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 미스터리 - 어른들을 위한 엽기적이고 잔혹한 전래 미스터리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홍정기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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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미스터리]가 출간 되고 많은 분들의 넘치는 애정에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제가 쓴 책을 리뷰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책의 말미에 '작가의 말'이 있지만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적으려 합니다.

뭐랄까. 책을 읽어주신 분들께 드리는 보너스 트랙 같은 후기랄까요. ㅎㅎㅎ

아무래도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저도 모르게 스포일러를 발설할 수 있으니 부디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후로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전래 미스터리]의 리뷰 덧글에 남긴 바가 있지만 이 책을 쓰기로 마음 먹은 건 2021년 1월 '아오야기 아이토'의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를 읽고 나서부터이다. 일본 전래동화의 세계관을 유지한 채 본격 미스터리의 묘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본격 미스터리의 하위 장르를 두루 섭렵한 작품집으로 책을 읽고 나서 신선하고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일본 독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화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특수설정 미스터리. 이른바 뉴트로 미스터리였다.

물론 책을 읽자마자 집필 의욕이 생긴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미스터리 팬으로서 열광했고 작가의 차기작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의 출간을 기다리는 독자였다.

하지만, 무의식중에도 내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한국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동화적 세계관을 유지하는 전래동화 미스터리 작품집은 아직까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전래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시도는 많이 있어왔고, 호러로 재해석한 [신 전래특급]이란 작품도 있다. 하지만 [옛날 옛적~]같은 온전히 전래동화 세계관으로 꾸려진 미스터리 작품집은 없던 것이다.

스물스물 생각이 차올랐다.

최초가 되고 싶다는 욕망.

기존 전래동화의 잔혹함을 부각하면서 미스터리의 묘미를 선사하는 작품을 써볼까?

'그래. 한 번 써보자'라는 마음으로 [콩쥐 살인사건]을 탈고했다. 서양의 [신데렐라]와 유사성이 있으면서 팥쥐의 시신을 젓갈로 만들어 계모에게 먹이는 원전 결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21년 9월 경이었다.

첫 단편을 탈고하고 [계간 미스터리]에 게재할 요량으로 원고를 보냈다. 그런데 원고가 실리길 기다리면서 자료조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한국전래동화의 잔혹수위가 상당히 높음을 깨달았다. 그림형제 같은 서양의 잔혹동화 저리가라 할 정도의 수위에 아이디어가 솟구쳤다.

그리하여

[나무꾼의 대위기], [살인귀VS 식인귀], [스위치] 세 편을 약 10일만에 써버렸다. -_-;;; 구색을 맞추기 위해 밀실, 스릴러, 사이코 스릴러등 장르적 변화를 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속도인데 [콩쥐 살인사건]까지 약 15일 만에 써버린 것이었다.

단편 4편이 모이고 나니 단독집으로서의 분량이 모였다고 생각했다. 평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김재희'작가님께 몽실북스 연락처를 물어 출간 제의를 문의 했다.

다행스럽게도 OK사인이 떨어졌고 '21년 11월에 서울에 있는 몽실북스 카페에 직접 방문하여 계약을 했다.

이후 [계간 미스터리]에는 양해를 구하고 [콩쥐 살인사건] 원고를 회수한 뒤 [무구한 살의]원고를 보냈다. ([무구한 살의]는 [계간 미스터리 2022 봄호]에 게재됐다.)

'21년 11월 경 몽실북스에서 원고 편집과정을 거치면서 분량이 너무 짧다는 회신이 왔다.

부랴부랴 한 편을 더 써야만 했다. 이 시기에 추가할 다양한 전래동화를 구상했는데, [장화 홍련]과 [의좋은 형제]가 물망에 올랐었다. [장화 홍련]은 서술트릭으로 거의 완성 단계까지 구상했으나 아쉽지만 포기했고 [의좋은 형제]도 쌀가마가 아닌 시체가 오가는 것으로 구상했으나 반전이 마땅치 않아 포기했다.

결국 [여우누이]를 기반으로 한 [연쇄 도살마]로 단편을 써냈다. 아무래도 참기름을 사용하는 원전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나 할까. ㅎㅎㅎ

다섯 개의 단편을 쓰고도 분량이 모자라 각 단편의 분량을 늘이는 작업에 진땀을 뺐다. 그럼에도 전체 페이지는 230페이지 남짓에 분량이 짧다는 리뷰가 많이 보이니, 단편 하나를 더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집의 제목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전래동화 기반의 미스터리라는 의미로 [전래 미스터리]라 지었다.

우습지만 국내 최초의 전래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규정짓는 동시에 책의 제목을 의도하는 바였다. ^^;;;

탈고 당시 정말 우연하게도 '박해로'작가의 [신 전래특급]이 출간된 시기여서 비슷한 컨셉의 책이 중복으로 나오는 것 보단 출간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출판사와 협의 했다.

