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들려주는 나비 이야기 
2화. 나비라는 찬란한 사랑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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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먹고 나이 들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오직 사랑하려고 살아간다. 
거기서 더 나아가 찬란한 사랑과 빛나는 변신으로 그렇게 짧은 생을 살면서도 영원한 지속의 상징이 되었고, 인간에게는 예부터 영혼의 비유이자 문장紋章 속 동물로 자리 잡았다."

덧붙이자면, 독일어로 나비를 뜻하는 ‘슈메털링Schmetterling’ 〔슈메터Schmetter는 크림의 일종인 ‘스메타나’를 가리키는데, 슈메털링, 즉 나비는 ‘크림을 훔쳐 먹는 도둑’이라는 뜻이다. 독일의 속설에서 나비는 크림을 탐하는 마녀의 화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나비를 가리켜 ‘우유 도둑’, ‘유청乳淸 도둑’이라 부르기도 했다. 영어의 버터플라이butterfly도 같은 맥락으로 ‘버터를 훔치는 파리’라는 뜻이다〕은 아주 오래된 말도 독일 각지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말도 아니다.

이 특이한 단어는 무언가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나비와는 어울리지 않는 거친 의미가 담겨 있는데, 옛날에는 작센 지방에서만 사용되었다(튀링겐 지방에서도 사용되었을 수 있다). 그러다 18세기에야 문어文語의 영역으로 유입되면서 일반화되었다.

그전까지 이 말을 알지 못했던 남부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이보다 훨씬 오래되고 아름다운 이름이 존재했다.

피팔터Fifalter, 츠비슈팔터 Zwiespalter가 그것이다. 그런데 나비 날개에 새겨진 기호나 글자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언어도 결코 합리와 계산의 산물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문학적인 유희의 힘에서 비롯되었기에 이 말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모든 대상과 마찬가지로 더는 제한된 한두 가지 이름에 만족하지 않고, 나비를 지칭하는 여러 이름, 아니 많은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다.

스위스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나비를 피팔터, 또는 새(낮새, 밤새, 여름새)라 부르고 있다. 그 밖에 버터플라이, 유청 도둑도 나비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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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전문 읽기 : http://naver.me/GdALPh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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