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립맨_범인에게 고한다 2 (2017년 초판)

저자 - 시즈쿠이 슈스케

역자 - 추지나

출판사 - 레드박스

정가 - 15500원

페이지 - 595p




Rest In Peace




범죄 크라임을 예술적 아트의 경지로 승화시킨 범죄의 설계자이자 컨설턴트가 등장하는 극한

리미트 리얼리즘 실제 범죄소설이 출간되었다. 처음 제목만 보고 나서 립서비스하는 남자?

(Lip Man)인줄 알고 뭔가 말로서 벌이는 범죄...사기에 대한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고 

초반 보이스 피싱에 대한 소재로 이야기가 전개되자 '역시 내 예상이 맞군'이라고 내심 좋아

했건만...얼래?...제목을 다시 들여다 보니 스펠링이 다르다...-_-;;;; RIP MAN이라고라...

RIP는 Rest In Peace의 약자로 '잘 뒤져라', '명복을 빈다'....라는 뜻이었고....자신이 

설계한 범죄자의 범죄자가 범행이 경찰에 발각되어 체포되기 직전에 그가 'Rest In Peace'

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는 것을 두고 붙여진 닉네임 이었다. 어찌됐던 이 작품은 이전에 

[범인에게 고한다]라는 유괴사건에 대한 범죄 소설의 속편으로 출간된 작품으로 전작의

수사관이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서 등장하여 희대의 유괴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전작은 읽지

못했지만, 독특한 제목과 범죄의 비즈니스화라는 특이한 시각에 끌려 서평카페에 신청하였고

운좋게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보이스 피싱 사기단에 가담했던 형제가 범죄 컨설턴트 아와노를 만나 영리 유괴라는 사업 아이템

에 매료되고 '대일본유괴단'이라는 조직을 결성 후 유괴사업을 벌인다는 스토리로 전개되는데,

작가는 보이스 피싱에 대해 오랜 취재와 여러 참고문헌들을 참고하여 보이스 피싱이라는 범죄에

대하여 하나 부터 열까지 낱낱이 파헤친 뒤 현실적인 범행 수법을 이야기에 적용하여 리얼리즘을

극대화 하였고 이 보이스 피싱 사기 방법에 작가의 아이디어를 첨가해 유괴범죄를 접목하여 새로운 

방식의 유괴 사업을 고안해 낸다. 이게 얼마나 현실적이고 참신하던지 아와노의 설계 대로 유괴 

사업을 벌이면 정말로 한탕 크게 벌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그리고 작품

내내 범인을 수사하는 수사관 보다는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의 비중이 더 높았고, 범행을 저지르게

되는 동기나 그들의 인간적인 면들을 그려내다 보니 읽으면서 범인들의 범행 성공을 응원하게 되는

기묘한 심리적 경험을 선사했다. 





졸업 후 대기업 입사가 예정된 시점에서 입사 예정이던 과자 회사의 비리가 터져 강압적으로 예비

합격이 취소된 뒤 이렇다 할 직장 없이 소일거리를 전전하던 도모키는 학창시절부터 폭력단 등에

가담했던 불량한 동생 다케하루의 권유에 따라 보이스 피싱 범죄에 함께 가담한다. 나날이 좋은

실적으로 거금을 벌어 들이던 도모키는 어느날 보이스 피싱의 구체적인 범행을 제안한 아와노와

보이스 피싱 사무소의 관리자 샤모토와의 전화 통화중 아와노가 전화를 끊기전 말한 '레스틴피스'

라는 말을 듣고 불길한 느낌에 휩싸여 동생 다케하루와 함께 급하게 사무실을 나오고 그 직후

경찰이 사무소를 급습하여 도모키와 다케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일당이 체포된다. 특유의 감으로

운좋게 체포를 피한 도모키는 보이스 피싱에 가담하기 전처럼 바에서 바텐더 알바를 다시 시작하고

얼마 후 도모키가 일하는 바로 아와노가 찾아온다. 도모키에게 유괴라는 신종 범죄 사업 아이템을

제안하는 아와노의 말에 솔깃해지는데...... 





