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찾는 아이들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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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찾는 아이들 (2020년)

저자 - 시모무라 아쓰시

역자 - 최재호

출판사 - 북플라자

정가 - 15500원

페이지 - 348p



자 이제 시체 찾기의 시작이다!



대부분의 평이 좋아 눈여겨 봐뒀다가 이번 기회에 읽어봤다. 대놓고 '스티븐 킹'의 [스탠 바이 미]에서 따온듯한 설정이다. 심지어 본문에서도 해당 작품이 언급되는만큼 유년시절 소년들의 풋풋한 모험담을 담은 성장소설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데, 여기에 조회수에 목을 메는 유튜버라는 현대적 트렌드와 연쇄살인범의 미스터리를 접목하여 새로운 느낌의 일본판 스탠 바이 미 를 탄생시켰다.  



8명의 기혼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재판을 받는 아사누마 쇼고. 마지막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쇼고는 이렇게 외친다. 마지막 여덟번째 여성은 자신이 죽인 게 아니라고. 그리고 마지막 여성을 죽인 진짜 범죄자 3인방 중 한 명을 죽여서 파묻었다는 폭탄 발언을 터트린다.

"나는 추억의 장소에 진범의 시신을 숨겼다. 자, 이제 시체 찾기의 시작이다!"

전국민은 쇼고가 발언한 시체찾기에 열광하고 실제로 인싸들은 쇼고가 숨긴 시체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한편, 줄곳 여덟번째 범행의 범인을 쇼고가 아닌 3인방의 범행으로 의심했던 여형사 노조미는 쇼고의 발언 이후로 3인방의 주변을 조사한다.  


이제 막 개인 방송을 시작한 소타는 좀처럼 늘지 않는 구독자 때문에 고민이다. 그러던중 우러러보던 인기 유튜버 니시얀이 함께 시체찾기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니시얀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도로 콜라보를 수락한 소타는 또다른 유튜버 세이와 함께 지방의 시골로 찾아가는데.....



살인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노조미의 이야기와 시체찾기 여정을 떠난 세 명의 유튜버 이야기가 교차된다. 물론 두 가지 이야기가 맞물리는 순간 숨겨져 있던 진실이 반전으로 작용하게 된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어느정도 반전은 짐작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묘사와 마지막 떡밥 때문에 끝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스티븐 킹'이 80년대 소년들의 모험을 통해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였다면 이 작품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소년들이 나이가 들어 이 작품을 다시 봤을때 분명 향수를 느끼게 만들만한 현대의 정서가 담겨있다. 높은 이혼률로 가족의 해체와 결합이 반복되는 상황에 직면한 소년의 고민,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위가 인기 유튜버일정도로 달라진 인식과 직업관, 학교안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빈익빈 부익부 등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민이 시체를 찾아 떠나는 소년들의 여정에 가득담겨 있다. 



더불어 실존하는 연쇄살인범을 모티브로 만들어낸 아사누마 쇼고는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환경이 중요인자인지, 아니면 태생적 본성이 먼저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세상의 누구라도 살인마가 될 수 있다.

아마도 누구나 부정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가학성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와 더불어 사회에 던지는 깊이 있는 메시지 또한 담고 있는 수작이다. 마음속에 누구나 미치광이 한 명정도는 가두고 있으리라. 그 미치광이가 쇠창살을 찢고 튀어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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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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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2021년)

저자 - 미키 아키코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블루홀식스(블루홀6)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72p



변격의 홍수에서 정통을 외치다



앞선 [낙원은 탐정의 부재]에서 특수설정 미스터리의 부흥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어보니 탄탄한 정통이 뿌리 깊게 내리고 있기에 변격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구나 깨달았다. [기만의 살의]는 독자를 기만에 빠트려 속여 넘기는 진정한 의미의 정통 본격 미스터리였다. 끊임없이 추리에 추리가 중첩되는 다중 추리로서 이 정도의 완결성과 복선의 회수는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때는 1966년 여름. 법률사무소로 유명세를 떨치는 니레 가문의 가족모임 중. 비극적인 독살사건이 발생된다. 고구마 맛탕에 커피를 마시던 다과자리에서 가문의 큰딸 사와코가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진 것이다. 사와코는 급히 구급차에 실려가고 남은 사람들은 또 한번 혼란과 경악에 빠진다. 사와코의 양자 요시오가 사와코와 같은 증세로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요시오 역시 병원에 실려가고 출동한 형사는 사와코와 요시오의 연이은 변을 통해 음식물을 이용한 독살 사건으로 결론 짓는다. 남은 가족들의 진술을 듣던 중 사와코의 남편이자 요시오의 양부인 하루시게는 조여드는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수하고 마는데.....



