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와 괴물도감 - 국내 최초의 SCP 도감 SCP 재단 시리즈 1
꿈소담이 편집부 지음, 서우석 그림 / 소담주니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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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와 괴물도감 : 국내 최초 SCP 도감 (2021년 초판 2쇄)

저자 - 꿈소담이 편집부

그림 - 서우석

출판사 - 소담주니어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87p



국내 최초 SCP 도감 출간!



SCP재단 : 전 세계에 걸쳐 활동하는 비밀 조직으로 인류 안보에 위협이 될 변칙적인 능력이 있는 존재들을 가둬 놓기 위한 조직이다. 재단에 잡힌 굄물들은 이름 대신 번호를 붙여 보호받고 있으며 격리 난이도에 따라 안전, 유클리드, 케테르로 나뉜다......

는 양덕들이 만들어 놓은 설정이며 각 SCP요괴들도 기존 요괴의 변형 혹은 새롭게 창조해낸 요괴들이다.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는 말이 있듯이 SCP에 빠진 양덕들이 찍은 팬매이드 단편영화도 다수 존재하며 그 퀄리티는 팬메이드라 보기 힘들 정도로 수준 높은 퀄을 보여준다.  



신화와 전설 민담등으로 전승되어 수백년을 살아온 요괴들은 지금도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며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근래 개인 출판 붐이 일면서 한국 요괴가 재조명 되고 한국의 요괴도감들이 큰 인기를 끌어오며 새로운 요괴 시장을 개척하는 와중에 21세기 새로운 트렌드가 덧 입혀진 양덕들의 요괴 SCP가 한국에 넘어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이 외국 팬메이드 요괴인 SCP가 아이들에게 인기일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얼마전 우연히 초딩 1학년 조카가 SCP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SCP를 아는 것도 놀랐거니와 분류 코드까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흥미가 돋아 캐물으니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었다며 보여주는데 내가 알고 있는 잔혹한 이미지와는 달리 아동용으로 귀엽게 각색된 컨텐츠더라는...-_-;;; 어느새 SCP가 이런식으로 초딩들 틈으로 끼어들었나 싶었다. 



여하튼. 그런 인기를 실감케 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니. 국내 최초로 공식 SCP 도감이 출간된 것이다. 더이상 SCP를 보고자 외국 사이트나 유튜브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요괴 덕후로서 군침 도는 책인 것이다. SCP의 요괴만으로는 한 권을 채우기 벅찼는지 기존의 전설, 신화, 민담 속 요괴들을 포함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고전과 신식 요괴들의 콜라보랄까. 수천년을 살아온 요괴들과 새롭게 생명을 얻은 요괴들을 비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느 요괴도감과 마찬가지로 소개방식은 유사하다. 신체능력, 특이능력, 인간적대, 위험성등의 도식화된 스탯을 소개한 뒤. 해당 요괴에 대한 기원과 특징들을 풀어 설명한다. 앞선 고전 요괴에서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몽달귀신, 두억시니, 불가사리 등 한국 고유의 요괴들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어 반갑게 볼 수 있었다. [베르세르크]에서 봤던 [해골기사]가 뜬금포로 등장하여 놀라게 하기도 한다. ㅎㅎㅎ




 

해....해골기사님...



이어서 이 책의 핵심 SCP를 이야기 하자면 팬메이드 영화로도 존재하는 SCP-096을 비롯해 역병 마스크를 쓴 SCP-049 등 인기 있는 요괴들을 비롯해 미처 몰랐던 SCP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다만 가장 인기있는 SCP-173은 빠져있어 조금 아쉬웠달까. ㅠ_ㅠ 모든 SCP가 저작권이 걸려있다 보니 SCP를 책에 싣는데 어려움이 따랐을 거라는 예상이 든다. 



 


팬메이드 단편 영화도 있는 인기 요괴



여튼 대상은 아이들 용으로 나왔다만 어른인 나도 재미있게 봤으며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요괴도감이라는 생각!!! 더욱 방대해지고 견고해지는 SCP 세계관이 얼마나 뻗어나길지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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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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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2020년)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5800원

페이지 - 288p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신선하다



2001년에 나온 단편집이 왜 19년이나 지나서 한국에 나왔는지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겠다. 다만 20년이 지났는데도 세월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중심 주제로 빚어낸 8편의 단편들은 진정 이 작가에게 한계란 없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정통 미스터리 였다면 이정도의 충격은 받지 않았으리라. 좋아하지만 쉽게 찾아 볼수 없는 바카미스 라는 장르 안에서 이정도의 코믹과 풍자 그리고 충격을 주다니.... 역시.... 명불허전.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1. 세금 대책 살인사건

한 해의 막바지. 작가의 개인 세무사가 작가가 낼 세금 산출표를 가져온다. 이를 본 작가의 아내는 졸도하고, 작가는 커다란 충격에 빠진다.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사용한 돈을 업무용으로 공제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에 세금 대책 소설을 쓰는데....