그렇게 해를 넘겨 '22년 6월 10일에 첫 단독집 [전래 미스터리]가 세상에 나왔다.

다소 황당무게 할수도 있겠으나 이런 작품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읽는 독자가 납득할 수 있으냐 없느냐 이다. 마냥 동화라고 해서 되지도 않는 말도 안되는 설정으로 트릭을 짜낸다면 독자들은 외면했을 것이다. 이 작품의 강점은 초반에 이 세계관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 경계 안에서 복선과 회수를 해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아오야기 아이토'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리뷰에서.

'21년 1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를 읽고 쓴 리뷰이다.

이런 리뷰를, 이런 글을 썼다는 자체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ㅎㅎㅎ

과연 [전래 미스터리]는 이 리뷰에 비춰 잘 썼을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모자라고 부끄럽다.

만약. 혹시라도 추후에 또 동화 미스터리를 작업 한다면,

내가 직접 쓴 리뷰에 걸맞는 더 기발한 이야기, 완성도 높은 작품을 쓰고 싶다.

정말로 '아오야기 아이토'의 동화 시리즈와 '찬호께이'의 [마술피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품을 쓰고 싶다.

[전래 미스터리]를 읽어주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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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엄마 2022-07-1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엽기부족님 ^^ 몽실러입니다. 방금 책 다 읽었는데 너무 신선하고 잔혹하고 엽기적이고 ㅋㅋㅋ 넘 재미있습니다~ 작가님의 집필 생활 응원드립니다.

엽기부족 2023-01-19 19:27   좋아요 0 | URL
아 덧글 이제서야 봤어요. ㅠ_ㅠ 응원 감사합니다. ^^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한국추리문학선 13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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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마시 탐정 트리오 (2022년 초판)_한국추리문학선 13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책과나무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29p

그녀들의 즐거운 인생을 위하여!

쉼 없이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는 김재희 작가의 신작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떠오른다. 고령화가 되어버린 요즘 시대에 환갑은 아직 청춘이라는 말이다. 이 작품의 히로인 3인방은 육십의 끝자락인 69세인 전직 미스터리 드라마 작가 가영 할머니와 육십의 중간 겪인 64세 말을 더듬지만 과일 행상으로 다부진 몸을 가진 다정 할머니, 마지막으로 이제 육십에 접어든 60세 나숙 할머니로 설정되어 있다.

아무도 못말리는 세 할머니 트리오의 좌충우돌 탐정기가 펼쳐지는데 '김재희' 작가의 팬이라면 다들 눈치 챘을 것이다. 이 세 할머니가 낯설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할마시 트리오는 2021년 작가의 단편집 [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에서 [풍요실버타운의 사랑]이라는 단편으로 독자들에게 먼저 선보였다. 당시에는 이번 작품보다 할머니들의 나이대가 더 고령으로 설정되었지만 정력적인 탐정활동을 위하여 육십대로 회춘하여 컴백했다. ㅎㅎㅎ

도심지에서 한참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한 대규모 요양시설 풍요실버타운.

이곳에서 노인들은 각자의 관심사에 맞춰 취미생활로 생의 남은 시간을 보낸다.

희귀 식물을 키우던가,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던가, 때로는 스웨덴의 안락사 회사에 투자를 하던가....

가영, 나숙, 다정 할머니는 풍요실버타운의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하는 할마시 탐정단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 한다. 노인들이 사는 실버타운이라도 다른 곳과 다름없는 사람사는 곳. 배신과 음모 심지어 살인사건까지 벌어지는, 비록 시계바퀴가 느리게 돌아가는 실버타운이지만 할마시 트리오는 오늘도 사건을 쫓아 고군분투한다.

할머니들의 쉴틈 없는 수다와 그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여덟가지 에피소드는 유쾌한 작가의 성격과 맞물려 생명력을 얻는다. 누구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기에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노년의 생활과 노인들의 일상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식물에 집착하는 노인에서 넘치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취미생활을 갖지만 그 취미에 매몰되어버리는 안타까움이 들었고 사람들의 관심이 목말라 몸캠피싱을 당하는 노인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애처로움이 묻어난다.

