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이니
배영익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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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이니 (2017년 초판)
저자 - 배영익
출판사 - 네오픽션
정가 - 13000원
페이지 - 448p

 


감투쓴 투명인간

 

전통 설화 도깨비 감투와 싸이코패스의 연쇄살인이 복합된 독특한 작품이 출간되었다. 현대 범죄물에 감투라니....뭔가
안어울리는것 같으면서도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설정임에는 분명한것 같다. 해외 유명 동화들을 변주한
작품이야 쌔고 쌨지만 우리나라 전통 설화 도깨비 감투를 현대식 스릴러에 들이밀은 작품은 내가 알기론 이작품이 최초
이자 유일한것 같으니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독창적이고 유니크한 작품 아니겠는가...이 작품은 작가의 두번째 장편
이라고 하는데 첫번째 장편이 JTBC에서 드라마화 했던 [세계의 끝]의 원작 [전염병]이었으니 SF와 스릴러의 장르 경계를 모두 아우르는 스펙트럼의 장르작가인듯 하다. 작품의 독특한 소재인 도깨비 감투와 더불어 눈에 띄는 소재가 작가가 만들어낸 '직선의 범죄학'이라는 범죄이론이다. 작품속 연쇄살인범이 신봉하고 신조로 삼는 이론으로 멀리 돌아갈것 없이 자신의 목표로 도달하는 직선의 길에 가로막는 장애물이 생기면 가차없이 제거해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일지라도 말이다....여태껏 범죄작품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마는 살인의 행위 혹은 시체(혹은 머...신체 부위라던가) 같은것에 희열과 도착을 느끼며 반복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데 이번 작품의 살인마는 단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살인을 저지르기에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없어 가해자 특정도 어렵고 살인도 최고의 효율을 위해 최단시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음....목표를 위해 효율적 방법으로 연쇄적 살인을 저지른다...불현듯 떠오르는 이가 있었으니..[그것이 알고 싶다]의 레전드편...보험금 때문에 일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엄여인이 떠올랐다...-_- 죄책감 없이 효율적 상해와 살인을 저지른 싸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이 겹쳐 보인다고 할까....

 


성기담 : 학원을 운영하다 영업 부진으로 문닫을 위기에 처한 기담은 그로인해 부채가 가중되고 어떻게든 돈을 구해 학원을 되살려 보려고 한다. 그에겐 매일밤 여자귀신이 찾아와 괴롭히는데 이 귀신을 쫓기 위해 이혼한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골동품점에 들러 귀신쫓는 장승과 오래된 무명으로 짠 감투를 얻어 오는데......

류PD : 전직 경찰 프로파일러였던 류PD는 형사 사건 현장을 찍어 TV프로그램으로 만드는 PD이다. 어느날 서해바다 외딴
섬에서 큰 가방들이 줄줄이 떠오르고 가방속에서 부패한 시체들이 발견되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류PD는 심상치 않은
연쇄살인 사건의 냄새를 맡고 본격적으로 가방속 시체 유기 사건에 뛰어드는데......

 


기담과 류PD의 개별적으로 보이는 사건들이 페이지를 거듭하면서 싸이코패스로 귀결되고 그 싸이코패스로 인하여 여러 갈래의 물줄기는 하나의 큰 믈줄기로 이어지게 된다. 진지한 연쇄 살인 스릴러에 여자 귀신이나 장승, 감투등의 오컬트적 소재로 인해 진지한 분위기가 저해되는 비현실적 장면들이 다소 연출되기도 하지만 감투씬은 강강강의 강한 사건들의 반복속에 간간이 긴장을 풀어주는 반전의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타인의 모습을 관찰한다는 인간에게 내재된 관음증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니 감투씬은 감투 나름대로의 재미를 선사한다. 투명인간으로 악당에게 혼쭐을 내릴땐 통쾌함까지 느끼게 한다. 어차피 초중반 감투와 싸이코패스의 사건들이 별개로 일어나지만후반부로 치달으며 서로 맞닥뜨리게 되니 아비규환의 난장판이 벌어질 것이라는건 불보듯 뻔한일. 쫓고 쫓기고, 뺏고 뺏기는 아수라장 속 치킨런 게임은 도깨비 감투이기에 줄 수 있는 유희라고 생각된다. 소재도 좋고 가독성도 좋고 캐릭터도 좋은데 폭주기관차 처럼 달리던 이야기가 종점에 도착할 무렵 힘이 약간 달리는것 같아 아쉬웠다.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내심 기대도 하고 어떻게 수습할지 걱정도 됐는데 역시 비현실적 소재이기에 감투의 행방은 그렇게 처리 할 수 밖에 없었나....-_- 머...결말이야 개인적 아쉬움이고...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으로 독특한 범죄 심리학과 프로파일링 기법을 버무려 이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뽑아낸 작가의 스토리 텔링은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것 같다. 작가의 세번째 작품은 어떤 장르적 세계관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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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 엔시 씨와 나 시리즈 3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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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 (2017년 초판)

