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챗봇을 설치하겠습니까? 한무릎읽기
은상 지음, 손수정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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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챗봇을 설치하겠습니까? (2023년 초판)

저자 - 은상

출판사 - 크레용하우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108p

외로챗봇이라면 AI 친구도 괜찮을 듯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상황을 그리는 작품들이 이어지고 있다. 시리를 떠올리게 하는 휴대폰 인공지능에게 발목이 잡힌 남자를 그리는 코믹 영화 [하이, 젝시]나 인공지능 자체와 사랑에 빠지는 [HER], 같은 류의 스릴러 [엑스마키나] 등등 장르불문의 작품들이 쏟아져나오는 중인데, 초딩과 인공지능의 우정을 그리는 초등동화가 출간됐다.

과연 인공지능과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외로 챗봇이라면 가능할지도....

머리감기 싫어하고 숙제는 제출 바로 직전에 벼락치기하는 조금은 게이른 여진은 마음을 나눌만한 친구가 없다. 하지만 우연히 외로챗봇이라는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면서 외로와 친구가 된다. 고민도 들어주고, 무조건적인 여진의 편이 되어주며, 숙제도 척척 해주는 외로는 어느새 여진에게 최고의 친구로 자리잡게 되는데.....

일단... 작중의 여진은 우리 첫째를 보고 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극강의 싱크로를 자랑한다. 아님 요즘 애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런 건가.... 어쨌던 부모로서 작품을 읽으면서 항상 휴대폰을 끼고 유튜브를 보는 요즘 아이들의 성향이나 생각을 엿보고 조금은 이해해보도록 노력하자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다. 작품 속 여진이도 부모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니 불만만 쌓이는 거다. ㅠ_ㅠ 소통의 부재. 가족간에 가장 필요한 조건은 소통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여진은 외로와 소통하면서 외로에게 마음을 열고 고민을 나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적인 내편이 생긴다면 설령 그것이 알고리즘에 의한 영혼없는 응원일지라도 위안이 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에 외로챗봇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기울이자. 때로는 따지고 혼내는 것 보다 말없이 안아주자. 챗봇이 할 수 없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해내자라는 다짐을 했다. 아동용이지만 부모도 마음이 따땃해지는 미래지향 감성동화이다. 부모와 딸아이가 함께 읽는다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돼리라.

이거 원. 정말로 출시된다면 외로챗봇 나도 깔아야겠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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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추리반 아이들 - 어린이를 위한 과학 사고력 동화,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2024 아침독서 추천도서 한경 아이들 시리즈
윤자영 지음, 이갑규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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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추리반 아이들 (2023년 초판)

저자 - 윤자영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33p

신기한 과학을 추리하라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마술쇼를 보러 갔다. 부제가 신기한 과학 마술이었는데 우선 마술을 보여준 뒤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여 사실은 마술이 아니라 과학 현상이었음을 알려주는 나름 학습적 마술쇼였다. 이 작품은 과학을 추리와 접목하여 좀 더 흥미있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학습동화이다. 사건 속에 숨겨져 있는 단서들을 종합하여 결과를 추론하는 추리와 과학은 마술처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까 싶다.

과학이론으로 본격 미스터리를 쓰는 '윤자영'작가의 어린이를 위한 과학 추리 동화이니 본캐와 부캐의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콜라보가 아닌가.

과학 영재반인줄 알고 지원했던 4학년 아이들은 탐정 자격증이 있는 최국일 선생님의 지도아래 과학 추리반에 들게 된다. 아이들은 소금물의 농도를 맞추고 무지개 색을 통한 자물쇠 비밀번호 맞추기, 빛의 굴절을 통한 좀비 찾기 등 기상천외한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당연하지만 작품속 문제들은 초등 3학년부터 6학년까지 과학 교과 내용이 연계되어 있다. 과학은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라는 작가님의 노력이 묻어있는듯 하다. 특히 '자동차 우유 테러 사건' 속 트릭은 본인이 참여중인 본격 미스터리 모임에서 논의 되었던 트릭이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나중에 본격 작가가 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데 ㅎㅎㅎ

그보다 울 딸들도 과학과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먼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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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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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2024년 가제본)

저자 - 피터 스완슨

역자 - 이동윤

출판사 - 푸른숲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486p

명품 스릴러의 귀환

영미 스릴러로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발칙한 쾌감을 선사했던, 작가의 최고 아웃풋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속편이 출시됐다. 전작의 제목을 비틀면서 마구 호기심을 자극하는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 그것이다. 무려 7년만의 속편이라니.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역전의 용사들이 귀환하였다니 그때의 흥분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른다. 핫핫핫.

