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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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 (2020년 초판)

저자 - 고바야시 야스미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검은숲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74p



경거망동 안하무인 살육마 피터 팬



처음 [앨리스 죽이기]때만해도 시리즈가 이렇게 이어질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어 [호두까기 인형], [오즈의 마법사]를 초토화 시키더니 이제는 [피터 팬]까지 이르렀다. 더불어 명실상부 '고바야시 야스미'의 대표 미친동화시리즈로 자리 잡은 것이니.... 대체 얼마나 우리들의 동심을 박살내야 만족하시려는 건가요? ㅠ_ㅠ ㅋㅋㅋ 



자, 하늘을 나는 작고 귀여운 요정 팅커벨과 시계를 삼킨 째깍 악어, 붉은 피부족, 요정들의 여왕 마브여왕 그리고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는 소년 피터 팬이 있는 모험과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로 떠나보자!



작품의 무대는 후크 선장이 째깍 악어에게 잡아먹힌 이후가 배경이다. 모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웬디를 몇 년뒤 다시 찾은 피터 팬과 팅커벨은 웬디와 잃어버린 아이들을 다시 네버랜드로 초대한다. 웬디와 아이들이 하늘을 날아 네버랜드로 가는 사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빌은 그들과 충돌하고, 피터 팬일당은 어쩔 수 없이 도마뱀 빌을 합류시킨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피터 팬은 예전 그대로이다. 후크의 뒤를 이어 선장이 된 스미와 해적 일당들, 붉은 피부족과의 목숨을 건 살육을 계속 즐기는 것이다. 웬디와 함께 이들과의 대 살육전을 마친 피터는 인어의 만에서 아이들을 훈련 시키기 위해 데려가고, 피터 홀로 잠시 숨겨진 기지에 들렀다 돌아온다. 그리고 훈련을 마치고 기지에 돌아온 피터와 웬디, 아이들은 경악하고 만다. 기지에는 날개가 찢긴 채 칼에 찔려 죽은 팅커벨이 있었던 것이다......


이모리는 초등학교 동창회를 위해 깊은 산에 위치한 여관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동창들과 어릴적 선생님 후쿠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 학생이던 한명이 구토를 내뿜으며 쓰러진뒤 곧이어 숨이 끊어진다. 이모리는 직감한다 이 남자가 꿈속 네버랜드에서 죽었던 소년의 아바타라라는 것을. 그리고 다음날. 밤사이 내린 폭설로 길은 끊기고 휴대폰 마저 불동이 되버리고.....이제 이모리는 꿈속 네버랜드에서 팅커벨을 죽인 범인을 찾아야만 한다.....



역시 앞선 동화속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역시 작가의 전매특허인 언어유희 말장난도 변함없다) 동화 세계에서의 죽음은 지구와 이어져 있지만 현실의 죽음은 동화세계와는 무관하다는 탈지구적 법칙이 생각지 못한 반전을 이끌어 낸다. 그야말로 클로즈드 서클에 갇혀버린 지구의 이모리! 하지만 살인은 네버랜드에서 벌어진다. 시공을 초월하는 하이브리드 클로즈드 서클을 [팅커벨 죽이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좌우간,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잔혹함을 무기로 줄기차게 죽여나가는데 작품의 말미에 실린 원전 [피터 팬]의 설명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원작 자체가 그림형제 버금가는 잔혹 동화였다는 것을 말이다. -_-;;;; 그렇게 보니 이번 작품은 원작에 최대한 가깝게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더라는....



게다가 원작의 한 줄을 토대로 이번 작품의 트릭을 이끌어 낸 작가의 창의력에 또 한번 놀란다. 작품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트릭 정도는 맞출 수 있다. 본인 역시 트릭은 맞출 수 있었다. 핵심은 네버랜드의 캐릭터와 현실의 아바타라 짝 맞추기이다. 이 부분에서 반전의 쾌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며, 막판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최고이자 최악의 그로테스크한 고어 장면을 한층 인상깊게 즐기게 만드는 숨겨진 요소이다. 흐흐흐흐 이래야 죽이기 시리즈지...ㅋㅋㅋ 전작들에 비해 잔혹도가 약해서 아쉬웠는데, 막판을 위한 힘모으기였다고 생각하련다...



