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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안티고네.엘렉트라 ㅣ 내 인생을 위한 세계문학
소포클레스 지음, 이미경 옮김 / 심야책방 / 2016년 1월
평점 :
*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와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
1.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
클뤼타임네스트라는 악몽을 꾸고는 딸 크뤼소테미스를 보내 아가멤논의 무덤에 제주를 바치게 하지만 아버지를 애도하는 엘렉트라가 그 제물들을 내다버리라고 한다. 크뤼소테미스는 언니 엘렉트라에게 강자에게 굴복하는 지혜를 가지라고 충고하지만,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원수인 어머니와 아이기스토스를 저주한다. 이때 클뤼타임네스트라가 나타나 엘렉트라를 꾸짖자 모녀 사이에 격렬한 언쟁이 벌어진다. 한편 오레스테스는 델포이의 신탁이 지시한 대로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친구 퓔라데스와 어릴 적 가정교사와 함께 뮈케나이에 도착한다. 가정교사가 먼저 나타나 클뤼타임네스트라에게 오레스테스가 죽었다는 말을 하자 그녀는 안심하고 퇴장한다. 엘렉트라는 절망에 빠지고 혼자서라도 어머니와 아이기스토스를 죽이기로 결심할 때 오레스테스와 퓔라테스가 나타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그리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궁전 안으로 들어가 클뤼타임네스트라를 죽이고, 이어서 아이기스토스는 아가멤논이 살해되었던 방에서 살해되게 된다.
- 소포클레스의 많은 작품들처럼 <엘렉트라> 또한 위대한 인간이 가혹한 운명과 씨름하며 어 떻게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펼쳐나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엘렉트라에게 닥친 운명은 먼저, 아버지를 죽이고 다른 남자와 동침한 어머니의 부정이다. 그로인해 자신은 학대를 받으며, 결혼도 하지 못하고 점점 쇠약해 간다. 그러면서도 위험에 빠진 남동생 오레스테스가 외국으 로 도망갈 수 있게 도와주며, 복수를 꿈꾼다. 한편 그런 엘렉트라에게 동생 크뤼소테미스는 살기위해 옳을 것을 따지지 말라고 말한다.
크뤼소테미스: ……옳은 것을 따지자면, 내 말이 아니라 언니의 선택이 옳아요. 하지만 자유롭 게 살자면 매사에 통치자들의 말을 들어야 해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부재하고 위험에 처할 수도 있지만, 엘렉트라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자신이 도망치도록 도와준 오레스테스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흔들리지 않고, 혼자서 어머니를 단죄하겠다는 엘렉트라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외롭지만 의연한 인간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
아이기스토스는 자신에게 해가 될까봐 엘렉트라를 귀족이 아닌 늙은 농부에게 시집보낸다. 그러나 농부는 귀족의 여자에게 손을 대지 않고 정중하게 대해준다. 엘렉트라는 시골 산속에서 물을 길러 나왔다가 동생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를 만나게 되고, 그가 곧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리타이메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에게 복수할 결심을 한다. 마침 님프 여신에게 제사를 올리기 위해 종들을 데리고 나온 아이기스트스에게 접근하여 그를 죽이게 된다. 그의 시체를 갖고 엘렉트라의 오두막으로 오게 된 오레스테스는 엘렉트라가 아들을 낳았다고 거짓말을 하여 오게 된 어머니 또한 죽이게 된다. 그리고 이때 디오스크로이 형제가 나타나 엘렉트라를 필라데스에게 주어 그의 집으로 데리고 가게 한 다음, 오이스테스는 팔라스 아테나의 성스러운 도시로 가서 판결을 받고 살아가게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에서는 왕비 리타이메스트라가 왜 아가멤논을 죽여야 했는지에 대한 사연이 소개된다. 복수와 살인은 그냥 일어난 것이 아니며, 그에 따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러나 엘렉트라는 어머니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딸을 위해 남편을 죽인 것이 정당하다면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를 죽이는 것도 정당하다는 말로 맞선다. 그리고 어머니를 죽이는 것에 대해 고뇌하는 동생 오레스테스를 질타하며 결국 어머니를 죽이게 한다.
에우리피데스는 고뇌하는 엘렉트라를 더욱 가엾게 여긴다. 어머니로부터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의 정부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늙은 농부에게 억지로 시집가게 된 엘렉트라에게 좀더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 그녀를 동생 오이스테스를 도와준 절친한 친구 필라데스와 결혼하게 해 주면서 그동안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보상받게 해주며, 그녀를 존중해준 농부에게도 보상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