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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연대기 ㅣ 클래식 호러
로버트 E. 하워드 외 지음, 정진영 엮고 옮김 / 책세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좀비 연대기_클래식 호러 (2017년 초판)
저자 - 로버트 어빈 하워드 외
역자 - 정진영
출판사 - 책세상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78p
좀비와 함께 춤을!~
좀비가 서로 소통하고 치타처럼 달려들어 떼지어 인간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심지어 뭇인간도 못할 어여쁜
여성과 사랑까지 하는 지금!! 이 시대에 부두교, 흑마법, 주술, 요술로 되살아난 고전 좀비들이 다리를 질질 끌며
쫓아오는 클래식한 공포 엔솔러지 소설이 출간 되었다. 나역시 '조지 로메로'의 [살이있는 시체들의 새벽]보다는
'잭 스나이더'의 [새벽의 저주]가 더 익숙한 세대 이기 때문에 과연 과거의 좀비 호러물들은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
하던 차에 이런 엔솔러지의 출간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점차 지능화 되는 21세기 좀비들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의 좀비들을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공포 호러 장르를 대표하는
네임드 작가들의 창작물로 만나는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 음식마저도 패스트 푸드에서 슬로우 푸드를 지향
하는 추세에 망아지 처럼 뛰어다니며 물어 뜯는 좀비에서 조금은 멍청해 보이지만 영면하지 못하고 죽음에서
깨어나 사탕수수 노예로 일하던 불쌍한 좀비들을 만나보자....
1. 지옥에서 온 비둘기 - 로버트 어빈 하워드
여행을 다니던 두 여행자는 밤이 깊어 폐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잠을 청하던 중 2층에서 기묘한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함께 온 친구는 그 소리에 이끌려 2층으로 올라간뒤 비명과 함께 머리가 깨진체 도끼를 들고 1층으로 비틀
거리며 걸어 오는데......
- 좀비 외에 주벰비라는 새로운 언데드를 알게 된 이야기이다.
주벰비 : 여성 좀비 술사, 부두교의 검은술을 마시면 죽지않고 시체가 차갑게 식기 전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부릴
수 있다.
2. 검은 카난 - 로버트 어빈 하워드
마을의 관리자 버크만은 늪지대 근처의 마을에 흑인 노예 폭동이 발생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로 향한다. 폭동의
주동자가 어둠의 주술을 사용하여 죽은 자들을 부린다는 소문을 듣게 되는데......
- 흑인 노예 폭동에 부두교 빙의 주술을 사용하고 좀비라기 보단 짧은 다리와 손에 물갈퀴 등 신체 변형 주술이
사용된다.
3. 천번의 죽음 - 잭 런던
항해를 하던중 배가 난파되 조난 당하고 가까스로 구조된 남성은 배의 선장이 어릴적 집을 나간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되고, 아버지의 극진한 대접을 받고 건강을 되찾는다. 그러나 그 극진한 대접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어둠의
목적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되는데.....
- 엄밀히 따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좀비와는 다른 개념으로 인간을 상처나 내상 없이 죽인뒤 피가 응고되기 전에
과학적 방법을 통해 다시 살려내는 소생술에 관한 이야기이다. 비슷한 소재로 얼마전 개봉했던 [라자루스]를 들 수
있을것 같다.
4. 노예에게 소금은 금물 - 가넷 웨스턴 허터
부두 주술에 의해 죽지않고 끊임없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예들....그들에겐 절대로 금기시 되는 규칙이 있는데
바로 소금을 절대 먹지 말라이다. 노예 반란을 통해 주인의 명령에 저항의 이미로 소금을 먹은 6명의 노예들은
곧 바로 좀비들로 변해 버리는데.....
- 좀비가 소금을 섭취하면 죽는다는것을 이 이야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됨(현재의 설정은 뇌를 깨바셔야 되는데
말이다...)
5. 귀환자들의 마을 - 라프카디오 헌
열대지방 사탕수수밭에서 환한 대낮에 나타나 노동자를 홀리는 육감적 매력을 풍기는 의문의 여성....