현실과 동화세계의 교차가 상상력을 자극하고 단절된 공간에서의 범인 찾기가 긴장감을 베가 시킨다. 네 번째로 이어지는 시리즈임에도 여전히 그가 비틀어낸 동화는 식상함을 찾아볼 수 없이 흥미로우며 끔찍하며 잔혹하다. 너무나 반갑게도 말미에 다섯번째 작품의 예고를 하고 있으니 뭐가 어쨌든 시리즈는 계속 된다. 과연 다음 작품의 무대는 어디가 될지, 또 어떤 동화를 비틀어 낼지 너무나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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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 2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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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 2 (2020년 초판)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이은선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42p



대망의 사이킥 파워 폭발!!!



장마철 고온다습으로 끈적하고 꿉꿉한 기분에 손으로 잡은 종이책이 젖는 느낌이 날정도로 불쾌한 날씨 속에서도 극강의 가독성과 몰입으로 무더위를 잊게 했던 [인스티튜트] 1편에 이어 2편 역시 태풍 바비가 북상하면서 내뿜는 뜨거운 바람과 습도 속에서도 태풍의 두려움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하여 독파했다. 



초능력, 아동들의 납치, 어른들의 무자비한 아동 학대와 잔혹하고 끔찍한 실험들..... 그리고 생존을 위한 아이들의 사투와 그들만의 연대, 끈끈한 우정, 생존을 향한 투쟁, 목숨을 건 탈출.....이거이거 하나하나 열거하다 보면 A4지 한장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흥미요소가 가득한 작품이다. 1편이 주인공 루크의 처절한 생존기에 이은 탈출기 즉 [쇼생크 탈출]이었다면 2편은 드디어 악에 맞서는 아이들의 본격적인 전쟁이 그려지는 소위 [그것]에서 꼬맹이들과 페니와이즈의 대결이라 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가까스로 시설에서 탈출한 루크는 갖은 고생 끝에 야경꾼 팀이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팀은 며칠은 쫄쫄 굶은 남루한 차림의 루크를 보고 마음을 열어 돕고, 그런 팀의 모습에 루크는 마음을 열고 자신이 있었던 시설과 아동학대에 대해 입을 연다. 처음에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루크의 이야기를 팀과 웬디는 믿지 못하지만 루크의 능력과 탈출때 가져온 플래시 드라이브에 담긴 영상으로 루크의 말을 믿게 된다. 한편, 루크의 탈출을 알아챈 식스비는 각종 총기로 중무장한 소규모 부대를 꾸리고 팀이 있는 마을로 향하는데.....



이번 2편이야 말로 '스티븐 킹'의 장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사실 2편의 스토리는 이렇다할 것 없다. 아마 모두가 예상하는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 그런데 골때린건 어떻게 흘러갈지를 알면서도 손에 땀을 쥐고 그들의 전쟁에 함께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대 받는 아이들에 대한 충격과 연민 때문일까? 아니면 분노가 치밀 정도로 악독한 악당들의 캐릭터 설정 때문일까? 아이들의 고난과 역경의 극복은 어른들의 무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된다. 물론 작가 역시 그점을 노리고 쓴것이겠지만 말이다.  



어른 VS 아이

총기 VS 초능력



팀과 식스비 군단의 무차별 총기난사와 시설에서 펼쳐지는 대망의 전투 씬은 개쩌는 속도감과 치열한 현장감을 담고 있어 독자들을 흥분과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 작가의 주특기가 바로 대환장 난리부르스 아니던가. 총탄이 오가는 난장판 속에서 난무하는 폭력과 위트, 풍자는 독기로 똘똘 뭉쳤던 전성기 시절의 '킹'의 모습을 다시금 엿보게 만든다. 물론 그 시절의 '킹'과는 달리 많이 순해지셨지만...ㅎㅎㅎ 대망의 사이킥 파워 폭발은 뭔가 [드래곤 볼]의 원기옥을 연상케 하여 웃을 장면이 아님에도 웃으면서 봤다. 분명 초능력 괴물이 나오는 먼치킨 류였다면 이렇게 몰입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저 연필이나 빈 피자 상자 정도를 움직이는 능력의 소년이었기에 결말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으리라. 



