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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평점 :
살려 마땅한 사람들 (2024년 가제본)
저자 - 피터 스완슨
역자 - 이동윤
출판사 - 푸른숲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486p
명품 스릴러의 귀환
영미 스릴러로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발칙한 쾌감을 선사했던, 작가의 최고 아웃풋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속편이 출시됐다. 전작의 제목을 비틀면서 마구 호기심을 자극하는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 그것이다. 무려 7년만의 속편이라니.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역전의 용사들이 귀환하였다니 그때의 흥분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른다. 핫핫핫.
형사를 그만두고 사설탐정으로 활동하는 킴볼에게 과거 교직에 있을 당시 제자였던 조앤이 찾아온다. 그녀가 찾아온 이유는 남편의 내연녀를 조사해 달라는 것. 이에 조앤의 남편이 있는 부동산 사무소에서 함께 일하는 여성 팸을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사를 위해 접촉했던 킴볼은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마는데.....
전작의 희대의 악녀 VS 싸이코패스의 대결은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작가의 특징이 비록 악이지만 매력이 넘치는 악으로 캐릭터 빌드업을 잘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조앤이라는 새로운 빌런을 내세워 스릴감을 느끼게 한다. 평범했던 소녀가 순수한 악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한달까. 죽여 마땅한 놈을 처리하기 위해 남녀가 합작하는 장면은 과연 전작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어서 마침내 과업을 달성한, 선을 넘어버린 그녀가 느끼는 희열감. 그리고 마약처럼 계속 찾게 되는 중독성까지. 자연스럽게 죽여 마땅한 사람은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던 전작의 싸이코패스 악녀 릴리와 비교하게 된다.
구성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서 먹혔던 요소들을 조금씩 비틀어 전작을 읽은 사람에겐 과거의 향수를, 새로운 독자에게는 전작과 마찬가지의 기막힌 충격을 선사하도록 영리하게 써낸다. 각장의 마지막에 펼쳐지는 충격적 전개야 말로 이 시리즈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늘어지는 부분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속도감이야 말로 이 작품의 초강점이다. 더불어 후반부에 펼쳐지는 조앤과 릴리의 대결이나 제목의 중의적 의미까지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된 거 3편도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게 더 없이 반갑달까. 릴리와 킴볼의 콤비네이션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