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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가 끝날 무렵 - W-novel
아야사카 미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의세계가끝날무렵 (2019년 초판)
저자 - 아야사카 미쓰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65p
니가 쓰는대로...
등교거부 후 집안에 처박혀 숨만쉬며 온갖 자학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던 중2병 소년 와타루는 우연한 기회로 웹소설 플랫폼에 가입하고, 이름대신 '익명소년'이라는 필명으로 미스터리 작품을 연재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홈그라운드의 지명을 동음이의어로 처리하여 배경을 그리고 등장인물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이들을 모델로 잔혹한 살인사건을 창작했는데, 글솜씨는 있었던건지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어간다. 이에 자극받은 와타루는 자신의 소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차츰 자신감이 붙던 그때....와타루의 집근처 공원에서 한 여성이 후두부에 충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된체 쓰러져 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사건의 정황이 와타루가 쓴 소설의 첫번째 사건과 일치하는것 아닌가....이후 연이어 와타루의 소설과 동일한 조건의 실제사건이 발생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 일로 발칵 뒤집어진다....
자신이 쓴 이야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진다는 설정의 작품은 여러 장르작품에서 봐오던 익숙한 설정이다. 제목이 기억나진 않지만 '스티븐 킹'의 작품중에 이와 같은 설정이 적용된 작품이 있었던것도 같고...미스터리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여기에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의 주인공과 종이책에서 발전한 플랫폼인 웹소설 시장을 추가하여 현재의 이슈들을 반영한 감각적 미스터리를 탄생시켰다.
왕따를 당하던 같은반 소녀가 3층에서 뛰어내린 것을 바로 옆에서 바라본 와타루는 소녀의 추락에 죄책감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집안에 처박힌 히키코모리가 되버린다.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한 중학생 와타루로선 자신을 짓누르는 죄책감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 그늘로부터 도망칠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웹소설에 몰입하는건 그것이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오해에서 비롯된 왕따와 은둔형 외톨이....그리고 잇따른 의문의 사건들....이 소년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건 자신이 창작한 이야기 때문에 피해를 받는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마음...용기였던 것이리라.
그런 상처투성이 소년의 극복기를 그리는 성장소설겪의 작품인데 다만 그 계기를 만드는 사건이 소설과 현실이 교차되는 고차원의 미스터리라는 것이니... 와타루의 소설대로 범행을 이어가는 범인과 와타루의 대결이 꽤나 궁금증을 자극한다. 일단 어쨌던 소설의 내용대로 따라가는 범인보단 소설을 창작하는 와타루가 우위에 있을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작품은 와타루의 사소한 행위로 이 관계를 한번에 역전시켜 버린다. 사실 작품을 읽으며 이 범인의 정체에 대해 여러 추리를 해봤는데, 일단 판타지 혹은 심령공포물은 아니라는것을 밝혀둔다. ㅎㅎ 작품은 정통 미스터리이니까...작품에 깔린 복선과 맥거핀들을 토대로 범인을 찾아보기를....
일단 와타루의 웹소설이 전개를 위한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소설속 소설인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것도 특이했다. 와타루가 쓴 웹소설 [룰 오브 더 룰]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이 [룰 오브 더 룰]을 통해 현실을 변화시키는 장면도 인상깊었던것 같다. 본인 기준으론 사건이 조금 약한듯 하여 좀 더 잔혹하고 강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미스터리적인 측면이나 내재하고 있는 메시지가 잘 조화된 라이트 노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