2. 이과계 살인사건

이과 대학생이 우연히 집어든 소설 한 권. 하드sf에 버금가는 이공계 지식들이 망라된 추리 소설에 대학생은 빠져들어 가는데....


3. 범인 맞추기 소설 살인사건(문제편·해결편)

각기 다른 출판사 편집자 4명을 불러들인 인기 작가. 작가는 이들에게 추리 문제를 주고 맞추는 사람에게 신작 장편 원고를 줄거라 말한다. 편집자들은 추리 문제를 풀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는데....


4.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

엄청난 고령화가 진행된 사회. 추리 작가도 늙고, 독자도 늙었다. 신개념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


5. 예고소설 살인사건

추리 소설을 연재중인 작가에게 매스컴이 몰려든다. 잡지가 나오고 2틀 뒤 연재소설의 내용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발생했기 때문. 연쇄 살인마 덕분에 커다란 인기를 누리는 작가에게 전화 한통이 오는데....


6. 장편소설 살인사건

이제 천장 내외 장편의 시대는 갔다. 바야흐로 두께가 작품성인 시대. 추리작가는 편집자의 요구로 5백매 원고를 3천장으로 늘려 쓰기 시작하는데....


7. 마카제관 살인사건(최종회·마지막 다섯 장)

편집자의 요구로 밀실살인을 쓰기 시작한 뒤. 마지막 다섯장을 남긴 추리작가의 절체절명의 심정.


8. 독서 기계 살인사건

이것은 근 매래의 일. 서평을 쓰는 것도, 소설을 쓰는 것도 기계에게 맡겨지는 가까운 미래의 일을 그린다.



단편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황당무계하고 말도 안 되는 트릭을 사용하는 바카미스 장르로 읽힌다. 그중 [이과계]와 [독서 기계]는 SF와 짬뽕되었다. 특히 [이과계]는 하드SF에서 이해 안가는 과학이론을 스킵하는 본인에겐 꽤나 뜨끔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예고 소설]은 단편집중 가장 본격이라 볼 수 있는 단편이다. 초고속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 역시 [고령화]의 에피소드가 웃프다기 보단 두렵게 다가온다. 분량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장편소설]은 본인도 글을 쓰면서 한 번쯤 써먹어 봤던 기술이라 등골이 서늘해졌다. -_-;;; [독서 기계]역시 핵심 단어만 주어지면 단편 소설을 써내는 인공지능 기사를 본 기억이 떠올라 웃기면서도 현실적으로 봤달까. 



이렇게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코믹함을 깔고 가는데 읽다 보면 뭔가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날카로운 풍자가 덧 입혀있어 단순히 웃음으로 소비할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황당무게 한데 그냥 황당만 있는게 아니란 말이다. 그렇기에 이 단편집이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추리 소설을 쓴다고 깝죽대는 일인으로서 이런 기발함과 발칙함, 정교한 짜임새, 간결한 문체까지.... 정말 너무나 닮고 싶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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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1 - 코끼리를 구해 줘!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1
타냐 슈테브너 지음, 코마가타 그림, 서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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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1 : 코끼리를 구해 줘! (2021년 초판)

저자 - 타냐 슈테브너

그림 - 코마가타

역자 - 서지희

출판사 - 가람어린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208p



주저하지마. 용기를 내 봐.