'올해는 대일본유괴단을 계기로 일본의 유괴 사업에 원년이 될거야'라는 자신감 섞인 아와노의 

말처럼 기존의 납치된 인질이 살해되는 끔찍한 결과를 야기했던 충동적 유괴라는 범죄와는 달리

철저히 유괴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적용하여 인질은 절대적 안전을 보장하고 인질과 유괴범과의

심리적 유대를 형성하여 경찰을 속이고 몸값을 받는다는 작가의 설정은 신선하다 못해 충격을 주기

에 충분할 정도였다. 이 얼마나 기발한 발상의 전환이란 말인가...-_- 또한 평범하고 머리 좋은 청년

도모키를 앞세워 대기업에 입사하여 탄탄대로를 달릴것 같던 그의 인생이 한번의 브레이크로 철저히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적으로 측은지심과 함께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해 보일 정도의 리얼한 범죄 소재를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이 결여된 듯한 범죄 

아티스트 아와노와 범인을 잡기 위해선 유괴당한 피해자 가족까지 속여버리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혈 수사관 마키시마와의 빈틈없는 숨막히는 대결... 그리고 유괴계획을 플랜A와 B까지 준비하는  

치밀한 설정, 경찰과 범인 그리고 몸값을 거래하는 피해자 가족까지 서로 속고 속이는 복잡한 관계

들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반전의 묘미까지.....정말 오랜만에 절로 엄지 손가락이 올라가는

대박 범죄 미스터리 작품을 만난것 같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마키시마 수사관과 범죄 설계자 아와노

와의 첫 대면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런 대박 긴장감을 느끼게 한 작품이 겨우 두 미친 인간들의

대결의 서막이라니!!! 본격적인 대결을 예고하는 다음 작품이 어느정도일지 상상도 못할 정도이다....

육백 페이지의 분량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마법 같은 책....돼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ill Boy - of the still boy, by the still boy, for the still boy
SE OK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TILL BOY (2017년 초판)
저자 - SE OK (세옥)
출판사 - 흐름출판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39p



아빠의 육아전쟁을 담은 한컷의 일러스트
애아빠여도 여전히 소년의 동심을 간직한 애어른이다!



5살, 3살 두 딸아이의 아빠로서, 마누라의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살아오고 있는 딸바보 아빠
엽기부족....-_-, 엄마가 훈육을 아빠는 친구를 담당하다보니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
하고 퇴근하면 달려와 매미처럼 매달리기 일쑤다. 땀이 죽죽 흐르는 한여름에도..-_-;;; 그렇게
퇴근과 동시에 애보기는 전업주부인 엄마와 바통터치를 하고 함께 저녁을 먹고, 육체적 놀이 후
목욕 시키고 재우는 매일매일의 로테이션....머...결혼 전에는 쬐메난 애들 너무 극성스럽고 싫어
했는데, 핏줄은 당긴다고....내 자식들은 한없이 예뻐보이고 봐도봐도 좋으니 아빠는 아빠인가 보다.
어찌됐건....퇴근 후나 주말엔 아내와 함께 많은 부분 육아를 함께 해왔고, 아내가 둘째를 출산한
직후 3살난 첫째딸과 단둘이서 2박3일로 제주도 여행도 다녀올 정도로 아이와 함께 하는걸 좋아하고
애착관계도 잘 형성됐다고 자부하는 가정적 아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쨌던 나보단 엄마와 좀 더
오랜 시간동안 함께 있고 퇴근하고 보는 몇시간으론 육아의 애환을 전부 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것도 알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에 읽은 만화 [스틸 보이]가 남다르게 다가왔다....이 작품은 일러스트레이터인 두
아이의 아빠 '세옥'작가가 전업 주부로서 육아를 전담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낸 만화 육아일기인데,
이 작품을 통해 이제는 말도 알아들을 정도로 훌쩍 자란 두 딸래미의 전쟁같았던 육아 시절을 회상
하고자 서평카페에 신청하였고, 운좋게도 서평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작품 소개만 봤을땐 육아의
애환을 에피소드로 그린 4컷 혹은 다수 컷의 만화일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작품을 접해보니 각 육아
에피소드를 단 한컷의 일러스트에 주제를 관통하는 몇 글자의 태그 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아주 심플
한 육아 일러스트레이트 였다. 마치 육아를 하며 찍은 사진을 몇 마디의 태그와 함께 소셜 네트워크
(육아 전담 소셜인 카카오 스토리 같은..)에 업로드 한것을 보는듯한 느낌이랄까....



