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기관
이토 케이카쿠 지음, 김준균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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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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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나 스토리콜렉터 56
마리사 마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북로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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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나 (2017년 초판)_루나크로니클 시리즈-외전
저자 - 아리사 마이어
역자 - 이지연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31p
 

거울 여왕의 잔혹한 과거

 
미국 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고전 동화 이야기인 신데렐라(신더), 빨간망토(스칼렛), 라푼젤
(크레스), 백설공주(윈터)를 변주하여 작가만의 독특하고 치밀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SF 판타지 로맨스 '루나크로니클 시리즈'의 외전이 출간되었다.

"이책은 루나크로니클 시리즈를 사랑해주신 팬들을 위한 책입니다. 긴 여정,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마무리된 루나크로니클 시리즈의 팬감사용 작품으로 신더의
이모이자 윈터의 계모, 루나왕국의 여왕인 레바나의 유년시절부터 지구 본격 침략을 위해 지구의
신베이징에 방문하기 전 까지 그녀의 일대기가 수록되있다. 어찌보면 루나크로니클 시리즈의 제로(0)
이자 프리퀼 겪인 작품이라 아직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를 완주하지 못한([신더] ,[스칼렛]만 읽었다)
나로서도 전혀 문제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오히려 시리즈를 접하기 전에 우선 먼저 읽고 
시리즈를 시작하는게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껍데기(마법내성 루나인)에게 부모가 끔찍하게 살해당한 뒤 여왕이 된 언니 채너리와 동생 레바나는 
썩 좋은 사이는 아니다. 어릴적 사고로 인한 끔찍한 화상의 상처와 더불어 언제나 동생을 깔보고 
무시하는 채너리의 태도 때문에 항상 고립감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레바나는 점차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내성적인 여성으로 성장한다. 그런 그녀가 열렬히 짝사랑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왕실 근위병 
에브렛이었다. 그러나 에브렛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그의 아내는 임신까지 한 상태였음에도 
레바나의 사랑에 대한 갈구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마침내 망상속에서만 그리던 에브렛과의 사랑을 
실현할 기회가 찾아오는데.......

 
백설공주 이야기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거울 여왕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물론 이 이야기가 백설공주 이야기는 아니지만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뭣보다 
백설공주(여기서는 윈터)의 엄마인 채너리 여왕이 선인이 아닌...완전 천하의 퇴폐녀로 그려진다는게
상당히 이색적이고 예상치 못한 설정이었다..-_-;;; 레바나 역시 자아가 정립될 시기부터 이미 
악녀의 색을 띄고 있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머...레바나야 어린시절의 사고로 입은 흉터 때문에
비뚤어 진거겠지만...) 어찌됐던 갖지 못할 사랑에 끊임없이 집착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타인의
사정따윈 안중에 없는 무한 이기주의자 이면서도, 끝까지 가족의 구성원이 되지 못한채 비극적 사랑의
말로를 겪게 되는 레바나의 인생은 측은지심과 자업자득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묘한 감정을 선사
했다. 
 

레바나의 화상의 비밀이나 샐린공주가 어떻게 화상을 입고 지구로 보내지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이
이 작품을 통해 풀리면서([크레스],[윈터]를 아직 못읽었기 때문에 못읽은 작품에서 내용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_-;;) 기존 크로니클 시리즈를 모두 읽은 팬들에겐 스토리상 궁금했던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크나큰 작가의 선물로, 루나크로니클 시리즈를 시작하는 독자들에겐 입문서로 손색없는 작품
이라 생각된다. 단순히 레바나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로 비칠지도 모르겠으나, 컴플렉스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욕망을 향해 금기를 어기는 나약하고 위험한 십대소녀의 감성을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표현
해낸 작품이라 본다. 이런 소녀적 감성의 공감을 자아내는 심리 묘사가 틴에이지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켜 
큰 인기를 얻게 만든 작가만의 무기가 아닌가 싶다.  
 
