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 《이방인》의 뫼르소… ‘현대의 세례'를 받고 부활하다
- 조선일보, 북섹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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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문학을 낳는다. 유럽 문학의 고전을 패러디하거나, 후일담을 상상해 덧붙이거나, 시점을 뒤집어 본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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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뫼르소, 살인사건'은 카뮈의 '이방인’ 애독자를 위한 책이다. 다 알다시피 '이방인'의 주인공 이름은 뫼르소. 흔히 “뫼르소는 아랍인을 살해했지만, 법정에서 살인보다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도덕적 비난 때문에 사형 판결을 받았다"고 '이방인’ 줄거리를 요약한다.

알제리 작가 카멜 다우드는 카뮈의 소설을 교묘하게 해체한 뒤 재구성한다. 그는 뫼르소에 의해 살해된 아랍인의 동생을 등장시켜 후일담을 지껄이게 한다. 카뮈의 마지막 소설 '전락'처럼 화자가 특정 상대방을 향해 줄곧 떠드는 고백체로 진행된 것. '이방인'의 문장과 플롯을 골고루 차용하고 변형했기 때문에 '이방인'과 함께 읽을 책이다.

'뫼르소, 살인 사건'의 화자는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태어난 아랍인의 입장에서 실존의 부조리와 무신론(無神論)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그는 독자를 향해 "자네는 그저 허풍쟁이 한 명을 만나 열심히 수첩에 받아 적은 건지도 몰라"라며 "이건 신의 일대기와도 비슷하지 않나. 하, 하! 아무도 신을 만난 적이 없거든"이라고 눙친다. 패러디 기법의 유희를 맘껏 펼친 소설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7/20170617000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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