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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자살 - 개정판 ㅣ 변호사 고진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평점 :
정신자살 (2017년 초판)_변호사 고진-3
저자 - 도진기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28p
어둠의 변호사 VS 매드 사이언티스트
뭐지?...내가 지금 뭘 본거지?!!!! 마지막 장을 덮고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몹시도 혼란 스럽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놀라웠지만 사백여 페이지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몇 페이지에 내 영혼은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미쳐버린 광기에 휩싸인 다섯
페이지는 충격이란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몹시 음습하고 다크한 기괴함을 방출한다. 얼마전 읽었던 [전기
인간]도 무척 놀라운 결말을 보여줬는데....이 작품은 진정한 괴작이라 평할만 괴랄한 작품인 것이다!!!!
놀랍다....한국에 진정 이런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르의 이야기를 잘 버무려 놓고 예상 가능한 모든
결말을 비웃듯이 가장 아스트랄한 마무리를 뚝심있게 밀고 나갈 강단을 가진 작가가 있을 줄이야...이 작가..
진짜 천재던가...아니면 진짜 광인이던가...-_-;;; 정말 이 작품으로 내 의식은 안드로메다행...극한의 아스
트랄을 경험하게 하는구나...한동안 충격이 꽤 오래 갈듯...ㅠ_ㅠ
좌우간....부장판사를 거친 현직 변호사 작가가 써낸 '변호사 고진 시리즈' 3편으로 2편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에서 1년이 지난 뒤가 이야기의 배경이다. 그리하여 2편에서 엑스트라일줄 알았던 매혹적인 룸살롱 마담
류경아가 3편에서도 등장하여 어느덧 조연의 자릴 꿰찬다. 삽질만 하던 강력계 팀장 이유현은 그사이 경위에서
경감으로 진급까지 했으나 역시 삽질 수사는 3편에서도 여전하고 가장 주목할 등장인물이 바로 이탁오 박사이다.
[정신자살]이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시술하는 정신과 박사인데, 이 박사와의 만남으로 고진은 판사를 때려치고
어둠의 변호사의 길로 들어가게 만든 장본인으로 그려진다. 고진과 이탁오 박사는 서로가 특유의 또라이 아우라
를 알아보고 본격적인 대결 모드로 흘러가며 이야기의 긴장을 증폭 시킨다.
[등장인물]
고진 - 어둠의 변호사
이유현 - 강력계 팀장
류경아 - 압상트 바의 주인, 고진의 비공식 조수
이탁오 - 정신과 박사, 정신자살의 창시자
신재인 - 정신자살 연구소 이탁오 박사의 비서
한다미 - 길영인의 1년전 부터 실종된 아내, 화가
길영인 - 한다미의 남편, 아내를 잊지 못해 정신자살 시술을 받는다.
박재성(死) - 이탁오 박사에게 4년전 부부상담을 받았던 남편
우호선 - 이탁오 박사에게 4년전 부부상담을 받았던 아내
태정우 - 한다미와 불륜관계, 성형외과의, 천나영의 남편
천나영(死) - 한다미의 절친, 태정우의 아내
한초록 - 한다미의 여동생
김도열 - 한다미의 대학 선배
프리버드 - 한다미의 온라인 친구
1년전 쪽지한장을 남기고 가출한 아내를 잊지 못하는 길영인은 하루하루 잉여로 살아가다 우연히 본 인터넷 페이지
의 정신자살 사이트를 보고 직접 정신자살 연구소로 찾아간다. 물리적 고통에서 벗어나 자살을 원하는 원초적 정신
을 자살시킴으로서 궁극적으로 병든 마음을 치료한다는 이탁오 박사의 말에 휘둘려 삼천만원을 치료비로 지불하고
5회에 걸친 정신자살 시술을 받게된다. 시술 이후 자살에 대한 충동은 사라지고 본격적으로 아내를 찾기 위해 아내
의 인터넷 메일을 보게된 길영인은 아내가 사라지기 훨씬 전부터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혼란에 휩싸이고..
아내를 찾는 와중에 점차 기억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고....길영인은 이 블랙아웃 현상이 정신자살 시술로 인한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데.....
초중반만 해도 정신자살이라는 독특하고 참신한 발상과 이 시술로 점차 인생이 망가져 가는 길영인의 모습을 그가 쓴
수기를 통해 그리는 싸이코 심리 서스펜스에 [라 트라비타아타의 초상]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건물 구성도까지
첨부하며 살인 트릭을 추리하게 만드는 정통 미스터리 장르를 혼합한 엄청난 작품이라 생각하며 읽었더랬다.....
그러면서 미치광이 이탁오 박사와 그의 기행을 보는 재미까지 섞이고 각 등장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 까지...
한편의 미스터리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기분으로 즐기며 읽었더랬다...그렇게 시체가 하나, 둘 쌓이고 감춰진 진실들
이 희미하게 형체를 드러내고 고진이 특유의 날카로운 직관으로 길영인에 얽힌 모든 미스터리를 풀어 냈을때! 첫번째
소름이 돋았다....뒤이은 고진의 추리에 대한 변을 보면서 다소 충격적이지만 '그래...이정도면 납득할만은 하지...'
라는 생각으로 읽었더랬다....그리고...대망의 마지막 5페이지....아...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미쳤다...진짜.ㅋㅋ
분명 이 마지막 다섯 페이지로 이 작품 전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것이다. 나야 워낙 신선하고 충격적이라 열광하긴
했다만(게다가 완전 내 취향이었다.)....이런 급 다크판타지스러운 전개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비칠지 우려
되기도 하고...처음부터 끝까지 지극히 현실로 가다가 급 초현실로 마무리 짓는 작가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아..흥분이 가시질 안네...대박!! 마지막 박사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것 같다..'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덧 - 마지막 장면은 완전 '존 카펜터'감독의 미친 영화 [매드니스]가 떠오르는 결말이었다.
오랜만에 이 영화 땡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