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못 된 세자들 표정있는 역사 9
함규진 지음 / 김영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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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중 역사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게 두어가지 있다.

첫째는 대중들에게 역사의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작가들에 대한 고마움'이다.

대중 역사서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많은 역사는 역사 속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하나 대중 역사서를 집필하는 작가들에 의해 잠자던 역사와 역사 속 사건과 인물들이 재조명되고, 재평가되고, 복원되고,

이면이 파헤쳐지며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부끄럽든 자랑스럽든 그것은 분명한 우리의 역사다.

역사를 모르는 것은 뿌리를 모르고 근본을 모르는 것과 같다.

이스라엘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이스라엘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고 한다.

소수 민족이며 국민 다수가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민족이지만 그들의 조국 사랑과 단결력은 어느 민족에게 뒤지지 않는다.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국 이스라엘로 몰려 들어온다.

그들의 결집력은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가르친 데 기인하는 것이다.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를 알기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각색하여 대중에게 알리는 많은 대중 역사서 작가들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게 내 생각이며, 그래서 고맙다.

 

둘째는 작품에 대한 '작가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번뜩이는 주제와 탄탄한 고증을 근거로 다양한 내용의 대중 역사서가 끊임없이 독자들을 부른다.

왕을 낳은 후궁을 모아놓은 책이 있는가 하면, 살해당한 왕들과 선비들만 모아놓는 책이 있고,

유배를 갔던 선비들만 소개하는 책, 경제학자들을 모아놓은 책, 욍비들만 모아놓은 책, 역모사건을 다룬 책,

굵직한 연애사건만 소개하는 책, 왕들과 그들의 참모들을 엮어놓은 책, 라이벌, 천재, 적, 베일에 싸인 사건, 심리분석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묻혀있던 역사를 발굴해낸다.

이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막힌 소재를 시대와 인물과 사건을 한 줄로 꿰어 발빠르게 독자들에게 선보여야 하는 작업이다.

그 꿰미에 고증과 각종 문헌과 방대한 사료를 함께 엮어야 하는 힘든 작업이지만,

자신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작가에겐 고단한 여정이 더없는 보람으로 바뀔 것이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이 책 역시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왕이 못 된 세자들]은 불행했던 남자들의 이야기다.

조선 왕조 519년 역사에 27명의 왕과 27명의 세자가 있었지만 이 중 15명만 왕좌에 올랐다.

이 책은 권좌에 오르지 못한 열두 세자들의 슬프고 안타까운 인생과 왕이 되지 못한 이유를 다루고 있다.

그들은 국왕의 맏아들로 태어나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후계자로  온 세상을 약속받은 몸이었으나 불행하게도 왕이 되지 못했다.

왕이 되지 못한 세자들은 무슨 이유로든 죽어야만 하는, 죽어줘야만 하는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누구는 병으로, 어떤이는 광기로, 혹은 의문사로, 혹은 부자간의 권력다툼으로, 더러는 외척이나 당파에 의해 스러져갔다.

 

문치주의를 지향했던 조선에서 왕은 정치인이면서 학문에 정진해야 한다.

세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왕은 정무를 핑계로 게을리 할 수도 있었지만 세자는 게을리할 구실도 없는 신세다.

세자는 코흘리개 시절부터 세자시강원에서 복잡한 예절교육을 익히고, 학문을 닦으며, 도덕을 배워야 한다.

하루 3번의 유교 경전 공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부왕을 보좌하는 역할로 조회에 배석하고, 각종 예식과 연회에 참석해 의식을 이끌어야 한다.

세자의 학문 성취는 왕과 대소신료들의 주요한 관심대상이어서 공부가 조금이라도 미진하다 싶으면

신하들과 유생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이를 시정하시라”는 상소가 빗발친다.

활쏘기, 말타기 등 무예에 관심을 보여도 안 된다.

 

피끓는 청춘이 일체의 사적인 행동을 누르며 세자로만 살아가라는 것은 잔인한 주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조선의 세자들은 대체로 불행하고 우울했다고 한다.

게다가 세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견제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것도 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왕의 아들이기 전에 권력의 2인자로 살아야 했기에 늘 몸가짐에 조심스러웠지만 비극은 자주 발생했다.

세자 비극의 시초는 조선왕조 최초의 세자 의안대군 이방석이 17세 어린 나이에 이복형의 칼에 목숨을 잃는 것으로 시작한다.

태조의 편애가 피비린내나는 골육상쟁의 참극을 부른 것이다.

권력욕은 혈육간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는다.