에필로그에서는 [X파일]을 보는 듯한 음모론도 펼쳐주시고 중간중간 한국도 언급되어 간간이 미소짓게 만든다. 아참. [세일럼스 롯]도 언급하는구나... 그러고 보면 참 많은 작품들과 많은 요소들을 집약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즐길거리나 흥미요소가 많은 작품이었다. 역시 올해도 '킹'님만 믿으면 돼는 거다! 올 여름은 [인스티튜트]인 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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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살인법
저우둥 지음, 이연희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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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차별 살인법 (2020년 초판)

저자 - 저우둥

역자 - 이연희

출판사 - 블루홀6(블루홀식스)

정가 - 16500원

페이지 - 471p



무차별 살인을 파헤친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진주 아파트 방화 흉기난동 사건

수락산 묻지마 살인사건


자고 일어나면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악 할만한 강력사건들이 벌어질 정도로 세상은 분노에 차있다. 원한에 의한 살인은 범행에 대한 이유라도 찾을 수 있지만 묻지마, 무차별 살인은 범행 대상 선정의 이유가 없으며(있어도 자신보다 약한 여셩, 노약자가 대상이며) 범행의 이유 또한 세상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중은 무차별 살인에 분노하고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길거리를 걷던 나 혹은 내 지인이 웬 미친놈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는 말이다. 



서두에 언급한 국내에서 벌어진 무차별 살인사건은 포털 검색창에 몇가지 키워드만 검색해도 페이지를 넘길 정도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잔혹 사건이다. 그리고 조금만 더 찾아보면 이들 범인들의 정신감정, 조현병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신병에 의한 범행을 심신미약, 심신상실로 보고 감형을 주거나 아예 죄를 묻지 않는다. 무고한 시민들을 무차별로 살해한 범인이 심신상실을 이유로 죄를 피한다면 국민들은 당연히 이를 수용하지 못 할 것이다. 근래에는 심신미약의 감형을 위해 거짓으로 조현병을 꾸며내기도 한다. 



정신감정은 기계가 아닌 인간에 의해 판단하고 있으니 범죄자의 거짓된 연기에 절대 속지 않는 다는 보장은 없는게 현실이다. 설령 정신병이 인정되어 감형을 받는다 해도 그들의 치료와 생활은 국가에서 보전한다. 국민들의 혈세로 말이다.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자! 여기 초등학생의 목을 잔인하게 찢어 죽인 이십대의 청년이 있다. 청년은 범행 후 PC방에서 만화책을 빌려 읽고 있다가 경찰에게 체포된다. 그리고 경찰의 살인 동기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그냥 아무나 몇 명 죽이려던 거예요. 그게 누구든, 몇 살이든 간에요."

"감옥에 갇히고 싶었어요. 평생. 공짜 콩밥을 먹으려고요. 평생."


1심 재판에서 청년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검찰은 사형을 선고 받기 위해 즉각 항소한다. 그리고 이 청년에게 새로운 변호인이 선임된다.


변호사 위윈즈는 5년전 임신한 아내를 무차별 살인으로 잃고 그 충격과 후유증으로 힘겹게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초등학생 무차별 살인의 범인의 변호를 맡아 달라는 의뢰가 온다. 위윈즈는 고뇌한다. 누구보다 증오하는 무차별 범죄를 저지른 자의 감형을 위해 변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는다. 살인마의 변호를 통해 가장 가까이서 무차별 살인마의 범행 이유를 파헤쳐 보자고....


그리고 위윈즈는 전혀 상상도 못할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껏 무차별 살인에 대해 이토록 깊이 파고드는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작품은 살인범의 행동심리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구조와 무차별 살인의 상관관계를 논리적으로 열거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심리학자의 입을 빌어 거의 무차별 살인 논문을 보는가 싶을 정도로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자연스럽게 독자들도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고뇌하게 만든다.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에서는 싸이코패스가 출생부터 타고난 유전적 형질에 의해 발현된다는 학설을 근거로 살인범의 태생적 이유를 설명한다. 이 작품 역시 무차별 살인범의 발현 이유에 대해 설득력있는 근거를 들어 주장한다. [스켈리튼 키]와 마찬가지로 살인범에게 나타나는 유전적 형질과 이 유전적 형질을 발현시키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반사회적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가 만들어진다는 건데....그 필요조건은 작품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 말라는 말이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심신상실로 죄를 면죄받는 것 자체에 대한 분노의 발산 보다 무차별 살인이 행해지는 이유 그 자체에 집중하고 더이상 무차별 살인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고 있다.(언제나 해법은 간단하다. 그것을 현실화 시키는게 어려울 따름)세상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어질 정도로 각박해져 가고 있다. 이 약육강식의 세상에 밀려 도태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들의 마음속에 분노가 쌓이고 쌓여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폭발하는 한은 제 2의 제 3의 무차별 살인은 계속 이어질 테니....