저자 - 기타무라 가오루

역자 - 정경진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92p




상처입은 영혼을 구원하는 희망의 미스터리




여태껏 이 작품의 작가를 '다카무라 가오루'로 착각하고 있었다..-_-;;; 약간 읽다가 다시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마크스의 산]과는 너무도 다른 이 작품의 스타일 때문에 '와...살벌한 경찰 소설을 쓴 사람이

이런 서정적인 작품을?...정말 다양한 문체와 스타일을 구사하는 작가구나..'라고 생각하며 놀라워 했는데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책 정보를 찾다가 이제서야 이름이 비슷한 다른 작가란걸 알게 되었다....ㅠ_ㅠ;;;

허허....라쿠고라는 일본에만 있는 정통 이야기 공연가인 엔시씨가 등장하여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엔시씨와 

나'라는 시리즈로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여섯편의 시리즈가 발간 되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이 작품을 비롯해 

세편이 출간 되었다. 상당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문체에 여고생, 여대생들의 발랄한 분위기가 어우러 지는 

코지미스터리로 앞서 출간된 두 작품 [하늘을 나는 말]과 [밤의 매미]에서와는 달리 이번 [가을꽃]에서 처음

으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그려진다고 하니 얼마나 일상속 소소한 일들을 소재로 그렸을지 말안해도 알것 

같은 느낌이다. 단편 소설 [소나기]의 여간 잔망스럽지 않은 소녀가 연상될 정도로 산뜻하고 예쁘기까지한 

표지만 봐도 이 미스터리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일지 알 수 있을것 같다.




국문학과 대학생인 나는 어릴적부터 한동네에서 자라는걸 봐오던 고등학교 3년 후배 절친 쓰다와 이즈미

의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된다. 축제준비 기간중 쓰다가 저녁무렵 고등학교 옥상에서 추락하여 사망했다는 

것...옥상에는 쓰다의 신발과 토끼인형이 놓여져 있었고, 옥상문은 옥상 밖에서 잠겨있었으며 옥상문의 

열쇠는 쓰다의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저런 정황들을 놓고 봤을때 쓰다의 투신자살로 보여지며 

사건은 종결된다. 쌍둥이 자매처럼 절친으로 지내오던 이즈미는 쓰다의 사건 이후 눈에 띄게 불안 증세를 

보이며 방황하기 시작하고...어느날 나의 집 문앞 우체통에 정체불명의 쪽지가 발견되고 쪽지에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문구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이 쪽지에 무언가 수상쩍은 

느낌을 받은 나는 쓰다의 죽음과 이즈미의 방황에 대해 행동에 나서는데.....




작품 전반에 걸쳐 학창시절을 추억케 하는 축제준비로 바쁜 학생들의 모습들, 여고생들의 재잘거리는 수다

처럼 정겹고 우정어린 모습들이 어우러져 한번쯤 내가 경험했던 학창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런 서정적이고 정겨운 모습들에 반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다소 무겁고 충격적이라 와닿는 임팩트가

좀 더 강하게 느껴지는 반전 효과가 있는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 평범한 일상속에서 누구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무섭기도 하고 너무나 안타깝기도 한데....절친의 

죽음으로 방황하는 이즈미를 나와 엔시씨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으로 상처입은 영혼의 구원과 용서를 통해 

한뼘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스터리 형식을 빌린 성장소설로 봐도 무방할듯 하다. 안타깝고 슬프지만 

어찌됐던 살아남은 사람은 살아야만 하는 거니까...




