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엔시 씨와 나 시리즈 3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가을꽃 (2017년 초판)

저자 - 기타무라 가오루

역자 - 정경진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92p




상처입은 영혼을 구원하는 희망의 미스터리




여태껏 이 작품의 작가를 '다카무라 가오루'로 착각하고 있었다..-_-;;; 약간 읽다가 다시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마크스의 산]과는 너무도 다른 이 작품의 스타일 때문에 '와...살벌한 경찰 소설을 쓴 사람이

이런 서정적인 작품을?...정말 다양한 문체와 스타일을 구사하는 작가구나..'라고 생각하며 놀라워 했는데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책 정보를 찾다가 이제서야 이름이 비슷한 다른 작가란걸 알게 되었다....ㅠ_ㅠ;;;

허허....라쿠고라는 일본에만 있는 정통 이야기 공연가인 엔시씨가 등장하여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엔시씨와 

나'라는 시리즈로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여섯편의 시리즈가 발간 되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이 작품을 비롯해 

세편이 출간 되었다. 상당히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문체에 여고생, 여대생들의 발랄한 분위기가 어우러 지는 

코지미스터리로 앞서 출간된 두 작품 [하늘을 나는 말]과 [밤의 매미]에서와는 달리 이번 [가을꽃]에서 처음

으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그려진다고 하니 얼마나 일상속 소소한 일들을 소재로 그렸을지 말안해도 알것 

같은 느낌이다. 단편 소설 [소나기]의 여간 잔망스럽지 않은 소녀가 연상될 정도로 산뜻하고 예쁘기까지한 

표지만 봐도 이 미스터리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일지 알 수 있을것 같다.




국문학과 대학생인 나는 어릴적부터 한동네에서 자라는걸 봐오던 고등학교 3년 후배 절친 쓰다와 이즈미

의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된다. 축제준비 기간중 쓰다가 저녁무렵 고등학교 옥상에서 추락하여 사망했다는 

것...옥상에는 쓰다의 신발과 토끼인형이 놓여져 있었고, 옥상문은 옥상 밖에서 잠겨있었으며 옥상문의 

열쇠는 쓰다의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저런 정황들을 놓고 봤을때 쓰다의 투신자살로 보여지며 

사건은 종결된다. 쌍둥이 자매처럼 절친으로 지내오던 이즈미는 쓰다의 사건 이후 눈에 띄게 불안 증세를 

보이며 방황하기 시작하고...어느날 나의 집 문앞 우체통에 정체불명의 쪽지가 발견되고 쪽지에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문구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이 쪽지에 무언가 수상쩍은 

느낌을 받은 나는 쓰다의 죽음과 이즈미의 방황에 대해 행동에 나서는데.....




작품 전반에 걸쳐 학창시절을 추억케 하는 축제준비로 바쁜 학생들의 모습들, 여고생들의 재잘거리는 수다

처럼 정겹고 우정어린 모습들이 어우러져 한번쯤 내가 경험했던 학창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런 서정적이고 정겨운 모습들에 반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다소 무겁고 충격적이라 와닿는 임팩트가

좀 더 강하게 느껴지는 반전 효과가 있는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 평범한 일상속에서 누구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무섭기도 하고 너무나 안타깝기도 한데....절친의 

죽음으로 방황하는 이즈미를 나와 엔시씨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으로 상처입은 영혼의 구원과 용서를 통해 

한뼘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스터리 형식을 빌린 성장소설로 봐도 무방할듯 하다. 안타깝고 슬프지만 

어찌됐던 살아남은 사람은 살아야만 하는 거니까...




앞선 두 작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나'가 나름 사건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를 모은뒤 '나'의 

대학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싸매 추리하여 가설들을 세우고 이 정보들을 엔시씨에게 들려준 후 대망의 결말

부에 엔시씨가 짜잔~ 등장하여 가려져있던 진실을 시원하게 밝혀주는...익숙한 탐정물의 공식으로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구성이라 미스터리물로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이었다. 어느하나 모난 사람 없이 전부

착하디 착한 등장인물들에 잔잔한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이야기들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 제목 처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지금 이 시기에 딱 맞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백화점 현수막 위에 춤추는 정기세일이라는 글자 앞에 '가을'이 붙을 즈음, 투명한 바람이 장난꾸러기처럼

거리를 질주하고, 우리 학생들은 긴긴 방학과 학교 축제 사이의 들뜬 수업을 받는다."



작품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첫 페이지의 첫 문장을 보니 뭔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_-




덧 -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 3편의 시리즈 이후에는 더이상의 출간 계획이 없다고 하니...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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