이 작품속 작가는 아내가 먼저 출산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고 작가 홀로 남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 진정한 육아대디의 초고수적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나같은 파트타임 대디는 명함도 못내밀
최강고수 였다는.....그렇게 가사와 육아를 소화해 내면서 때로는 아빠로서, 때로는 정신연령이 같은
아이로서 함께 한 에피소드를 심플한 일러스트에 녹여내 시종일관 유쾌하고 아이를 키운 사람이라면
백퍼 공감할 만한 지옥같지만 웃으며 감내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제는 잊고
있던 치열하고 장엄했던 전투 육아에 대한 기억들을 새록새록 끄집어 내게 해준, 다시금 두 딸래미
들의 힘들었지만 소중하고 감사한 추억들을 되살려 내게 만든 고마운 작품이었.  



머...나도 두 아이를 키워봤고 친척 사촌들이 아이를 키우는것도 지켜보고,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아이를 키우는것도 잠시 엿봤지만, 역시나 애 키우는건 어느 집이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이 둘 다 딸이고, 작가는 아들, 딸이라 아들과의 에피소드는 약간 다르지만, 그외의 나머지
육아로 인한 에피소드들은 다들 한번씩은 경험 했을법한, 그래서 쉽사리 공감될만한 이야기들이라 
좋았다. 그리고 엄마는 모를 아빠들 만의 장난기 랄까...아빠에게 애들을 맡기지 말라는 말처럼
아이에게 아이처럼 거는 장난들을 보면서 역시 남자도 다 똑같구나 라는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밖에서는 치열하게 싸우는 직장인이지만, 아이들이겐 동심을 간직한 친구같은 철부지
아빠로서 말이다..이제 사랑스러운 두 딸래미들은 말길도 알아듣고 심부름도 하는 말이 통하는 나이가
되었다. 지옥같은 전투육아는 무사히 지나고 이제는 건강하게 올바른 아이들로 자라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아빠가 되야 겠다고 생각한다.



[요즘들어 첫째가 그렇게 틈만나면 숨바꼭질을 하자고 졸라대는 통에 좁은 구석탱이에 숨어서 숨죽이고 있다는...]


[이것이 진정한 가장의 무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비하인드 도어 (2017년 초판 3쇄)

저자 - B. A. 패리스

역자 - 이수영

출판사 - arte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23p

 


완벽함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


 

근래에 고구마 삼킨듯 가슴 퍽퍽하게 만드는 이해안가는 답답스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스릴러 작품들을 

보며 그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사 빠진듯이 어이없이 벌이는 행동들을 보며 황당함을 느꼈었는데, 오랜만에 

처음으로 주인공의 절박한 상황이 거의 100% 공감되는 숨막히도록 폐쇄적인 치밀한 구성의 작품을 만났다.

부부관계가 어느정도는 쇼윈도 부부 행세를 하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고 잦은 부부싸움을 하는 가정불화

속에서도 대외적으로는 행복한 부부를 연기하는 가정도 있기에 밖에선 완벽한 젠틀맨 이나 집에선 와이프를 

학대하는 진성 사이코패스라는 문구의 이 작품이 어느 정도의 수위를 보여줄지 내심 궁금했었다. 그리고

첫 페이지를 넘긴 순간....어느새 내 의식은 심오의 세계를 거쳐 초집중의 사이코 파워를 헤엄치다 주화

입마 단계를 거치고 영겁의 심연에 빠져 우주의 신비를 경허하던 찰나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은 몇시간 

뒤로 워프된 상태로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_-;;;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단 얘기다. 

