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레이 수나 : 〈아부레이 수나〉는 경북 예천군 통명리

농요에 나오는 모심기나 김매기할 때 부르는 도움 소리다.


"김희원의 소설은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곡진한 소망에 관한 이야기다. 
운명적 방황을 거듭하는 모든 인간을 향한 응원을 한껏 담은 그런 소망 말이다."

_장두영(문학평론가)

 

"김희원 소설에는 온기가 지펴진다. 청정한 지하수 같은 따스함을 행간에 가득 채우는 작가는 드물다. 그 지극한 온기는 기능이나 작의로 할 수 없다. ‘겨울 도시’의 냉기에 몸 떨다가도 그의 소설을 들고 앉으면 따뜻하게 지펴지는 순연한 온기가 얼어붙은 마음을 데워준다."

_최문희(소설가)

독자에게 보내는 ​마케터의 편지

희망을 찾으려고 할 때마다 아픔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청년실업, 경기불항에 관한 기사나 논설을 읽을 때보다
자신의 희망에 대하여 고민했을 때 세상이 더 회색빛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면,

잠시, 소설 《아부레이 수나》가 희망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생각하여 보세요.
《아부레이 수나》는 8개의 단편으로 희망을 찾는 것이 아픔이 된 시대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소망은 무엇인지를 찾고자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삶의 어느 시점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일을
해변의 모래사장을 걷는 산책이 아니라
사막의 모래 위를 걷는 고통으로 느끼게 되는 걸까요.

2009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된 소설 《겨울도시》를 저술한 소설가 김희원 님은
8개의 단편을 통해 '희망' 찾기에 지쳐가며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청년과 아이 그리고 노인에게까지 찾아오는 '희망 찾기'의 아픔.

우리는 그 아픔의 끝에서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저주나 '나'는 버틸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어떤 소망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요?

자세한 책 소개는 아래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

_문예남 올림




​■ 책소개

모래 먼지로 가득한 사막 같은 현실,
인간의 운명적 방황 속에서 따뜻한 소망을 풀어내다

 

2009년 첫 번째 소설집 《겨울 도시》로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을 받고, 이후 예술평론가상과 직지문학상을 수상한 김희원의 두 번째 소설집 《아부레이 수나》가 출간된다. 여덟 편의 단편 작품 〈아부레이 수나〉, 〈출구〉, 〈분꽃〉, 〈말 걸기〉, 〈자부동〉, 〈아름다운 집〉, 〈Vanish, 그 쓸쓸함〉, 〈옥화를 찾아서〉는 모두 길을 잃고 헤매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모래 먼지로 가득한 사막 같은 현실에서 허기진 몸을 이끌고 방황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운명이라고 소설은 알려준다. 그러다가 드디어 고향 집에 도착했다. 설령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고향 집으로 향한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아름답고도 애틋한 귀환이다. 결국 김희원의 소설은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간절한 소망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운명적 방황을 거듭하는 모든 인간을 향한 응원을 한껏 담은 그런 소망 말이다.


 
단편 소개


사방은 온통 모래 먼지로 뒤덮여 있어 바로 앞의 사물의 형체도 분간이 힘든 상태, 어쩌면 영원히 길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거대한 불안이 덮쳐온다. 이것이 김희원의 소설집 《아부레이 수나》 에 수록된 여덟 편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소설적 상황이다.

첫 번째 단편 〈아부레이 수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모래 먼지로 가득한 사막을 건너고 있는 어느 청년의 이야기다. 대학원 한 학기를 남겨둔 채 군에 입대한 주인공은 제대를 앞두고 자신의 진로에 관해 고민한다. 그는 청년 실업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가운데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한 극적인 폭로를 보여준다. 하지만 폭로의 외침은 아무런 대답이나 반향도 얻을 수 없기에 더욱 절망적이고 힘겨운 무언가가 된다. 바로 이러한 소설적 외침을 통해서 청년 실업이라는 사회문제는 단순히 통계 수치로 표현되는 사회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의 존재와 직결된 삶의 문제가 되고, 소설을 읽는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출구〉의 주인공도 청년 실업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당하는 인물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때로는 버텨보려고 안간힘도 써보지만, 결국 씁쓸함을 맛보고 만다는 오늘날 세태의 한 단면이 스케치된다. 작가의 세태 비판이 비단 젊은 청춘의 불안한 미래로만 향하는 것은 아니다.

〈분꽃〉에서는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공부만 강요당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던진다. 차지게 응축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의 주체가 서로 타인과 점점 더 멀어지고, 외부와는 절연된 제 스스로의 영역에만 고립되고 마는 모래 같은 생활이 〈분꽃〉이 바라본 오늘날의 세태다.

〈말 걸기〉는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온몸으로 노래하는 어느 발레리나에 대한 이야기다. 채워지지 않는 공허의 시간을 견디지 못한 정신적 허기가 신체적 허기와 착종되어 아름답게 승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부동〉은 섣부른 동정을 넘어서, 한평생 외롭게 삶의 무게를 감당해온 한 여인의 처량한 행적이 담담히 표현된다. 감동이란 직접적으로 들이밀기보다는 간접적으로 흘러들도록 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버스 안에서의 우연한 회상을 통해 한 인간의 삶에 대한 경외와 공감을 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잘 나타낸다.