- 역시나 언데드라는 것 외에는 좀비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오히려 동양의 고전 괴담에 나오는 신비한 매력으로
남성을 홀리고 결정적 순간에 정체를 드러내는 악귀와 흡사한 이야기 이다.
6. 나트에서의 마법 -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중동의 유목민 왕자 야다르는 납치된 약혼녀 달릴리를 찾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던중 나트섬의 암초에
배가 좌초되고 홀로 나트섬의 마법사가 조종하는 좀비에게 구조되어 홀로 살아남는다. 나트섬의 3명의 마법사는
저주받은 주술로 물에 빠져 죽은 시체들을 노예로 조종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고, 그 좀비 노예들중 한명이 야다르
가 애타게 찾고 있던 달릴리 였다는걸 알게 된다. 달릴리와 탈출하고자 반항하지만 이내 마법사의 주술에 신체를
억압 당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다시한번 탈출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 천일야화가 연상되는 모험과 하드고어가 난무하는 중동판 좀비 이야기, 수영하는 좀비라니!!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7.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 이네즈 월리스
부두교와 좀비의 탄생지 아이티에 대해 좀비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며 분석하는 르포 형식의 글이다.
- 죽은 시체들을 좀비화 시켜 사탕수수 노동자로 부린다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는데, 좀비의 특징들을 기술하고 있다.
1)좀비는 말을 하지 않고 항상 앞만 응시
2)좀비가 소금을 맛보게 되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무덤이 어디에 있던 기필코 자신이 묻힌곳으로 찾아
가려는 습성이 있다고 함
3) 아이티 정부는 좀비의 존재를 묵인하고 있다고 함
8. 화이트 좀비 - 비비언 미크
아프리카 정착민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한 동료 행정관 싱클레어가 이상하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그의 농장으로
찾아간 행정관 에일릿은 농장에서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싱클레어의 아내를 만나고 아무 이상없다는 아내의 말을
믿지 못한체 숲뒤에 숨어 몰래 농장을 지켜본다. 그리고 시작되는 주술사의 채찍질....채찍질을 당하는 대상은 산자가
아니었다...
- 기독교도 좀비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신부의 말....그리고 좀비에게 십자가가 미미하나마 영향을 준다는 설정,
그리고 좀비에게 채찍질이라니!!!, 그나저나 제목인 [화이트 좀비]는 예전에 좋아했던 메탈 밴드의 이름과 같아
낯익은 느낌...
9. 할로 맨 - 토머스 버크
15년전 말다툼 끝에 친구를 살해하고 정글에 파묻은 모모는 이후 식당을 차려 가족과 먹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15년만에 자신이 죽여 파묻었던 친구 고팍이 멀쩡히 나타나 모모를 찾아오고, 죽음의 안식에서 누군가에
의해 깨어나 노예처럼 일을 하다 가까스로 탈출하여 모모를 찾아왔다고 말한다. 자신을 죽였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돼었으니 모모에게 자신을 책임지라며 식당에 눌러 앉은 고팍.....잠도 않자고 매일매일 같은 자리에
앉은 좀비 친구 고팍 덕에 식당의 매출은 형편없이 곤두박질 치는데.......
- 좀비 이야기지만 뭔가 골때리는 설정의 이야기였다. 코믹 공포 호러 이야기
10. 마법의 섬 - 윌리엄 뷸러 시브룩
사탕수수밭에 주술로 살려낸 좀비들이 노예로 일을한다. 이 농장에 음식을 담당하는 노파는 이 좀비들을
불쌍히 여겨 성축일날 주인 몰래 노예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가고 그 불쌍한 죽지 못한 자들에게 선물을 주는데....
- 역시 노예로 일하는 좀비에 대한 일화가 실려있다. 다른 이야기와 약간 다른점은 이 이야기속 좀비는 간을
전혀 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노동을 한다는 점?....그야말로 시체라는점을 제외하면 얼빠진 인간과 다를바 없는듯...