종종 이해 안가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아내 그레이스를 보며 내가 폐쇄 공포증에 빠질것 같을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작품속 심리 묘사는 끝내줬고 초집중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가정폭력 전문 변호사인 잭은 다운 증후군의 동생 밀리를 돌보는 그레이스에게 접근해 달콤한 말과

선물공세 그리고 끝까지 동생을 함께 돌보겠다는 다짐을 통해 만난지 6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식으 마치고 첫날 밤부터 호텔방에 그레이스를 혼자 두고 모습을 감춘 잭은 아무 연락없이 다음

날 나타나 강압적으로 그레이스를 끌고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간다. 혼인신고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급작스럽게 태도가 돌변한 잭을 보며 갈피를 못잡던 그레이스는 태국의 허름한 호텔에서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잭의 진정한 모습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겉으로는 최고의 아내를 연기하고, 집안에서는

잭의 규율에 맞춰 살며 학대를 감내하며 살게 된다. 그리고 잭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듣고 쇼크에 

빠지는데....... 

  

 

 

타인의 고통(와이프)을 보며 진정한 쾌락을 느끼는 남편의 모습은 사이코패스라기 보단 진성 사디스트에 

가깝게 보이는것 같았는데, 여기서 단순히 육체적 고통을 통한 쾌락이었다면 하수 사디스트 였겠지만

작품속 남편은 통제와 비통제를 교묘히 오가며 극한의 심리적 압박과 고통을 유발해 내는 초고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아내를 피말리게 하기위해 벌이는 일련의 계략들이 놀랍기 그지 없다.

창의적 음모와 음모를 실행하기 위한 초인적인 인내와 끈기, 그리고 유발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통제

하는 용의주도함 등등....이 재능을 다른데 썼다면 대통령도 됐을 법한 지성미 넘치는 심리의 마법사 

사디스트 잭은 그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고 유니크 했다.(스릴러 악당으로서 말이다...)

 


잭의 순수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탐욕을 보면서 어릴적 아무 생각없이 잔인하게 행했던 행동들.....

잠자리의 똥구멍에 강아지풀을 끼우고 날린다던가, 파리 날개를 떼고 문구용 화이트 늪에 담궈 서서히 

굳는 모습을 지켜 본다던가 하는 식의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호기심에서 기인한 무지의 원초적 

잔인함을 성인이 되서까지 그대로 가져 간다면 이렇게 해맑은 사이코패스가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정도로 작품속 잭의 모습은 아내의 고통에찬 비명과 좌절을 보기 위해 재미난 게임을 즐기는 

듯한 순수한 악당 그 자체로 그려진다. 더군다나 부부 개인간의 문제는 민감한 프라이버시에 해당되는

문제이기에 남들은 대체적으로 알려고 하지도 않고, 뭔가를 봤다고 해도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어 완벽을 연기하는 부부의 문제를 알아 채기엔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잭의 눈을

피해 그레이스가 주변에 실상을 알리려 해도 잭의 완벽한 블로킹에 번번이 좌절의 쓴맛을 보고 그런 

실패들로 인해 좌절이 거듭 되면서 참혹한 현실에 적응하고 무기력해지는 그레이스의 모습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비춰졌다. 너무나 완벽한 인간은 인간미가 없다...그런 인간을 볼땐 어떻게든 흠결을 찾으려고 하는게 

평범한 사람들의 기본 심리이듯...정말로 완벽하게 행복한 부부는 기혼자인 나로선 없다고 본다...-_-;;; 

혹여나 그런 부부를 본다면....아주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또다른 잭일지도 모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대문학 2017.7 - Vol.751
현대문학 편집부 지음 / 현대문학(월간지)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현대문학 2017년 7월_751호 (2017년 초판)