뭐, 정말 무수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회의 병폐를 꼬집고 날카로운 비수로 파헤치는 진짜베기 사회파 추리였다. 근래에 이정도 깊이의 사회파 추리를 만난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묵직하고 강력하다. 타 작품에 비해 범죄 심리에 대한 치밀하고 다각적인 접근이 돋보였는데 역시나 실제 의과대학 졸업생의 이력을 보니 저절로 이해가 된다. 국가의 경계를 초월하는 주제인 만큼 국내 사회파 추리 팬들에게도 충분히 반향을 불러일으킬 문제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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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0 봄.여름 특별호 - 67호
한국추리작가협회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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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계간 미스터리 2020 봄, 여름 합본 특별호(67호) (2020년 초판)

저자 - 한이, 김범석, 윤자영, 김주호, 홍성호, 황세연, 홍정기, 백휴, 박광규, 조동신, 염건령, 한새마, 박하익, 김재희

출판사 - 나비클럽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57p



탐정 작가여, 어서어서 나오라!



1983년 한국추리작가 협회가 창립하고 추리 부흥을 위한 전문 추리 계간지 [계간 미스터리]가 2002년 역사적인 1호를 발행했다. 이후로 무려 18년이 지났다. 추리를 비롯한 장르문학의 쇠퇴로 폐간의 위기를 거쳐오면서 지금까지 버텨온 [계간 미스터리]가 이번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리뉴얼 하여 마침내 67호를 펴냈다. [계간 미스터리]로서도 새로운 도전이고 의미있는 67호이지만 개인적으로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67호이다. [계간 미스터리]에서 진행하는 신진 작가들을 위한 등용문인 신인상에 본인의 작품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작가 홍정기로 대중앞에 서는 첫 번째 책이니 어찌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겠는가. 추리문학 부흥의 사명을 안고 새롭게 내딛는 혁신적인 특별호이자 새내기 작가로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본인 둘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리뷰를 시작한다.



○ 인터뷰
* 지금 가장 ‘핫’한 한국의 미스터리 작가, 서미애 _백휴, 한이
- 이제 곧 국내 작가의 미스터리를 외국 드라마로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바로 서미애 작가의 [잘자요 엄마]이다. 아쉽게도 [잘자요 엄마]는 읽어보지 못했다. 대신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을 봤는데 잔혹한 사건과 부정이 절절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서미애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들, 미스터리에 대한 시선과 작법에 대한 생각들을 지면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 

○ 특별기고
* 한국 미스터리 흥행의 어제와 오늘 _한이
- 최초의 추리소설이라 평가되는 '이해조'의 [쌍옥적]을 필두로 2020년 현재까지의 국내 추리/미스터리 역사와 시대적 특징들을 쭈욱 훑어주는 기획이다. 추리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몰랐던 과거 국내 실정과 추리의 관계, 대표 작가들과 작품들 등등 추리의 역사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단편소설]
* 범인은 한 명이다 _김범석
무인도의 폐교에 젊은 남녀 6인이 찾는다. 개인방송을 찍어 올리는 영상 클럽 회원인 이들은 각자 소형 카메라를 들고 섬과 폐교를 찍기에 바쁘다. 한창 작업 후 잠시 가진 개인 휴식시간. 느닷없는 비명에 달려가니 여성 회원이 머리가 터진 체 시신으로 발견된다. 다음 배가 오는 건 6일 뒤. 남은 5인은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는데....

-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이다. 단편이라는 짧은 분량 안에 클로즈드 서클을 성립하려다 보니 다소 거친 느낌이 있지만 그 안에서 5인이 죽어가는 전개가 스피디 하게 다가온다. 범인의 트릭은 '녹스의 추리법칙 10계'중 금기시 하는 한가지를 사용한다. 뭐 법칙은 깨지라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 국선변호인의 최종 변론 _윤자영
사형을 앞둔 수감자에게 세 번째로 배정된 국선변호인은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사형수의 변호를 맡기로 한다. 층간 소음으로 두 명의 가장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두 명의 배우자를 불구로 만들어 버린 잔혹한 살인마. 더군다나 범인을 저지른 가해자는 층간 소음을 유발시킨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할 수록 대중들은 몰랐던 진실들이 떠오르는데.....

