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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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몬태나특급열차 (2019년 초판)

저자 - 리처드 브라우티건

역자 - 김성곤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59p



131편의 단편으로 만나는 '브라우티건' 


20세기 대표적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1976년 부터 1978년까지 2년간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에서 일본 됴코를 오가며 여행중 떠올린 131개의 단상을 실은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미국과는 전혀다른 동양의 작은 섬나라 일본과 마주하면서 그는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작품집이었다. 짧게는 한장에서 길게는 4~5장의 초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기존에 장편에서 보여주던 것과 마찬가지로 추상적 단어들의 조합을 통해 실험적이고 탈이념적인 작가만의 자유로운 세계를 구축한다. 그래서 단편일지라도 여전히 그가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단편집이었달까..-_-;;; 그래도 다행인건 131편의 작품들이 각각의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단편도 있고, 딱 직관적인 단편도 있고, 시니컬한 풍자로 쓴웃음 짓게 만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여행의 외로움과 고독이 사무치는 작품도 있었다. 



다들 그렇지않은가...여행할때면 지나가는 창밖풍경을 보고있는것 같지만 실상 머리속엔 온갖 잡생각을 떠올리고 있는 상황말이다. 이 작품도 그렇다.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지만 사실 작가는 기차가 아닌 비행기를 타고 두나라를 오갔고, 실려있는 작품들 역시 몬태나와 도쿄에 국한되지 않는다. 친구들 이야기, 캘리포니아, 이집트, 샌프란시스코 등등등...종잡을 수 없이 뻗어나가는 다양한 이야기는 '브라우티건'의 뷔페식 단편여행이라고 봐도 무방할정도였다. 



그런데...뭐랄까...유독 단편들에 죽음과 관련된 메타포들이 많이 보이고 작품들 사이에 깊게 드리워진 무기력과 암울의 그림자는 상당히 무겁게 다가온다. 실제로 이 작품을 탈고하고 4년뒤 권총자살을 한 작가의 우울함이 작품에 영향을 끼쳤던걸까....자신이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에서 느끼는 역동적 신선함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고독감. 이 상반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이제는 늙고 병들어 지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좌절하는 모습이 단편 단편에 짙게 베어있는듯 하다. 



 



도쿄와 몬태나를 오가며 삶과 죽음에 대해 써내려간 그의 이야기들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그의 여정은 그렇게 자신의 손으로 끝냈지만...문명이 지속되는한 그가 남긴 이야기들은 끝까지 계속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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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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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사람의속마음 (2019년 초판)_비채X마스다 미리 컬렉션 02

저자 - 마스다 미리

역자 - 홍은주

출판사 - 비채

정가 - 11500원

페이지 - 137p



오사카 진짜 책 대상 수상작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가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에시이가 출간되었다. 태어나 26년간 오사카에 살며 느낀부분을 책으로 내고 싶었다던 작가는 특히 엄마, 목욕탕 그리고 오사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엄마는 [엄마라는 여자]로, 목욕탕은 [여탕에서 생긴 일]로 그리고 마침내 오사카는 이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으로 출간하면서 이른바 '이응' 삼부작을 전부 책으로 출간하는 기염을 토했다. -_- 앞선 [여탕에서 생긴 일]로 나라가 다르다는 지역적 한계를 떠나 유년시절 목욕탕에 대한 추억을 한껏 불러일으켰었는데, 이번 작품은 오사카이니...과연 이 오사카로는 어떤 기억을 떠올려 공감하게 만들지 궁금해졌다. 