저자 - 편혜영 외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0000원

페이지 - 304p




국내 대표 순문학 월간지




순문학 잡지라...내 인생에 순문학 잡지를 읽었던 적이 있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몇년전 폐간한 

장르문학잡지 [판타스틱]을 읽은게 2007년 이니까....무려 십년전이다...-_-;;; 순문학 잡지는 내 

기억으로는 펴본적도 없는것 같다....그나마 비슷하게라도 갖다 붙이라면 군복무 시절인 2001년쯤

정말 심심하고 읽을거리가 없어 봤던 리더스 다이제스트 정도랄까...-_-;;; 어찌됐던...내 인생에

최초의 순문학 잡지는 1955년 부터 발행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무려 751번째  발행하고 있는 

현대문학 월간지가 되었다. 사실 순문학이라 하면 괜스레 어려워 보인다는 선입견도 있었고, 내가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 적인 장르소설과 뭔가 대척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여 거부감이 먼저 생기는

쪽이었다. 그런데 이제사 순문학 잡지를 펴들은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이번 7월호 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특집 프로젝트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때문이었다. 옷핀...PIN 처럼 당대 한국문학의 

현대성을 추구하는 작가를 시와 소설 각 한명씩 찝어 시의 경우 일곱 편의 신작 시와 에세이를,

소설은 중편 혹은 경장편의 작품을 2017년 7월 부터 2018년 6월까지 매달 다른 작가의 작품들을

실을 예정이란다. 또한 이렇게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은 모아서 단행본으로도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핀 시리즈의 첫번째 타자로 편혜영 작가의 작품이 실린다 하여 최초로 순문학 잡지에 도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_- 편혜영 작가는 [아오이 가든]으로 처음 접했고, 독특한 세계관과 공포와 

환상이 절묘하게 믹스된 하드고어 원더랜드의 세계로 초대하여 인상이 깊게 남은 작가였기에 이번

호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일단...처음 접한 문학잡지는 생각했던것 보다는 훨씬 좋았다. 실려있는 두 편의 단편 소설은 순문학

이라기 보단 장르문학 쪽에 가까운 작품이었고, 편혜영 작가의 작품 또한 현실공포를 리얼하게 그려

내고 있어 장르잡지를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요즘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순문학과 장르

문학을 가르는 문학적 경계도 불분명 하거니와 그런 시도도 불필요 해진것 같기도 하고...물론 순문학 

잡지이다 보니...시도 여러편 실려있고 전부터 연재 해왔던 연재작들도 몇편 실려있긴 한데, 시야 말로 

시적 감성이 전무 하다 보니 읽어보고 뭔가 느끼려고 해봐도...아무런 감흥, 감정이 생기지 않아 중도 

포기했고, 연재작들도 전편의 내용을 모른체로 이어가려 하니 흥미가 반감 되기도 했다.  




[단편 소설]


1. 눈부신 날 - 김덕희

회계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 수업을 받는중 머리속에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무협소설을 쓴다는

두빈은 때때로 머리속에서 말을 거는 존재로 두빈이 처음 내게 말을 건 곳은 소설 창작 학원 이었다.

당시 두빈이 썼다는 단편 소설을 내가 쓴 것 처럼 제출해 학원 선생님께 큰 격려를 받은 뒤로는 한번도

소설을 쓰지 않았고 지금은 회계사로 돈을 벌기 위해 학원에 나가는 실정이다. 그런데 두빈 전에도 내게

말을 건 존재가 있었는데.......

- 처음엔 다중인격? 인가 싶었는데, 다중인격은 개개인의 인격의 기억이 공유되지 않기에 아닌것 같고,

흠.....그렇다면 빙의?....아니면 기생?....처음 만나는 단편부터 환상소설이라 걱정을 불식시킨 작품

이다....