- 이것이 진짜 사회파 미스터리가 아닌가란 생각을 해봤다. 존경해 마지 않는 '윤자영'작가의 [나당탐정 사무소]나 [파멸일기]등의 작품들을 봐왔지만 그중 가장 좋은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이 작품을 꼽을 정도로 현실의 사회적 치부를 날카롭게 비추고 있으며 결말의 여운 또한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이웃간의 불화, 소수자의 인권사각 등 생각할 거리를 미스터리적 기법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 미니멀 라이프 _김주호

탐정 사무소에 찾아온 여성. 여성은 과거 자살로 결론난 사건의 진위 여부를 의뢰한다. 과거 남자친구의 집 화장실에서 발견한 전 여자친구의 사체. 경찰 조사 결과 자살로 결론 났지만 여성은 정말 자살인지 아닌지를 밝혀달라는 것. 이에 탐정과 대표는 살인이 있었던 빌라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단서를 발견하는데...

- 문장도 간결하고, 표현도 다양해서 장면 장면이 떠오르는 글이었다. 트릭이...ㅎㅎㅎ 초반 배경 설명 2줄 만으로 트릭을 간파해 버렸는데 다른 이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 용서 _홍성호

감옥에서 노인이 되어버린 장기 복역수를 매달 찾아가는 국선 변호인. 변호사를 반갑게 맞이하는 장기 복역수. 변호사는 언제나 노인에게 충고한다. 젊은 시절의 죄를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그리고 피해자가 보내는 편지에 그 마음을 실어 답장을 보내라고. 하지만 노인의 태도는 언제나 같다. 

- 역시 존경해 마지 않는 '홍성호'작가의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윤자영'작가의 단편과 유사한 구성인데 작품에서 전해는 메세지는 완전 정반대이다. [국선변호인의 최종 변론]이 리벤지쪽이라면 이 [용서]는 제목 그대로 이해를 통한 용서 즉 인간의 감정에 비중을 두고 있는 감성 미스터리이다. 잔잔한 감동과 진한 여운. 그리고 오래도록 남는 씁쓸함. 죄에 대하여, 용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단편이다. [악의의 질량]을 끝으로 한 절필 선언을 무르고 이런 좋은 작품을 내주는게 그저 감사할 따름.



* 인생의 무게 _황세연 *특별초청작
작가인 남편의 작품을 몰래 훔쳐본 아내는 공포에 휩싸인다. 남편이 쓰고있는 작품의 주제가 바로 아내 죽이기였던 것. 평소 작품에 쓰일 소재들을 직접 탐사하고 경험하는 남편의 성향을 잘 아는 아내는 이번 작품이 그저 픽션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고심하던 아내는 결심한다.

- 특별초청작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단편으로 줄 수 있는 긴장과 반전을 가장 잘 이끌어낸 작품. 결말의 한방은 이 특별호에 실린 작품중 가장 강하지 않을까? 역시 부부는 닮는다? 아니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난다는 말을 떠올린다. 별개로 본인 역시 실제 겪었던 일들을 작품에 녹이는데 이 단편을 읽으면서 뜨끔했다. -_-;;;


[신인상]
○ 당선작

* 백색살의 _홍정기(엽기부족)
- 본인이 쓴 작품을 리뷰 할 순 없으므로 생략하고 소회 역시 당선소감에 썼기에 생략한다. 

○ 심사평
* 사회적 이슈를 본격 미스터리로 충실하게 풀어내

○ 당선소감
* 장르덕후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작가로


[에세이]
* 추리문학, 그 철학적 단상 _백휴
* 탐정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 _박광규
* 애거사 크리스티 등단 100주년 기념 ‘영상으로 보는 크리스티’ _조동신



[이슈]
* 2020년 2월, 직업 탐정의 탄생 _염건령



[리뷰]
* 사이버 / 범죄 / 소설 _한새마

- 사이버 범죄 n번방에 대한 분석적 글이다. 관련하여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하는 미스터리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방]
* 작가라서 더 좋은 독자가 될 수 있었다 _박하익

- [선암여고 탐정단]의 작가 박하익 작가의 글쓰는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 청주에서 미스터리 독서 클럽을 열고 싶다는데, 정말로 한다면 직접 찾아가서 참여하고 싶다. ㅎㅎㅎ


[미스터리 쓰는 법]
* 캐릭터 만들기 _김재희

[경성탐정 이상]시리즈를 써낸 팩션 추리 소설의 달인 '김재희'작가가 미스터리 장르에서 캐릭터를 설정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지면에 실린 내용은 작년 천호동 교보문고에서 있었던 추리 작법 릴레이 강연에서 라이브로 들었던 내용이다. 한창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도전을 위해 매달 추리 작법 강연을 찾아가 들었던 때가 생각나 웃음이 났다. 앞으로도 이 [미스터리 쓰는 법] 기획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프로파일링]
* 자살인가, 타살인가? _황세연

- 전직 국정원 추리퀴즈를 맡았던 '황세연'작가의 추리퀴즈! 범인의 트릭을 맞춰라!





