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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0 봄.여름 특별호 - 67호
한국추리작가협회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계간 미스터리 2020 봄, 여름 합본 특별호(67호) (2020년 초판)
저자 - 한이, 김범석, 윤자영, 김주호, 홍성호, 황세연, 홍정기, 백휴, 박광규, 조동신, 염건령, 한새마, 박하익, 김재희
출판사 - 나비클럽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57p
탐정 작가여, 어서어서 나오라!
1983년 한국추리작가 협회가 창립하고 추리 부흥을 위한 전문 추리 계간지 [계간 미스터리]가 2002년 역사적인 1호를 발행했다. 이후로 무려 18년이 지났다. 추리를 비롯한 장르문학의 쇠퇴로 폐간의 위기를 거쳐오면서 지금까지 버텨온 [계간 미스터리]가 이번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리뉴얼 하여 마침내 67호를 펴냈다. [계간 미스터리]로서도 새로운 도전이고 의미있는 67호이지만 개인적으로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67호이다. [계간 미스터리]에서 진행하는 신진 작가들을 위한 등용문인 신인상에 본인의 작품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작가 홍정기로 대중앞에 서는 첫 번째 책이니 어찌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겠는가. 추리문학 부흥의 사명을 안고 새롭게 내딛는 혁신적인 특별호이자 새내기 작가로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본인 둘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리뷰를 시작한다.
○ 인터뷰
* 지금 가장 ‘핫’한 한국의 미스터리 작가, 서미애 _백휴, 한이
- 이제 곧 국내 작가의 미스터리를 외국 드라마로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바로 서미애 작가의 [잘자요 엄마]이다. 아쉽게도 [잘자요 엄마]는 읽어보지 못했다. 대신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을 봤는데 잔혹한 사건과 부정이 절절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서미애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들, 미스터리에 대한 시선과 작법에 대한 생각들을 지면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
○ 특별기고
* 한국 미스터리 흥행의 어제와 오늘 _한이
- 최초의 추리소설이라 평가되는 '이해조'의 [쌍옥적]을 필두로 2020년 현재까지의 국내 추리/미스터리 역사와 시대적 특징들을 쭈욱 훑어주는 기획이다. 추리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몰랐던 과거 국내 실정과 추리의 관계, 대표 작가들과 작품들 등등 추리의 역사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단편소설]
* 범인은 한 명이다 _김범석
무인도의 폐교에 젊은 남녀 6인이 찾는다. 개인방송을 찍어 올리는 영상 클럽 회원인 이들은 각자 소형 카메라를 들고 섬과 폐교를 찍기에 바쁘다. 한창 작업 후 잠시 가진 개인 휴식시간. 느닷없는 비명에 달려가니 여성 회원이 머리가 터진 체 시신으로 발견된다. 다음 배가 오는 건 6일 뒤. 남은 5인은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는데....
-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이다. 단편이라는 짧은 분량 안에 클로즈드 서클을 성립하려다 보니 다소 거친 느낌이 있지만 그 안에서 5인이 죽어가는 전개가 스피디 하게 다가온다. 범인의 트릭은 '녹스의 추리법칙 10계'중 금기시 하는 한가지를 사용한다. 뭐 법칙은 깨지라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 국선변호인의 최종 변론 _윤자영
사형을 앞둔 수감자에게 세 번째로 배정된 국선변호인은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사형수의 변호를 맡기로 한다. 층간 소음으로 두 명의 가장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두 명의 배우자를 불구로 만들어 버린 잔혹한 살인마. 더군다나 범인을 저지른 가해자는 층간 소음을 유발시킨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할 수록 대중들은 몰랐던 진실들이 떠오르는데.....
- 이것이 진짜 사회파 미스터리가 아닌가란 생각을 해봤다. 존경해 마지 않는 '윤자영'작가의 [나당탐정 사무소]나 [파멸일기]등의 작품들을 봐왔지만 그중 가장 좋은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이 작품을 꼽을 정도로 현실의 사회적 치부를 날카롭게 비추고 있으며 결말의 여운 또한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이웃간의 불화, 소수자의 인권사각 등 생각할 거리를 미스터리적 기법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 미니멀 라이프 _김주호
탐정 사무소에 찾아온 여성. 여성은 과거 자살로 결론난 사건의 진위 여부를 의뢰한다. 과거 남자친구의 집 화장실에서 발견한 전 여자친구의 사체. 경찰 조사 결과 자살로 결론 났지만 여성은 정말 자살인지 아닌지를 밝혀달라는 것. 이에 탐정과 대표는 살인이 있었던 빌라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단서를 발견하는데...