 

[왕이 못 된 세자들]은 충녕대군을 험담하는 양녕의 모습과 양녕의 비행을 소문내는 충녕의 장인 심온의 모습을 보여주며
500년 전의 진실을 묻는다. 양녕이 일부러 미친척하며 일탈행동을 일삼이 폐세자가 된 것을 정설로 받아들였는데,

저자는 그것이 정말일까? 라고 묻는다. 또한  뒤주에 갇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사도세자의 죽음을 다른 각도로 분석한다.

헤경궁 홍씨의 [한중록]은 조작이라고 읽은 일전의 책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라 좀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같은 사건을 놓고 견해가 다른 책을 만나면 나는 어지럽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나로선 확안할 방법이 없으니.

 

아버지 인조의 심한 경계와 의심으로 의문사한 소현세자,

건강을 돌보지 않고 무리하게 자신을 채찍했던 효명세자,

'천재'를 본받을 것을 강요당한 순회세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등을 소개한다.

조선의 세자가 볼모가 된 것은 조선의 마지막 세자 영친왕과 소현세자뿐인데

두 세자를 모두 다루고 있어서 비교하며 읽을 수 있어 유익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 더했던 인물은 효명세자와 순회세자, 조선 최후의 세자 영친왕이다.

효명세자의 죽음은 세도정치 시대를 청산할 마지막 희망의 무산인데다 암살 의혹까지 있어서 안타깝다.

신나게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친구 하나도 없이 나이 든 어른들과 글공부하며 천재가 되라는 주문에 스트레스 받았을 순회세자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실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과 예능, 친구와 놀이를 통해 인성과 감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한데 오로지 성리학 공부에만 매달리게 한 조선의 세자제도가 답답하다. 

11살 나이에 강제로 일본에 보내져 일본 황족과 결혼한 영친왕이 주는 안타까움도 빠뜨릴 수 없다.

영친왕은 일본의 집 안에 작은 종묘를 꾸며놓고 제사를 지내고 혼자서 한국말 연습을 해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썼으나 슬프게도 오늘날 아무도 그를 조선 제28대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57년 만에 영친왕이 겨우 귀국하였지만  이미 반신불수에 실어증에 걸린 상태였다.

"조선의 마지막 세자는 7년간 병원에서 ‘고국생활'을 보내다 조용히 숨을 거뒀다.

조선 왕조의 세자이면서 일본 황실의 일원이었던 그의 모호한 정체성이야말로 이 남자가 겪어야 했던 비극의 결정체였다."

 

불행했던 세자들의 불행한 삶은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조선의 불행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산군의 죄 때문에 그 아들은 무덤조차 남기지 못했고 인조반정과 연루된 이 일은 다시 소현세자의 비극을,

소현세자의 독살은 효종과 현종의 비극을 불렀고, 사도세자의 죽음은 여러 후손들의 비극을 불러왔다.

개인의 불행이 국가의 불행으로 이어진 것은 조선왕조 역사에서 마침표를 찍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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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잘 죽는 법 - 선물같은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사는 지혜
이지현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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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은 교회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유언장 작성'을 하면서 였다.

유언장 작성은 지나간 삶을 반추하며 진정으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을 보게하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새로운 각오도 안겨주었으나 프로그램의 종료와 함께 기억에서 멀어져갔다.

죽음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며 아직도 먼 일이라 여겼다.

천천히 준비해도, 느긋하게 생각해도 충분하다는 판단은 삶을 느슨하게 했다.

 

[잘 살고 잘 죽는 법]은 우리가 입에 담기를 꺼려하는 죽음에 관한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으로 언제나 삶 속에는 죽음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죽음과 삶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오늘을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이지만 모두 다른 모습으로 죽음을 맞는다.

이 땅에 초점을 맞춘 삶은 끊임없이 소유를 갈망하게 하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허망하고 덧없음을 깨달으며 후회한다.

죽는 순간, 혹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인가.

 

미국에서는 죽음을 다룬 방송이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사회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한다.

또 유럽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죽음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책은 귀뜸한다.

죽음을 교육받고, 죽음을 생각하며, 죽음을 준비하며 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잘 살고 잘 죽는 법]은 어린 시절부터 죽음 준비교육을 받은 사람은 다른 이들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한다. 죽음 준비 교육은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성을 깨닫게 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죽음 준비교육은 한마디로 우리를 제대로 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잘 살고 잘 죽는 법]은 여러 명사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여정, 곧 그들의 평소 삶을 보여준다.

그 중 스코트 니어링 부부의 자연에 순응하는 아름답고 소박한 삶은 커다란 감동을 준다.