부모님은 오사카출신, 작가 역시 오사카에서 태어나 26살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다 도쿄로 홀로 이사하고, 이후 십년간을 도쿄에서 살아가면서 도쿄에서 바라본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일본 본토는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나로선 오사카 하면 달리는 구리코상이 박혀있는 건물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런 오사카 문외한에게 이 작품은 조금은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사는 곳이야 어디든 같거니와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정서가 있다보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마음으로는 이해되는 느낌이랄까...하여튼 가보지 않은 오사카 가람의 속마음을 조금은 엿본 느낌이랄까...-_-



작품속 에피소드를 통해 도쿄에서 오사카는 말이 많지만 유머감각 넘치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집집마다 다코야키 기계가 한대씩 있냐는 질문으로 상대와 말을 트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식문화와 뭔가 자부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게 맞는건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전라도 사람들에게 '그쪽은 매끼니 마다 9첩반상으로 차려 먹지요?' 라면서 은근히 전라도의 음식솜씨를 칭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특히 오사카 사투리에 대한 에피가 많았는데, 이렇게 확연히 지역색을 띌 수 있는 사투리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이자 대표되는 특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걸 깨닫게 된다. 이런 에피가 기억난다. 도쿄에 십년을 살면서 오사카 사투리를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작가가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데, 자신도 모르게 오사카 사투리를 내뱉은 것이다. 


상황은 마트에서 샐러드를 사는 순간, 점원이 샐러드를 담은 용기를 보여주며 확인한다.

"고객님 이정도면 되겠습니까?"

그순간 내 뇌세포가 오사카 사투리를 긴급 소환했다.

"쬐끔 더, 앞쪽의 큼직한 놈들도 넣어주면 안 될까요? 어째 자투리가 많아 보이는데, 200그래이나 사니까 뭐냐, 좀 먹음직스러운 쪽도 넣어주셔야죠!."


평소대로 표준어를 쓰면 너무 생생한 정식 항의처럼 들릴까봐 오사카 사투리를 소환한 작가....번역된 오사카 사투리라 그 특유의 맛을 느낄 순 없었지만 대강의 상황이 이해가 갔다. 서울말로 정색하고 항의했다면 서로 어색했을 상황에서 '아따~ 싸게싸게 더 넣어주쇼~!' 넉살좋게 사투리를 써 좀더 부드럽게 클레임을 거는 상황이었으리라...그런 의미에서 어느새 작가의 오사카 사투리가 '오빠야~' 하는 여성이 사용하는 부산사투리로 생각하며 다시보게 되더라. 실제는 그렇지 않더라도...뭐 어떤가...나야 알길이 없으니 말이다. ㅋ



어쨌던, 지역의 야구단 한신타이거즈가 승리하면 승리의 기쁨에 취해 강다리에서 옷을 훌렁 벗고 너도나도 뛰어내리는 열정 넘치는 모습, 관광 가이드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모습들.....물론 오사카 전체가 아닌 일부 개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일진 모르지만, '마스다 미리'가 그려내는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스다 미리'의 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건 알 수 있었던것 같다. 언젠간 나도 오사카를 여행하며 오사카의 매력에 흠뻑 취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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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가 끝날 무렵 - W-novel
아야사카 미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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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세계가끝날무렵 (2019년 초판)

저자 - 아야사카 미쓰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65p



니가 쓰는대로...



등교거부 후 집안에 처박혀 숨만쉬며 온갖 자학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던 중2병 소년 와타루는 우연한 기회로 웹소설 플랫폼에 가입하고, 이름대신 '익명소년'이라는 필명으로 미스터리 작품을 연재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홈그라운드의 지명을 동음이의어로 처리하여 배경을 그리고 등장인물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이들을 모델로 잔혹한 살인사건을 창작했는데, 글솜씨는 있었던건지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어간다. 이에 자극받은 와타루는 자신의 소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차츰 자신감이 붙던 그때....와타루의 집근처 공원에서 한 여성이 후두부에 충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된체 쓰러져 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사건의 정황이 와타루가 쓴 소설의 첫번째 사건과 일치하는것 아닌가....이후 연이어 와타루의 소설과 동일한 조건의 실제사건이 발생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 일로 발칵 뒤집어진다....