〈아름다운 집〉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옛집에 관한 이야기다. 물리적인 집에 대한 풍경 묘사가 아니라 과거의 아련한 추억과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에 대한 송가를 담담하게 노래한다.

〈Vanish, 그 쓸쓸함〉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의 진가를 발견하여 세상에 소개한 프랑스인 쿠랑의 행적을 추적한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기이한 여정 속에 옛 조선의 아름다움과 우리 문화재에 대한 독특한 시선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옥화를 찾아서〉는 문학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허기로 남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스승 김동리 선생의 소설 〈역마〉를 모티브로 했다. 스승의 넉넉한 품을 그리워하며 무언가를 채우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이 허기의 형태로 묘사된다.

 


인생의 허기 속에서 발견한 삶의 위안


각 단편 소설들은 모두 잃어버린 혹은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인간의 쓸쓸한 운명이며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점점 삭막함이 가속화되어가는 풍토의 한 단면이다. 작가 김희원은 학원 차에 쫓기는 어린아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취업준비생, 어머니를 잃은 발레리나,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집을 잃게 된 중년의 남자, 노년에 접어든 할머니, 잃어버린 문화재를 지키는 이들, 문학에 목말라 하는 여인 등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운명의 무게를 따뜻하게 풀어나가며, 동시에 우리의 삶을 다독여준다. 인생의 허기를 느껴본 이라면, 그리고 옛 정서에 대한 그리움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운명적 방황을 거듭하는 인간을 향한 응원을 한껏 담은 김희원의 소설집 《아부레이 수나》를 통해 삶의 따뜻한 위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차례

​아부레이 수나
출구
분꽃
말 걸기
자부동
아름다운 집
Vanish, 그 쓸쓸함
옥화를 찾아서

작품 해설 : 길을 잃고 헤매다_ 장두영
작가의 말

■ 본문 미리보기








■ 등록금을 벌기 원하는 대학생, 취업에 목마른 사회 초년생들을 유혹해 신용 불량자 만드는 잔인한 사회. 어둠의 덫처럼 다가와 백수 후배에게 다단계 업체 권하는 선배들. 비싼 등록금으로 빚더미에 앉은 채, 아르바이트 인생으로 전락한 이 시대 부박한 젊은 군상들. 아파도 아프다 소리도 못 지르고, 박탈당한 꿈은 전당포 전표에 맡기고 도서관, 고시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슬픈 청춘의 시간. 보이지 않는 비상구와 저당 잡힌 미래 앞에, ‘희망 너 어디 갔어?’

-〈아부레이 수나〉 중에서 (11쪽)

■  언젠가부터 갇혀 사는 막힘, 메마른 인정 그리고 단절이 돼버린 아파트 생활이 싫었다. 할 수 있다면 집 앞뒤로 텃밭이 있고, 안마당에 장대를 세우고 빨래를 널고 사는 그런 모습을 그리워했다. 손주들에게도 그런 외갓집, 할머니네 집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 세상이 변하고 마당도 없는 아파트가 외갓집인 내 손주들. 보내고 돌아설 때마다 미안했다. 그렇다고 시골로 이사가 새 터전을 잡기엔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았다.

-〈분꽃〉 중에서 (83쪽)

■ 플랑시가 이 저녁 들고 온 노란 한지의 서책 한 권. 서책을 손에 받아드는 순간 금속활자로 인쇄된 《직지하권(直旨下卷)》이란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 직지?’ 세계 최고라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200년이나 먼저. 믿기지 않았다.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를? 하지만 현존 최고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눈조차 뜰 수 없었다. 눈앞의 꿈같은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듯 다시 오싹 전율이 일었다. 이 나라는 무엇 때문에 나에게,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을 만져볼 행운을 주었을까.

-〈Vanish, 그 쓸쓸함〉 중에서 (182쪽)

■  몇십 년이 흘러갔다. 가슴속 옥화도 〈역마〉도 잊어가며 산 여자의 오랜 세월이. 그리고 또 난마한 세월이 여자의 허하디 허한 가슴속을 다시 더 흘러갔다. 그 무심한 세월 동안 여자는 늘 허기졌다. 스치는 바람 소리, 작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도 허기가 졌다. 허기가 찾아올 때마다 울컥울컥 목이 메었다. 시도 때도 없이 울음 같은 이명이 울려왔다. 마치 목에 걸린 가시처럼 항시 똬리를 틀고 여자의 가슴을 놓아주지 않고 꿈틀거렸다. 살아오며 무엇이 그렇게 여자를 허기지게 했을까?

-〈옥화를 찾아서〉 중에서 (204쪽)

■ 지은이 소개

김희원 
충남 홍성 출생으로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겨울 도시》가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예술평론가상과 직지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와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을 맡고 있다.

■ 서점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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