이 부부의 자연친화적인 삶은 오래전에 [조화로운 삶]으로 만났고, 작년에 [조화로운 삶의 지속]이란 책으로 거듭 만나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었으나 부부의 죽음이 전해준 감동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도시를 떠나 숲으로 돌아가서 50년 동안 한 번도 의사를 찾거나 약을 먹지 않고도 스코트 니어링은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았다.

하루 중 생계를 위해 4시간, 지적 활동을 위해 4시간, 좋은 사람들과 친교를 위해 4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유기농으로 자급자족하며 건강을 지키며 생활했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았고, 집을 멋지게 꾸미는 데 시간을 보내지 않았고, 좀 더 돈을 벌려고 아둥바둥하지 않았고,

되도록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 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야말로 조화로운 삶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스코트 니어링의 죽음을 맞아하는 자세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인생은 잘 사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잘 죽는 것도 포함한다.

웰빙과 웰다잉은 분리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자주 상기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한 삶은 후회로 얼룩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나와 관계한 사람들, 내 욕심, 내 삶을 점검해보고

진정으로 소중하고 가치있는 삶에 대해 숙고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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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둑 퇴치법 - 당신의 일과 인생을 먹어치우는
사이토 이사무 지음, 지희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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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날마다 혼자 지내다시피 하는 나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침해하는 사람도 없고, 나만의 시간을 방해받는 일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밥도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으면 아무 때나 자고, 집안일도 내키면 하고 귀찮으면 뒤로 미룬다.

이런 생활을 2년 가까이 하다보니 씻는 것도 귀찮아져서 요즘에는 저녁에만 씻는다.

올 사람이 없고, 특별한 볼일이나 약속이 거의 없다시피한 일상이 나를 게으름뱅이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거나 뒹굴뒹굴 하지는 않는다.

집안일에는 소홀하지만 내 일에는 누구보다 열성적이다.

집안일을 뒷전으로 미루는 이유는 짬이 나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인데다 시간을 다투는 시급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익을 창출하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렇게 생각 했다.

[시간도둑 퇴치법]은 변명하는 나를 꾸짖으며 시간 안배를 지혜롭게 하도록, 일의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정하도록,

새어 나가는 시간을 막아 피해를 줄이도록 도와준다.

종일 일에 매달려 있어도 능률이 오르지 않았던 것은 산적한 일과 어지럽혀진 집안이 내 마음을 산만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해야 할 집안일이 쌓이게 되면 커다란 압박감이나 스트레스로 작용해 작업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단순 노동이라고 무시하면서도 완전히 관심을 끊을 수 없는 게 집안일, 혹은 정리정돈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설거지와 청소는 늘 짐스럽게 따라다니는 부담스런 존재였다.

 

하루 중 유일하게 급해지는 시간이 있다.

바로 작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저녁 시간이다.

수업 마치는 시간에 맞춰 청소기를 돌리고, 밥을 앉히고, 반찬을 만들고, 빨래를 걷어서 개고, 정리한 다음 마을 입구까지 아이를 데리러 나간다.

수업이 끝나는 시간부터 마중 나가는 시간까지 정확히 30분이 걸린다.

30분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적절히 이용하며 나는 미루기를 즐긴다.

하지만 저녁 시간까지 마음이 가벼웠던 적이 한번도 없다.

 

[시간도둑 퇴치법]은 우선 미루는 습관부터 버리라고 충고한다.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은 게으름을 피우기 아주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여유로운 시간은 다음에, 이따가, 이것부터 하고, 내일, 등으로 나를 유혹한다.

평소에 시간을 선용하지 못하는 자신을 가끔 자책하긴 했으나 그때 뿐이었다.

뾰족한 대안이나 해결책을 몰랐으니까.

사실 시간관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도 없다.

 

마감 시한이 임박해서야 일을 시작하는 것,

예배 시간에 항상 5분씩 늦는 것,

이메일 답장을 보내기가 귀찮아서 다음으로 미루는 것,

필요한 물건을 사다놓는 걸 자주 깜빡하는 것,

이런 행동은 시간도둑에게 시간을 빼앗기고도 빼앗긴 줄 모른다는 데 문제가 있다.

모두 다 개선이 필요한 좋지 않은 나의 습관이나 이 중 '미루는 것'부터 먼저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시간도둑 퇴치법]은 사람들이 왜 시간에 쫓기는지 그 원인을 밝히고 시간관리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인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누구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어하고 아끼기를 원한다.

그러나 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왜 시간을 아껴야 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아끼는 것은 우리의 인생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책은 말한다.

결국 시간관리는 인생관리인 것이다.