2. 닮은 얼굴 - 나푸름

육체는 집에 있고 회사엔 프로그래밍된 더미(의체)를 두고 출근 시엔 로그인을 하여 원격업무를 보는 

사회...업무중 사망한 박대리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회사 팀 직원들은 직장에서 멀쩡히 업무를 보는 박대리의

더미를 보고 깜짝 놀란다. 더미 박대리는 자신이 죽은줄도 모르고 매일 정상적인 업무를 보고 있는것이다.

팀 직원들은 유령 같은 박대리를 보고 불편함과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 유령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진정 공포스런 테크놀러지 소사이어티....이것이

SF가 아니면 무엇이 SF더냐....연이은 두편의 장르 단편은 순문학 잡지의 모든 거부감을 종식 시켰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3. 죽은 자로 하여금 - 편혜영

병원의 관리팀 구매담당 무진은 사무장의 넌지시 건넨 지시로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횡령등을 고발하는

혁신위원에 추대되고 평소 도움을 받던 동료 선배인 이묵을 공금 횡령등의 이유로 고발하는 내용의 보고서

를 제출한다. 이후 이묵은 돌연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되고, 이묵이 아픈 아들의 병원비를 보태기

위해 힘겹게 사는걸 알면서도 그를 고발한 무진은 이묵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후 고발자의 비밀이

지켜진다는 약속과는 다르게 이묵의 내부 고발자로 무진이 거론되면서 병원 내 동료와 상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에 이른다. 불미스러운 일로 전직장을 퇴사하고 지방의 병원으로 힘들게 취직한 무진은 따돌림에 굴해

병원을 그만둘 수 없기에 자신을 괴롭히는 동료와 상사들에게 '당신들도 조심하라'는 객기에서 비롯된 협박을

남발하며 정신승리 하지만, 마침내는 회사 안에서 존재하지 않는 무관심한 유령같은 존재로 전락 하고 만다.

보직까지 변경되며 야간조로 좌천된 무진은 연이어 발생된 병원내 의료사고에 의문을 느끼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 [아오이 가든]같은 하드고어 작품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속고 속이는 비정한 현대 사회의 공포를 보여주는

현실적 작품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알량한 공명심? 혹은 얄팍한 출세욕? 덕분에 인생을 망치는 무진을 

보면서 역시 [비트]의 정우성 대사처럼 인생은 가늘고 오래~가는게 제일이라는, 군대에서 들었던 너무 잘하지도 

말고 너무 못하지도 말고 딱 중간이 최고라는 말이 떠오르는 씁쓸하고 무서운 작품이었다.  




[집중리뷰 - 세계문학 단편선 제 19회]


4. 웃음과 두려움 또는 움직이는 지평선_그레이엄 그린 - 서희원

- 현대문학에서 시리즈로 출간중인 해외 유명 작가들의 단편선집 중 [그레이엄 그린] 단편집의 리뷰가 실렸다.

벌써 26번째 시리즈가 나온 작가 단편집 시리즈인데, 모르는 작가도 많지만, 내가 좋아라 하는 작가인 '러브

크래프트'나 '조지 웰즈', '레이 브레드버리', 'J.G.발라드' 등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작가의 단편집도 나와

있어 관심 가는 시리즈 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적으론 배게 두께의 책을 선호하진 않는데 천여 페이지 정도로 

작가의 작품들을 꽉꽉 채워 넣고 있는 시리즈라 좀처럼 도전하기가 쉽진 않은것 같다. 그래도 일단 관심 작가는

구매는 하고 있으니...언젠간 읽겠지...-_-  





이 외에도 산문, 에세이 글쓰기 방법 등등 여러 문학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종합선물 세트임은 분명한것

같다. 여기 실린 단편들은 장르 순문학의 컨버전스가 트렌드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이번 7월호만 그런 건진 

모르겠으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라 걱정과는 다르게 좋은 시간이자 즐거운 첫경험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언 크로즈 - 배들의 무덤, 치타공의 철까마귀
김예신 글.그림, 박봉남 원작 / 서해문집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언 크로즈 (2017년 초판)

