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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정체성 - 오스왈드 챔버스의 ㅣ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7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감출 수 없는 것이 3가지 있다고 한다. 사랑과 재채기(감기라고도 함)와 가난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감추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이고 싶다. 가난, 사랑, 재채기와 함께 감출 수 없는 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 함은 말 그대로 카날 크리스천(Carnal Christian)이 아닌 진짜 그리스도인을 말하는 것이다. 비그리스도인들은 우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다 안다. 가짜인 우리 앞에서 가짜라고 말을 안 할 뿐이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는 가짜와 진짜의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교회 밖에서는 가짜와 진짜가 확연히 드러난다. 비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보고 진자냐 가짜냐를 구분하는데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다룬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이 있어야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전제한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정체성은 9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주된 관심이 하나님께 있는 사람, 그리스도와 마음이 일치된 사람, 전인격적인 믿음을 소유한 사람, 자아 실현이 아닌 그리스도 실현을 원하는 사람, 저항할 수 없는 제자훈련에 빠진 사람 등이 저자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다.
그 중 그리스도인은 자아 실현이 아닌 그리스도 실현을 원해야 하며, 전인격적인 믿음을 소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마음에 강하게 부딪혔다. 주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선 세상의 성공을 향한 자아 실현이 아니라 완전한 자기부인을 통한 전적인 하나님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그리스도 실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 실현보다 내 자신의 폼나는 삶을 위해 자아 실현을 원하는 건 아닌지 나를 돌아보았다. 자신에 대한 권리를 주님께 매일 양도하며 살아가는 삶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삶이라는 대목에선 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양도하지 못하는 내가 보여 양심의 가책을 받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아는 그리스도인은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뜰만 밟고 지나다니는 교인에 불과하다.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제자된 삶과 거리가 있는 삶, 앎과 행함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내가 보인다. 책을 통해 나의 신앙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지만, 한편 마음이 무겁다. 과연 진정한 그리스도인답게 열매를 맺으며 역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날마다 내 자신을 쳐서 말씀에 순복하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