앞선 두 작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나'가 나름 사건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를 모은뒤 '나'의 

대학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싸매 추리하여 가설들을 세우고 이 정보들을 엔시씨에게 들려준 후 대망의 결말

부에 엔시씨가 짜잔~ 등장하여 가려져있던 진실을 시원하게 밝혀주는...익숙한 탐정물의 공식으로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구성이라 미스터리물로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이었다. 어느하나 모난 사람 없이 전부

착하디 착한 등장인물들에 잔잔한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이야기들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 제목 처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지금 이 시기에 딱 맞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백화점 현수막 위에 춤추는 정기세일이라는 글자 앞에 '가을'이 붙을 즈음, 투명한 바람이 장난꾸러기처럼

거리를 질주하고, 우리 학생들은 긴긴 방학과 학교 축제 사이의 들뜬 수업을 받는다."



작품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첫 페이지의 첫 문장을 보니 뭔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_-




덧 -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 3편의 시리즈 이후에는 더이상의 출간 계획이 없다고 하니...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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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쇼
임요희 지음 / 답(도서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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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쇼 _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2017년 1판 3쇄)
저자 - 임요희
출판사 - 답
정가 - 13500원
페이지 - 267p




을,병,정



얼마전 도서출판 답에서 [눈쇼]이벤트를 걸었다. 직장에서 겪은 황당하거나, 억울하거나, 어이 없었던 경험을 댓글로
적는 것이다. 하여 내가 예전에 직장서 경험했던 일을 적었고 감사하게도 당첨되어 이 책을 받게 되었다. 그때 적은
글은 이거다.


전직장에서 모 IT회사의 하청을 받아 엔지니어로서 일을 했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런칭 시기라서 다들 바쁘고 정신
없는 와중에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 연일 밤을 새며 갑 회사 장비실에서 박스 깔고 쪽잠을 자고 그랬던 시기였죠....
아무래도 피로가 쌓이고 잠이 모자라다 보니 머리가 멍~해지고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 장비실 바닥 케이블 철거 
작업을 감독을 했죠... 저희 회사에서 또 하청을 준 철거 업체와 함께 철거를 하다가 무심코 장갑을 벗고 작업을 하다가 손이 깊이 베였어요...ㅠ_ㅠ 급하게 작업 중단하고 응급실에가서 새끼 손가락을 8바늘 꿰메고 다시 왔는데 갑 회사의 담당자 분들의 차가운 눈초리...저 때문에 작업 중단되고 시간 촉박한데 일정이 미뤄진 것에 대한 원망의 눈길을 그대로 받아내야 했죠... 다쳐서 그런거라 다들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그 눈길 때문에 을의 서러움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ㅠ_ㅠ 지금도 손가락의 흉터를 볼때면 그때 생각이 나네요...



직장 안에서든, 업체던 사회생활에서 자연스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하 수직관계인 갑과 을의 관계....이런 갑을
관계에서 비롯되는 여러 감정들이 이 단편집에 실려있는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한다. 내가 겪었던 을의 설움이...치열
하게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의 애환이...이 작품을 통해 때로는 화나게, 때로는 웃프게 다가온다. 이 작품에 담긴 10편의 이야기들중 대부분이 사회생활을 하며 남의 돈을 벌어오는데 따르는 압박과 애환 담겨있고 쓸모없는 무직자들은 가차 없이 도태되버리는 냉정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1. 조개가 된 남자
36도의 수은주를 넘나드는 불타는 더위 속의 사무실...사장은 에어컨을 들여놨지만 가동 시키는것은 금지 시켰다.
어제 먹은 비브리오균에 절은 조개구이의 조각들이 위속에서 부패하기 시작하고 도저히 못참겠다. 자리를 비운 
사장의 자리에서 서랍을 뒤져 리모컨으로 에어컨을 가동 시킨다. 순식간에 끈적한 기온은 내려가고....기분도
상쾌해지려는 찰나...문이 벌컥 열리고 사장이 격노하며 에어컨을 가동 시킨자가 누구인지 다그치는데.......
- 규모가 작은 회사의 자린고비 사장이라면....머...가능한 에피소드 인것 같기도....-_- 타는듯한 더위와 위장속
부패하는 조개로 인해서인지 나는 냉장고가 터지고 씹었던 껌이 부풀어 오르는 공상? 망상의 나래를 활짝 편다.
그래도 어쩌랴...남의 돈으로 먹고 살려면 더러워도 참고 버텨야하는 것을....ㅠ_ㅠ 앞만보며 달려가는 샐러리맨들
의 비애를 현실과 망상의 경계 붕괴를 통해 처절하게 그린다. 더위 때문에 회사를 때려치려 하던 내가 직위가 올라
가면서 어느새 이해하지 못하던 워킹머신이 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



