 유코의 임신 소문이 퍼지고, 미즈노의 애인 사에가 나타나 유코의 아이에 대해 캐묻기 시작하는데....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와 [70세 사망법안, 가결]로 첨예한 사회 문제를 극단적 설정으로 밀고나가 자연스럽게 예민한 사회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가 '가키야 미우'가 이번에 주목한 부분은 직장생활로 결혼시기를 놓쳐버린 만혼녀의 미혼출산이다. 사실 제목만으로도 유코가 받게될 불편한 시선과 그녀가 겪어야 할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일들, 거침없이 부풀어 오르는 소문과 오해들이 쏟아질거라는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겪는 웃지못할 한바탕 에피소드를 통해 지금 이사회에서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미혼 임산부에 대해 얼마나 몰이해하고 편견에 가득차 있는지를 그리고 국가적으로 사회적 제도가 얼마나 미비한지를 깨닫게 만든다. 극단적 설정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작품 역시 지금까지의 전작들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어쨌던, 임신사실은 회사를 넘어 가족, 고향마을까지 파다하게 소문이 퍼지고 가족과 친구들은 제일먼저 불륜을 의심하고 직장상사는 육아휴직 시 가중되는 업무부하를 신경쓰며 직접적으로 사퇴를 강권하고 원나잇남 미즈노와 애인 사에는 끊임없이 유코의 뱃속 아기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뒷조사까지 감행한다. -_-;;; (어째 그녀의 주변엔 정상적인 사람이 한명도 없는건지...) 한마디로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상태...40세의 미혼 산모가 아이를 낳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던가....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지. 가정이나 아이를 소중히 하자니, 많은 벽들이 가로막는다고." _328p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이고 닫힌 사회라는걸 이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된다. 회사에 판단을 맡기는 유명무실한 육아휴직 제도나 한국은 폐지된 호주제가 아직도 건재하고 호적없이 자랄 아기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유코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유교적 선비의 나라 한국이 일본보다 좀 더 나은것 아닌가 싶을 정도니..-_-;;; 그래봐야 도찐개찐 도토리 키재기겠지만...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의 제도들은 불필요한 낡은 관행으로 치부하면서도 결혼제도에 대해서는 왜이렇게 집착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안정되고 행복한 삶의 척도를 결혼으로 인식하는 뿌리깊은 인식을 물려받아서인지 사회적으로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결혼해서 산다는것 외에는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이런 케이스들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는 꽉막힌 사고방식과 낮은 포용성은 안타깝게 생각된다. 아빠 없는 임신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수근거리기전에 그녀들이 얼마나 절박하고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하는지 안다면 지금의 냉대는 없으리라.



그런의미에서 미혼 임신, 출산녀들의 냉혹한 실상을 알려주는 이런 작품은 다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유익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뿐만아니라 국제결혼을 한 유코 오빠의 에피소드를 통해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과 국제결혼의 어려운 현실을 함께 그리니 글로벌 시대의 화합까지 같이 도모하는 작품이 아닌가...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과 너무나 두꺼운 유리천장, 차별, 불평등, 편견, 복지사각지대...보기만 해도 숨막히는 세상이지만...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믿고싶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다른 유코와 그녀의 귀여운 아이들이 남들과 다름없이 사랑받고 풍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오길 희망해본다. 갑갑하고 답답한 이야기임에도 교설적이지 않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던건 무거운 상황을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극복하는 훈훈한 이야기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로서 유코의 심리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세상에 홀로 맞서는 엄마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것 같다. 재미와 시의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조흔 계몽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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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 '엉뚱한 질문'으로 세상을 바꾸는 SF 이야기 내 멋대로 읽고 십대 3
김보영.박상준 지음, 이지용 감수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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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인류종말에반대합니다 (2019년 초판)_지혜의 교양 15
저자 - 김보영, 박상준
감수 - 이지용
출판사 - 지상의책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51p


청소년 뿐만아니라 성인에게도 유익한 SF 길잡이


지금으로부터 2년전인 2017년...지상의 책 출판사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SF 안내서를 준비중이고 책에 실릴 SF와 관련된 질문들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모집했더랬다. SF덕후인 본인도 장르계에서 소외된 외톨이 SF가 더욱 널리 퍼지길 바라는 맘으로 아주 즐거이 3가지 질문을 출판사에 보냈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기억속에 잊혀져 있던 이 책이 드디어 2년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그것도 현직 인기 SF작가 '김보영'님과 SF의 살아있는 만물박사 서울SF아카이브의 '박상준'대표님의 손에서 말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전부 SF로 귀결되는 기적같은 이야기...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무궁무진한 과학의 세계 SF로 당신을 초대한다. 