자신이 쓴 이야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진다는 설정의 작품은 여러 장르작품에서 봐오던 익숙한 설정이다. 제목이 기억나진 않지만 '스티븐 킹'의 작품중에 이와 같은 설정이 적용된 작품이 있었던것도 같고...미스터리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여기에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의 주인공과 종이책에서 발전한 플랫폼인 웹소설 시장을 추가하여 현재의 이슈들을 반영한 감각적 미스터리를 탄생시켰다. 



왕따를 당하던 같은반 소녀가 3층에서 뛰어내린 것을 바로 옆에서 바라본 와타루는 소녀의 추락에 죄책감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집안에 처박힌 히키코모리가 되버린다.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한 중학생 와타루로선 자신을 짓누르는 죄책감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 그늘로부터 도망칠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웹소설에 몰입하는건 그것이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오해에서 비롯된 왕따와 은둔형 외톨이....그리고 잇따른 의문의 사건들....이 소년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건 자신이 창작한 이야기 때문에 피해를 받는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마음...용기였던 것이리라. 



그런 상처투성이 소년의 극복기를 그리는 성장소설겪의 작품인데 다만 그 계기를 만드는 사건이 소설과 현실이 교차되는 고차원의 미스터리라는 것이니... 와타루의 소설대로 범행을 이어가는 범인과 와타루의 대결이 꽤나 궁금증을 자극한다. 일단 어쨌던 소설의 내용대로 따라가는 범인보단 소설을 창작하는 와타루가 우위에 있을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작품은 와타루의 사소한 행위로 이 관계를 한번에 역전시켜 버린다. 사실 작품을 읽으며 이 범인의 정체에 대해 여러 추리를 해봤는데, 일단 판타지 혹은 심령공포물은 아니라는것을 밝혀둔다. ㅎㅎ 작품은 정통 미스터리이니까...작품에 깔린 복선과 맥거핀들을 토대로 범인을 찾아보기를.... 



일단 와타루의 웹소설이 전개를 위한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소설속 소설인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것도 특이했다. 와타루가 쓴 웹소설 [룰 오브 더 룰]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이 [룰 오브 더 룰]을 통해 현실을 변화시키는 장면도 인상깊었던것 같다. 본인 기준으론 사건이 조금 약한듯 하여 좀 더 잔혹하고 강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미스터리적인 측면이나 내재하고 있는 메시지가 잘 조화된 라이트 노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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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 - JM북스 히로세 미이 교토 3부작
히로세 미이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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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만날수있었던4%의기적 (2019년 초판)

저자 - 히로세 미이

일러스트 - 게미

역자 - 주승현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18p



푸른달이 뜨는 밤 다시 너와 만날 수 있어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기묘하다. 수많은 인연의 끈속에서 누군가와 마음이 통하고 사랑의 끈미 매듭짓게 될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이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분의 2가 아닐까?...그렇다면 시야를 확장해보자. 이 까마득한 우주를 100으로 쳤을때, 끝없는 우주의 태양계안에 수없이 많은 행성중 지구라는 행성에서 대한민국이란 나라안에 인연을 만날 확률은 과연 몇 퍼센트일까?....-_-;;;; 나는 모르겠다만...그 확률은 천문학적인 우연의 끝에 다다른 기적의 확률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그리고 여기서 시야를 더욱 확장한다면?!!!!...4%의 확률로 만나게 된 두 남녀의 기적같은 한여름밤의 꿈같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 [너와 만날 수 있었던 4%의 기적]이다...



17살에 도쿄로 건너와 홀로 대학생활을 하던 아카리는 스무살 같은 대학교의 2살위 남친 나카네와 만나 사랑을 하고 5년간의 교제끝에 마침내 프로포즈를 받는다. 기쁜 마음으로 결혼을 승낙한 아카리는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고향인 교토를 찾고, 그곳에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중 우연히 고등학교시절의 물건을 정리하던 아카리는 낡은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17살 여름에 썼던 자신의 일기를 읽게된다. 그런데 일기속엔 아카리가 만난 누군가와의 일들이 적혀있는데 그 '누군가'의 이름만 지워져 있는 것에 이상한 감정을 느낀 아카리는 그 '누군가'를 기억하려 하지만 슬프고 아련한 감정만 복받쳐 오르는 것을 느끼고, 삭제된 '누군가'의 정체를 찾기 위해 온집안을 뒤지는데..... 