 
이 작품으로 루나크로니클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릴지, 아니면 또 다른 스핀오프 시리즈로 세계관을
이어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고전 동화도 무궁무진하고 이대로 이 매력적인 세계를 사장 시키
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언젠간 더 치밀하고 확장된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컴백 했으면 하는 바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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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인간
요미사카 유지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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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인간 (2017년 초판)
저자 - 요미사카 유지
역자 - 주자덕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65p

 


괴작을 뛰어넘는 수작

 


'전격닝겐'?...기획, 번역, 제작까지 모든것을 혼자 해내는 1인출판사 아프로스미디어에서 오랜만에
신작이 출간되었다. SF단편집 [18시의 음악욕], 감성 공포 단편집 [동그라미]에 이은 세번째 출간
작인데, 이번 작품은 무려 SF, 공포, 호러, 미스터리가 한데 짬뽕된 하이브리드 장르의 독특한...
제목마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출간되었다. 우선 책을 받고 처음 든 느낌은 고급스럽고
튼튼한 장정이나, 겉표지 디자인, 겉표지 안의 양장 표지, 챕터마다 들어있는 삽화 등등 이 책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고급져 보였다.  

 

우선적으로 말하고 싶은것은 절대로 역자 후기를 먼저 읽지 말것. 그리고 작품의 마지막 맨아래
3줄은 절대 읽지 말것...-_-;;;(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하느라 펼쳐도 본문 마지막 3줄은
눈길조차 주지 말것...)

 


말하면 나타난다.
사람의 생각을 읽는다.
도체를 타고 이동한다.
오래전 군대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기로 아무 흔적 없이 사람을 죽인다.

 


일본의 작은 도시 토오루 시에 한 초등학교에 전해져 내려오는 괴담이 있는데, 이 괴담은 인면견이나,
빨간마스크와는 약간 다른 성질의 괴담이다. 보통의 괴담이 전 지역에 걸쳐 유행하다 사그러드는 반면,
전기인간 괴담은 한 지역에 오래도록 회자되며 이어져 오는 지역적 괴담인 것이다. 토오루시 출신인
대학생 아카토리는 민속학 강의에 졸업논문의 주제로 전기인간을 정하고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괴담의 진원지인 초등학교에 방문한다. 그곳에서 학교 뒷편 숲속에 전시에 지어졌다는 지하 방공호를
조사한뒤 그날밤 인근 모텔에서 샤워도중 사망한다. 경찰이 조사한 바로는 그녀의 사인은 급성 심부전
에 의한 심정지....별다른 의혹없이 병사로 사건은 종결되지만, 그녀의 섹스파트너였던 고등학생 히즈미
는 아카토리의 사망에 강한 의혹을 품고 전기인간을 조사했던 토오루 시로 향하는데.......

 


전기인간 이라는 도시괴담을 통한 실체가 불분명한 미지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공포, 밀실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과 이어지는 피해자들, 범인은 초월적 존재인 전기인간인가? 아니면 전기인간 괴담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살인범의 짓인가? 이 상반되는 범인의 정체를 무수한 맥거핀을 흩뿌리며 마지막까지
진실에 대해 갈팡질팡 하게 만든다. 3건의 사망자가 발생되기까지는 [주온]이 생각날 정도로 연관된 사람
들에게 저주가 옮아가며 끝없이 돌아가는 죽음의 쳇바퀴가 이어지는 공포호러물로 보였는데, 후반부 부터
는 이 책의 작가 요미사카 유지('아야츠지 유키토'의 추천을 받았다고 작품에서 직접 자랑한)가 직접
이야기에 등장하여 범인의 정체에 대해 폭풍 추리를 하면서 부터는 추리 미스터리물의 분위기를 풀풀
풍긴다. 그렇게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며 독자에게 의혹을 최고조로 증폭시키다가 이어지는 느닷없는 충격적
결말!!!!!!! -_-;;;;;; 마지막 세줄을 읽고 한동안 '이게 뭐지?' 라는 의문과 함께 아득해 지는 의식의
끈을 부여잡고 작가의 의도를 헤아려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부질없는 헛수고....괴작...그렇다...이게
바로 진짜 괴작인것이지...[살육에 이르는 병]의 서술 트릭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작가에게 놀아난
듯한...유린당한 느낌..-_-;;;

 