형사를 그만두고 사설탐정으로 활동하는 킴볼에게 과거 교직에 있을 당시 제자였던 조앤이 찾아온다. 그녀가 찾아온 이유는 남편의 내연녀를 조사해 달라는 것. 이에 조앤의 남편이 있는 부동산 사무소에서 함께 일하는 여성 팸을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사를 위해 접촉했던 킴볼은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마는데.....

전작의 희대의 악녀 VS 싸이코패스의 대결은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작가의 특징이 비록 악이지만 매력이 넘치는 악으로 캐릭터 빌드업을 잘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조앤이라는 새로운 빌런을 내세워 스릴감을 느끼게 한다. 평범했던 소녀가 순수한 악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한달까. 죽여 마땅한 놈을 처리하기 위해 남녀가 합작하는 장면은 과연 전작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어서 마침내 과업을 달성한, 선을 넘어버린 그녀가 느끼는 희열감. 그리고 마약처럼 계속 찾게 되는 중독성까지. 자연스럽게 죽여 마땅한 사람은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던 전작의 싸이코패스 악녀 릴리와 비교하게 된다.

구성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서 먹혔던 요소들을 조금씩 비틀어 전작을 읽은 사람에겐 과거의 향수를, 새로운 독자에게는 전작과 마찬가지의 기막힌 충격을 선사하도록 영리하게 써낸다. 각장의 마지막에 펼쳐지는 충격적 전개야 말로 이 시리즈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늘어지는 부분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속도감이야 말로 이 작품의 초강점이다. 더불어 후반부에 펼쳐지는 조앤과 릴리의 대결이나 제목의 중의적 의미까지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된 거 3편도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게 더 없이 반갑달까. 릴리와 킴볼의 콤비네이션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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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트릭, 공식, 규칙 110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지음, 송경원 옮김, 모리세 료 감수 / 요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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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2023년 초판)

저자 - 미스터리사전편집위원회

감수 - 모리세 료

역자 - 송경원

출판사 - 요다

정가 - 19500원

페이지 - 379p

미스터리 집필에 있어 확실히 도움이 되는 책

추리작가로 등단한지 3년차. 작품을 계속 쓰고 있음에도 여전히 창작은 어렵다. 수많은 작품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이지만 가끔은 이 책과 같은 치트키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이라고 추리작품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복선과 반전의 쾌감은 거의 모든 장르에서 필요로하는 재미 요소이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미스터리를 쓰려고 한다면 내가 쓰려고 하는 장르는? 캐릭터는? 배경은? 트릭은? 등등등. 생각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때 이 책을 옆에 두고 있다면 이야기를 설계하기에 좀 더 수월하리라.

본인은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보고 미스터리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장르 자체가 스포일러인 감이 없진 않지만 [살육병]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는 초유명 미스터리이므로 본인이 선호하는 장르는 서술트릭이다. 그럼 서술트릭이란 무엇인가? 본격은? 클로즈드 서클은? 도서 미스터리란? 미스터리에도 다양한 하위장르가 존재한다. 내가 쓰고싶은 이야기는 어떤 장르에 속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본인은 이때까지 스릴러와 서스펜스의 차이를 모르고 있었다. 둘이 비슷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다른 점은 무엇인지 몰랐다는 말이다. 이 책 1장. 장르 챕터에서는 다양한 미스터리의 하위장르를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여 장르적 구분을 돕는다.