2. 눈쇼
직장에서 변변찮은 업무실적으로 그림자 생활을 하던 C는 어느날 전무와 함께한 회식에 노래방 자리에서 사람들의
권요로 마이크를 건네 받지만 자신이 노래 실력이 없다는걸 아는 C는 노래를 거부한다. 한순간 C의 노래거부로
인하여 찬물을 끼얹은 듯한 적막이 흐르고...뭐라도 해야 겠던 C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항상 보여주던 눈쇼를 시작
하는데...
- 정말로 개그맨 '이경규'씨의 주특기 눈알 굴리기와 같은 눈 쇼이다. 살기 위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지
러움을 참고 처절하게 눈알을 굴리는 C의 치열함은 회사생활을 하는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어
지는 C의 참혹한 행동의 결말은 냉혹한 사회라는 현실속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3. 딸기의 밤
남편과 이혼 후 절반이 되버린 재산 탓에 반지하에 살게된 여성....반지하에 살면서 1층 쌍둥이집 부부와 빨래, 
주차등의 문제로 끊임없이 불화를 겪는데....
- 여자의 적은 여자....가난한 자의 적은 가난을 아는자 인가?...반지하 여성을 향한 이유없는 적의는 무섭기 까지
하다....나라면...벌써 살인 날듯...[스트로베리 나이트] 건졌다...



4. 집에 가기 싫어
스물다섯 한창 청춘인 나이의 여성 둘....유난히 집에 가기 싫어 하던 그녀들은 우연히 만난 서른다섯의 유부남
둘을 만나 술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모텔도 가고.....
- 아...이십대의 자유로움이란....흐릿한 미래의 불안감을 떨치기엔 술퍼먹고 원나잇이 최고....하지만 24시간
해장국 집에서 일탈로 잠시 떠났던 현실은 다시 돌아오게 된다...



5. 그린 플라스틱
대필작가로 근근이 벌어먹는 나와 잘나가던 소설가 여동창과의 우연한 만남...그리고 의문의 죽음.....



6. 루어
낚시에 도가 튼 외삼촌의 꿈은 태국 민물에 서식하는 대형 가오리를 잡는 것이다. 그런 외삼촌이 보이스피싱에
당해 큰 금액을 날렸다는 사촌동생의 전화를 받고 직접 만나보기 위해 외삼촌 댁을 찾는데.....
- 외삼촌의 목표이자 꿈이던 월척에게 매몰되버린 인생...



7. 문상
행시준비중인 남편을 위해 아내는 책값으로 문화상품권을 건넨다...남편은 퇴폐 햄버거 가게에서 받은 문상을
학생인 서빙녀에게 건네고....서빙녀는 오빠에게...오빠는.......
- 그렇게 사람들의 손을 타던 문상은 다시 아내에게로 오고....주는 사람들은 마음 편하게 주는데 받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은 아이러니함..-_- 그렇게 각기 다른 마음을 품은 사람들의 문상이 흘러가는 이야기
이다. 문상을 통해 서로 얽혀 있는 인간관계를 보는 재미가 있는 단편이었다.



