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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평점 :
낙원은 탐정의 부재 (2022년 초판)
저자 - 샤센도 유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블루홀6 (블루홀식스)
정가 - 16500원
페이지 - 415p
드디어 한국 상륙!!! 특수설정 본격의 진수
일본 본격의 시류가 특수설정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미스터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한국에도 일본의 인기작들이 수입돼 특수설정의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으니. 좀비와 본격의 만남인 [시인장의 살인]을 시작으로 엄청난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던 [영매탐정 조즈카]가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드디어! 본격 미스터리 마니아들이 애타게 기다려왔던 작품 [낙원은 탐정의 부재]가 한국에 상륙했다.
2021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2위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4위
202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6위
이 작품은 기존 좀비와 영매사 같은 특수 설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천사가 강림한 세상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에서 한 명 이상 살해하면 천사들에 의해 지옥불에 구워지는 형벌을 받게 된다는 신박한 특수설정 아래. 단절된 섬안에서 등장인물들이 연이어 죽어나가는 클로즈드 서클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실상 설정만 따져본다면 연쇄살인 자체가 벌어질 수 없는 불가능 범죄에 해당되는 바. 오직 이 정보만으로도 본격 마니아들의 피가 들끓게 만드는 핫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ㅎㅎㅎ
언제부턴가 천사들이 나타난다.
박쥐 날개에 깡마른 골격과 이목구비가 없는 투명한 얼굴.
천사들이 나타난 뒤로 살인 사건이 파격적으로 줄어 들었다.
한 명 이상의 사람을 헤치면 곧바로 천사들이 나타나
가해자를 결박하고, 가해자는 산채로 지옥불에 태워지는 형벌에 처하기 때문이다.
유명 탐정이었던 아오기시는 이런 세상의 변화에 따라 간판 뿐인 탐정업을 유지하던 중.
천사를 신봉하는 대부호의 초대로 천사들이 사는 섬 도코요지마로 초대 받는다.
탐정과 관리인을 포함해 섬에 머무는 인원은 총 11명.
천사들과 함께 사는 섬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쇄락한 탐정 아오기시는 사건의 흑막을 밝혀낼 수 있을까.
만약 넷플릭스 [지옥]을 보지 않았더라면 작품을 머릿속으로 그리는데 조금 어려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옥]의 공개 이후 맞춤 출간 덕에 전혀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지옥]과 [낙원은 탐정의 부재]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천사가 나타나 사망일시를 공지하고 지옥의 사자가 불로 구워버리는 [지옥]과 상당히 흡사한 세계관이다. 세상에 도래한 천사의 이유? 신의 진위?는 알 수도 없고 설명되지도 않는다. 재난인지 축복인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그저 어느날 나타났고 천사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뿐.
다만.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규칙. 두 명을 죽이면 지옥불에 버닝된다는 규칙만은 조금 상세하게 봐두는 것이 결말을 추리하는데 있어 용이할 것이다. 작품에서는 단순히 타인에게 상해를 입여 죽음을 맞이하는 행위와 더불어 가해자가 전혀 의도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상대의 목숨을 앗아가는 모든 행위에 대해 이 규칙을 적용시킨다. 결과적으로 해석여부에 따라 규칙의 빈틈을 파고들 여지가 많다는 것이고 그 빈틈을 이용하여 일어날 수 없는 연쇄살인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규칙 자체를 뒤집는 반전과 더불어 대망의 결말을 위해 아주 '친절하게'도 곳곳에 떡밥과 복선을 배치하였으니.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장면조차도 두 눈을 크게 뜨고 볼 것을 조언한다. ㅎㅎㅎ
사실 본격을 선호하면서도 클로즈드 서클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명탐정 김전일]부터 읽어왔던 클로즈드 서클은 주제와 살인 트릭은 다를지언정 전체적인 틀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단 새로움에 목말라 하던 독자가 본인 뿐만은 아니리라. 이런 익숙함을 깨는 것이 특수설정 클로즈드 서클이고 이 작품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느낌의 클로즈드 서클이었다. 충분히 기대치를 충족시켰달까. 작년에 이어 22년에도 국내 특수설정 인기를 책임질 작품이 분명하리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