원탁에 앉은 사람중 누군가가 독살 된다는 설정은 영미 추리소설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클래식한 설정이다. 독살 트릭 또한 그다지 새로울 건 없어 보이는 트릭인데 작가는 여기에 서간문을 조합하여 변화를 꾀한다. 서술 + 서간문 + 서술로 이어지는 형식의 변화가 독자에게 지속적인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독살 사건의 시작과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서술로 소개한 뒤, 오고가는 편지를 통해 추리에 추리를 거듭한다. 편지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소셜미디어 메시지로 반전을 꾀하던 [기묘한 러브레터]와 마찬가지이다. 오로지 편지를 쓴 사람에 의해 정보가 왜곡될 수 있는 편지글은 어찌보면 미스터리에서 가장 독자를 기만할 수 있는 효과적인 형식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던 니레 가문의 사건이 일어나고 무려 42년이 지난 뒤. 자수했던 하루시게가 쓴 편지가 사와코의 동생 도코에게 도착한다. 그리고 그 둘은 그날의 사건에 대해 나름의 범인과 동기를 추측한다. 오가는 편지속에 다양한 추리들이 펼쳐진다. 물론 그 추리들이 진실인지 아닌지 여부는 판단하기 힘들다. 결정적 힌트가 제공된다지만 이 길고긴 장편에서 단 몇줄의 힌트를 눈여겨 볼 독자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하루시게의 추론을 반박하는 도코. 그리고 다시 도코의 추론을 반박하는 하루시게의 추리를 거쳐 비로소 드러나는 반전의 진실. 그리고 모든 것을 뒤엎어버리는 대망의 반전까지. '모든 것이 트릭'이라는 책의 문구는 과연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60세가 되서야 등단했다는 작가의 완벽에 가까운 집요함이 작품에 가득 묻어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정통의 묘미를 다시금 느끼게 만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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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용감하리 대모험 1 - 귀신의 집 대소동 신비아파트 용감하리 대모험 1
박동명 지음, 가온마당 그림 / 서울문화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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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용감하리 대모험 1 : 귀신의 집 대소동 (2022년 초판)

저자 - 박동명

그림 - 가온마당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2000원

페이지 - 98p



신비아파트 X 아동용 모험 동화



인기 컨텐츠 신비아파트와 두뇌 미션 동화가 콜라보된 아동용 모험 동화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신비아파트의 트레이트인 무서운 귀신이 아닌 귀여운 2D 캐릭터로 가득차 어린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만화와는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에 중간 중간 퍼즐요소를 가미하여 동화를 즐기면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놀이 동화이다. 안 그래도 신비아파트를 좋아하는 예비 초등생 둘째에게 안성맞춤인 책 같아 보여줬는데 예상대로 재미있게 읽더라. 신비와 하리를 포함하여 만화속 주인공 캐릭터가 총출동하여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더 없이 좋아할 책이다. 



놀이동산 초대권을 받은 하리와 신비 그리고 친구들은 초대장에 쓰인 주소로 찾아가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신나는 놀이동산이 아닌 으스스한 귀신의 집이다.

신비와 친구들은 귀신의 집에서 울고 있는 단장 할아버지를 만나고 

할아버지는 친구들에게 잃어버린 귀신 카드를 찾아달라고 간청한다.

할아버지의 청을 수락한 신비 친구들은 차원의 문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데....

전혀 다른 이세계에서 모험이 펼쳐진다.



