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크로즈 - 배들의 무덤, 치타공의 철까마귀
김예신 글.그림, 박봉남 원작 / 서해문집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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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크로즈 (2017년 초판)

원작 - 박봉남

그림 - 김예신

출판사 - 서해문집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35p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강철의 인간들




씻을수 없이 저주처럼 되풀이 되는 가난....항상 농담처럼 지인들에게 하던 말인 '죽지 못해 산다'

라는 말이 정말로 진실이 되어 있는곳...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남동쪽 외곽 치타공에는 

수명이 다한 배들의 무덤이 있다. 어릴적 봤었던 호숫가 코끼리들의 무덤 처럼, 유조선이나 화물선

같이 웅장하고 거대한 폐선들이 줄지어 뼈대를 드러내고 있는곳...이곳에서 하루종일 목숨들 내놓고

일하여 일당 1달러를 받고 살아가는 강철의 노동자들을 그린 그래픽 노블 [아이언 크로즈]이다. 

이 작품은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박봉남'감독의 다큐 [아이언 크로즈]

를 '김예신'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 그래픽 노블로 옮긴 작품이다. 다큐를 보진 못했지만, 스크린톤을

최대한 배제하고 펜선의 농담만으로 역동적인 노동의 현장을 재현해낸 그림 만으로도 실제 현장을 

보는듯한 현장성을 주는듯 했다. 




폐선의 고철부터 선박 내의 생필품 까지 모든 것을 재활용하여 방글라데시의 산업과 생활의 대부분을 

이 폐선철거로 충당 한다고 하니 이 사업이 국가에서 얼머나 중요 산업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것 이고, 결국 고용주만 배불리고 노동자는 턱없이 낮은 임금으로 죽을때까지 착취 당하는 

구조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타공 배들의 무덤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겐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이고 고향의 식구들에게 생활비를 대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장이라고 한다. 노인부터 12살 

아동까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폐선 해체에 뛰어든 노동자들은 강철의 노동자 답게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 강도와 끊임없이 목숨을 위협하는 사고의 위험을 떠안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서 웃으며 이겨낸다.

이 작품을 통해 본 노동자들은 너무나 순박하고 착하지만, 태어날때부터 저주의 굴레처럼 이어져온

가난은 그들에겐 씻을 수 없는 낙인이고 이 낙인을 지우기 위해 희망을 가져 보지만 결국엔 침혹한

현실에 무릎을 꿇는다....

 


작품의 한 에피소드 인데, 80만원을 모아 고향으로 내려가 아내와 아기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게 꿈이라는 

21살 노동자 벨랄은 2박 3일을 꼬박 이동해야 갈 수 있는 고향에서 자신의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기뻐

하지만, 이내 산모의 영양실조로 아기 두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오열한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목숨을 위협하는 현장에서 고철을 절단하며 하루하루 버티지만, 결국 아기는 약한 심장 

때문에 1년만에 사망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그렇게 웃음기가 사라져 버린 벨랄의 모습은 강철의

노동자 전부를 대변하는것 같아 슬프고 괴롭게 느껴졌다....작품은 에피소드 사이사이 실제 취제한 실사

사진이 함께 첨부되 있는데, 대부분의 이들이 사진을 향해 웃고 있지만 웃음 뒤에 짙게 드리워진 그늘은

가난과 함께 이어져 있는것 같아 안타까웠다...




방글라데시의 행복 만족도 지수가 전세계 1위라고 한다....척박한 환경에서도 알라신을 믿는 순박한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가족을 위해 희망을 잃지 않고 강철의 심장을 두드리며 일할 것이다.

소년들은 강철 와이어를 메고 수백미터의 뻘밭을 가로지르고, 수십미터의 선박 외벽을 안전끈도 없이

오르내릴 것이며, 절삭공은 유증기의 폭발 위험을 안고 강철을 자를 것이고, 발목이 잘릴 위험을 안고

선박의 철판을 이동할 것이다.....

'기억하라, 이름 없는 이들이었으되 최고의 노동자였다고....'



[벨랄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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