정신 차리고 역자 후기를 보고 다시 찬찬이 들여다보니 아무생각없이 넘겼던 단서들이 작가가 치밀하게
짜놓은 덫이었다는걸 알게되고 이해가 되면서 작가에게 놀아났다는 불쾌함 보다는 참신하고 신선한 발상
을 작품으로 엮어 냈다는 유희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발상을 생각해 냈다는것도 기발하고
이런 발상이 망상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책으로 나왔다는 자체도 놀랍다. 물론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만한 문제적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론 괴작이자 수작으로 느껴질 정도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무거운
공포적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생각났는데,
얼마전 개봉했던 '나이트 샤말란'감독의 [23 아이덴티티]가 떠올랐다. 다중인격자가 일반 소녀들을 납치
하는 공포 스릴러 장르로 시작하지만 결말은 '나이트 샤말란'감독이 계획한 다크히어로 유니버스의 빌런
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이 작품도 마찬가지다...괴담을 통한 공포 추리 스릴러로 시작하지먄
결말은...XXXXXXXXX!!!!!!! 이 작품이 작가가 구상한 유니버스의 비기너 격 작품이 되기를 바라면서
전기인간 후속작이 꼭 출간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장마는 시작됐고... 습도 100%에 육박하는 고온 다습으로 불쾌지수가 치솟고, 몸뚱아리에 끈적함 때문에
방바닥에 쩍 붙었다 떨어지는 쩍쩍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는 이때! 작가가 독자에게 뒷통수를 후려갈기는
반전을 선사하는 SF 공포 미스터리물 [전기인간]이 여름에 안성맞춤 작품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강려크
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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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스토리콜렉터 19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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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칼렛 (2013년_E-Book)_루나크로니클 시리즈-2
저자 - 마리사 마이어
역자 - 김지현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800원

 


확장된 세계관 더해진 재미

 


얼마전 읽은 틴에이지 SF 로맨스소설 [신더]의 속편 [스칼렛]이다. 전작은 고전동화 신데렐라의

변주였다면 이번 속편은 표지로 보나 뭐로 보나 고전동화 빨간망토를 살짝 비틀어 이야기를 풀어

낸다. 사실 전작만 봤을땐 나름 이벤트 들이 있다고 하지만 신더와 카이토 황태자와의 꽁냥꽁냥

사랑 나부랭이 연애 소설적 성향이 강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신베이징에서 벗어나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누비는 확장된 세계관과 각자 개성을 지닌 주변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 구성으로나 액션

으로나 훨씬 탄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그래서 다행이다..-_- 신더에서 처럼 사랑놀음만

했다면 그만 두려고 했었느데...) 신더와 마찬가지로 막무가네에 하고싶은대로만 하는 답답한 캐릭터
스칼렛이 인내심을 자극하지만, 루나인과 늑대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인간 병기 늑대단의 등장
으로 피튀기는 살육의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기에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액숀이지!!
또한 신더의 든든한 동료로 새롭게 출연하는 탈옥수 카스웰 손이 개그담당을 맡고 있어 자칫
한없이 무거워 지는 분위기에 한줄기 햇살을 비춰주더라.

 

 

1. 신베이징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변기를 뜯고 벽을 부수며 탈옥을 하던 신더는 우연히 들른
감방에서 우주비행선 절도로 붙잡힌 카스웰 손 함장을 만나고 그가 숨겨논 우주비행선을 타고
도주하기로 약속하고 함께 탈옥을 감행한다. 무사히 탈옥에 성공한 신더와 카스웰은 샐린공주를
루나에서 탈출시킨 비행사를 찾기 위해 프랑스로 떠나고.....


2.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할머니와 농사를 짓고 살던 스칼렛은 할머니가 이유없이 실종되고
경찰도 할머니의 수색을 포기하자 스칼렛은 직접 할머니를 찾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던중 스칼렛의
아빠가 온몸에 화상을 입은채 반미치광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고 팔에 문신을 한 집단에게 할머니가
잡혀 있으며 할머니가 감추고 있는 비밀을 밝혀야만 할머니가 무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당에서
우연히 봤던 건달의 팔에서 아버지가 말했던 문신을 본 기억이 난 스칼렛은 건달인 울프를 찾아내고
울프는 자신은 할머니를 잡아간 늑대단에서 탈퇴했으며 자신이 할머니를 찾는것을 도와주겠다고
스칼렛을 설득한다. 울프와 스칼렛은 할머니를 찾기 위해 파리로 향하는데.......

