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하고, 타인과 비교되고, 광고로 소망을 조작하며, 상품의 수명은 계획적으로 단축되는 등. 현대 사회에서 ‘성장’을 원칙으로 고수할 때 생겨나는 결과는 다양하다. 


지금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성장을 추구하고 있지만, ‘성장’은 더 나은 삶을 담보해주는 보증 수표는 아니게 되었다. 사람들은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제목의 로마 클럽 보고서가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성장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오리건 주립대 환경철학 교수인 바르바라 무라카(Barbara Muraca)의 《굿 라이프 : 성장의 한계를 넘어선 사회》는 지난 40여 년 동안 성장 담론 비판과 탈성장 담론이 치열한 논쟁과 함께 발전해온 경로를 살펴보고, 다양한 갈래로 나눠진 탈성장 운동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성장 너머의 좋은 삶’을 위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탈성장 담론에 대한 간결하고도 상세한 역사서이자, 문제점을 찾아내 수정을 요청하는 분석서이기도 하고, 실현 가능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굿 라이프: 성장의 한계를 넘어선 사회》는 2014년 독일에서 출간된 후 탈성장 담론의 포괄적인 안내서로 인기를 얻은 책이다.



성장의 문제는 많이 알려져있다.

그러면 탈성장은 무조건 옳은 것을까?

‘잘못될' 가능성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탈성장 논의는 성장 사회에 대한 비판 때문에 보수적이 되거나 심지어 생태파시즘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탈성장이 행복은 준다’라는 슬로건 역시 ‘행복’이라는 쉽게 조작될 수 있고 가변적인 가치를 통해 현실의 부정의가 은폐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적이다(116쪽).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상징되는 이른바 ‘자발적 단순함’ 역시 완전하지는 않다. 단순함의 경제는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싸우고 사회적 참여와 존중을 쟁취할 필요가 없는 계층, 즉 생태에 대한 의식과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중산층 출신의 건강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라고 이 책은 비판한다.


그렇다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탈성장 사회는 가능한가?


탈성장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는 단 하나의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고 어떤 방법이 옳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저자 무라카는 가능한 아래의 기본 지침이 고민되어야만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탈성장 사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한다.


1. 경쟁을 대신하는 협력

2. 불평등에 맞서는 재분배

3. 도시와 농촌 그리고 일의 시간과 삶의 시간이라는 공간과 시간의 불균형 문제

4. 모든 구성원이 탈성장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율성과 민주주의

이 책은 탈성장 사회에 대한 다양한 흐름과 논쟁을 비판적으로 정리한다. 탈성장은 필요하지만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탈성장의 역사와 종류 그리고 문제점과 장점을 살펴보고 새로운 형태의 탈성장 사회를 찾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차례

 

서문 ∣ 좋은 삶 : 성장 너머의 사회 
민주주의 취약성과 ‘좋은 삶’의 사유화 
성장 : 미래 없는 주문
성장 너머의 좋은 삶 : 미래를 위한 전망

 

1장 ∣ 탈성장과 유토피아의 위력 
2099년 : 화해한 행성의 미래상
무엇이 유토피아인가?
유토피아의 위력
유토피아의 긴 그늘 
구체적인 유토피아를 향한 길 안내

 

2장 ∣ 성장 비판 : 사회운동의 짧은 역사
탈성장 개념의 유래 
어떻게 탈성장에서 사회운동이 성장했는가

 

3장 ∣ 탈성장 사회를 향한 영감 : 구체적 유토피아의 기획
탈성장, 유토피아 사상 
탈성장에 대한 영감의 원천과 탈성장의 동지들 
프랑스와 독일을 잇는 탈성장 사회의 미래상

 

4장 ∣ 미로에 빠진 탈성장의 미래상
편류와 조작에 대하여 : 탈성장에서 복고 프로그램이
생겨나는 방식 
거짓 친구들과 위험한 동지들

 

5장 ∣ 좋은 삶 : 정의롭고 연대하는 민주적 탈성장 사회 
성장의 강제를 넘어선 사회 
탈성장 사회의 기본 지침

 

후주 
옮긴이의 말

 


■ 지은이 소개

 

바르바라 무라카(Barbara Muraca)
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학교에서 지속가능성이론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프리드리히 쉴러대학교의 ‘탈성장 사회’ 연구원으로 일했다. 2014년 9월에는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탈성장 회의를 공동개최했다. 2015년부터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환경철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명아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독일 프라이부트크사범대학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았다. 한국청소년 개발원에서 일했고, 독일의 시민방송 <라디오 드라이 엑클란트>에서 우리말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방송’을 진행했다. 돌아와서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어린이 책을 공부하며 책 문화 활동을 벌이고, 어린이책과 교육에 관한 학부모 및 교사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참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학교 참 멋지다》,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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