8. 바이오매트 여인
신제품 바이오매트를 구매하시면 정력이 세집니다. 못믿으시겠다구요? 그럼 저희 회사에서 일주일간 정력을 시험
해볼 여직원을 보내드리겠습니다!!!!
- 잉?..-_- 신개념 접대 마케팅에 일환인가?...아내를 사별하고 미모의 여인과 바이오매트에서 한판승을 펼치며
사도마조히즘에 눈뜨게 되는 노년의 황금빛 회춘 프로젝트!! 



9. 부러우면 지는 거야
치킨을 뜯으며 고교 동창 모임에서 맥주를 마신 나는 실직 후 아내에게 쫓겨났다. 자신의 아이인지 남의 아이인지
모를 아기를 임신하더니 이내 유산 됐다는 아내를 향해 손찌검을 한것이 퇴출의 결정적 원인인것...맥주를 마시고
아무렇지 않게 집에 귀가했는데...아내는 출산을 했단다...
- 다른 단편들과 마찬가지로 우스꽝스럽지만 과장된 상황들 속에서 실소가 새어 나오는 웃픈 블랙 코미디이다.
역시 다른 단편들과 마찬가지로 실직하고 힘못쓰는 남편이 가정에서 도태되는 이야기...



10. 예술가의 탄생
유여사와 한씨 사이에서 태어난 킴벌리는 유여사가 다니는 휴지공장에서 빼돌린 휴지더미들을 이용해 생리대를 
만들어 팔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 킴벌리는 태어난 이후로 아버지 유씨를 단 두번 봤는데 두번 모두 한밤중
유씨와 섹스중인 모습 이기에 아침을 기다려 한씨를 제대로 보고 싶지만 아침이 밝아 눈을 뜨면 한씨는 가출해
버린 상태....화가난 유여사는 한씨에게 복수하기 위해 행동을 계시한다....
- 유한 킴벌리.....작명 센스 만으로도 골때리는 단편이었다. 역시 가장으로 아무런 쓸모 없는 변변찮은 한씨를
향한 적의가 가득한 단편이다.



굉장히 직설적이고 상당히 과장되고 극한으로 내모는 상황들 속에서도 이시대를 살아가는 을로서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캐치한다. 망상과 현실의 적절한 균형과 처절한 현실을 
웃픈 블랙 코미디로 승화하는 작품집이었다. 이 작품이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는데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인듯....
(미모도 겸비한 작가님이더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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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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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2017년 재판)

저자 - 하명희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6p

 


그녀와 나의 사랑의 온도는 몇도?

 


실로 얼마만에 읽는 한국 연애소설인지 모르겠다...아니...한번이라도 읽어본적이 있던가....매일 SF 아니면 피비린내 나는살인사건만 읽다가 멜랑콜리한 연애소설을 읽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의외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 놀랐다. -_- 2014년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로 출간된 작품인데 곧 SBS에서 방영될 드라마의 제목을 그대로 따와서 새제목, 새옷을 입고 산뜻하게 재출간 되었다. 작가는 여러 굵직한 드라마 각본을 써낸 방송드라마 작가로 무려 [사랑과 전쟁]의 각본을 5년간이나 써온 베테랑 작가라고 한다. 그 극악하고 도저히 통념상 일어날것 같지 않은 결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써왔으니 어찌보면 사랑과 배신에 관해선 모든것을 통달한 스페셜 리스트 작가인지도 모르겠다...

 


연애소설은 딱 이렇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작품을 펴들었는데, 대강의 공식은 여느 연애소설과 다를바 없는것 같다. 선남선녀의 어색한 첫만남...설레는지도 모른체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들어가고....어떤 계기로 간발의 차로 어긋나는 사랑과 처절한 짝사랑의 시작...대외적으로는 친구관계지만 하는 짓거린 누가봐도 연애하는것 같은 관계 등등등등~ 머..사람 사는거야 다 비슷하니 각자의 연애도 디테일의 차이일뿐 대략적으론 비슷하겠지...근데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건 통통튀는 공감 넘치는 대사들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상황에 잘맞고 뭔가 있어 보이는 말들이라 정말로 어디에 써놓고 그 상황에서 쓰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트렌디 하고 감각적이었다. 짧은 시간내에 효율적으로 시청자에게 스토리를 전달해야 하는 방송 작가이기 때문일까?...덕분에 술술~ 읽히는 가독성 하나는 끝내주는 작품이었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 현수와 홍아는 PC채팅으로 친구가된 착한스프를 오프에서 보게 되고, 무뚝뚝한 성격의 착한스프는 홍아와만 친하게 지내는것 같다. 그렇게 친구가 된 착한스프 정선과 현수는 2차례 더 만나면서 현수의 마음속엔 정선이 서서히 자리잡고 정선에게 마음을 고백하려는 순간 정선에게 새로 사귀게 된 여인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대로 정선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하지만...정선을 향한 사랑은 점차 깊어져 가는데......