이번작품에서도 떠들썩한 사회적 이슈를 에피소드에 적절히 녹여내 뒤처지지 않는 감각의 이야기를 생산해낸다.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작가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는 작품이랄까. 보디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수영과 체력단련을 하는 할마시들을 보면서 나는 시간이 지나 어떻게 늙어갈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할마시들의 유쾌한 이야기가 건강히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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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 마블 1 - 비정상 시공그래픽노블
G. 윌로우 윌슨 지음, 애드리언 알포나 그림, 이규원 옮김 / 시공사(만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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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 마블 Vol. 1 (2022년 초판)

저자 - G.윌로우 윌슨

역자 - 이규원

출판사 - 시공사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20p

이슬람 틴에이지 히어로

마블의 [미즈 마블]이 디즈니+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문 나이트]만 해도 디플에서 시청했으나 구독을 끊은 관계로 [미즈 마블]은 아쉽지만 그래픽 노블 원작으로 보기로 마음 먹었다. 뭐 영상과 코믹스의 매력은 각기 다르기에 코믹스 속의 미즈 마블의 매력을 선택한 것이다. ㅎㅎㅎ

일단 첫번째 에피의 이야기는 파키스탄계 이슬람 율법에 얽매인 십대 소녀의 고민과 이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친구와 함께 어울리고 싶지만 집안의 종교적 율법을 따라야만 하는 아싸의 고민이랄까. 그런면에서 보자면 [스파이더 맨]과 상당히 닮아있는 캐릭터라고 느낄 수 있었다. 틴에이지의 고민을 대변하는 캐릭터랄까. 스파이디가 십대 남자를 대변했다면 미즈 마블은 사춘기 십대 소녀를 대변하는 것이다.

[캡틴 마블]을 동경하여 팬픽 만화를 그리던 평범한 소녀가 갑자기 얻은 능력 덕분에 삶자체가 뒤바뀌어 버리는 이야기. 초능력으로 자신감을 얻어가는 성장만화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 주는데,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슬람 문화가 생경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능력치 또한 개성적이다. [판타스틱 포]와 [앤트맨]의 능력을 뒤섞은 듯한 미즈 마블의 능력은 악당과의 다양한 액션을 기대하게 한다. 뭐 1편에서는 아직은 컨트롤이 어려운것 같지만서도 ㅎㅎㅎ 이거 원, 영상을 보지 않으려 코믹스를 시작했건만 코믹스로 인하여 영상에 대한 갈증이 더욱 커졌으니, 아이러니 하구나. -_-;;; 좌충우돌 모험을 펼치는 소녀의 성장이 기대되고 앞으로 마블 히어로와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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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뉴 - 메타버스 게임 앤솔로지
윤자영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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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게임 앤솔로지 컨티뉴 (2022년 초판)

저자 - 윤자영, 전건우, 은상, 서은건, 정명섭

출판사 - 빚은책들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1p

계속 하시겠습니까?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출간 북토크를 직관했던 다섯 작가의 앤솔러지 [컨티뉴]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리게 하는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메타버스를 테마로 하는 청소년 단편집이다. 하나의 주제로 다섯 작가가 개성있게 그려내는 작품들이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이다. 아무래도 이책의 편집자이자 작가인 '은상'작가 외에는 안면이 있는 작가들이라 그들의 개성이 가득 담겨 있어 더욱 즐거웠달까. ㅎㅎㅎ

우선 공통 테마는 이렇다.

고가의 메타버스 게임기 '컨티뉴 X10'의 베타 테스터로 뽑힌 다섯 명. 이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컨티뉴 X10을 쓰고 넷으로 접속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지는데....

1. 메타버스 탐정학교 - 윤자영

초부호의 자제가 텐트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한다. 부호의 아버지는 아들이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경찰의 수사에도 타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한편, 명탐정을 꿈구는 신제이는 컨티뉴 X로 메타버스 탑정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살인사건의 진실을 해결하면 거액의 상금을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추리에 도전하는데....

2. 희생자 저택 - 전건우

컨티뉴 X10을 쓰고 접속한 순간 정신을 잃었던 나는 어느 저택에서 깨어난다. 이미 먼저 깬 사람들과 함께 저택을 둘러보던 나는 윗층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시체를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저택과 웬지 낯익은 사람들. 그리고 깨닫는다. 여기는 희생자 저택이라는 것을......

3. 필사의 퇴근 - 은상

2차세계 대전 게임에 들어온 나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99명의 동료와 함께 고지를 점령해야 하지만 어째서인지 동요라고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달은 나는 게임이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그러던중 곤란에 처한 나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관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리는데.....

4. 대디 플레이어 원 - 서은건

소녀를 보호하며 콘서트 장에 가야하는 임무를 띈 로봇은 여행길에서 각종 아이템과 파티원을 모으며 차근차근 하나씩 미션을 성공해 나간다. 마침내 콘서트 장에 소녀를 무사히 데려간 로봇은 이제 해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못내 아쉬워 하는데...

5. 데드 앤드 언데드 - 정명섭

좀비 소탕 FPS에서 깨어난 나는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끔찍한 좀비와 마주했다. 순간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 '현재 무장, 46형 리볼버, 남은 탄약 4발' 도처에 무기를 구하면서 좀비와 맞서 싸워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예상대로 엄청난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데....