표지부터 제목, 내용까지... 예쁜 이야기를 좋아하는 딸 아이의 취향에 100% 부합하는 책이 출간됐다. 릴리아네 수제빈트. 요 표지를 장식한 꼬마 아이의 이름이다. 그렇다 저자는 독일의 인기작가라고 한다.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시리즈로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고 2018년 영화로도 개봉되었다고 하니 일단 작품성에 대한 이견은 없을 듯 하다. 비밀 많은 꼬마 아이 릴리의 두근거리는 성장기. 읽는 이로 하여금 용기를 북돋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벌써 네 번째 전학. 전학 후 처음 등교하려는 4학년 릴리는 걱정이 가득하다. 이번 학교에서는 제발 문제 없이 다니기를. 간절히 바라는 릴리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학 첫날부터 사소한 문제로 반친구 트릭시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없는 릴리. 친구들에게 섣불리 다가설 수 없는 이유는 릴리가 가족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 부터 이미 릴리의 비밀을 말하고 있으니..ㅎㅎㅎ 속시원히 이야기 하자면. 릴리는 독특한 초능력자다. 바로 세상의 모든 동물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 그러나 릴리에게 그런 초능력은 저주일 수 밖에 없다. 친구들에게 말할 수 없는 초능력 덕분에 벽이 생기고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다. 방어적인 릴리의 태도에 오해가 생기고 그 탓에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불행이 반복되는 릴리에게 동물과의 의사소통은 저주나 다름 없었다.



그런 릴리가 한 학년 선배 예사야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부터 릴리의 학교 생활이, 아니, 릴리의 인생이 전환 된다.



동물원에 갇혀 난동을 부리는 코끼리 마르타. 

릴리는 마르타가 난동을 부리는 이유를 알고 있다.

그러나 마르타를 돕는 것을 주저한다.

마르타를 돕기 위해선 자신의 비밀을 발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던 어른이던 누구나 살면서 용기를 내야 할 상황에 놓인다.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누군가는 외면하고 회피한다. 이 작품은 용기가 없어 도망치는 아이에게 비난하거나 책망하지 않는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힘을 내라고 북돋을 뿐.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건 본인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릴리와 예사야, 그리고 릴리를 괴롭히던 피아까지 모두가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고뇌하며 노력한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그런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 



독특한 소재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작가의 이야기와 예쁘고 깜찍한 삽화가 어우러져 눈을 땔 수 없게 만든다. 초딩 2학년 딸아이가 순식간에 일독한 뒤 '너무 재있어. 다음 권은 언제 나와?'를 연발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빠인 보인도 이렇게 흥미롭게 읽었으니 딸 아이는 오죽하랴. ㅎㅎㅎ 주저하는 아이들에게 힘을 내라고 이야기 하는 착하고 예쁜 작품이었다.



* 출판사 제공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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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과학상식 : 세계 불가사의 수학 퀴즈! 과학상식 84
권찬호 지음, 차현진 그림, 박한나 감수 / 글송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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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과학상식 : 세계 불가사의 수학 (2021년 초판)

저자 - 권찬호

그림 - 차현진

감수 - 박한나

출판사 - 글송이

정가 - 9500원

페이지 - 189p



미스터리 현상으로 미스터리 한 수학을 이해한다



이 얼마나 신박한 책인가! 어렵기만 한 삼각뿔에 이집트 피라미드의 불가사의를 끼얹는다면, 미스터리 서클의 비밀이 사실은 우주선을 탄 외계인의 도형 그리기 놀이였다?! 확률로 풀어보는 네스호에 네시가 살고 있을 확률을 구하는가 하면, 산에서 조난 당하는 현상을 인체과학적으로 풀어보기도 한다. ㄷㄷㄷ 사실 딸아이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미스터리 덕후인 본인이 더 재미있게 보게 만드는 책이었달까. 헐헐헐.



수학이 어렵고 싫은 건 어른이던 초딩이건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물론 원리를 알고 이해하면 쉽겠지만 막연히 '수학'이기 때문에 겁내고 기피하게 되는 것도 어느 정도 사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게 만드는 이런 책은 참 유익하고 효과적인 책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포자도 즐길 수 있다. 코믹한 만화로 이루어진 챕터는 길어도 4장을 넘지 않는다. 불가사의에 걸맞게 챕터의 소재 또한 흥미진진하다. 1장. 오싹오싹 불가사의한 현상에서는 이집트 피라미드, 버뮤다 삼각지대, 미스터리 서클 등 한번쯤 들어봤을 미스터리로 눈길을 잡아끌고, 2장. 무시무시 불가사의한 괴생명체에서는 한국의 요괴 장산범과 모르는 사람이 없는 좀비, 네스호의 네시와 도플갱어 등등 신비한 요괴들로 흥미를 자극한다. 마지막 3장. 불가사의한 수학의 비밀에서는 말그대로 수학속에 담긴 불가사의를 소개해 무궁한 수학의 재미에 접근시킨다. 



