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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 가정이 회복되었어요!
도은미 지음 / 두란노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말 한마디에 천 냥빚도 갚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말만 잘하면 어렵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잘하면 천 냥이나 되는 빚을 탕감받을 수 있지만 잘못하게 되면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게 바로 '말'이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사람은 진심을 담은 따뜻한 한마디에 살아나기도 하지만 무심코 던진 농담에 절망하며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신체폭력보다 더 무서운 게 언어폭력이고 신체폭력보다 더 오랜 상처로 남는 것이 언어폭력이다. 이렇듯 무섭고 파괴적인 언어폭력이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모여사는 가정 안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모든 가정은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든, 건강상의 문제이든, 고부간의 갈등이든, 부부나 자녀의 문제이든, 아니면 은밀한 문제이든 문제 없는 가정은 이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는 건 어떤 측면에서 보면 건강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건, 자기 가정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데 있다. 문제를 모르니 해결 방법을 알 리 없고 문제를 모르니 문제는 더욱 곪아갈 수밖에 없다.
[주님, 우리 가정이 회복되었어요!]는 부모, 형제, 자녀, 친구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문제를 풀어주고 해결하여 회복하도록 돕는다. 무너진 가정이 회복되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비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수년 전 자신의 대화 방식을 진단해보며 치유를 모색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깨달았던 것은 '좋은 부모 되기'였다. 대부분 내담자들은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아파하고 있었다. 수십년이 지나도록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가지고 있는 내담자들이 나에게 준 가르침은, 부부 관계만 좋아도 좋은 부모이며, 부부 관계만 원만해도 자녀는 건강하게 자란다는 단순한 교훈이었다. 도은미 저자 역시 책의 많은 내용을 부부 관계에 할애하고 있다.
저자는 부부간에 문제가 제기되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대화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감정을 처리하라고 말한다. 문제를 정의하려면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 봐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전부인지 그것 말고 진짜 문제가 따로 있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문제를 정의하고 대화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부부는 '나-중심적 대화'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아이 메시지 대화법은 많은 상담 프로그램에서 내담자들에게 권하는 아주 중요한 대화법이다.(책을 참조하기 바란다.) 아이 메시지를 사용해 말하고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공감하며 경청하는 것이 '대화'의 기본 수칙이다. "대화는 관계의 길입니다. 길이기에 막히기도 하고 뚫리기도 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입장만 내세우면 감정이 악화되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만 되풀이하게 되어 대화가 막힙니다."(P92) 대화의 길을 잘 닦으면 진짜 문제를 볼 수 있고 그러면 그 문제를 풀기만 하면 된다.
[주님, 우리 가정이 회복되었어요!]는 다양한 사례와 예제를 통해 자가진단과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원론적인 이론만 나열하지 않고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어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이땅에서 살아가는 한 문제를 피할 수는 없다.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 문제를 푸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저자는 이 능력은 배우고 훈련해야 길러진다고 한다. 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제적인 방법과 능력을 배워 건강한 가정, 건강한 가족, 회복되는 가정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