 

 

이렇게 신더와 스칼렛 두소녀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고 우여곡절을 거쳐 만나 동료가 되는
일련의 과정이 펼쳐 진다. 머...여기저기서 봤던 클리셰들로 뻔하다면 뻔한 예측가능한 스토리인
데도 읽다보면....재미있다. 어느새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_-;;; 익숙한 흥행공식을 따라
가기 때문인지 쉽게 읽히게 써내는 작가의 능력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던 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었다... 누가 읽어도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성이 이 시리즈의 장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음편은 성에 갖힌 라푼젤 동화를 변주 했다는데...흠...어여 읽어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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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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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행 (2017년 초판)

저자 - 모리미 도미히코

역자 - 김해용

출판사 - 예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5p





카미카쿠시





얼마전 읽었던 2CH 괴담집 [읽어서는 안되는 이야기]에는 '카미카쿠시'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카미카쿠시'는 시공간의 왜곡된 틈으로 빠져들어 차원이동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차원이동을 통한 행방불명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이 '카미카쿠시'가 떠오르는 독특한 괴담집이 출간되었다...이 작품 [야행]은 현실과 환상의

혼재하는 다섯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끊임없이 현실을 비틀고 환상의 세계를 교차시켜 

읽는 이로 하여금 이성의 경계를 허무는 초현실적인 세계를 그려낸다. 원래 괴담을 좋아했고

여러 괴담을 즐겨 읽는 편인데, 귀신이 튀어나와 잔혹하게 살해하는 잔혹 괴담도 공포스럽지만, 

이 작품처럼 잔혹한 장면 없이 짙게 낀 안개속에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두려움과 끈적하고 

습도 높은 눅진한 불쾌한 느낌의 괴담이 은근한 공포를 주는 법이다. 분위기로 압도하는 공포랄까...

점차 서서히 몰아치다 뜬금없이 끝나버리는 결말은 이내 생경한 느낌을 주지만.....책을 덮고 

불을 끄고 자려고 누우면 머리속에 끊임없이 반복되어 재생되는 불쾌한 이미지들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ㅠ_ㅠ






영어회화 팀원으로 모인 6명의 동료들은 구라마 지역의 진화제 라는 밤의 축제에 참여하였다가

축제장 한복판에서 팀원중 한명인 하세가와라는 여성이 실종된다. 경찰까지 출동해 수색하지만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그렇게 다섯명은 각자의 삶을 살다가 10년만에 팀원이었던

오하시의 연락을 받고 다시 구라마로 모인다. 진화제에 참여하기전 숙소에 모인 다섯명은 각자

자신이 겪었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1. 첫번째 밤. 오노미치

나카이는 어느날 부터 전과는 다른 느낌의 아내가 낯설게 느껴진다. 이 낯선 느낌을 아내에게

이야기 하면 아내는 화를 내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는데, 갑자기 아내가 집에서 사라져 버리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계속되는 전화 시도에 마침내 아내와 통화가 되고, 아내는 오노미치에

잡화점을 운영하는 지인집에 머물고 있다고 답하며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기다리다 못한 나카이는 아내를 찾으러 오노미치로 가고, 아내가 말한 잡화점을 찾았으나

그 집은 잡화점이라 하기엔 너무 낡고 방치되어 폐가와 다름없다. 폐허의 집을 들어가니 2층에서

인기척이 들리고......

- 첫번째 이야기부터 멍해졌다...무언가에 홀린 여성은 상상 이상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2. 두번째 밤. 오쿠히다

출판회사에 취직한 다케다는 동료 선배 마스다와 그의 여친 미야, 미야의 동생 루리와 함께 오쿠

히다로 렌트카를 타고 여행길에 오른다. 운전중 길가에 고장난 자동차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여성을 함께 태운다. 이 여성은 미래를 보는 눈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차에 탄 4명의 사람중

두명의 얼굴에서 사상(죽을 상)이 보인다고 경고하고 목적지에서 내린다. 4명의 사람들은 무시

하려고 하지만 불쾌한 느낌을 감추기 힘들고, 이내 마스다와 미야는 언쟁을 벌이며 다투고, 급기야

미야와 루리가 차를 타고 다케다와 마스다는 열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기로 하는데........

