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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나 ㅣ 스토리콜렉터 56
마리사 마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북로드 / 2017년 7월
평점 :
레바나 (2017년 초판)_루나크로니클 시리즈-외전
저자 - 아리사 마이어
역자 - 이지연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31p
거울 여왕의 잔혹한 과거
미국 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고전 동화 이야기인 신데렐라(신더), 빨간망토(스칼렛), 라푼젤 (크레스), 백설공주(윈터)를 변주하여 작가만의 독특하고 치밀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SF 판타지 로맨스 '루나크로니클 시리즈'의 외전이 출간되었다.
"이책은 루나크로니클 시리즈를 사랑해주신 팬들을 위한 책입니다. 긴 여정,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마무리된 루나크로니클 시리즈의 팬감사용 작품으로 신더의
이모이자 윈터의 계모, 루나왕국의 여왕인 레바나의 유년시절부터 지구 본격 침략을 위해 지구의
신베이징에 방문하기 전 까지 그녀의 일대기가 수록되있다. 어찌보면 루나크로니클 시리즈의 제로(0)
이자 프리퀼 겪인 작품이라 아직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를 완주하지 못한([신더] ,[스칼렛]만 읽었다) 나로서도 전혀 문제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오히려 시리즈를 접하기 전에 우선 먼저 읽고
시리즈를 시작하는게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껍데기(마법내성 루나인)에게 부모가 끔찍하게 살해당한 뒤 여왕이 된 언니 채너리와 동생 레바나는
썩 좋은 사이는 아니다. 어릴적 사고로 인한 끔찍한 화상의 상처와 더불어 언제나 동생을 깔보고
무시하는 채너리의 태도 때문에 항상 고립감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레바나는 점차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내성적인 여성으로 성장한다. 그런 그녀가 열렬히 짝사랑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왕실 근위병
에브렛이었다. 그러나 에브렛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그의 아내는 임신까지 한 상태였음에도
레바나의 사랑에 대한 갈구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마침내 망상속에서만 그리던 에브렛과의 사랑을
실현할 기회가 찾아오는데.......
백설공주 이야기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거울 여왕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물론 이 이야기가 백설공주 이야기는 아니지만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뭣보다
백설공주(여기서는 윈터)의 엄마인 채너리 여왕이 선인이 아닌...완전 천하의 퇴폐녀로 그려진다는게
상당히 이색적이고 예상치 못한 설정이었다..-_-;;; 레바나 역시 자아가 정립될 시기부터 이미
악녀의 색을 띄고 있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머...레바나야 어린시절의 사고로 입은 흉터 때문에
비뚤어 진거겠지만...) 어찌됐던 갖지 못할 사랑에 끊임없이 집착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타인의
사정따윈 안중에 없는 무한 이기주의자 이면서도, 끝까지 가족의 구성원이 되지 못한채 비극적 사랑의
말로를 겪게 되는 레바나의 인생은 측은지심과 자업자득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묘한 감정을 선사
했다.
레바나의 화상의 비밀이나 샐린공주가 어떻게 화상을 입고 지구로 보내지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이
이 작품을 통해 풀리면서([크레스],[윈터]를 아직 못읽었기 때문에 못읽은 작품에서 내용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_-;;) 기존 크로니클 시리즈를 모두 읽은 팬들에겐 스토리상 궁금했던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크나큰 작가의 선물로, 루나크로니클 시리즈를 시작하는 독자들에겐 입문서로 손색없는 작품
이라 생각된다. 단순히 레바나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로 비칠지도 모르겠으나, 컴플렉스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욕망을 향해 금기를 어기는 나약하고 위험한 십대소녀의 감성을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표현
해낸 작품이라 본다. 이런 소녀적 감성의 공감을 자아내는 심리 묘사가 틴에이지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켜
큰 인기를 얻게 만든 작가만의 무기가 아닌가 싶다.
이 작품으로 루나크로니클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릴지, 아니면 또 다른 스핀오프 시리즈로 세계관을
이어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고전 동화도 무궁무진하고 이대로 이 매력적인 세계를 사장 시키
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언젠간 더 치밀하고 확장된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컴백 했으면 하는 바램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