기존의 [계간 미스터리]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구성과 완성도이다. 흥미로운 기획들과 뛰어난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이 어우러져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미스터리 잡지라 말할 수 있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물론 본인의 작품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 독자들도 한국 추리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너그러이 지켜봐주길 바란다.



더불어 [계간 미스터리]에서는 매호 신인 작가들의 투고를 심사하고 신인상으로 선정하고 있으니 은둔하고 있는 예비 작가들은 기탄없이 도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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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탐정 마환 - 평생도의 비밀
양시명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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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탐정 마환 (2020년 초판)

저자 - 양수련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74p



아버지와 아들, 부정



추리(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와 아동 경제소설(옐로우 큐의 살아있는 경제 박물관), 에세이(혼자는 천직입니다만) 등 장르 불문 다방면의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이고 있는 작가 '양수련'의 신작이 몽실북스에서 출간됐다. 그렇다. 국내 추리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 몽실복스 출판사에서 나온 신작이니 이번 작가의 신작은 추리 장르다. 더군다나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을 안겨줬던 [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을 잇는 속편 격의 작품이라 출간전부터 이번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생전의 기억을 잃고 커피향을 음미하며 카페에 붙어있는 커피 유령 할의 기원.

어린시절 집을 나와 홀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바리스타 탐정 마환의 이야기.

여기에 노비의 신분으로 아들을 위해 그린 열두폭 평생도의 비밀이 어우러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두 부자의 이야기를 통해 이해와 용서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부터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어느날 카페 할을 찾아온 남자는 바리스타 탐정 마환에게 조선말기 노비가 그린 평생도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전한다. 평생도가 몇 폭인지, 어떻게 생긴 그림인지도 모르지만 이미 거액의 착수금을 받은 환은 남자의 의뢰를 받아들이고 조사에 착수한다. 조선시대 민화라는 것 하나로 탱화를 그리는 스님, 황학동 골동품 수집가 등 평생도를 알만한 사람들과 만나 조사를 하면서 환은 이 평생도가 단순한 그림이 아니며 그림이 갖고 있는 의미와 그림에 투영된 사람들의 욕망을 알아챈다. 환의 끈질긴 노력으로 서서히 평생도에 근접해가지만 평생도와 관계된 사람들이 하나 둘 죽기 시작하는데.....



죽은 아들의 영화로운 일생을 바라며 자신의 영혼을 깎아 그려낸 평생도가 불러온 기적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탐욕과 욕망이 어지럽게 혼재되어 작금의 혼탁한 세상을 비춰낸다. 작품에서는 조선시대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노비 말복과 아들 재령, 현재에서는 가족과 연을 끊고 사는 마환과 그의 아버지 마선명 박사. 두 부자의 관계를 그려가며 자식을 아끼지만 그 마음을 내놓고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마음을 단 1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의 마음을 그리며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이지만 작품속 노비 말복과 마선명 박사는 내가 알고 있던 나의 아버지와 너무도 닮아있었다. 민화라는 매개체로 부정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저 푸근하기만 한 모정과는 달리 조금은 서먹하고 츤데레 넘치는 그 부정을 말이다. ㅎㅎㅎ



어찌됐던, 사람들은 연이어 죽어나가고, 범인의 윤곽이 드러날즈음 유령이 된 할의 기구한 사연과 외톨이로 고독했던 꼬마 환과 할이 만나게되는 숨겨진 사연이 건조했던 가슴을 촉촉히 적셔낸다. 냉혈한의 잔혹한 범죄가 주를 이루는 미스터리라는 장르에서 벗어나 단단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감정을 움직이는 힐링 코지 미스터리였다. [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의 뒷 이야기가 궁금했던 사람, 메마른 세상에서 잠시나마 잔잔한 감성에 젖어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역사 팩션적 요소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녹아있는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미스터리로 이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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