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아는 사람은 밝다", 어머니의 철학으로 읽는 《노자 도덕경》 연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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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나는 끝나면 떠나는 이입니다.
2화. 나는 너에게 어질지 않습니다.
3화. 나는 사랑을 모르면서 사랑합니다.
4화. 나는 나를 꾸미지 않습니다.
5화. 나는 사람을 나누지 않습니다.
(링크 참고 : http://naver.me/GigYLZvs)
《 노자 》를 쉽게 읽는 비법이 있다. 한마디로 여성성이라는 코드다. 남성적 문화에 반기를 들고 여성적 문화를 복권시키려는 것이 노자였다. 《 노자 》에 나오는 ‘어머니’, ‘암컷’, ‘골짜기’, ‘부드러움’, ‘감춤’, ‘아낌’, ‘앞에 나서지 않음’이 모두 그렇다. 비록 그가 말하는 여성성이 소극적인 면이 많아 한계를 보이지만, 그 당시 가치의 전도를 꾀한 노력을 높이 사주기 바란다. 한마디로 노자는 어머니의 철학이다.
이를테면 제20장에 밥 어머니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뜻이 밥이라서 ‘먹을 식食’이 아니라 ‘밥 사 食’라는 사전적인 구별을 하지 않고 우리말에 널리 쓰였던 ‘식모’(食母)라는 낱말로 적었다.
식모는 《 예기 禮記》 〈내칙內則〉편에 나오는 용례(‘大夫之子有食母’)에서 보여주듯이 ‘유모乳母’로 볼 수 있는데(청 淸 오징 吳澄도 그렇게 본다), 이것을 굳이 어렵게 풀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 장자 莊子》 〈덕충부德充符〉에 나오는 죽은 어미젖을 빠는 새끼돼지 이야기에서도 ‘식’(食於其死母)은 ‘젖을 빤다(乳) 뜻이다. 일본 쪽(大漢和辭典, 44014‥136)에서도 식모(ショクボ)로 읽는다. 《 논어 論語》 〈옹야 雍也〉의 ‘광주리 밥에 표주박 물(一簞食, 一瓢飮)’이라는 표현은 전통적으로 ‘일단사, 일표음’으로 읽고 중국어에서도 엄격히 따진다(shí가 아닌 sì).
중요한 것은 내용으로 ‘밥 주는 사람이 최고’라는 이야기다. 하상공은 식과 모를 각기 ‘용 用’과 ‘도 道’로 보고, 왕필은 식모를 ‘삶의 바탕(生之本)’으로 본다. 강아지도 식모를 따르지 주인을 따르지 않는다. 누구한테도 밥 주는 사람이 제일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로 “밥 먹었니?”라는 물음 아닌가. ‘우리는 남에게 식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노자의 뜻이기에 나는 식모는 말이 더 좋았다.
우리 모두 밥 어머니가 되자는 뜻에서, 나는 남과 다르게 밥 어머니를 높인다는 뜻에서.
이 글은 십 년 동안 쓴 글이다. 다 쓰고 나서도 십 년이 지났다. 십 년이 더 가기 전에 책으로 만들어 함께 즐기고 자 한다.
_ 저자 정세근(충북대 철학과 교수)









"나를 아는 사람은 밝다", 어머니의 철학으로 읽는 《노자 도덕경》 연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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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나는 끝나면 떠나는 이입니다.
2화. 나는 너에게 어질지 않습니다.
3화. 나는 사랑을 모르면서 사랑합니다.
4화. 나는 나를 꾸미지 않습니다.
5화. 나는 사람을 나누지 않습니다.
(링크 참고 : http://naver.me/GigYLZ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