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달콤한 고통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이토록 달콤한 고통 (2017년 초판)
저자 - 퍼트리샤 하이 스미스
역자 - 김미정
출판사 - 오픈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67p

 

이토록 치명적이고 극단적인 사랑

 

감성적인 독특한 제목에 끌려 읽게된 작품이다. 어떤 고통이기에 이토록 달콤한건가?...그렇다....
이토록 달콤한 고통을 안겨준 정체는 바로 짝사랑....미치도록 사랑하고 모든것을 바쳐 구애를
펼쳐도 꼼짝 않는 상대는 망부석 그 자체...열번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지만 어찌하여 찍으면
찍을수록 날카로운 도끼 자욱만 더해 가는구나. 냉정한 사람...나에게도 기회를 주시오...ㅠ_ㅠ
독특한 설정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심리용어까지 만들어낸 [리플리]시리즈를
써낸 '퍼트리샤 하이 스미스'의 [리플리]시리즈의 등장을 예고한 작품이다. [리플리]는 작품으로
는 읽지 못했고, '멧 데이면'이 출연했던 리메이크된 영화로 봤었는데 절박하고 희망없는 현실상황
에서 완벽해 보이는 가공의 인물을 창조하여 그 인물로 분하여 유체이탈 화법을 선보이는 안드로메다
행 정신세계를 보며 참 독특하다 생각했었는데, 이번 작품 [이토록 달콤한 고통]에서도 짝사랑에 지치
고 지친 주인공 데이비드가 가망없는 현실을 인정 못하고 뉴마이스터라는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 거짓
과 환상의 뇌내망상 속으로 도주해 버린다. 사실상 [리플리]시리즈 이전에도 이런 인격 분리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심리 서스펜스 장르를 써오신듯 하다는....

 


화학박사로 기업의 자문위원을 맡으며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데이비드는 남들에게 터놓고 말하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바로 오래전부터 짝사랑 해오던 에나벨을 잊지 못하는것...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로 아들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데이브는 오로지 가난한 친정의 성화로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에나벨을 향해 끊임없이 구애의 편지를 보내고 시든때도 없이 가정
집으로 전화를 걸어 데이트 약속을 잡으려 한다. 에나벨이 결혼 후 2년째 집착에 가까운 이런저런 결혼
깨기 시도를 하면서 에나벨의 집 근처에 버젓이 새집을 구입하고 주말엔 데이브의 지인들에겐 이미
돌아가신 어머님의 병간호를 한다며 집을 나서 아무도 모르는 새집으로가 데이브의 뇌내망상의 산물
뉴마이스터로 변신해 상상속 에나벨과 함께 주말을 보내고 돌아오는 이중 생활을 지속한다. 위태로운
날들속 데이브를 짝사랑하는 에피의 등장으로 데이브의 생활에 파문이 일기 시작하는데.....

 


멀쩡한 남의 집에 큰 분란을 일으키며 난입하려는 집착의 끝판왕 데이브의 뻔뻔한 행동은 가정파탄
범으로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그렇게 극단적 집착과 절실함을 드러낼 정도로 에나벨을 열열히
사랑하는 지고 지순의 불페너로도 비쳐져 눈물이 앞을 가리게 만든다...ㅠ_ㅠ 그렇게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면서도 첫사랑을 못잊고 자신의 인생을 망쳐가는 모습을 바라보자니 이토록 치명적
이고 극단적인 사랑이라는 고통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것 같았다. 물론 버젓이 살인을 저지르고 무덤의
흙이 마르기도 전에 정신 못차리고 여전히 에나벨에게 쪼르르 달려가 구애를 하는 데이브의 모습은
이미 정상이 아닌 정신병 환자라고 보기에 충분하지만..머...주변에도 종종 있지 않은가...자신이 한번
맘먹은 것은 무슨일을 벌여서라도 갖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말이다. 물건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틀어쥐겠지만 그 상대가 인간이라면...그것도 여성이라면....그것도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유부녀라면
결과는 달라진다는걸...-_- 완벽에 가까운 성격과 집착에 가까운 소유욕, 자신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에 유체이탈 하는 데이브의 모습은 충분히 공감되는 모습이었기에 욕하면서도 동정이 가더라...

 

사실 이렇다 할 만한 사건은 거의 없다. 마냥 데이브의 시선을 따라 그의 일상적 행동들과 패악질을
보다 보면 이야기는 끝나는데, 지루 할수도 있는 백페이지 이후 본격적인 첫 살인이 발생 되면서
부터는 막장 아침드라마를 팝콘과 곁들여 보듯 이웃을 향한 에나벨, 에나벨을 향한 데이비드, 데이비드를
향한 에피의 얽히고 설킨 일방통행 4각 관계를 시청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탄식도
하면서 즐기며 볼 수 있게 된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작품이 쓰여진 시점이 1960년대 이다 보니 고구마
삼킨 듯한 아날로그 시대의 답답함을 감수 해야 한다는 것이다..-_-;;; 전화를 걸기위해 교환원을 통해
야 하는 시대의 이야기라니...허허...그런 시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절박한 인물의 심리 묘사는
상당히 인상적이라 단점을 감수하고 보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작품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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