"전 미래에서 왔습니다."
로봇이 말했다. 

자신이 미래에서 타임워프한 로봇이며 타임워프의 충격으로 잠시 기억을 잃었다고 말하는 의문의 로봇 봉봉...SF단편 영화제에 모인 SF작가 지망생 신작가와 SF진성덕후 장삼덕은 이 로봇을 보고 이상한 로봇이라며 무시하려 하지만 자신의 기억이 돌아오지 못하면 미래에 인류의 종말이 도래할거라는 충격적 발언에 봉봉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봉봉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방법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지능과 언어 구사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을 나누며 토론 한다면 그 대화의 패턴을 도출하여 엉키고 잃어버린 메모리 데이터를 정리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인류의 미래를 걸고...SF덕후들의 토론이 벌어지는데....


봉봉과 캐릭터들의 인류종말 저지의 일환으로 SF관련 질문에 대한 수준높은 응답이 책을 한가득 채운다. 인공지능 로봇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튜링 테스트와 [노인의 전쟁], [공각기동대]를 예로 들어 로봇기술의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가 하면 젠더문제, 인류의 종말, 사후세계, 인류의 우주진출, 시간여행까지...한번쯤 궁금했을 법한 엉뚱하지만 상상력 넘치는 기발한 질문들에 대해 실존 과학기술과 레전드로 불리는 SF소설들을 예로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높인다.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로버트 하인라인'의 [조던의 아이들], '제임스 P. 호건'의 [별의 계승자] 같은 SF팬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주옥같은 레전드 SF소설들이 줄줄이 소개되고, 소설 뿐만아니라 '시로마사무네'의 [공각기동대], '니헤이 츠토무'의 [시도니아의 기사],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 등등등 만화와 영화를 넘나들며 SF의 이해를 돕기 위한 효과적 교보재로 다양한 SF작품들이 줄줄이 언급된다. 질문에 대한 훌륭한 예시인 동시에 해당 작품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SF의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덕후의 유입을 도모하려는 고도의 계략이 숨겨져 있음을 눈치챈건 본인 뿐만은 아니겠지? ㅎㅎ 훌륭한 본격 SF덕후 양산 입문서인 것이다. 흐흐흐...  


영광스럽게도 책에는 본인이 냈던 3가지 질문중 2가지 질문이 채택되어 수록되었다. >_< 꺄!~  
 


 

시간여행 질문은 '로버트 J. 소여'의 [멸종]을 떠올리면서 쓴 질문이다. 작품속 장삼덕의 답변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을 예로들어 공중에서 타임워프하는 경우를 설명한다. [멸종]에도 같은 방법으로 공중에서 타임워프하게 되는데, 시간의 변화에 따라 없던 산이 생기고 공터가 도시로 변하기도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타임머신이 깊은 산속에 끼어버리던가, 바다속에 잠겨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구안의 지형만 고려하면 될까? 물론 아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기 때문이다. -_- 이 태양계의 지구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타임머신은 무중력 우주공간에 나타나던가 목성이나 화성에 처박혀 버릴지도 모를일이다...참...어렵다. ㅎㅎ 얼마전 읽은 시간여행물 [우리가 살 뻔한 세상]에서는 천체의 움직임까지 고려하여 시간여행 패러독스를 피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기도 한다.  


이책에 실린 모든 질문과 답변이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다. 꼭 SF팬이 아니라도 말이다. 기나긴 시간동안 프로젝트가 좌초되지 않고 이렇게 결과물로 나올 수 있음에, 이 뜻깊은 프로젝트에 본인도 작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었던 것에 더없이 기쁘고 뿌듯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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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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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019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81p