초등 1학년 덧셈과 뺄샘 부터 6학년 비와 비율까지 실제 초등 수학 교육 과정을 각 챕터에 녹여내 실질적으로 '공부'를 돕는 책이다. 초딩 2학년 딸아이에겐 고학년 챕터는 역시나 다소 어려워해서 저학년 챕터를 선별해서 보여줬다. 학교에서 배웠던 이론을 만화로 다지는 계기이자 앞으로 배울 수학을 조금이나마 선행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겉핥기 식이 아니라 나름대로 세계의 불가사의 현상 쪽으로도 배울 수 있었던 탄탄한 오컬트 수학 도서였다. ㅎㅎㅎ 완전 추천!!!!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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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장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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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장의 살인 (2018년)

저자 - 이마무라 마사히로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엘릭시르

정가 - 14500원

페이지 - 448p



독특한 설정의 클로즈드 서클



속편 [마안갑의 살인]이 나온 마당에 이제서야 들춰보는 전작 [시인장의 살인]이다. 크리처+클로즈드 서클의 국내 추리작품 [아귀도]와 마찬가지로 좀비라는 대재난 상황에서의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하이브리드 설정으로 일본과 국내에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대학교 추리 동아리에 소속된 하무라는 미모의 여성의 제의로 영화동아리 합숙에 끼게 된다. 합숙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야간에 예정된 극기훈련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런데 앞서 나간 선발대의 찢어지는 비명소리에 놀라고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도망쳐온 부원 뒤로 기괴한 몰골의 사람들이 부원을 쫓아온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사람들은 합숙소인 자담장으로 들어간 뒤 모든 출구를 봉쇄한다. 자담장 안에 갖힌 부원들은 바깥의 무리들이 좀비임을 깨닫는다. 불안에 떠는 하루가 지나고. 방안에 있던 남자 부원이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는데......



쏟아지는 좀비때를 피해 도망치는 청춘남녀들의 생존기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여기에 동료들속에 숨어있는 연쇄 살인마까지 찾아내야 하니 더욱 작품에 몰입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깨무는 것으로 전염되는 좀비의 설정을 트릭에 그대로 이용하는 특수설정 미스터리는 기존의 현실세계를 반영하는 트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참신성과 의외성을 엿볼 수 있다. 자담장이라는 공간적 제약, 물리면 전염되는 좀비 바이러스의 제약, 잠긴 문 안에서 살해된 피해자, 무게 제한이 걸려있는 엘리베이터 등등등... 작품 곳곳에 배치된 떡밥과 다양한 트릭들이 본격 미스터리의 묘미를 만끽하게한다.



이 작품으로 데뷔했고 일본 추리문학상 4관왕이라는 기염을 토한 작가가 내놓은 말은 '사실 본격 미스터리에 심취한 적은 없다'란다. -_- 온갖 클리셰들로 점철된듯 보이면서도 흥미롭게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건 개별적으로 익숙한 흥미요소들을 꽤나 효율적으로 합체 배치했기 때문인듯 하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던 작품이란 말인가. 어찌됐던, 굉장히 절체절명의 상황이지만 작품을 이끌어 가는 하무라와 히루코 콤비의 티키타카로 인하여 작품 자체는 굉장히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근래 일본 미스터리의 대세 분위기인 라노벨 스러운 가벼움이 이작품에도 묻어있달까.



그때문에 조금은 진중한 본격을 선호하는 본인에겐 너무 가볍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캐릭터 본인이 직접 사건을 추리를 하면서 유명 추리작품들의 상황을 언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사실은 자기도 추리소설의 캐릭터이면서 아닌척 하는게 읽는 본인으로 하여금 뭔가 오글거린달까..-_-;;;) 이 작품에서는 줄기차게 타작품들을 언급하며 인용하는 상황이 이어져 싫었다. 크흐흐흑. 



작품 안에서 하우던잇, 후던잇, 와이던잇의 추리 3요소를 언급하며 각 요소별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살인에 쓰이는 트릭중 중요한 트릭은 본인도 맞출수 있었는데 이게 본인이 잘맞춘건지 트릭의 난이도가 낮은건진 판단이 잘 안선다. -_- 굳이 이렇게 번거롭게 죽여야 했을까? 혹은 결말의 선뜻 이해되지 않는 작당모의, 바이러스 출처의 불분명 등 아쉬운 부분이 남는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제껏 '읽어본 적 없는 미스터리'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기획의도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하고 싶다. 속편 [마안갑의 살인]에서는 어떤 요소를 믹스매치 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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