기적같은 우연으로 그 누군가의 이름이 '코우'였다는 것을 기억한 아카리는 푸른 보름달이 뜬 17살의 그날 자신을 찾아온 코우와의 꿈같은 4일간의 일들을 떠올린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 교토의 풍광이 가득 담긴 감동적 로맨스 판타지 SF 였다. 유난히 몽환적이고 판타지 같은 작품들의 배경이 교토인것을 보면 정말로 그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도시에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도 여러 유적과 명소, 교토에서 열리는 축제들이 코우와 아카리의 추억으로 그려지지만 머리속에 그릴 수가 없어 아쉬웠다. 



어쨌던...아카리와 코우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 그리고 이별....그리고 푸른 보름달이 뜰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설까지...17살 아카리의 잔뜩 설레이는 마음과 사무치는 그리움까지... 여고생 아카리의 풋풋한 마음이 너무나 예쁘고 순수하게 다가와 마음이 정화되는것 같은 작품이었던것 같다. 거기에 SF를 양념으로 살짝 쳐내니 더없이 훌륭한 환상적 로맨스가 태어난 것이다. -_-



사실 커다란 갈등 없이 내내 잔잔하고 평이하게 전개되는 연애 이야기이다 보니 낯간지럽고 심심한거 못참는 사람에겐 그다지 맞지 않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_-;;; 본인도 평소에는 그런 성향인데 아카리와 코우의 대화 사이에 틈틈이 등장하는 우주 물리 법칙과 종국의 4%의 진실이 매칭되다 보니 SF작품으로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보는 세상만이 유일한 현실은 아니란다."



96%의 암흑물질과 나머지 4%밖에 없는 세계의 진실...부담없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SF 연애 라이트 노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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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 키
미치오 슈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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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키 (2019년 초판)
저자 - 미치오 슈스케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4300원
페이지 - 319p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네가 슬퍼보이는건 왜일까....



[투명 카멜레온]으로 처음 접한 '미치오 슈스케'작가의 두번째로 만나는 작품이다. 한바탕 왁자지껄한 난장 속에서 따스한 인간의 숨은정을 이야기 하던 전작을 생각하며 이번 신작도 연장선겪의 작품일거라 생각하며 책을 펴들었는데, 정반대의 상반된 이야기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투명 카멜레온]이 힐링계라면 이번 [스켈리튼 키]는 인간 내면의 저~ 깊숙한 밑바닥 어둠을 그리는 초암흑계였달까....-_-;;; [투명 카멜레온]의 그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양극단을 찍는 작품의 분위기는 내겐 또다른 놀라움과 색다름으로 다가왔다.



사이코패스 : 반사회적 인격장애증. 1920년대 독일의 쿠르트 슈나이더가 처음 소개한 개념으로 발정, 광신, 자기현시, 의지결여, 폭발적 성격, 무기력 등의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정신병질은 평소에는 내부에 잠재되어 있다가 범행을 통해서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 차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이 작품은 추리, 스릴러 장르의 사골이라 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멀쩡한 외모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 '테드 번디', 일본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옴진리교 교주등이 유명한 싸이코패스 살인마로 거론되며 대중의 관심을 받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한국에서도 엽기적인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프로파일링 결과 사이코패스였다는 뉴스를 빈번하게 접할정도로 익숙한 단어가 된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그런의미에서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다루는 이 작품이 그리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작품이 여느 작품들처럼 평범한 사람들 틈에 숨어있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감정의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추적하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란 것이다. 이 작품이 갖는 차별점은 무시무시한 사이코패스가 잡아야할 범인이 아니라 바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란 것이다. -_- 애초부터 자신이 사이코패스임을 자각하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시시때때로 치밀어 오르는 살의를 제어하지 못하고 언제 일을 저지를지 모를 불안감을 그대로 전달하니 독자는 작품내내 안절부절 좌불안석의 긴장감을 느끼면서 사이코심리 스릴러로서의 스릴과 불안을 (그것도 강제로) 경험케한다. -_-



