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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2017.7 - Vol.751
현대문학 편집부 지음 / 현대문학(월간지)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현대문학 2017년 7월_751호 (2017년 초판)
저자 - 편혜영 외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0000원
페이지 - 304p
국내 대표 순문학 월간지
순문학 잡지라...내 인생에 순문학 잡지를 읽었던 적이 있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몇년전 폐간한
장르문학잡지 [판타스틱]을 읽은게 2007년 이니까....무려 십년전이다...-_-;;; 순문학 잡지는 내
기억으로는 펴본적도 없는것 같다....그나마 비슷하게라도 갖다 붙이라면 군복무 시절인 2001년쯤
정말 심심하고 읽을거리가 없어 봤던 리더스 다이제스트 정도랄까...-_-;;; 어찌됐던...내 인생에
최초의 순문학 잡지는 1955년 부터 발행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무려 751번째 발행하고 있는
현대문학 월간지가 되었다. 사실 순문학이라 하면 괜스레 어려워 보인다는 선입견도 있었고, 내가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 적인 장르소설과 뭔가 대척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여 거부감이 먼저 생기는
쪽이었다. 그런데 이제사 순문학 잡지를 펴들은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이번 7월호 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특집 프로젝트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때문이었다. 옷핀...PIN 처럼 당대 한국문학의
현대성을 추구하는 작가를 시와 소설 각 한명씩 찝어 시의 경우 일곱 편의 신작 시와 에세이를,
소설은 중편 혹은 경장편의 작품을 2017년 7월 부터 2018년 6월까지 매달 다른 작가의 작품들을
실을 예정이란다. 또한 이렇게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은 모아서 단행본으로도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핀 시리즈의 첫번째 타자로 편혜영 작가의 작품이 실린다 하여 최초로 순문학 잡지에 도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_- 편혜영 작가는 [아오이 가든]으로 처음 접했고, 독특한 세계관과 공포와
환상이 절묘하게 믹스된 하드고어 원더랜드의 세계로 초대하여 인상이 깊게 남은 작가였기에 이번
호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일단...처음 접한 문학잡지는 생각했던것 보다는 훨씬 좋았다. 실려있는 두 편의 단편 소설은 순문학
이라기 보단 장르문학 쪽에 가까운 작품이었고, 편혜영 작가의 작품 또한 현실공포를 리얼하게 그려
내고 있어 장르잡지를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요즘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순문학과 장르
문학을 가르는 문학적 경계도 불분명 하거니와 그런 시도도 불필요 해진것 같기도 하고...물론 순문학
잡지이다 보니...시도 여러편 실려있고 전부터 연재 해왔던 연재작들도 몇편 실려있긴 한데, 시야 말로
시적 감성이 전무 하다 보니 읽어보고 뭔가 느끼려고 해봐도...아무런 감흥, 감정이 생기지 않아 중도
포기했고, 연재작들도 전편의 내용을 모른체로 이어가려 하니 흥미가 반감 되기도 했다.
[단편 소설]
1. 눈부신 날 - 김덕희
회계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 수업을 받는중 머리속에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무협소설을 쓴다는
두빈은 때때로 머리속에서 말을 거는 존재로 두빈이 처음 내게 말을 건 곳은 소설 창작 학원 이었다.
당시 두빈이 썼다는 단편 소설을 내가 쓴 것 처럼 제출해 학원 선생님께 큰 격려를 받은 뒤로는 한번도
소설을 쓰지 않았고 지금은 회계사로 돈을 벌기 위해 학원에 나가는 실정이다. 그런데 두빈 전에도 내게
말을 건 존재가 있었는데.......
- 처음엔 다중인격? 인가 싶었는데, 다중인격은 개개인의 인격의 기억이 공유되지 않기에 아닌것 같고,
흠.....그렇다면 빙의?....아니면 기생?....처음 만나는 단편부터 환상소설이라 걱정을 불식시킨 작품
이다....