- 문장도 간결하고, 표현도 다양해서 장면 장면이 떠오르는 글이었다. 트릭이...ㅎㅎㅎ 초반 배경 설명 2줄 만으로 트릭을 간파해 버렸는데 다른 이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 용서 _홍성호
감옥에서 노인이 되어버린 장기 복역수를 매달 찾아가는 국선 변호인. 변호사를 반갑게 맞이하는 장기 복역수. 변호사는 언제나 노인에게 충고한다. 젊은 시절의 죄를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그리고 피해자가 보내는 편지에 그 마음을 실어 답장을 보내라고. 하지만 노인의 태도는 언제나 같다.
- 역시 존경해 마지 않는 '홍성호'작가의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윤자영'작가의 단편과 유사한 구성인데 작품에서 전해는 메세지는 완전 정반대이다. [국선변호인의 최종 변론]이 리벤지쪽이라면 이 [용서]는 제목 그대로 이해를 통한 용서 즉 인간의 감정에 비중을 두고 있는 감성 미스터리이다. 잔잔한 감동과 진한 여운. 그리고 오래도록 남는 씁쓸함. 죄에 대하여, 용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단편이다. [악의의 질량]을 끝으로 한 절필 선언을 무르고 이런 좋은 작품을 내주는게 그저 감사할 따름.
* 인생의 무게 _황세연 *특별초청작
작가인 남편의 작품을 몰래 훔쳐본 아내는 공포에 휩싸인다. 남편이 쓰고있는 작품의 주제가 바로 아내 죽이기였던 것. 평소 작품에 쓰일 소재들을 직접 탐사하고 경험하는 남편의 성향을 잘 아는 아내는 이번 작품이 그저 픽션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고심하던 아내는 결심한다.
- 특별초청작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단편으로 줄 수 있는 긴장과 반전을 가장 잘 이끌어낸 작품. 결말의 한방은 이 특별호에 실린 작품중 가장 강하지 않을까? 역시 부부는 닮는다? 아니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난다는 말을 떠올린다. 별개로 본인 역시 실제 겪었던 일들을 작품에 녹이는데 이 단편을 읽으면서 뜨끔했다. -_-;;;
[신인상]
○ 당선작
* 백색살의 _홍정기(엽기부족)
- 본인이 쓴 작품을 리뷰 할 순 없으므로 생략하고 소회 역시 당선소감에 썼기에 생략한다.
○ 심사평
* 사회적 이슈를 본격 미스터리로 충실하게 풀어내
○ 당선소감
* 장르덕후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작가로
[에세이]
* 추리문학, 그 철학적 단상 _백휴
* 탐정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 _박광규
* 애거사 크리스티 등단 100주년 기념 ‘영상으로 보는 크리스티’ _조동신
[이슈]
* 2020년 2월, 직업 탐정의 탄생 _염건령
[리뷰]
* 사이버 / 범죄 / 소설 _한새마
- 사이버 범죄 n번방에 대한 분석적 글이다. 관련하여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방]
* 작가라서 더 좋은 독자가 될 수 있었다 _박하익
- [선암여고 탐정단]의 작가 박하익 작가의 글쓰는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 청주에서 미스터리 독서 클럽을 열고 싶다는데, 정말로 한다면 직접 찾아가서 참여하고 싶다. ㅎㅎㅎ
[미스터리 쓰는 법]
* 캐릭터 만들기 _김재희
- [경성탐정 이상]시리즈를 써낸 팩션 추리 소설의 달인 '김재희'작가가 미스터리 장르에서 캐릭터를 설정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지면에 실린 내용은 작년 천호동 교보문고에서 있었던 추리 작법 릴레이 강연에서 라이브로 들었던 내용이다. 한창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도전을 위해 매달 추리 작법 강연을 찾아가 들었던 때가 생각나 웃음이 났다. 앞으로도 이 [미스터리 쓰는 법] 기획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프로파일링]
* 자살인가, 타살인가? _황세연
- 전직 국정원 추리퀴즈를 맡았던 '황세연'작가의 추리퀴즈! 범인의 트릭을 맞춰라!
기존의 [계간 미스터리]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구성과 완성도이다. 흥미로운 기획들과 뛰어난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이 어우러져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미스터리 잡지라 말할 수 있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물론 본인의 작품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 독자들도 한국 추리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너그러이 지켜봐주길 바란다.
더불어 [계간 미스터리]에서는 매호 신인 작가들의 투고를 심사하고 신인상으로 선정하고 있으니 은둔하고 있는 예비 작가들은 기탄없이 도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