 


모두에게 인기 있는 절친 홍아, 열렬히 짝사랑하는 프랑스 요리 쉐프 정선, 자신만을 바라보고 고백하는 부유한 젠틀맨 정우 그리고 털털한 방송작가인 나 현수. 이 네명의 얽히고 설킨 사랑의 막대기는 서로 교차되면서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애초에 내가 예상했던 결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줘 상당히 쇼킹했다...(실제 드라마에서 원작의 결말을 따라갈지 아닐지 모르겠지만....논란이 될만한 반전 결말이더라는...-_-;;;) 그들이 왜 짝사랑에 머물러야 했는지에 대한 가려져 있던 진실을 보고 있자니...아줌마들이 막장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유를 살짝 이해 할것 같기도하다..-_-;;;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아닌 서서히 예열되는 사랑의 온도는 몇도인가?...다른곳만을 바라보는 상대를 열렬히 짝사랑하는 온도는?.....이렇게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사랑을 해본적이 없어 몇도인지는 모르겠다만...안타깝게 엇갈리는 청춘 남녀들의 젊음을 불싸지르는 사랑의 온도가 타들어 갈것처럼 뜨거울 것이란건 알 것 같다.

 


뭣보다 재미있는 작품이다. 통속소설이 재미있으면 됐지....머...결말의 충격적 반전도 숨겨져 있다. 곧있으면 드라마로도 방영한다. 더이상 뭘 더 바라랴....영화 [접속]을 연상케 하는 PC통신 시절의 추억의 배경과 방영될 드라마에서 현수 역으로 현실연기의 달인 '서현진'이 출연할거란 것 만으로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치솟는다. 꼭 드라마 본방사수 해서 원작이랑 비교해 봐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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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짓기
정재민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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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짓기 (2017년 초판)

저자 - 정재민

출판사 - 마음서재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88p




마지막 한 페이지의 반전




방대한 분량, 치밀한 묘사, 전기를 보는 듯한 일대기적 서사, 고조되는 긴장감....그리고 맞닥뜨리게 되는

마지막 한 페이지의 반전....-_-;;;;; 그리고 너희들은 다시 첫장을 들쳐보게 될것이야!....[살육에 이르는 

병]의 충격적 반전에 따른 아련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고...그러나 [살육병]과는 달리 첫장을 들쳐봐도

혼란스러운 머리속은 쉽게 정리될줄 모르고 마음을 다잡고 곰곰이 생각해도 흐릿~한 모호한 이미지만 가득

하다. 아....어디부터가 트릭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란 말이냐!!!!!! ㅠ_ㅠ 작가 후기에 답안이라도 써줘야

하는것 아닌가? 작가님아....(아쉽지만 답안은 커녕 작가후기 마저 없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딱 이말이 들어 맞는 작품이었다. 글쓰기란 창조적 활동에 인간에게 잠재된 근원적 폭력성과 판도라의 상자

를 열고픈 몹쓸 호기심에서 비롯된 비극을 조합한 전혀 새로운 미스터리였다. -_- 작가가 공대 출신의 소프트

웨어 엔지니어로 9년간의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작품도 마치 프로그램 언어의 로직을 보는듯한 오류가

통용되지 않는 논리적 구조에 입각한 작품이라 생각하니 뭔가 들어 맞는것 같기도 하다. -_-;;;; 닭집 아저씨가 

아니라 이런 어엿한 전업작가로서의 성공적 행보에 첫발을 내딛는 작품이랄까...작품은 두가지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고 그 이야기들이 진행될수록 서로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고조되는 긴장속에 명확한 진실을 갈구할때

쯤 느닷없이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속았지?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해 볼까?' 라는듯이 독자를 벙찌게 만든다...

