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 정규 6집 END THEORY - 커버+포토북(80p)+포토카드(2종)+포토스탠드(1종)+메세지 카드(1종)+엽서(1종)
윤하 (Younha)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앨범의 8번 노래 가사가 너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호퍼의 그림에서처럼 대도시 속에서의 외로운 인간들을 개인적 마음으로 표현한 듯 한 이 노래는 앨범 11곡 전체 중 가장 잘 들린다. 매력적인 윤하란 가수가 그냥 혼자 작사 작곡한 노래가 딱 둘 있는데 이 곡과 함께 다른 곡은 공교로운지 모르지만 5번째 노래 '잘 지내'다. 이 두 노래는 아마도 윤하란 가수의 많은 것들이 실린 가사인 것도 같다. 

  앨범의 노래들은 Rock인 것 같으면서도 자신의 내음을 잘 간직한 포크 송 노래들 같다. 그리고 윤하란 가수가 스스로를 어떻게든 드러내려는 노래들로 짜여진 것도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윤하라는 가수의 성장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노래들이 눈에 띄고 그런 노래들이 앨범을 듣는 나의 마음을 울린다. 그녀만큼 나 역시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윤하나 나나 다 같이 시간의 흐름 속에 과거의 나와 원하지 않은 결별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순형용인지 모르겠지만 '잘 지내, 그랬으면 해'라는 표현은 착각했던 과거와의 결별인지 모르겠다. 노력할 수록 상처가 됐다는 그래서 이런 내가 됐다는 건 정말 세상풍파를 심하게 겪은 이의 자서전적 이야기같다. 그래서 '이젠 울지 않거든'이란 표현이 나오는 것 같다. '아이를 안아줄 어른이 되었다는게 자랑스러워'라는 건 지금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일지도 모르겠다. 힘들었지만 잘 버텼다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사실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건 윤하란 가수만이 겪는 고통은 아닐 것이다. 어른이란 건 결곡 고통의 무게를 견디다가 다가오는 시간의 한 흐름이니까. 이제 윤하란 가수가 이런 가사의 노래를 부를 때가 왔는지 모르겠다. 

  무서웠을까? 어른이 된다고 쉽게 누군가와의 인연으로 자연스레 행복하게 된다는 그런 류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부정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을 함께 짊어지기엔 나조차도 당장 여유롭지가 않아'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Truly에서 말이다. Truly의 뜻 중 하나인 '사실대로'란 표현이 눈에 띄인다. 어른이 되는 것은 누군가의 삶을 함께 짊어지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아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더 지독한 현실 인식은 영어 문구에 대한 한국어로의 저항으로 나온다. 'Nothing I can trade for love', 사랑이 최고라는 이 말에 대해 그런 환상을 믿지는 않아 한단다. 독한 표현이다. 이 노래는 윤하란 가수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다. 그리고 이게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내 마지막 숨을 지켜줄 사람 있을까? 아직도 어딘가 난 꿈을 꾸게 돼.' 이 가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이 문구는 나에게도 해당되는, 아니 나의 이야기다.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된 상황이 우릴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Every choices left me here to being alone and lonely'라는 표현으로 난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쩌면 신나고 즐거운 윤하란 가수는 더이상 볼 수 없는 과거의 가수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노래들을 즐겼던 나 역시 과거의 나와 결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팬은 스타와 같은 시간대로 변해가는 느낌이 든다. 

  이 앨범엔 이런 불운하게 해석 안해도 즐겁게 들을 만한 훌륭한 노래들로 가득하다. 11곡을 넣을 때 그만한 매력들이 있으니 미니 앨범이 아닌 앨범을 낸 것이리라. 어떻든 이 앨범 들으면서 과거의 윤하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고 지금의 윤하의 매력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난 그런 중이다. 특히 '나는 계획이 있다'와 같은 건강한 가사도 있다. 멀리 멀리 모험을 시작해 계획이 있어 걱정은 마' 한다. 나도 그 모험에 함께 하고 싶다. 그게 단순한 망상일지 모르지만 노래는 취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 중 윤하란 가수는 유별나게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간만에 윤하의 6th Album이 반갑고 감사할 따름이다. 계속 앨범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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