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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트라이앵글 - 제1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샘터어린이문고 81
최인정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4년 10월
평점 :
<열세 살의 트라이앵글>은 사춘기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흔들리며 자아를 찾아가는 열세 살의 여정을 다룬다.
제1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수상작으로 단순히 우정과 갈등의 이야기를 넘어서, 어린 시절의 애틋한 상처와 그것을 이겨내며 빛나는 성장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주인공, 민하는 누구보다 친구를 원했지만, 그 대가로 ‘완벽한 친구’의 모습으로 자신을 꾸미는 길을 택했다.
블루보이즈라는 아이돌 팬으로 위장하고, 인기 있는 건물주 손녀로 행동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억지로 만든 관계의 틈새는 점점 벌어지고, 민하가 할머니 가게의 돈을 훔치기까지 이르게 된다.
그 모든 노력이 민하 자신에게 진정한 소속감을 선사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민하는 비로소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트라이앵글’을 깨뜨린다.
누구에게나 수많은 ‘트라이앵글’이 있다. 우정의 삼각형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민하처럼, 우리는 각자의 관계 속에서 안정과 불안의 경계에 서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러한 관계의 부서짐이 곧 끝이 아님을, 오히려 새로운 ‘앵글’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민하가 트라이앵글을 깨고 나아가는 모습은 독자에게도 삶 속에서 진정한 관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또, 윤지와 서도영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은 수수함의 가치를 드러낸다.
윤지가 자신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블루 보이즈의 가사로 표현하는 시도는, 결국에는 도영이의 순수한 행동들에 감화되어 맑아진 마음을 통해서야 비로소 아름다운 노랫말로 완성이 된다.
도영의 순수함은 윤지가 잠시 잃었던 진솔함과 감정의 투명함을 되찾게 해준다.
열세 살은 자신만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다.
거칠고 불안하지만, 그 속에 감추어진 가능성과 빛은 찬란하다.
이 작품은 울퉁불퉁한 길을 걷는 모든 열세 살에게 용기를 주며, 우리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관계의 그림을 채워가야 함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