원작 - 박봉남

그림 - 김예신

출판사 - 서해문집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35p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강철의 인간들




씻을수 없이 저주처럼 되풀이 되는 가난....항상 농담처럼 지인들에게 하던 말인 '죽지 못해 산다'

라는 말이 정말로 진실이 되어 있는곳...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남동쪽 외곽 치타공에는 

수명이 다한 배들의 무덤이 있다. 어릴적 봤었던 호숫가 코끼리들의 무덤 처럼, 유조선이나 화물선

같이 웅장하고 거대한 폐선들이 줄지어 뼈대를 드러내고 있는곳...이곳에서 하루종일 목숨들 내놓고

일하여 일당 1달러를 받고 살아가는 강철의 노동자들을 그린 그래픽 노블 [아이언 크로즈]이다. 

이 작품은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박봉남'감독의 다큐 [아이언 크로즈]

를 '김예신'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 그래픽 노블로 옮긴 작품이다. 다큐를 보진 못했지만, 스크린톤을

최대한 배제하고 펜선의 농담만으로 역동적인 노동의 현장을 재현해낸 그림 만으로도 실제 현장을 

보는듯한 현장성을 주는듯 했다. 




폐선의 고철부터 선박 내의 생필품 까지 모든 것을 재활용하여 방글라데시의 산업과 생활의 대부분을 

이 폐선철거로 충당 한다고 하니 이 사업이 국가에서 얼머나 중요 산업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것 이고, 결국 고용주만 배불리고 노동자는 턱없이 낮은 임금으로 죽을때까지 착취 당하는 

구조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타공 배들의 무덤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겐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이고 고향의 식구들에게 생활비를 대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장이라고 한다. 노인부터 12살 

아동까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폐선 해체에 뛰어든 노동자들은 강철의 노동자 답게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 강도와 끊임없이 목숨을 위협하는 사고의 위험을 떠안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서 웃으며 이겨낸다.

이 작품을 통해 본 노동자들은 너무나 순박하고 착하지만, 태어날때부터 저주의 굴레처럼 이어져온

가난은 그들에겐 씻을 수 없는 낙인이고 이 낙인을 지우기 위해 희망을 가져 보지만 결국엔 침혹한

현실에 무릎을 꿇는다....

 


작품의 한 에피소드 인데, 80만원을 모아 고향으로 내려가 아내와 아기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게 꿈이라는 

21살 노동자 벨랄은 2박 3일을 꼬박 이동해야 갈 수 있는 고향에서 자신의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기뻐

하지만, 이내 산모의 영양실조로 아기 두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오열한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목숨을 위협하는 현장에서 고철을 절단하며 하루하루 버티지만, 결국 아기는 약한 심장 

때문에 1년만에 사망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그렇게 웃음기가 사라져 버린 벨랄의 모습은 강철의

노동자 전부를 대변하는것 같아 슬프고 괴롭게 느껴졌다....작품은 에피소드 사이사이 실제 취제한 실사

사진이 함께 첨부되 있는데, 대부분의 이들이 사진을 향해 웃고 있지만 웃음 뒤에 짙게 드리워진 그늘은

가난과 함께 이어져 있는것 같아 안타까웠다...




방글라데시의 행복 만족도 지수가 전세계 1위라고 한다....척박한 환경에서도 알라신을 믿는 순박한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가족을 위해 희망을 잃지 않고 강철의 심장을 두드리며 일할 것이다.

소년들은 강철 와이어를 메고 수백미터의 뻘밭을 가로지르고, 수십미터의 선박 외벽을 안전끈도 없이

오르내릴 것이며, 절삭공은 유증기의 폭발 위험을 안고 강철을 자를 것이고, 발목이 잘릴 위험을 안고

선박의 철판을 이동할 것이다.....

'기억하라, 이름 없는 이들이었으되 최고의 노동자였다고....'



[벨랄의 그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