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 있지만, 더 화내고 싶다

 

융 심리학으로
나를 더 격렬하게 하는 콤플렉스 알아보기

《융의 영혼의 지도》 도서 요약 2편

 

융 심리학 입문서 《융의 영혼의 지도》 도서 요약 2편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처음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콤플렉스’입니다. 지난 1편에선 ‘자아’에 대해 소개를 했는데요. 참고하실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1편 읽기 : http://goo.gl/m3epXv

 

콤플렉스란

 

"융은 콤플렉스는 연상 이미지와, 무의식에 묻혀 있어 자아가 쉽게 소환하기 힘든 정신적 외상을 입은 순간들의 응결된 기억으로 구성되었다고 본다. 이는 억압된 기억이다. 다양하게 연상된 콤플렉스 요소들을 밀접히 연결하고 묶어두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접착제다. 더욱이 “느낌이 가미된 내용인 콤플렉스는 핵성분과 2차적으로 포진된 상당수 연상체로 구성되어 있다.”"
p.81

 

콤플렉스가 무엇인지는 깊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강 짐작은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일에 계속 반복적으로 불안이나 공포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이라고요. 《융의 영혼의 지도》에선 ‘정신적 외상을 입은 순간들이 모여 있는 억압된 기억’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또는 흔히 ‘마음의 응어리’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단순히 기억만을 지칭하고 있진 않기 때문입니다. 콤플렉스의 핵은 앞서 말한 억압된 기억이며, 억압된 기억을 연상시킬 수 있는 요소인 콤플렉스 요소들이 접착제 역할을 하는 감정으로 뭉쳐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릴 적의 아픈 경험(억압된 기억) + 기억을 되살리는 요소(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나 그 당시와 유사한 풍경 등의 이미지)} + 감정(불안, 공포 등) = 콤플렉스

 

아픈 경험과 연관되어 보이는 것들을 보거나 듣게 되면 불안한 감정과 함께 억압된 기억이 떠오르고 평소와는 다른 행동들을 하는 것이죠.

가끔 글을 읽다 보면 트라우마와 콤플렉스가 동시에 사용이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트라우마는 보통 정신적 외상이라고 번역이 되며, 콤플렉스의 핵에 해당하는 억압된 기억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만약, 트라우마가 콤플렉스가 되었다란 말을 한다면 트라우마 때문에 감정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날 콤플렉스의 위치

 

"이 용어(콤플렉스)는 나중에 프로이트에게 채택되고 정신분석학계에서 널리 사용되었지만 두 사람이 결별한 뒤 프로이트 계열의 연구에서는 융이란 이름이나 ‘융의Jungian’ 같은 융 관련 단어들과 함께 거의 사라져버렸다."
p. 58

 

프로이트와 융의 관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시고 계시는 분이라면 두 학자가 멀어져 버린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여기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융 당시(1875~1961) 프로이트는 심리학 연구를 대표하는 학자였습니다. 프로이트는 후발 연구자인 융의 연구를 인정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콤플렉스와 리비도에 대한 입장은 달라서 결국 서로 멀어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프로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이라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융은 자신의 심리학을 콤플렉스 심리학이라고 말할 정도로 콤플렉스에 대해 많이 연구했지만, 프로이트는 그런 연구를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융의 방식대로라면 너무나 많은 콤플렉스가 생기기 때문이죠.

 

남자 콤플렉스, 여자 콤플렉스, 나무 콤플렉스, 호랑이 콤플렉스 등등 수없이 많은 유형의 콤플렉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콤플렉스가 있으면 유형별로 사람을 나누게 되거나 하는 안 좋은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우려했죠. 그래서 프로이트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성적 애착을 가져 아버지를 증오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딸이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여기는 엘렉트라 콤플렉스 같이 모든 인간이 똑같이 가지는 콤플렉스만을 콤플렉스라고 여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프로이트의 말을 좀 더 쉽게 말하면, 된장남, 김치녀 같이 00남, 00녀로 사람을 다양하게 유형화시키는 것보다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를 아는 것이 더 좋다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아무튼 이런 이유 때문인지 오늘날 콤플렉스란 용어는 많이 사용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콤플렉스에 대한 융의 업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융이 집중한 ‘집단(문화적) 무의식’과 ‘집단 콤플렉스’

 

"공유된 정신적 외상은 공유된 콤플렉스를 형성하며, 이는 한 세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대로 넘어간다."
p.72

 

융은 무의식을 연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무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서로 다른 지역의 신화나 민담이 동일하다는 것이 그 근거가 되었죠. 융과 프로이트는 무의식에는 어떤 공통된 무엇이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지만 연구의 방향은 서로 달랐습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 속에서 모든 정신 갈등을 일으키는 중심 콤플렉스를 찾고자 했고, 융은 무의식의 원형을 찾으며 구조를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융이 연구한 결과가 무의식의 4가지 원형인 ‘페르소나’, ‘아니마와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 원형’입니다. 융이 말하는 원형은 집단적이고 선험적이며, 보편성이 있는 요소들로 이를테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요소입니다. 각각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페르소나 : 사회적인 활동을 위해 무의식 중에 만들어지는 가면
2. 아니마와 아니무스 :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창의력과 관련된 특징
3. 그림자 :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는 악한 생각이나 행동에 관한 것
4. 자기 원형 : 무의식의 가장 중심에서 다른 요소들을 통합하여 균형을 유지

