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기존 추리소설의 도식을 탈피해 새로운 추리문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뒤렌마트의 걸작 약속》 출간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상연된 희곡 노부인의 방문〉 및 미시시피 씨의 결혼의 원작자 뒤렌마트가 쓴 아주 색다른 형태의 추리소설 약속이 문예세계문학선 115번으로 출간되었다.

비상한 능력을 지닌 수사관이 나타나 결국에는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엉클어졌던 질서를 복구시킨다.” 이러한 전통 추리소설의 해피엔드에 식상한 독자들이라면 잔인한 우연에 조롱당하며 파멸해가는 뒤렌마트 추리소설의 주인공들을 꼭 만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인간 군상의 벌거벗은 모습 앞에서 어떤 추리소설을 읽을 때보다도 섬찟한 스릴을 맛보게 될 것이다.

연쇄살인을 해결하려는 한 수사관의 참담한 실패와 예기치 못한 결론

형식과 내용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추리소설 약속

렌마트의 추리소설 약속은 전통 추리소설이 내포한 허구적 동화를 깨뜨리면서 우연의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는 현실이야말로 눈을 부릅뜨고 상대해야 할 적수임을 강조한다.

이 추리소설은 본디 뒤렌마트가 영화 연출가 라자르 벡슬러(Lazar Wechsler)의 요청을 받아 영화 시나리오로 쓴 작품으로그 사건은 화창한 대낮에 벌어졌다(Es geschah am helligsten)라는 영화로 제작되었다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얽혀 허우적거리며 벗어나지 못하는참담하게 실패하는 수사관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기존 추리소설의 인습을 깨고 미묘한 추리적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주제의 내용을 담는 데 성공하고 있다이 작품을 끝으로 뒤렌마트는 다시는 추리소설을 발표하지 않았다하지만약속은 추리소설이 지향할 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이라는 부제와는 달리 이러한 장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덫에 끌려들어가 스스로를 심판하게 된 어느 평균치 인간의 입을 통해

인간성 상실에 대한 매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문제작 사고

또한 약속에 수록된 또 하나의 추리소설 사고는 우연한 사고로 운명의 덫에 갇히게 된 한 인간의 불행을 통해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한낱 자동차사고로 인해 낯선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평균치의 선량한 인간 트랍스(Traps)는 그의 이름 그대로 스스로 으로 걸어 들어간다퇴직한 판사와 변호사들이 벌이는 모의재판 놀이에서 그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죄를 깨닫고 결국에는 스스로에게 엄한 벌을 내린다.

기존 추리소설과는 달리 먼저 범인을 설정해놓고 그 범죄를 밝혀나가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한 편의 연극을 보듯이 현실에서라면 결코 실현되지 못할 정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사고(思考부재라는 일상에서 빠져나와 도덕과 정의를 인식하게 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들의 사고(思考부재와 인간성 상실을 통렬하게 고발하는 작품이다.

뒤렌마트는 이 작품을 방송극으로 개작 발표했고이듬해 독일전쟁맹인협회가 주는 방송극상을 수상했다이 사실은 마치 보이지 않는 현실을 외면한 채 무감각하고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려는 의미인 듯해서 이채롭다.

 

 

■ 차례

 

약속추리소설에 부치는 진혼곡

사고(事故)- 아직도 가능한 이야기

작품해설

 

 

■ 본문 엿보기

 

■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당신네들 추리소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진행 방식입니다당신네들은 사건 진행을 논리적으로 설정하지요마치 장기를 두듯 진행시킵니다여기엔 범죄자저기엔 희생자또 이곳엔 공모자 저곳엔 부당 이득자이런 식으로 말이지요수사관은 이 규칙을 알고 반복해서 판을 벌이는 것으로 족하지요그럼 어느 틈엔가 범죄자를 체포하게 되고정의는 승리를 도와주는 겁니다이런 식의 픽션이 나를 참을 수 없이 격분시킨단 말입니다현실이란 논리를 가지고서는 극히 일부밖에 파악되지 않는 거니까요무릇 사건이란 수학 공식처럼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그런데 당신네 작가들은 이런 점에 괘념치를 않습니다당신네들은 우리에게서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현실과 맞붙어 싸우려 들지를 않고다만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세우는 겁니다그렇게 세워진 세계는 아마도 완전한 세계일 수는 있겠지요하지만 그것은 거짓 세계입니다실재를 향해현실을 향해 나아가려면 완전함을 대담하게 포기하십시오그렇잖으면 당신네들은 아무짝에도 못 쓰는 문체 연습에나 골몰하며 주저앉는 꼴이 되고 맙니다.” -약속중에서

 

■ 그래도 병적인 인간에게는 여자의 대리품이 될 수 있지요이런 유의 살인자는 성인 여자에게는 감히 어쩌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 소녀를 상대하는 거지요여자를 죽이는 대신 어린 소녀를 죽이는 겁니다또한 그렇기 때문에 번번이 비슷한 유형의 소녀를 유인하는 거죠.