반전에대해 이해하면서 작가가 작품속에 숨겨놓았던 트릭들이 무엇이었나 반추하게 하지만....그럴라면 분량이

라도 짧게 쓰던가...무려 오백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속에서 숨겨진 트릭을 찾으려 하니..-_-;;;; 이거원

처음부터 다시 읽을 수도 없고...허허허....ㅠ_ㅠ 아...님아....



1. 첫번째 이야기

소설가 나는 첫번째 소설의 성공 이후 점차 하락세로 돌아서는 인기 때문에 출판사 선배의 권유로 무작위로 

일반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취재하며 소설의 소재를 찾는다. 그러던중 미술관에서 매화 그림을 유심히 보는

얼굴의 반이 흉하게 화상자국을 가진 남자 보게 되고, 그의 화상자국의 이유와 걸어온 인생이 궁금해 접근한다.

사회복지사라는 화상남의 이름은 정인. 순조롭게 대화를 나누던중 본론인 화상 얘기를 꺼내자 급작스럽게 분노

를 표출하며 정인은 소설가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탁자에 머리를 내리 찍은뒤 서둘러 자리를 뜬다. 당황스럽고

화가난 나는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각 지방의 사회복지사를 찾아보고 마침내 정인이 근무

하는 곳을 찾아내는데......


2. 두번째 이야기

얼굴의 하얘서 지어진 듯한 이름 희연...어린 시절부터 강원도의 탄광촌 도계에서 자란 그녀는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 60년대의 가난과 가족의 학대 속에서도 영롱한 진주구슬 처럼 그녀만의 빛을 발하며 당차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소녀로 성장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반대하는 아버지의 구타를 참아가며 시내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침내 간호대학에 진학한 희연은 부유한 대부업자의 아들과 연애를 시작 하면서 그녀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는데....





두가지 이야기 모두 매력적인데, 첫번째 이야기는 인간의 호기심과 오지랍? 에서 비롯되는 참극을 그리는 미스터리

소설로....두번째 이야기는 6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모녀가 겪는 비극과 모진 고난사를 보여주는 음...

오전 9시 KBS 2TV에서 방영되는 60년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여성의 일대기를 그리는 드라마 [TV소설 꽃피어라

달순아]를 연상하게 만든다. 물론 드라마 보다 백배는 더 암울하고 자극적이며 비극적이지만...-_- 두 매력적인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두 이야기 사이의 접점을 찾기위해 추리하고 연관성을 가늠하게 만드는데...마지막 페이지

전까진 절대 찾을 수 없을거다...ㅎㅎ 나야 사회복지사의 범죄의 당위성을 보여주기 위해 2대에 걸친 잔혹사를 

그렇게 많은 페이지를 들여 보여주는가 싶었다...그러면서 머 인생 살면서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없듯이 우리가 

흔히들 갖는 평범한 사람들의 겉모습 내면에 숨겨진 사연, 진짜 속마음에 대한 호기심이 갖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날리는 그런 작품인가 싶었는데....-_-;; 머...반전이야 그렇다 치고...어쨌던...혹시라도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

하기 위해 마지막 페이지를 펴봐도 읽지는 말것을 당부한다. 



작가님이 불어넣은 욕망 덕분에 제 머리는 이렇게 혼란 스럽습니다...ㅠ_ㅠ




덧1 - 작품속 두가지 이야기에 모두 언급되는 주말의 명화에서 방영 했다는 3가지 옴니버스 공포영화 [심야의 미술관]

      은 실제 주말의 명화에서 방영했던 리얼 참트루 영화였다....물론 찾아 보는거 거의 불가능 한듯 싶지만....소개

      되는 플롯 만으로도 상당히 궁금해 지는 영화긴 한데...



덧2 - 개인적으로 [살육병]같은 명쾌한 서술트릭은 괜찮았지만 이 작품 같은 모호한 트릭은 취향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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