 

아무튼, 융은 무의식을 공유하는 현상을 보고 콤플렉스 또한 집단으로 생길 수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눕니다. ‘집단 무의식’에 의한 집단 콤플렉스와 ‘문화적 무의식’에 의한 집단 콤플렉스로요. 눈치가 빠른 분은 벌써 아셨겠지만, ‘집단 무의식’은 선험적으로 타고난 무의식이며, ‘문화적 무의식’은 사회생활을 통해 가지게 되는 무의식입니다. 각각을 《융의 영혼의 지도》에 나온 글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을 것 같습니다.

 

 

문화적 무의식에 의한 집단 콤플렉스

 

"아이들 대다수는 대여섯 살 때 학교교육을 받기 시작하는데, 시험이 주는 부담과 실패나 굴욕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외상을 경험하며, 이는 고등교육을 위해 대학에 지원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일에서 오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p. 72

 

같은 시기에 주입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그저 외우고 반복하는 학습을 정신적 외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심한 전세난을 경험하는 많은 분들도 문화적 요인으로 집단 콤플렉스를 가지게 되는 것이겠죠.

 

집단 무의식에 의한 집단 콤플렉스

 

"융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 즉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놀랄 만큼 유사한 형태의 콤플렉스가 형성된다는 강한 증거를 찾아냈다. 이러한 결합 가운데 가장 밀접한 관계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였다."
p. 73

 

앞서 말한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같은 것입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요소 때문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콤플렉스이죠.

 

이런 발견이 최근에는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콤플렉스를 개인의 문제로 보았던 프로이트의 이론만 있었다면 많은 사회적 약자가 더 많이 힘들어지게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콤플렉스의 치료

 

"콤플렉스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은 개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는 응결된 기억 이미지를 녹이기도 한다. … 전이를 통해 치료사는 부모, 즉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신해 치료의 다양한 관계에 관여할 수 있다."
p. 82

 

지금까지 콤플렉스에 관한 기나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콤플렉스를 좀 치료할 시간이 아닌가 하네요.^^ 콤플렉스는 평생 유지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치유가 되기도 합니다.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는 ‘전이’를 통해 어느 정도 치료를 할 수 있다고합니다.

 

앞서 콤플렉스는 ‘정신적 외상’이란 억압된 기억이란 핵 때문에 발생한다고 했는데요. ‘전이’를 통해 그 응어리진 기억을 다소 녹여낼 수 있다고 합니다. ‘전이’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법 중 하나로 자신의 소망이나 기대를 상대에게 무의식 중에 반영하는 것을 뜻합니다.

 

다소 거친 예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남자가 연애를 하고 있지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계속 자신의 상상 속에 있는 멋진 여성일 거라고 기대하는 행위 등이 ‘전이’에 해당합니다. 상대방은 힘들 때도 있는데 본인은 ‘내 애인은 항상 밝아’라며 생각하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부정적인 전이이며, 운이 좋아서 자신의 기대를 상대방이 계속 충족시켜주고 상대방도 그 일에 행복해한다면 긍정적인 전이가 되겠죠.

 

전이를 통한 치료는 다음과 같을 것 같습니다. 부모로부터 어릴 적 학대를 받은 분이 있다면 치료사가 이상적인 부모의 역할을 해줌으로서 ‘정신적 외상’이 되었던 기억을 일정 부분 수정해 주는 것으로 말이에요. 프로이트 당시에는 ‘전이’를 통한 치료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역전이’를 통한 치료도 많이 행한다고 합니다. 즉, 기대를 채워주기 보단 기대를 받는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보라고 말하는 것이죠. ‘전이’와 ‘역전이’ 이 둘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인간관계도 훌륭하게 맺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행복과 콤플렉스

 

"“개인적인 삶의 행복과 불행은 바로 이 콤플렉스에 의존한다. 이들은 난롯가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가정의 수호신들’이고 그들의 평화로움을 찬양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런 신들은 가벼이 취급되지 않아야 한다."
p. 88

 

콤플렉스는 주로 치료의 대상, 개인적인 문제, 무시당하는 존재로 취급이 되지만, 융의 말처럼 삶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콤플렉스, 즉 자신의 아픔을 잘 보듬을 수 있다면 행복이 되고, 콤플렉스에 휘둘리게 되면 불행이 찾아오겠죠. 그리고 《융의 영혼의 지도》의 자자 스타인 박사가 인용한 융의 말처럼 콤플렉스를 가만히 평화롭게 내버려 두는 것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지금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콤플렉스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융의 영혼의 지도》를 참고하여 주세요.^^

 

다음 요약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리비도, 너는 성性적 에너지인가, 넓은 의미의 정신 에너지인가’입니다. 리비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은 다음 요약에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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