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의 질병’이 되어 가는 걱정을 탁월하게 해석한 책
- 문학과 문화로 보는 #걱정에_대하여
▶ 걱정이 초조함, 집착의 의미를 가진 건 18세기 이후다?
▶ 20세기 대도시는 어떻게 걱정꾼을 양산했을까?
▶ 걱정꾼은 왜 걱정을 더 커지는 이야기를 상상할까?
▶ 걱정꾼은 왜 걱정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지 않을까?
▶ 걱정을 병으로 여길 수 없는 이유와
▶ 걱정과 함께 사는 법은?
《걱정에 대하여》의 저자인 프랜시스 오고먼(Francis O’Gorman)은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토머스 하디 등 19~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걱정하다(to worry)’라는 동사가 오늘날과 같은 개념으로 쓰이게 된 것은 빅토리아시대 이후부터라고 말한다.
빅토리아시대 이전까지 걱정이라는 단어는 사람이나 동물을 질식사시키거나 목을 조른다는 뜻이었으며, 나중에 가서는 괴롭힌다는 뜻이 되었다. 셰익스피어도 희곡과 시 작품을 통틀어 걱정(worry)을 ‘깨문다’는 의미로 단 한 번 사용했을 뿐이다.
19세기 중반 간행된 영어 사전에서 ‘걱정’은 비로소 ‘초조해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20세기의 대도시는 생활은 수많은 ‘걱정꾼’을 양산했다.
이후 20세기에 출간된 많은 자기계발서는 걱정의 원인을 진단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였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에서 제시한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말한다.
걱정은 병이 아니라 인간의 독특한 심리 상태이기 때문이며, 실제로 현대 사회는 걱정해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걱정을 제거하기보다는 걱정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예술 등을 통해 걱정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걱정의 원인을 파악하고 비판하는 걱정의 정신은 인간의 삶에 오히려 가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걱정과 함께 사는 법을 찾는 독자에게 이 책은 걱정을 나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