본인 뿐만 아니라 본인의 소중한 가족까지 완전히 망가트려 버리는 일



RHK출판사의 계약종료임박 '히가시노 게이고' 리커버 시리즈의 이번 주자는 [편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름 조차도 모르던 작가에 출간된 작품도 백 편이 훌쩍 넘어가니 리커버가 됐던 베스트셀러건 내겐 전부 생소한 작품이다. -_-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인데, 2006년 발표되어 출간 한달만에 130만부가 팔려나간 괴물같은 작품이고, 2006년 국내 초역 후 13년만에 새로운 옷으로 다시 세상에 나왔다. 소재, 장르 가릴것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이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살인자 형을 둔 동생이 세상에 나와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지울 수 없는 꼬리표를 달고 편견과 차별의 대상으로 겪게되는 고난의 이야기를 그린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동생을 위해 일찍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몸을쓰는 고된 직업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던 츠요시는 동생 나오키의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지르기로 마음먹는다. 이삿짐 센터 알바를 하면서 눈여겨 봤던 홀로사는 할머니가 사는 부잣집에서 돈을 훔치려는 것이다. 집에 전화를 걸어 받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창문을 뜯어 집안에 침입한 츠요시는 불단이 모셔진 서랍에서 두둑한 돈봉투를 발견하고 품속에 넣고 조용히 집을 나가려 한다. 그런데 츠요시의 마음을 잡은 것은 불단방을 지나가며 본 식탁위의 군밤 한봉지...동생이 군밤을 유달리 좋아하는 것이 생각난 츠요시는 발길을 돌려 식탁의 군밤을 집어드는데, 갑자기 안방에서 나오는 주인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고...비명을 지르며 전화를 거는 할머니를 말리려던 츠요시는 얼떨결에 갖고 있던 드라이버로 목을 찌른다. 범죄를 저지른 당일 경찰에 붙잡힌 츠요시에게 징역 15년형이 선고되고,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 나오키만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안그래도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힘겹게 살던 나오키에게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꼬리표가 추가되고...홀로 세상의 냉혹한 시선과 싸워야 하는 나오키의 운명은....



강력범죄가 아니라 단순 범죄만으로도 범죄자의 신상이 밝혀진것도 아닌데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살던 곳을 떠나는 경우를 종종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본 것 같다. 하물며 단순절도 같은 (성범죄는 논외로 하더라도) 경우도 그런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나의 친척...가족...나의 친형이라면...과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살인자의 동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오키의 인생이 철저히 망가져 버리는 현대판 연좌제의 모습을 보면서 어찌보면 작가는 이를 통해 피해자와 그의 가족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주변까지 철저히 파괴시켜버리는 범죄라는 행위 자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 비약인가...-_-;;)



츠요시의 징역형이 확정된 순간부터 나오키의 친구들과 선생들의 분위기는 미묘하게 변화하고, 집세를 낼 수 없어 집에서 쫓겨난 나오키는 고등학교만이라도 졸업하기 위해 형의 일을 숨긴채 식당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지만 감추려하면 할수록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족쇄는 끊임없이 나오키를 따라오고 결국 꿈을 잃고 희망을 포기한채 고된 하루벌이 일을 전전하는데...그냥 그렇게 인생의 실패자로 끝났다면 이렇게 안타깝진 않았으리라...얄궂게도 재능은 왜이리 타고 났으며, 얼굴은 또 왜 그리 잘생겼고, 왜그리 근면 성실한건지...-_-;;;; 전도유망한 청년이 어떻게던 연좌제의 늪을 벗어나려 혼신의 힘을 들여 고군분투 하지만, 인생을 

뒤바꿀 결정적 순간에서 나오키에게 날아오는 편지 한통...감방에 있는 츠요시가 보내는 옥중 편지 한통이 산통을 깨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악마가 보내는 편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최적의 타이밍에 전달되는 편지....그래서 제목이 [편지]인 것인가...



물론 작가의 가학적 성향이 의심되는 악질적 타이밍에 전달되는 편지 때문에 제목이 [편지]는 아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가해자와 피해자의 속죄와 용서에 대한 의문이 이 [편지]를 매개로 끊임없이 독자에게 물음을 남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저지른 일도 아니고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인생이 꼬여버린 나오키에게 얼마나 더 오랜 시련을 겪어야 사회는 나오키를 받아 줄 수 있을까?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규정할 수 있을까? 가해자가 얼마나 속죄해야 가해자에 대한 분노의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죄와 용서...머라 딱히 규정지을 수 없는 이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가 나오키의 인생을 통해, 츠요시의 옥중편지를 통해 평행선을 달리듯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진다. 작품의 열린결말 역시 속죄와 용서라는 질문을 독자 개개인의 생각에 넘기는 작가 나름의 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 깊숙히 자리잡은 차별과 편견에 대해 이토록 처절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게이고'만의 천부적 스토리텔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어찌보면 진부하고 어찌보면 신파적이고 통속적인 이야기임에도 오백여 페이지가 순식간에 사라지는건 대중의 코드를 날카롭게 캐치하고 대중의 입맛에 맞는 서사를 통해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필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리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죄와 벌]이라는 말이 절로 이해가 되는...실로 묵직한 휴먼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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