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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ㅣ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평점 :
오사카사람의속마음 (2019년 초판)_비채X마스다 미리 컬렉션 02
저자 - 마스다 미리
역자 - 홍은주
출판사 - 비채
정가 - 11500원
페이지 - 137p
오사카 진짜 책 대상 수상작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가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에시이가 출간되었다. 태어나 26년간 오사카에 살며 느낀부분을 책으로 내고 싶었다던 작가는 특히 엄마, 목욕탕 그리고 오사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엄마는 [엄마라는 여자]로, 목욕탕은 [여탕에서 생긴 일]로 그리고 마침내 오사카는 이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으로 출간하면서 이른바 '이응' 삼부작을 전부 책으로 출간하는 기염을 토했다. -_- 앞선 [여탕에서 생긴 일]로 나라가 다르다는 지역적 한계를 떠나 유년시절 목욕탕에 대한 추억을 한껏 불러일으켰었는데, 이번 작품은 오사카이니...과연 이 오사카로는 어떤 기억을 떠올려 공감하게 만들지 궁금해졌다.
부모님은 오사카출신, 작가 역시 오사카에서 태어나 26살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다 도쿄로 홀로 이사하고, 이후 십년간을 도쿄에서 살아가면서 도쿄에서 바라본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일본 본토는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나로선 오사카 하면 달리는 구리코상이 박혀있는 건물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런 오사카 문외한에게 이 작품은 조금은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사는 곳이야 어디든 같거니와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정서가 있다보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마음으로는 이해되는 느낌이랄까...하여튼 가보지 않은 오사카 가람의 속마음을 조금은 엿본 느낌이랄까...-_-
작품속 에피소드를 통해 도쿄에서 오사카는 말이 많지만 유머감각 넘치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집집마다 다코야키 기계가 한대씩 있냐는 질문으로 상대와 말을 트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식문화와 뭔가 자부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게 맞는건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전라도 사람들에게 '그쪽은 매끼니 마다 9첩반상으로 차려 먹지요?' 라면서 은근히 전라도의 음식솜씨를 칭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특히 오사카 사투리에 대한 에피가 많았는데, 이렇게 확연히 지역색을 띌 수 있는 사투리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이자 대표되는 특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걸 깨닫게 된다. 이런 에피가 기억난다. 도쿄에 십년을 살면서 오사카 사투리를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작가가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데, 자신도 모르게 오사카 사투리를 내뱉은 것이다.
상황은 마트에서 샐러드를 사는 순간, 점원이 샐러드를 담은 용기를 보여주며 확인한다.
"고객님 이정도면 되겠습니까?"
그순간 내 뇌세포가 오사카 사투리를 긴급 소환했다.
"쬐끔 더, 앞쪽의 큼직한 놈들도 넣어주면 안 될까요? 어째 자투리가 많아 보이는데, 200그래이나 사니까 뭐냐, 좀 먹음직스러운 쪽도 넣어주셔야죠!."
평소대로 표준어를 쓰면 너무 생생한 정식 항의처럼 들릴까봐 오사카 사투리를 소환한 작가....번역된 오사카 사투리라 그 특유의 맛을 느낄 순 없었지만 대강의 상황이 이해가 갔다. 서울말로 정색하고 항의했다면 서로 어색했을 상황에서 '아따~ 싸게싸게 더 넣어주쇼~!' 넉살좋게 사투리를 써 좀더 부드럽게 클레임을 거는 상황이었으리라...그런 의미에서 어느새 작가의 오사카 사투리가 '오빠야~' 하는 여성이 사용하는 부산사투리로 생각하며 다시보게 되더라. 실제는 그렇지 않더라도...뭐 어떤가...나야 알길이 없으니 말이다. ㅋ
어쨌던, 지역의 야구단 한신타이거즈가 승리하면 승리의 기쁨에 취해 강다리에서 옷을 훌렁 벗고 너도나도 뛰어내리는 열정 넘치는 모습, 관광 가이드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모습들.....물론 오사카 전체가 아닌 일부 개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일진 모르지만, '마스다 미리'가 그려내는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스다 미리'의 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건 알 수 있었던것 같다. 언젠간 나도 오사카를 여행하며 오사카의 매력에 흠뻑 취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