'오른손을 다운재킷 가슴팍에 넣어 셔츠 아래의 왼쪽 가슴을 눌러봤다. 심장은 여전히 느리게 뛰었다. 아무리 위험한 짓을 해도 이 심장 박동은 빨라지지 않았다. 제 주인이 처한 상황조차 관심이 없는 듯, 늘 이렇게 담담하게 낮은 심박수를 유지한다. 이건 나같은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너 같은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너 같은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해." _16p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란 사카키 조야는 언제부턴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살면서 단 한번도 두려움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조야는 그로인하여 다른 아이들은 하지 못했던 대담한 일들을 저질렀고, 이내 복지원의 문제아로 남들보다 훨씬 더한 감시와 관심속에서 자라게 된다. 어느덧 19살이 되고 복지원을 나가던날 원장선생은 조야를 불러 조야가 복지원에 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다. 임신 8개월이던 조야의 엄마가 총격사건에 휘말려 산탄총탄에 맞았고, 긴급히 제왕절개로 조야는 살아남았지만 엄마는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죽은 엄마의 이름과 엄마가 남긴 스켈리튼 열쇠 한자루를 갖고 세상에 나온 조야는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특기를 살려 오토바이 배달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연락이 끊겼던 복지원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 우동에게 전화가 오고, 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우동은 조야의 엄마가 죽게된 총격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힌다. '툭' 그순간 조야를 지탱하던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고....조야는 우동과 함께 살고 있는 친구의 아버지를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일단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 답게 우리가 알고 있던 사이코패스의 특징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소재이자 맥거핀으로 제공된다. 일반인 보다 현저하게 낮은 심박수. 그로인하여 흥분하지 않고 지극히 이성적이지만, 공감능력의 결여로인해 죄책감 없이 저지르는 잔혹행위들...그렇게 자신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거리낌없이 폭주하는 주인공을 망연히 바라보며 정신이 혼미해지는 200여 페이지쯤...정신이 번쩍들 작가가 마련해둔 회심의 반전이 오함마로 뒤통수를 후려갈기듯 후두부를 강타하니...남은건 전기에 감전된듯 전신을 파고드는 찌르르~한 전율뿐...-_- 그리고 앞선 페이지들중 뭔가 꺼림칙하게 뇌리에 남았던 부분들이 이 반전을 위한 교묘한 트릭이었음을 깨닫는다. 독자를 위한 페어한 단서도 심어놨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언페어한 부분도 있는것 같긴 한데, 페어/언페어를 따지기에 전에 워낙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보니...하나하나 따져볼 생각조차 들지 않더라는...머..강렬한 반전의 묘미를 느꼈으면 그만아니겠는가 ㅎㅎ 대반전 이후의 전개는 앞선 전개와는 또다른 성격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특히 후반부 싸패들의 피튀기는 광기의 혈투극은 이작품의 최대 클라이막스로 농도짙은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태어날때부터 DNA에 새겨진 비극적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주인공의 노력과 결국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 이들의 참혹하도록 비극적인 결말이 대비를 이루며 가슴속에 애잔하고 안타까운 응어리를 남긴다. 선천적으로 살인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어찌보면 저주받은 이들일지라도 사회와 주변의 따스한 보살핌이 전제된다면 그 각인된 주홍글씨를 조금은 희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정말로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 작품이었다. 전작에 이어 소재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스펙트럼과 예리하고 날카로운 필력에 다시금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것 같다. 다음을 기약하는 듯한 결말처럼 속편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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