11. 투셀의 창백한 신부 - 윌리엄 뷸러 시브룩
가난한 미모의 여성은 빼어난 미모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처가 때문에 결혼을 못하고 있던중 흑인의 부유한
투셀이 청혼하여 결혼하게 된다. 행복할것만 같던 신부는 날로 수척해지고 겁에 질려있어 가족은 신부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신부는 투셀이 밤마다 나가서 머무는 저택 밖의 장소에 대해 말하는데.....
- 좀비와 함께 만찬을!
12. 점비 - 헨리 S. 화이트헤드
미국령 섬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 실바는 자신이 겪었던 점비에 관한 일화를 요양차 머물고 있는 리에게 말하는데
실바는 절친과 함께 자신이 죽게 되면 서로에게 꼭 알려주기로 약속했는데, 실제로 절친이 사망했다는 전령이
오기전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 아무리 친해도 그런 공포스러운 약속은 하는게 아닌법...-_-;;;
13. 좀비 감염 지대 - 앨피어스 하이엇 베릴
바이오 생물학자 파넘 박사는 인류 영생에 대한 연구를 하던중 엄청난 혈청을 발명해낸다. 이 혈정을 주입받은
생명체들은 살아있던, 죽어있던 혈청 주입후 절대 죽지 않는 불멸의 생명을 얻게 되는것이다. 동물만으로 실험
하던 박사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에 화산 폭발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자 인간에게 실험하기로 마음 먹는데....
- 주술이 아닌 과학적 방법으로 좀비를 만드는 이 엔솔러지에 단 2편 있는 작품중 한 작품이다. 그리고 가장
현대식 좀비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가장 SF 적이고 가장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다. 어찌보면 과거부터 현재의 좀비
들중 최강 개체가 아닌듯 싶다.
총 13개의 단편중 1,3,6,7,9,13번이 좋았다. 여러 단편들이 비슷한 사탕수수 노예 좀비에 대한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로 중복되는 느낌이 있지만, 그럼에도 개성있는 SF, 판타지 적인 단편들도 포진해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이 엔솔러지를 통해 부두교의 발상지인 아이티에서 좀비의 존재를 정식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초기의 좀비 설정은 지금의 설정과는 달리 거의 인간과 다를바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사실상 클래식 좀비는 흑인 노예들의 반란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백인들의 공포심에서 발로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종 차별적이고 그들의 샤머니즘적 전통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심의 산물로 보여 지기도 했다.
(물론 아이티에서 좀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니...실제 좀비 개념을 미국 작가들이 따와 그렸다고
한다면 할말이 없지만서도...-_-;;;) 어쨌던 기존 좀비와 고전 좀비와의 차이점을 비교 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는
엔솔러지 였다. 좀비도 좀비지만 [코난]으로 유명한 '로버트 어빈 하워드', [강철 군화]의 '잭 런던', [괴담]의
'라프카디오 헌', 말이 필요 없는 코스믹 호러의 최강 '애슈턴 클라크 스미스'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과 무더운 여름 고딕적이고 그로테스크한 공포를 연달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엔솔러지의 가치는
충분한것 같다. 아무쪼록 좀비에서 그치지 않고 드라큘라 연대기, 미이라 연대기, 늑대인간 연대기 같은 '언데드
엔솔러지' 시리즈로 쭈욱 나왔으면 좋겠다.
참고로 실제로 등록되 있다는 아이티 형법 249조이다.
실제적 사망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무력한 혼수상태를 야기하여 상당 기간 지속시키는 물질을 사람에게 적용하여
그의 의지에 반해 고용하는 행위는 살인 미수에 준한다. 그런 물질을 주입한 사람을 매장할 경우, 그 결과와
상관없이 그 행위는 살인으로 간주한다.
ㄷㄷㄷ 진심 위험한 나라였다!!!!
덧 - 조지 로메로 감독님의 영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