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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1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9월
평점 :
붉은 박물관 (2023년 초판)
저자 - 오야마 세이이치로
역자 - 한수진
출판사 - 리드비
정가 - 16900원
페이지 - 376p
범죄에 종결이란 없다
[왓슨력],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와 같은 기발한 설정의 본격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신작이 출간됐다. 일본 내에서 발생한 모든 범죄자료를 보관하는 붉은 박물관. 그중에서도 십수년 이상된 미해결된 사건을 파헤치는 경찰 본격 미스터리로 일본의 콜드케이스라고나 할까. 경찰 미스터리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발로 뛰며 단서를 수집하는 경찰물은 아니다. 굳이 뛰어다닐 필요가 없다. 단서는 [붉은 박물관]안에 다 있으니까.
경찰로서 저질러서는 안되는 실수를 하고 붉은 박물관으로 좌천된 사토시는 손에 꼽히는 엘리트 커리어이면서도 붉은 박물관에 몇 년째 관장으로 있는 사에코의 부하로 들어간다. 십수년전 범인을 잡지 못한 유괴사건, 여자친구의 복수를 위해 복수 수기를 남긴 남자친구, 교통사고 후 숨이 끊어지기 직전 자신의 과거 살인을 고백하는 남자, 가족이 모두 독살된 뒤 화재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소녀가 그리는 나의 집, 26년 전 살인과 똑같은 카피캣 범죄 등등... 기상천외한 추리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총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단편집이다. 패턴은 이렇다. 과거 사건을 일기나, 고백 형식으로 소개한 뒤, 사토시가 현재 남아있는 증인을 만나 질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장 사에코가 모든 단서들을 종합하여 추리하는, 말하자면 안락의자 탐정물이라 할 수있다. 그런데 그동안 다양한 안락의자 탐정물을 읽어 왔지만 이정도로 예측불가의 작품은 처음인 듯 하다. 가장 가능성이 없는, 솔직히 말도 안되서 처음부터 배제해버리는 가능성이 떡하니 사건의 진상으로 드러나니 해결파트는 실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바카미스는 아니다.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드러난 사실들로만 이야기하는 사에코의 추리는 지극히 논리적으로 반박의 여지가 없다. 툭툭 드러내는 단서들로 가설들을 소거하다보면 남는 건 경악의 진실 뿐. ㅎㅎㅎ 얼마나 예상치 못하는지는 책을 읽어본 자만이 알 수 있으리라. 개인적으로는 [불길]이 제일 좋았다. 치정극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정과 트릭이 좋았다. 수십년전의 사건인 만큼 CCTV나 최신 수사기법을 피해가기 때문에 트릭을 짜는데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최신작인줄 알았는데,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가 나오기 전인 2015년 작이란다. 이미 시리즈 2권도 나온 상태이고(국내에도 곧 출간예정) 드라마로 제작되 화제가 됐다고도 하니, 가능하다면 드라마와 원작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