첫번째 작품은 추리소설 쓰는 선생님 답게 학생을 주인공으로 흥미로운 추리게임을 펼친다. 예행연습으로 넌센스 퀴즈를 푼 뒤에 기다리고 있는 실제사건을 기반으로 하는 추리퀴즈는 독자들의 도전욕을 자극한다. 두번째 작품은 제목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반전 단편이다. 넷플의 [블랙미러]의 에피소드 두 편을 떠올리게 하는데, 폐쇄된 저택안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롤(역할놀이)이 흥미를 더한다.

세번째 작품을 읽으면서는 [프리가이]가 떠올랐다. 양자 역학 NPC라는 인공지능 NPC의 등장이 작품의 흐름을 예상치 못하게 한다. 네번째 작품은 아기자기한 판타지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더불어 예쁜 딸을 지켜주려는 아빠의 마음이 작품에 흠뻑 녹아있어 약간의 감동과 공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이번이 데뷔작인데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 마지막 다섯번째 작품은 뭐, 좀비 전문가 정명섭이 정명섭 했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끝없이 좀비와 싸워야 하는 고생이 가득 담긴 작품이었다. 눈앞에 [워킹데드]가 그려지는 느낌이랄까. ㅎㅎㅎ

마치 텍스트로 게임을 즐기는 느낌이다. 웃음이 넘치던 북토크 만큼이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단편집이었다. 정말로 제목대로 컨티뉴2가 나오기를 바란다. ㅎㅎㅎ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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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도 살인사건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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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도 살인사건 (2022년 초판)

저자 - 윤자영

출판사 - 북오션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68p

십자도 시나리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작품활동을 펼치는 글쓰는 선생님 '윤자영'작가의 오랜만의 성인대상 중고 신작이다. 2014년 [십자도 시나리오]를 손보아 새롭게 출간한 작품으로 현직 과학선생님의 장점을 십분 살려낸 '과학 미스터리 클로즈드 서클'이라 정의할 수 있을듯 싶다. 설정 자체가 무인도로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이 살인마로부터 생존하려는 이야기이니 이 또한 현직의 쌩리얼이 살아있지 않겠는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고등학교를 가장 잘 표현하는 클로즈드 서클이 아닐까 싶다.(물론 많은 과장이 있으리라 믿고 싶다. ㅎㅎㅎ)

인천의 외떨어진 섬. 십자도로 수학여행을 간 23명의 아이들과 2명의 선생님. 그리고 무인도에 거주중인 4명의 거주민까지 총 29명은 자신들에게 다가올 미래도 모른 채 마냥 즐겁기만 하다. 반의 실세이자 일진인 희종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담임 고민환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이장이 운영하는 섬에 하나뿐인 구멍가게에서 소주를 구매한다. 이후 야밤에 몰래 빠져나와 등대에 침입한 뒤 술파티를 벌인다. 거나하게 취한 이들은 밤 11시 50분경 숙소로 돌아오고. 이후 잠에서 깬 학생 영재는 바람을 쐴겸 밖에 나왔다가 등대 창문에 드리운 사람 그림자에 화들짝 놀란다.

예상대로 창문에 비치던 실루엣은 목을 멘 시신이었고 시신의 정체는 무인도의 이장이었으니. 평소 관찰력이 뛰어난 영재는 시신의 부자연스러움을 눈치채고 이장이 자살이 아닌 살해당했음을 직감한다. 이에 영재와 친구 민선 그리고 이지현 선생은 합심하여 범인을 찾기 위한 십자도 회의를 여는데....

일단 살해 방법을 추론하는 하우던잇 과정에서 예의 과학적 지식들이 사용된다. 평소 수업 중 학생과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작가의 말 그대로 교과과정에서 가져왔음을 짐작케 하는 트릭이 눈에 띄었고 흥미로웠다. 내 학창시절에는 그런 걸 배운 기억이 없는데.... ㅎㅎㅎ 근래 학교를 다녔던 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트릭을 맞췄을지도 궁금했다.

예나 지금이나 날나리, 양아치, 일진 등 지칭하는 말은 변했지만 깽판치는 빌런은 존재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악질 학생 빌런이 등장하여 분노를 유발하고 와이던잇의 개연성을 부각시킨다. 돈으로 악행을 무마하고 아무렇지 않게 타인을 괴롭히는 희종 패거리를 보고있으려니 그런 망나니를 컨트롤 해야 하는 교사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잠시 학교붕괴를 걱정하게 하지만 어찌됐던 신박한 과학 트릭과 복선들로 점철된 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마지막 챕터의 반전은 왜 14년도에 출간됐던 동일 작품의 제목이 [십자도 시나리오]였는지를 이해하게 만드는 반전이며 [앨리스 더 원더 킬러]를 떠올리게끔 만들기도 했다.

자 과연 '진 정 한' 범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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