- 누가 사상에 씌인 자들인가?....끝까지 예측하기 어려웠고 마지막의 벙찐 결말....



3. 세번째 밤. 쓰가루

여성인 후지무라는 열차 마니아인 남편과 남편의 후배인 고지마군과 함께 야행열차 여행길에 오른다.

눈덮인 설국을 보기위해 열차를 탄 일행은 밤기차를 달려 동이 틀 무렵 긴 터널을 지나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국을 보며 환희에 찬다. 지나가는 경치를 보던중 언덕위의 집이 불타는 광경이 스치듯

지나가고, 고지마는 불타는 집 옆에 여성이 이리오라는 듯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불쾌해진 후지무라와 남편은 헛것을 본거라고 만류하지만, 의문의 여성을 목격한 직후부터 고지마의

행동은 이상해 지는데.....

- 이 세번째 이야기부터 이야기를 이어가는 당사자들이 정상이 아닌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4. 네번째 밤. 덴류코

다나베는 우연히 친해진 동판화가 기시다 미치오와 친해지고 나서 그의 작업실에 자주 들러 이야기를

나눈다. 다나베 처럼 밤에 그의 집에 찾아가 차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기시다

살롱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작업실은 사람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새벽이되기전 사람들은 모두

발길을 돌리고 기시다는 칠흑같은 암실에 들어가 작품에 대한 구상을 한다. 암흑속 홀로 구상을 통해

나온 작품이 [야행] 연작 시리즈로 밤의 정경을 동판화로 그린 48점의 작품들이다. [야행]시리즈를

시작한지 2년만에 기시다 미치오는 요절해버리고, 다나베는 기시다가 죽은지 얼마 안되어 그의 집에

찾아가는데.......

-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소재 [야행]시리즈의 정체에 대해 조금 다가간 이야기...



5. 마지막 밤. 구라마

네명의 네가지 이야기가 끝나고 오하시와 일행은 10년만에 진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 이 이야기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최고의 클라이막스가 펼쳐진다. 비밀에 

휩싸였던 [야행]의 진실이 비로소 밝혀지는데.....





[야행]의 의미가 야행열차의 [야행]일수도, 백귀야행의 [야행]일지도 모른다는 출판사의 설명이 딱 

맞는것 같다. 다섯편의 이야기 모두 밤의 열차가 나오고, 그 모든 밤에 귀신이 돌아다니니 말이다...

어찌보면 '하쿠모노가타리'가 생각난다. 99가지 괴담이 이어지고 마지막 100번째 괴담이 이어질때 

이야기속 귀신들이 생명력을 얻는다는 이야기....작품속 다섯가지 이야기는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이야기를 말하는 화자들이 귀신에 홀려 이미 사라져 버린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그래서 

이야기가 벌어지는 숙소의 술자리가 이미 이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읽을 수록 

공포감이 배가가 되는것이다....



다섯가지 이야기중 열차와 함께 빠지지 않고 나오는것이 있는데, 바로 기시다 미치오의 [야행] 연작

시리즈의 동판화이다. 어둠속 집 혹은 정경을 판화로 그린것인데 그 속에는 항상 민짜 얼굴의 여성이

손을 들고 서있는다. 다섯가지 이야기의 화자는 어김없이 이 동판화 시리즈를 보고, 민짜 얼굴의 

여성을 본뒤 그녀에게 홀려버린다. 귀신에 씌인 그림...마경인것이다. [요괴소년 호야]에서 초반 에피

소드였던 그림에 영혼을 쏟고 요괴가 되어 그림에 살고 있는 화가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 동판화로

인하여 멀쩡하던 사람이 미치고 이세계로 빠져 들게 되는 차원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머 주저리 주저리 이얘기 저얘기 써놨다만...앞서도 말했듯이 이렇다 하게 강렬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서서히 은근하게 옥죄어 오는 공포감을 느끼게하는 작품이었다. 특히나 이렇게 끈적하게 더운 

여름밤엔 더할나위 없이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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