저자는 시간이 더욱 부족하고 바빠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아무리 시간을 절약하고 관리해도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책을 직접 읽어보기 권한다.

 

별 것 아닌 사소한 습관 하나가 바로 시간도둑의 정체이다.

시간도둑은 교묘한 방법으로 우리의 시간을 도둑질 해간다.

책은 많은 사례와 함께 삶의 여유를 되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침에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자신보다 한 수 위의 경쟁자를 만들어서 의욕을 고취시키며 미루는 습관을 없애는 방법도 좋다.

매일 가로세로 50cm의 공간을 정리하여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정리하여 그 쾌감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자극하고,

롤모델을 정해 모방을 통해 내면에서 잠자는 독창성을 깨우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생의 디딤돌로 삼고,

일상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라고 일러준다.

 

[시간도둑 퇴치법]은 시간도둑의 정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결론짓는다.

시간도둑을 퇴치하려면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그 누구도 빼앗기고 잃어버리는 자신의 시간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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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 빛과 어둠의 대가 마로니에북스 Art Book 8
로사 조르지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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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1610)의 출생이나 죽음은 불가사의하고 의문투성이다.

그의 출생과 초년에 관한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고, 죽음에 관해서는 엇갈린 추측만 전해질 뿐이다.

확실한 것은 천사장 미카엘의 축일인 9월 29일이 카라바조가 태어난 날이라는 것이다.

그의 죽음을 두고 혹자는 고열로 죽었다고 하고, 혹자는 암살당했다고 한다.

그의 죽음과 관련한 주장은 이렇다.

카라바조는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 배를 타고 도망하다 잠시 정박한 항구에서 체포되지만 바로 풀려난다.

그는 자신이 타고 온 배를 찾아 해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이미 배는 떠나고 없었다.

배를 찾지 못한 그는 분노에 사로잡혔고 자포자기의 상태로 이글거리는 해변을 걷다가 어느 해변가에서 고열로 쓰러져

며칠 후 비참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주장이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고의로 그를 죽였다는 설이 있다.

 

출생과 죽음이 의문이라면 그의 삶은 위험스럽고 불안하다.

카라바조의 삶은 싸움과 폭행, 말타툼과 살인, 소송과 투옥, 그리고 도망으로 점철된다.

한 고객은 카라바조를  '무분별하고 정신 나간 사람', '혼란스러운 사람', '싸우기 좋아하는 사람', '미친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런가하면 여성스럽고 도발적인 남성들이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고 하여 동성애자라는 추측을 낳기도 한다.

<젊은이들의 음악회>는 이러한 오해를 받은 그림 중 하나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피부나 얼굴, 헤어스타일은 남자로 보이지 않을 만큼 여성스럽다.

동성애자라는 주장은 그를 '저주받은 화가'라는 이미지를 갖게 한다.

 

청년기를 지난 카라바조는 종교적인 주제를 매우 혁신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한다.

종교적 주제를 가능한 가장 자연스럽게 다루며 명암 대비를 이용해 그림 전체에 빛이 배어들게 했다.

<이삭의 희생>, <마르타와 막달라 마리아>, <성 프란체스코의 법열> 등은 새로운 방식으로 빛을 다룬 작품이다.

 

나는 카라바조의 작품 중 유독 죽음과 관련된 그림이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성 마태오의 순교>, <성 베드로의 십자가 책형>,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세례자 요한의 참수>, <성모 마리아의 죽음>, 그의 최후작 된 <골라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등 많은 죽음을 그렸다.

이 중 내 관심을 끈 그림은 세례 요한의 죽음을 그린 <세례자 요한의 참수>이다.

이 작품을, 공간의 깊이를 강조하고 배경과 인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창출하는 데 전문가임을 증명한 그림이라고 책은 평한다.

요한의 표정은  그림 속 인물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간의 표정을 하고 있다.

그가 여러 작품에서 표현한 죽음과 고뇌, 내면의 고통과 죽음 너머의 안식은 그의 어두운 삶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폭력적인 성향으로 많은 문제를 달고 다니며 어두움 속에서 살았던 화가.

바로크 양식의 탄생에 영향을 끼친 화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만큼 혁신적이었던 예술가,

빛과 어둠의 대가 카라바조가 뒤늦게라도 거장으로 재평가 된 것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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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 검은 관능의 시선 마로니에북스 Art Book 9
파올라 라펠리 지음, 박미훈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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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비롭고 혁식적인 화가로 불리는 고야(1746~1823)는 스페인 북부의 작은 시골에서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야의 가정은 생계를 꾸리기에도 벅차 생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야의 미천한 태생은 예술과 예술가들의 화려한 세계로 가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굽힐 줄 모르는 기질과 굳은 의지를 지닌 인물이다.