그렇게 다른 차원에서 수수께끼 미션을 풀면서 귀신의 카드를 찾는 과정이 그려진다. 두뇌 미션이라지만 아무래도 저학년용이다 보니 조금만 생각하면 간단하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주어진다. 추리와 직관력, 퍼즐적 요소가있는 문제이다 보니 어린이용 [엉덩이 탐정] 책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기자기한 삽화와 어린이의 눈높이로 쓰여져 자극적이지 않은 평화(?)스러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유치원에서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 딱 맞는 책이다. 새로운 시리즈의 런칭인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이야기, 흥미로운 미션으로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모험을 떠났으면 좋겠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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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버린 이번 생을 애도하며 - SF와 로맨스, 그리고 사회파 미스터리의 종합소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정지혜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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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버린 이번 생을 애도하며 (2022년 초판)

저자 - 정지혜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264p



인생 2회차는 다를까



한번 지나가버린 인생은 되돌릴 수 없다. 고로 후회없이 살기를 바란다면 매 순간 신중을 기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망해버린 이번 생을 되돌리려면 SF장르적으로 타임머신이 최고이겠지만 이번 작품의 메인 설정에서는 다른 장치가 사용된다. 타임머신 과는 약간 다른 시각이랄까. 망해버린 생을 되돌릴 수 없다면 조금 시간을 두고 유예한다는 말이다. 뭐로? 바로 냉동수면으로 말이다. 



그렇다. 냉동수면과 해동 기술의 개발로 야기되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테마만 본다면 발전된 미래세계를 그리는 SF가 떠오르지만 막상 작품 자체는 냉동수면을 제외하고는 지극히 현실과 다를바 없다. 아니, 오히려 고루하달까...-_-;;;



코드명 B-17903는 50년 만에 해동되어 깨어났다. 기현(B-17903)이 냉동인간이 된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황당하다. 종종 예지몽을 꾸는 그가 어느날 꾸었던 꿈 하나 때문이었다. 꿈속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현의 앞에 서있는 여성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 기현이 다짜고짜 엄마를 설득해 냉동수면에 들어간 것이다. 


냉동 전문 클리닉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규선은 냉동 후 깨어나는 냉동인간들이 한심하기 그지 없다. 자신의 삶에서 도망쳐버리는 무책임한 인간으로 보는 것. 규선에겐 8년이나 만나며 결혼을 준비하는 여인 가은이 있었다. 하지만 가은은 규선과의 결혼을 망설이고...


가은은 규선에게 말못 할 비밀이 여러개 있다. 이제는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서 진작에 속시원히 털어놓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이제는 고백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규선을 만나러 가는 길.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하고...



앞서 말했다시피 냉동수면의 기술로 냉동수면인과 비수면인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뭉처버린 실타래처럼 줄줄 이어져 나온다. 불과 260페이지라는 장편치곤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자칫 이름이나 관계가 헷갈리기 시작하면 스토리를 따라잡는데 고생꽤나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간단하게라도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작품에 중심이 되는 인물은 기현, 규선, 가은 3명이다. 하지만 그 밖의 인물들과 사연들이 온통 꼬여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관계를 맺고 있던 캐릭터가 갑자기 냉동인간이 되었다 삼,사십년 만에 그 모습 그대로 깨어나 버리니 냉동수면 전의 지인들은 할머니가 되었거나 사망. 냉동수면 이후에는 지인들의 자식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되기 때문이다. 



미래기술을 그리면서도 무속인의 말에 목을 메는 사람들. 냉동기술에서 더 나아가 노화를 막는 기술을 발견했음에도 인공 장기를 만들지 못해 장기이식에 목을 메는 사람들. 노산의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냉동인간을 선택하는 등등. 혼란하고 답답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망해버린 생의 시간을 유예하고 새로운 생을 꿈꾼다지만 어차피 망해버린 생은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말하는 걸까. 막대한 비용을 들여 냉동인간이 되버린 사람들은 과거 자신을 옭아메던 비극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새로운 비극에 허덕인다. 