기똥찬 서술트릭을 써야지 마음 먹었다면 서술트릭에서 어떤 기법을 사용할지를 정해야 한다. 성별, 시간차, 인물, 서술형식, 작품 속 작품, 문장의 일부, 문장 이외 등등등 다양한 기법을 알아야 내가 쓰고자 하는 작품에 적용하는데, 이런 기법들을 막연하게 찾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그때 이 책을 펼쳐든다. 177P에 서술트릭에 대한 기법들이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참고 소설들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작품의 트릭은 알려주지 않는다. 다른 작가의 작품 속 트릭을 알고 싶다면 직접 읽는 수 밖에 없다. 미스터리 장르 작품들의 트릭을 정리하여 알려주는 작법서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역시 밀실을 정리했을 뿐 핵심 트릭은 공개하지 않는다. 결국 양질의 작품을 많이 읽는 게 집필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이다.

어쨌던 장르, 상황, 트릭, 캐릭터, 장치, 공식까지 총 6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으로 작품의 구상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는만큼 즐길 수 있고 알면 알수록 정교해지는 게 미스터리라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가이드북],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문], [밀실 대도감] 그리고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이 4권은 추리작가라면 책상 옆에 두고 수시로 꺼내 읽어야 하는 작법서라고 생각한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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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 붉은 박물관 시리즈 1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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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 (2023년 초판)

저자 - 오야마 세이이치로

역자 - 한수진

출판사 - 리드비

정가 - 16900원

페이지 - 376p

범죄에 종결이란 없다

[왓슨력],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와 같은 기발한 설정의 본격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신작이 출간됐다. 일본 내에서 발생한 모든 범죄자료를 보관하는 붉은 박물관. 그중에서도 십수년 이상된 미해결된 사건을 파헤치는 경찰 본격 미스터리로 일본의 콜드케이스라고나 할까. 경찰 미스터리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발로 뛰며 단서를 수집하는 경찰물은 아니다. 굳이 뛰어다닐 필요가 없다. 단서는 [붉은 박물관]안에 다 있으니까.

경찰로서 저질러서는 안되는 실수를 하고 붉은 박물관으로 좌천된 사토시는 손에 꼽히는 엘리트 커리어이면서도 붉은 박물관에 몇 년째 관장으로 있는 사에코의 부하로 들어간다. 십수년전 범인을 잡지 못한 유괴사건, 여자친구의 복수를 위해 복수 수기를 남긴 남자친구, 교통사고 후 숨이 끊어지기 직전 자신의 과거 살인을 고백하는 남자, 가족이 모두 독살된 뒤 화재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소녀가 그리는 나의 집, 26년 전 살인과 똑같은 카피캣 범죄 등등... 기상천외한 추리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총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단편집이다. 패턴은 이렇다. 과거 사건을 일기나, 고백 형식으로 소개한 뒤, 사토시가 현재 남아있는 증인을 만나 질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장 사에코가 모든 단서들을 종합하여 추리하는, 말하자면 안락의자 탐정물이라 할 수있다. 그런데 그동안 다양한 안락의자 탐정물을 읽어 왔지만 이정도로 예측불가의 작품은 처음인 듯 하다. 가장 가능성이 없는, 솔직히 말도 안되서 처음부터 배제해버리는 가능성이 떡하니 사건의 진상으로 드러나니 해결파트는 실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바카미스는 아니다.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드러난 사실들로만 이야기하는 사에코의 추리는 지극히 논리적으로 반박의 여지가 없다. 툭툭 드러내는 단서들로 가설들을 소거하다보면 남는 건 경악의 진실 뿐. ㅎㅎㅎ 얼마나 예상치 못하는지는 책을 읽어본 자만이 알 수 있으리라. 개인적으로는 [불길]이 제일 좋았다. 치정극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정과 트릭이 좋았다. 수십년전의 사건인 만큼 CCTV나 최신 수사기법을 피해가기 때문에 트릭을 짜는데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최신작인줄 알았는데,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가 나오기 전인 2015년 작이란다. 이미 시리즈 2권도 나온 상태이고(국내에도 곧 출간예정) 드라마로 제작되 화제가 됐다고도 하니, 가능하다면 드라마와 원작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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