 

고야의 작품은 후기 로코코 시대에는 왕조풍의 화려함과 환락의 허망함을 다룬 작품이 많고

그 후에는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등의 영향으로 독자적인 양식을 형성했다.

<성 요셉의 꿈>과 <빨래하는 여인들>은 내 시선을 한동안 잡아둔 작품이다.

일곱 개의 연작 중 하나인 <성 요셉의 꿈>은 가브리엘 천사의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얼굴과

명암 연출을 통해 요셉의 표정을 확연하게 드러내며 인물을 능숙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빨래하는 여인들>은 로코코 미술의 특징인 행복과 평온함의 그림이며 빨래 후에 쉬고 있는 여인들 또한

평온하고 부드러운 얼굴이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평온함이 전달되는 이작품은

당시의 여성들의 헤어스타일과 숄, 조끼, 블라우스 등 여인들의 의상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고야는 수석 궁정화가 멩스의 부름을 받고 마드리드로 떠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로 인해 마드리드 최고의 예술의 정당인 왕립 아카데미에 당당하게 입성하고,

30대 초반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고야는 수많은 기법에 정통해 있었는데, 그중 가장 뛰어난 것은 회화의 공식적인 양식과 개인적인 양식을 번갈아가며

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재능으로 왕립 아카데미의 회화부 부감독에 선출된다.

 

고야의 뛰어난 사실성은 특히 아이들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모방작들도 많이 생겨났다는 <아이들의 놀이, 등 짚고 넘기>와

결혼식에는 관심 없는 개구장이가 즐거운 표정으로 짐수레를 타며 놀고 있는<결혼식>,

애완동물에 둘러싸여 있는 어린아이를 섬세하게 그림 <돈 마누엘 오소리오 만리케 데 추니카>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엄격하고 형식적인 자세든, 놀이를 하든, 장난기 어린 모습이든, 그는 아이들을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했다.

어린이 주제가 늘 고야의 마음 깊이 있었던 것은 아마 그가 초기에 네 명의 자식들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책은 추측한다.

 

고야는 초상화를 그리다가 인물화로 전환해 평생 그림을 그렸다.

나는 고야의 작품 한 점 한 점을 만나면서 그가 인간의 감정 표현에 있어서 능숙함을 과시하는 작가라는 것에 주목했다.

그의 그림은 어떤 몸짓도 너무 작아서 알아채지 못하는 법이 없다.

어떤 인물의 미묘한 차이나 인상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여인들 옷의 세세한 부분과 다양한 표정에서 나타나는 온갖 미묘한 차이를 잘 포착한다.

 

그는 격동기의 한 복판을 살다간 화가이다.

정치 체제는 군주제에서 공화제로 이행하고, 미술은 세련된 궁정 양식에서 신고전주의에서 다시 낭만주의로 이동했다.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략과 과학과 건축 분야의 혁명, 생활방식의 혁신 등 유럽 전역에서 변화가 일기 시작한 시기다.

당시 와토와 비발디, 모차르트 같은 예술가들은 작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후원자를 만족시키는 일에 두었다.

반면 고야, 레오파르디, 베토벤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작업했던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당시 유행하던 양식을 각색하기도 하며, 개성적인 표현 양식을 찾았다.

그 결과 그 시대의 문화나 사조에 동화되지 않은 자신만의 세계가 탄생되었다.

 

고야는 유명한 작품 <카롤로스 4세의 가족>에서 왕궁의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있는 그룹 뒤에 자신을 그려 넣고

왕위 계승자인 젊은 페르난도를 자신의 앞에 세웠다.

그는 이 풍자적인 작품에 만족하지 않고 초상화에서 왕족을 비평해나갔다.

풍자적이고 때로는 잔혹하기도 하고, 관습에 도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기질을 지녔던 고야는 건강이 점차 악화되어 간다.

귀가 멀고, 중병을 앓고, 다시 재발하고, 일련의 과정은 그를 염세주의와 대인기피증으로 내몰았다.

<검은 그림>은 당시 고야의 정신 상태를 반영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고야는 마지막까지 왕성한 활동을 한 천재 화가이다.

나는 고야를,

인물 감정 묘사에 뛰어난 화가로, 혁명적인 예술가로, 운동감을 완벽하게 창조하는 작가로 기억할 것이며,

날카로운 풍자가 가득한 리얼리즘 작품으로, 밝은 색채의 초상화와 종교화로 그의 그림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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