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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봄호 - 73호
공원국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3월
평점 :
계간 미스터리 2022 봄호 : 통권 73호 (2022년 초판)
저자 -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출판사 - 나비클럽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00p
경축! 20주년
분기별로 신인상을 뽑는 유일한 미스터리 잡지 [계간 미스터리] 봄호가 나왔다. 계간 미스터리는 2022년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이 한단다. 이토록 척박한 아니, 말라비틀어진 한국 장르문학계에서 20년을 버텨올 수 있었다는 것에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추리소설 읽으면 사람 죽이는 걸 왜 보냐고... SF소설 읽으면 허무맹랑한 걸 왜 보냐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떠오른다. 공포소설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ㅎㅎㅎ 지금은 장르문학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좋아져서 다행이다만 어쨌던 암흑같던 시기를 홀로 헤쳐온 계간 미스터리 20주년을 축하하고 잡지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400p 볼륨의 20주년 특별판에 작품을 실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밝힌다.
특집 기사인 '세계 속의 한국 추리소설'에서는 한국 추리를 세계에 알리고 계신 '서미애'작가님의 프랑스 방문기가 독자를 맞이한다. 서양의 독자들과 만나 집필한 작품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부러움과 경외심이 드는데. 뭔가 넘사벽이 느껴진달까. ㅋ 흐헝헝~ ㅠ_ㅠ
두번째 특집으로 존경해마지 않는 '횡세연'작가님 스페샬! [황세연을 읽다]가 기다리고 있다. 수십년 째 추리퀴즈를 내고 계시고 장편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삼각파도 속으로]외에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계시는 한국 본격의 레전드이신 '황세연'작가님의 평론과 따끈한 신작이 실려있다.
1. 특집단편. 내가 죽인 남자 - 황세연
러브호텔 3층. 불륜녀와 뜨겁게 섹스중이던 형사는 아랫층이 시끌벅적 한 것을 듣고 창문 너머 1층을 살핀다. 번쩍이는 경광등을 본 형사는 뜨악하고 급히 불륜녀를 비상계단으로 내려 보낸 뒤 아무렇지 않은 듯 현장을 찾는다. 사건이었다. 1층 객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게다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해보니 불륜녀의 남편이라니....
- 설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불륜을 들키지 않고 범인을 잡아야 하는 형사라니. 뭔가 두배로 신경쓰는 형사의 모습이 웃펐달까. 트릭은 맞췄는데 숨겨진 사연은 굉장히 슬픈 작품이었다.
2. 신인상. 바그다드 - 최필원(러니)
총탄이 흩날리는 전장 바그다드. 불시의 기습을 받고 인근 건물로 피신한 레인저스. 그리고 대원들의 목숨을 노리는 검은 그림자...
- 익히 알고 있는 '러니의 스릴러 월드' 카페지기이자 번역가로 알려진 '최필원'작가의 수상작이다. 수상 이전에 개인 작품도 출간한적이 있다고 하니 중고 신인이랄까. ㅎㅎㅎ 전장에서 벌어지는 밀리터리 미스터리가 새롭게 다가왔다. 트릭은 역시 간파했는데 충분히 있음직한 이야기와 목숨을 건 전장이라는 배경이 몰입감을 가져다 주었다.
3. 무구한 살의 - 홍정기
- 21년도 공포단편 [혼숨]을 쓸때쯤 함께 썼던 작품이다. 초반만 써놓고 트릭이 떠오르지 않아 고심했던 작품인데 살인을 하고 싶은 초딩이란 모티브는 '오승호' 작가의 [하얀 충동]을 읽고 떠올린 아이디어이다. 초딩이 직접 살인을 저지를지 말지를 두고 꽤나 고심해서 얻은 결론으로 써냈다. 작품을 쓰는데 도움 주신 '한새마', '박소해'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작품 배경은 연작으로 쓰고 있는 오형사 시리즈이다. 신인상을 받은 [백색살의]와 함께 살의 시리즈로 연작을 쓰고있다. 이 작품은 [백색살의] 이전의 시간대로 썼는데 커다란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다. [백색살의]에서 오형사를 두 딸의 아버지로 설정해놓고 [무구한 살의]에서는 둘째를 낳기 전. 두 살난 첫째를 딸로 써야 하는데 아들로 써버린 것이다. ㅠ_ㅠ 하하하하...정신이 나가버렸나보다... 스토리와 관계는 없다만. 수정할 기회가 있을까...
4. 겨울이 없는 나라 - 박소해
눈 덮인 제주 도로를 달리던 여성이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선 푸드트럭을 발견한다. 차 안에는 복부에 자상을 입은 남자가 있었고 조수석 글러브 박스를 가리키다 사망한다. 포토그래퍼였던 여성은 살인사건을 직감하고 현장을 사진기에 담는데....
- 신인상에 이은 좌승주 형사 연작이다. 같은 수사라도 제주도 사투리로 진행되는 수사는 뭔가 이국적 느낌이 묻어난다. 초반 사건 현장의 복선들을 수사를 통해 하나씩 수거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
5. 무고한 표적 - 박상민
대학도서관에서 빌린 책 롤리타에서 우연히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문채수는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는다. 룸메이트를 통해 몇달 전 자신과 동명인 다른과 문채수가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을 맞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공포에 휩싸인다. 롤리타를 들고 형사를 찾아간 문채수는 형사의 도움으로 책을 대여해간 명단을 확보하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과 맞닥뜨리는데....
- 현직 의사이자 추리작가인 '박상민'작가의 작품이라서인지 곳곳에 의학적 표현들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인 걸까. ㅎㅎ 의식하지 않고 나오는 표현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잔혹하고 아찔(?)한 복수극. 읽는 내가 다 아파온다...ㄷㄷㄷ
이어서 '윤영천'작가가 이야기하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와 고정코너인 '작가의 방', 트릭퀴즈까지 20주년이란 말에 걸맞게 다양한 기사와 읽을거리들이 포진돼있다. 앞으로도 30주년, 40주년 쭉쭉 이어져 국내 미스터리계의 지주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