2. 닮은 얼굴 - 나푸름
육체는 집에 있고 회사엔 프로그래밍된 더미(의체)를 두고 출근 시엔 로그인을 하여 원격업무를 보는
사회...업무중 사망한 박대리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회사 팀 직원들은 직장에서 멀쩡히 업무를 보는 박대리의
더미를 보고 깜짝 놀란다. 더미 박대리는 자신이 죽은줄도 모르고 매일 정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는것이다.
팀 직원들은 유령 같은 박대리를 보고 불편함과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 유령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진정 공포스런 테크놀러지 소사이어티....이것이
SF가 아니면 무엇이 SF더냐....연이은 두편의 장르 단편은 순문학 잡지의 모든 거부감을 종식 시켰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3. 죽은 자로 하여금 - 편혜영
병원의 관리팀 구매담당 무진은 사무장의 넌지시 건넨 지시로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횡령등을 고발하는
혁신위원에 추대되고 평소 도움을 받던 동료 선배인 이묵을 공금 횡령등의 이유로 고발하는 내용의 보고서
를 제출한다. 이후 이묵은 돌연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되고, 이묵이 아픈 아들의 병원비를 보태기
위해 힘겹게 사는걸 알면서도 그를 고발한 무진은 이묵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후 고발자의 비밀이
지켜진다는 약속과는 다르게 이묵의 내부 고발자로 무진이 거론되면서 병원 내 동료와 상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에 이른다. 불미스러운 일로 전직장을 퇴사하고 지방의 병원으로 힘들게 취직한 무진은 따돌림에 굴해
병원을 그만둘 수 없기에 자신을 괴롭히는 동료와 상사들에게 '당신들도 조심하라'는 객기에서 비롯된 협박을
남발하며 정신승리 하지만, 마침내는 회사 안에서 존재하지 않는 무관심한 유령같은 존재로 전락 하고 만다.
보직까지 변경되며 야간조로 좌천된 무진은 연이어 발생된 병원내 의료사고에 의문을 느끼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 [아오이 가든]같은 하드고어 작품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속고 속이는 비정한 현대 사회의 공포를 보여주는
현실적 작품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알량한 공명심? 혹은 얄팍한 출세욕? 덕분에 인생을 망치는 무진을
보면서 역시 [비트]의 정우성 대사처럼 인생은 가늘고 오래~가는게 제일이라는, 군대에서 들었던 너무 잘하지도
말고 너무 못하지도 말고 딱 중간이 최고라는 말이 떠오르는 씁쓸하고 무서운 작품이었다.
[집중리뷰 - 세계문학 단편선 제 19회]
4. 웃음과 두려움 또는 움직이는 지평선_그레이엄 그린 - 서희원
- 현대문학에서 시리즈로 출간중인 해외 유명 작가들의 단편선집 중 [그레이엄 그린] 단편집의 리뷰가 실렸다.
벌써 26번째 시리즈가 나온 작가 단편집 시리즈인데, 모르는 작가도 많지만, 내가 좋아라 하는 작가인 '러브
크래프트'나 '조지 웰즈', '레이 브레드버리', 'J.G.발라드' 등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작가의 단편집도 나와
있어 관심 가는 시리즈 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적으론 배게 두께의 책을 선호하진 않는데 천여 페이지 정도로
작가의 작품들을 꽉꽉 채워 넣고 있는 시리즈라 좀처럼 도전하기가 쉽진 않은것 같다. 그래도 일단 관심 작가는
구매는 하고 있으니...언젠간 읽겠지...-_-
이 외에도 산문, 에세이 글쓰기 방법 등등 여러 문학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종합선물 세트임은 분명한것
같다. 여기 실린 단편들은 장르 순문학의 컨버전스가 트렌드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이번 7월호만 그런 건진
모르겠으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라 걱정과는 다르게 좋은 시간이자 즐거운 첫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