자세히 검토해보면 희생자들은 모두 닮은 데가 있을 겁니다저능아로 태어났든 병에 걸려 그렇게 되었든 간에 문제의 가해자가 단순하고 미개한 인물이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그런 인물들은 충동을 제어할 줄 모르거든요일시적 충동에 맞설 저항력이 비정상적으로 약한 거죠그들에겐 활용되는 힘이 어이없을 정도로 미약해요약간 변질된 신진대사와 얼마간 퇴화된 세포들그러고 보면 그런 인간은 바로 동물이나 다름없어지는 겁니다.” -약속중에서

 

■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자백을 해야 해요고백할 거리야 누구든 갖고 있는 법이오당신한테도 그런 것이 서서히 떠오를 거요좋소젊은 친구숨길 것도 주저할 것도 없이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당신은 어떻게 기각스를 죽이게 되었소흥분한 나머지이럴 경우 우린 살인죄에 대한 기소에 대비해야 할 거요검사가 그쪽으로 몰고 가리라는 걸 장담하지요내 추측은 그렇소난 그 친구를 잘 안단 말이오.”

트랍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사고중에서

 

 

■ 지은이옮긴이 소개

 

❚ 지은이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enmatt)

스위스 베른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베른과 취리히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문학과 자연과학 강의를 즐겨 들었다.졸업 후에는 저널리스트로 활약하다가 극작가로 방향을 바꾸어 희곡소설라디오 드라마 등을 다수 발표 했다전후 독일 문학이 배출한 천재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스위스에서는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다특히 이 책 약속》 에 수록되어 있는 그의 소설 <사고(事故)>는 1945년 이후 독일어권에서 발표된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다.

뒤렌마트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기존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기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스위스 출신인 또 한 사람의 세계적 극작가 막스 프리슈에 비견되며감정이입을 철저히 배제한 우의극(寓意劇)을 썼다는 점에서 브레히트의 후계자로 일컬어지기도 한다하지만 브레히트가 관객들에게 사회 개혁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보여준 데 반해 뒤렌마트는 괴상한 과장과 통렬한 풍자로 절망적인 사회의 모습을 제시해 보였다.

스물다섯 살 때 최초의 희곡 그렇게 쓰여져 있나니》 를 발표한 이후 희곡 로물루스 대제미시시피 씨의 결혼천사 바빌론에 오다》 등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으며희곡 노부인의 방문》 으로 전 세계에 문명(文名)을 떨쳤다또한 연극의 제 문제로 독자적인 연극론을 전개하기도 했으며물리학자들》 에서는 과학자들의 윤리에 관한 문제를 신랄한 희극으로 묘사했다추리소설로는 판사와 형리혐의》 등이 있다.

 

옮긴이 차경아

서울대학교 문리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본 대학에서 수학했으며경기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했다옮긴 책으로 운디네(푸케), 싯다르타(헤르만 헤세), 주인 없는 집(하인리히 뵐), 말리나(잉게보르크 바흐만), 만하탄의 善神(잉게보르크 바흐만), 삼십세(잉게보르크 바흐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안톤 슈낙), 내가 사랑하는 女人(안톤 슈낙), 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 왜 사느냐고 묻거든(루이제 린저), 베로니카의 손수건(르 포르등이 있다.

 

■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작가인 뒤렌마트(2015년​ 1월 9일 기준)

Der Verdacht(혐의) - 상단 도서, 스위스 미스터리 & 스릴러 1위

아마존에서 스위스 미스터리 & 스릴러로 분리된 이유 : 뒤렌마트는 스위스 태생이지만 독일어로 작품을 활동했습니다. 저자의 국적으로 분류하면 스위스 문학이며, 작품의 언어로 분리하면 독일어 문학이 됩니다.

 

Der Richter und sein Henker(판사와 교수형 집행자) - 하단 도서, 외국어로서의 독일어 분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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