세상을 향한 작가의 냉소적이고 암울한 시각이 점철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인간군상의 예상치 못한 인연, 우연, 악연이 호기심을 자극해 끝까지 붇틀고 있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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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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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2022년 초판)

저자 - 샤센도 유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블루홀6 (블루홀식스)

정가 - 16500원

페이지 - 415p



드디어 한국 상륙!!! 특수설정 본격의 진수



일본 본격의 시류가 특수설정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미스터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한국에도 일본의 인기작들이 수입돼 특수설정의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으니. 좀비와 본격의 만남인 [시인장의 살인]을 시작으로 엄청난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던 [영매탐정 조즈카]가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드디어! 본격 미스터리 마니아들이 애타게 기다려왔던 작품 [낙원은 탐정의 부재]가 한국에 상륙했다. 



2021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2위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4위

202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6위



이 작품은 기존 좀비와 영매사 같은 특수 설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천사가 강림한 세상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에서 한 명 이상 살해하면 천사들에 의해 지옥불에 구워지는 형벌을 받게 된다는 신박한 특수설정 아래. 단절된 섬안에서 등장인물들이 연이어 죽어나가는 클로즈드 서클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실상 설정만 따져본다면 연쇄살인 자체가 벌어질 수 없는 불가능 범죄에 해당되는 바. 오직 이 정보만으로도 본격 마니아들의 피가 들끓게 만드는 핫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ㅎㅎㅎ 



언제부턴가 천사들이 나타난다.

박쥐 날개에 깡마른 골격과 이목구비가 없는 투명한 얼굴.

천사들이 나타난 뒤로 살인 사건이 파격적으로 줄어 들었다.

한 명 이상의 사람을 헤치면 곧바로 천사들이 나타나

가해자를 결박하고, 가해자는 산채로 지옥불에 태워지는 형벌에 처하기 때문이다.

유명 탐정이었던 아오기시는 이런 세상의 변화에 따라 간판 뿐인 탐정업을 유지하던 중.

천사를 신봉하는 대부호의 초대로 천사들이 사는 섬 도코요지마로 초대 받는다.


탐정과 관리인을 포함해 섬에 머무는 인원은 총 11명.

천사들과 함께 사는 섬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쇄락한 탐정 아오기시는 사건의 흑막을 밝혀낼 수 있을까.



만약 넷플릭스 [지옥]을 보지 않았더라면 작품을 머릿속으로 그리는데 조금 어려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옥]의 공개 이후 맞춤 출간 덕에 전혀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지옥]과 [낙원은 탐정의 부재]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천사가 나타나 사망일시를 공지하고 지옥의 사자가 불로 구워버리는 [지옥]과 상당히 흡사한 세계관이다. 세상에 도래한 천사의 이유? 신의 진위?는 알 수도 없고 설명되지도 않는다. 재난인지 축복인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그저 어느날 나타났고 천사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뿐.



다만.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규칙. 두 명을 죽이면 지옥불에 버닝된다는 규칙만은 조금 상세하게 봐두는 것이 결말을 추리하는데 있어 용이할 것이다. 작품에서는 단순히 타인에게 상해를 입여 죽음을 맞이하는 행위와 더불어 가해자가 전혀 의도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상대의 목숨을 앗아가는 모든 행위에 대해 이 규칙을 적용시킨다. 결과적으로 해석여부에 따라 규칙의 빈틈을 파고들 여지가 많다는 것이고 그 빈틈을 이용하여 일어날 수 없는 연쇄살인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규칙 자체를 뒤집는 반전과 더불어 대망의 결말을 위해 아주 '친절하게'도 곳곳에 떡밥과 복선을 배치하였으니.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장면조차도 두 눈을 크게 뜨고 볼 것을 조언한다. ㅎㅎㅎ 



사실 본격을 선호하면서도 클로즈드 서클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명탐정 김전일]부터 읽어왔던 클로즈드 서클은 주제와 살인 트릭은 다를지언정 전체적인 틀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단 새로움에 목말라 하던 독자가 본인 뿐만은 아니리라. 이런 익숙함을 깨는 것이 특수설정 클로즈드 서클이고 이 작품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느낌의 클로즈드 서클이었다. 충분히 기대치를 충족시켰달까. 작년에 이어 22년에도 국내 특수설정 인기를 책임질 작품이 분명하리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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